하늘이 하는 일
德田 이응철
방과후 어린이 미술지도를 두군데나 나가고 있다.
조금은 생소하지만 주변 곳곳에 아동센터가 있다.
시청의 도움으로 이웃 분들의 협조로 저녁에 학교가 끝나고 집에 가면 부모는 오지않고 혼자 있는 녀석들 중, 극빈자, 다문화 가정, 조손가정 학생들을 모아 학교가 끝나면 바로 이곳 아동센터로 온다.
여기 프로그램에 따라 공부를 하고 저녁밥까지 먹고 가정으로 데려다 준다. 이번에 알았는데 너무 좋은 시책이 아닐 수 없다.
후평동만 해도 몇군데 되지만 몇년 전부터 두군데 아동센터를 나가 미술지도를 한다. 초등생 15명 내외ㅡ. 중학생도 있다.
프로그램이 너무 잘 짜여 있다. 영어, 수학기초, 체육 문학, 그림 등이 요일 별로 잘 짜여 돌아가고 있다.
봉사요원도 있다. 군대를 대신한 사회요원도 시청에 도움을 받아 질서유지에 주력한다.
추석 다음 날인 어제부터 나는 녀석들이 즐겨그린 그림을 모아 전시회를 열었다. 어디가 좋을까?
춘천의 자랑이란 제목에 손흥민 선수를 많이 그렸다. 또 내 꿈이야기에서도 손흥민 선수가 되겠다고 포부를 밝혀
춘천 팔호광장 손흥민벽화 아래 담에 전시하기로 했다. 새마을 금고 이사장에게 허락을 받고 어제 79장의 작품을 걸었다.
추석인데도 연일 35도가 웃도니 그야말로 사람 또한 돌아버릴 지경이다. 당최 견딜 수가 없다. 염치없는 폭염 경고 경고ㅡ.
핸드폰으로 지인들께 광고를 했지만, 백주 대낮에 그림 감상을 요하는 것은 내가 생각해도 그야말로 어불성설이다.
그래도 손흥민 벽화가 주는 강력한 이미지 때문에 그 언제부터인가 시도해 보고 싶었다. 춘천의 자랑, 한국의 선수, 세계 20위.
간밤이었다. 추석이라 바쁘게 돌아다녔더니 심신이 피곤해 좀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밤에 비가 내릴 줄은 아예 모르고 ㅎ
9시경 쯤 잠결에 문자가 답지했다. 강동구 작가였다. 낮에도 와서 두루두루 신경을 써주더니 비가 온다고 걱정 어린 문자였다.
아내는 안절부절이었다. 20분간 소나기가 내렸다. 차에 대형 우비가 서개 있었는데 덮어주고 오지 않은 게 후회 막급이다.
둘쨋날, 이른 아침 잔소리 주머니하고 당도해보니 예상보다 크게 망가져 펄럭이는 작품이 없어 다행이었다.
아내는 기도를 해서 그렇다고 한마디 한다. 지워진 글자를 진하게 고친다. 신호등을 기다리는 기사들이 일제히 내다본다. 어떻게 생각할까?
어제 화가 두 분도 차 안에서 찍어 보내주셨다. 많은 차들이 정차해 손흥민 벽화 아래 어린이 작품을 보며 새로움을 얻으리라.
자칭 예술지상주의자라고 입버릇처럼 즐겨한다. 이런 예술이 없으면 우리 사회는 얼마나 냉냉할까?
특히 이번 전시는 그림을 통해 상상력과 창의력을 길러주는 게 첫째 목표이다. 노벨상의 불모지 우리나라, 그 원인을 조선 5백년의 암기식 수직적 교육에서 오는 창의력 부족이라고 하는 말을 들었다. 기능을 키우기보다 그리면서 상상력을 최대한 발휘하며 남과 다른 탈에 색을 입히며 뽐내는 녀석들의 미래는 밝다.
오늘도 오후부터 비가 오고 아예 내일부터 이틀간 전국에 큰비가 온다고 난리를 볶아친다. 모든 것은 하늘에서 결정된다.
眞人事待天命 진인사 대천명-. 또 있다. 삼국지에 제갈량과 관련된 말로 모사재인 謀事在人 성사재천 成事在天 모두 하늘의 뜻을 설명한 것이다. 오후에 철거해야겠다. 더 많은 이들이 보았으면 하는 바람이지만, 수많은 시민들과 외지인이 신호등을 기다리며 손흥민 벽화를 보면서 그 아래 어린이 작품을 보고 사진에 담으며
ㅡ아! 춘천 손흥민 벽화 아래에서 전시회를 하네,
하고 생각만 한다면 이번 목적은 성공이 아닐 수 없다. 짓눌렸던 어둠의 장막이 수밀도 처럼 훌훌 벗겨진다
즐겁다. 춘천 미술관이 속히 만들어져 전시에 불편이 없었으면 한다. 옛 기무부대가 확정적이라 반갑다.
녀석들 그림을 보면 마음이 맑아진다. 미래의 꿈나무들이다.(끝)
첫댓글 세계적인 축구 선수 손흥민을 배출한 춘천 춘천 시민으로써 자랑스럽고 자부심이 넘침니다.
아이들이 손흥민을 바라보고 꿈을 키우며 그림을 통하여 꿈이 자라도록 지도하시는
이응철 회장님의 헌신에 큰 감동이 밀려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