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세상이 아름다운 것은
오인태/ 1996년도 거창 어린이날 큰잔치 축시
다시 봄이 오고
이렇게 숲이 눈부신 것은
파릇파릇 새잎이 눈뜨기 때문이지
저렇게 언덕이 듬직한 것은
쑥쑥 새싹들이 키 커가기 때문이지
다시 봄이 오고
이렇게 도랑물이 생기를 찾는 것은
갓 깨어난 올챙이, 송사리들이
졸래졸래 물속에 놀고 있기 때문이지
저렇게 농삿집 뜨락이 따뜻한 것은
갓 태어난 송아지, 강아지들이
올망졸망 봄볕에 몸 부비고 있기 때문이지
다시 봄이 오고
이렇게 세상이 아름다운 것은
새잎 같은 너희들이 있기 때문이지
새싹 같은 너희들이 있기 때문이지
다시 오월이 찾아오고
이렇게 세상이 사랑스러운 것은
올챙이 같은, 송사리 같은 너희들이 있기 때문이지
송아지 같은, 강아지 같은 너희들이 있기 때문이지
다시 봄이 오고 이렇게 숲이 눈부시며 세상이 아름다운 건, 순전히 어린 너희들 때문이라는 말이 공감되지 않나요. 새끼는 어쩌면 모든 게 그렇게 예쁘고 아름다울까요. 그 올챙이 같고 송사리 같고 송아지 같고 강아지 같은 그 아이들이 있어 그렇다는 군요.
만약에 이 세상에 이런 어린 것들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얼마나 삭막하고 메마르며 절망적일까요. 오늘은 어린이 주일, 아이를 품에 안고 좋아하며 축복하신 주님처럼 우리 곁에 있는 이 어린 생명들을 오늘 하루만큼이라도 맘껏 축복하며 사랑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