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현장의 방사능 누출과 관련해, 서로 연관이 있어 보이는 소식 두 가지를 함께 전합니다.
① 13일에 일본의 여러 매체가 보도한 바에 따르면, 도쿄전력은 이 날 3호기에서 노심용융된 핵연료와 관련해 "일부가 녹았지만, 대부분 압력용기 안에 머물러 있다”고 했던 기존 견해를 철회하고, "대부분이 녹아 상당 부분이 압력용기를 뚫고 격납용기의 바닥에 도달한 것으로 보인다"고 수정했습니다.
그리고 견해를 수정하는 이유는 사고 직후에 소방차로 주입한 냉각수가 원자로에 제대로 닿지 않았으며 그 때문에 노심용융이 생각했던 것보다 빨리 일어난 것으로 밝혀졌기 때문이라 했습니다.
②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11월 말 이후 스트론튬의 농도가 유독 상승하던 관측용 우물에서 오염 농도가 또다시 급상승하고 있습니다.
문제의 관측용 우물에서는 12월 5일에 1리터 당 140만 베크렐, 9일에 150만 베크렐이 검출되었는데, 도쿄전력이 12월 13일에 발표한 전날까지의 측정결과 표에 따르면, 12일에는 180만 베크렐로 뛰어올라 오염농도 상승에 더욱 속도가 붙고 있습니다.
①의 소식처럼 도쿄전력이 새삼 밝히지 않아도 핵연료 대부분이 압력용기 안에 그대로 머물러있으리라고 생각한 사람이 얼마나 될까 싶은데, 도쿄전력이 지금 시점에 견해를 수정한 이유는 ②의 내용과도 관련이 있는 게 아닐까 생각됩니다.
노심용융을 일으킨 핵연료는 압력용기를 뚫고 격납용기 바닥에 도달했을 뿐 아니라, 지하수맥까지 도달한 게 거의 확실한 것 아닌가요.
관측우물의 오염농도가 11월말 이후부터 특히 최근 며칠 사이에 이토록 급상승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도쿄전력이 지난 2년 반 사이 드러낸 행태를 보면, 뭔가 경악할만한 사실을 숨기지 못할 상황이 되면 미리 슬쩍 하나를 실토하는 방식으로 거짓말을 수정하곤 하던데요. 지금이 또 그런 시점은 아닌지 신경 쓰입니다.
* 도쿄전력이 12월 13일자로 발표한 오염수 측정결과 <후쿠시마 제1의 항만 내, 방수구 부근, 호안의 상세분석결과> 파일의 다운로드 링크입니다.
②에서 언급한 관측우물은 No.1-16이란 명칭이 붙어있으며, 아래 파일 3쪽에 180만 베크렐 수치가 보입니다.
http://www.tepco.co.jp/nu/fukushima-np/f1/smp/2013/images/2tb-east_13121302-j.pdf
(강혜정님 출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