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공부 우리가 잘못 알고 있는 식물상식들

[정가네]

* 다음 카페 '대구야생화동호회'에서 <퍼온> 자료입니다.

우리가 모르거나 잘못 알고 있는 식물상식

우기 인간들은 자칭, ‘만물의 영장’이라는 말로써 그 우수성을 강조해서 말하곤 한다. 그러나 이말의 전제는, 그 범위가 극히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공간적 개념을 지구, 가운데에서도 육상으로 한정하고, 그것도 인간의 인식할 수 있는 정도의 범위로 극히 한정된 것이다. 다시 말해서 인간이라는 존재에 대한 판단의 범위를 보다 확대한 경우, 즉 육상이 아닌 모든 존재 공간, 모든 인식의 범위로 그 범주를 넓힐 경우, 인간은 지극히 미미한 존재에 불과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인간이라는 존재의 생성 시기에 대한 여러 논란들이 있지만, 인간이 존재하기 훨씬 이전부터 기간과 공간 즉, 환경이 존재했다는 사실에 대한 이견은 없다. 전술한 바와 같이 인간이 자신의 우월성을 아무리 강조하더라도, 그 전제를 어떻게 설정하느냐에 따라 인간의 존재 가치에 대한 판단은 알라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인간과 자연의 관계에 대한 시각은 대체로 두 가지로 정리된다. 이어령씨의 수필 ‘폭포와 분수’에서 잘 설명하고 있는 바와 같이 서양의 이원론적 자연관과 동양의 일원론적 자연관이다. 이원론적 자연관은 두 대상 즉,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주종 관계로 설정하고 인간을 우위에 둠으로써 자연은 인간을 위한 이용의 대상 또는 단순한 소모품 정도의 가치만 지닐 뿐이다. 그러나 전래의 동양적 자연관은 인간과 자연을 포용적 관계로 보는 것이다. 우열이 아닌 포용적, 대등적 관계로 봄으로써 인간은 자연 속에서 삶의 원리와 지혜를 얻는 가치관인 것이다.

최근 시사적인 사건들을 보더라도, 환경 오염과 그로 인한 지구 온난화 등의 심각한 인류사적 문제의 근원을 짚어보면, 그 기저에는 서구적 자연관이 그 원인을 제공하고 있음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그러한 사실을 이미 깨닫고 있는 서구에서는 전술한 이원론적 자연관의 한계를 인식하고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서 동양의 사상과 철학에 대한 심도 있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심지어 우리 대구와 가까운 곳에 위치한 안동의 퇴계 선생에 대한 연구조차도 이미 서구에서 더욱 활기를 띠고 있다는 사실이 그러한 경향을 입증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인간의 존재는 그 자체로서는 아무런 생산력이나 의미를 갖지 못한다. 바로 어머니와도 같은 자연의 품 안에서 비로소 인간은 그 존재의 의미를 가지게 되는 것이다. 이 글에서는 우리 인간을 감싸고 있는  이 거대한 자연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위한 작은 발걸음으로써 우리의 일상 생활에서 가지게 되는 자연에 관한 많은 궁금증이나 혼란 가운데에서 쉽게 접하고 확인할 수 있는 식물 상식 가운데에서 몇 가지르 fvlf자 나름대로 알기 쉽게 설명하였다. ‘아는 만큼 본다’는 유홍준선생의 말처럼. 이 글에서 여러분들이 알게 되는 새로운 사실들이 여러분들의 일상 속에서 여러분을 둘러싸고 있는 자연에 대한 폭넓은 이해에 저으나마 보탬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이 글을 쓴다.

<차례>

1) 겨자와 와사비는 같은 것일까?

2) 귀화식물이란 무엇인가?

3) 나무 중에 진짜 나무는 참나무일까?

4) 노래가사와 시, 소설에 잘못 알고 있거나 잘못된 내용은?

5) 단풍나무란?

6) 대나무는 나무인가? 풀인가?

7) 대나무와 조릿대의 구별은?

8) 도산서원의 회화나무 죽다(1천원지페 뒷면에 그림이 있음)

9) 두릅, 땅두릅, 땃두릅, 개두릅의 차이는 ?

10) 들국화란 식물이 따로 있는가?

11) 리기다소나무는 외래식물이다.

12) 모란(목단)과 작약의 차이는?

13) 무궁화에 대한 잘못된 이해

14) 문경새재는 새재(조령)가 아니고 벼과식물의 새고개이다

15) 미국자리공이 토양을 산성화 시킬까?

16) 부석사 조사당 처마 아래에 있는 선비화는 무슨 식물일까?

17) 사철나무란 어떤 식물을 말하는 것일까?

18) 삼지구엽초의 혼란

19) 소설 듀마의 춘희와 오페라 라트라비아타의 주인공 비올레타(춘희)가 들고 나오는 꽃은?

20) 씨없는 수박은 우장춘박사가 처음 만들었는가?

21) 아까시아나무가 아니고 아까시나무가 옳은 말이다.

22) 어사화(御使花)는 접시꽃이 아니라 무궁화이다.

23) 왕벚나무의 자생지는?

24) 우리나라에도 에델바이스가 있고 여름꽃이다.

25) 이른 봄 산에서 볼 수 있는 노란꽃은 산수유나무일까? 아니다. 생강나무이다.

26) 이름모를 꽃과 이름없는 꽃의 차이

27) 잡초란 전혀 쓸모 없는 식물인가? 아니다.

28) 진달래, 철쭉, 산철쭉의 비교

29) 절에 있는 보리수나무는 부처님이 성도하신 그 나무일까?

30) 창녕 화왕산 억새제가 맞을까, 갈대제가 맞을까?

31) 창포비누의 꽃 그림은 꽃창포이다.

32) 채소와 야채의 차이는?

33) 추어탕에 넣어 먹는 제피는 어떤 식물의 열매일까?

34) 코스모스와 봉숭아는 우리나라 토종식물일까?

35) 토종민들레는 산골짜기로 쫒겨 가고 서양민들레가 전국을 덮고 있다.

36) 해바라기(향일화: 向日花)는 해를 향해서 몸을 돌릴까?

37) 호랑가시와 구골나무는 다르다.

38) 화투의 5월 난초는 난초가 아니다.

39) 흰개나리가 있을까?

40) 아까시나무에 대해서 질문

41) 처녀치마는 처녀치마가 아니다.

42) 우츄프라 카치아에 대해서

1. 겨자와 와사비는 같은 것일까?

겨자(Brassica juncea)는 십자화과의 1-2년생풀이고 재배한다. 원산지는 중앙아시아로 추측되고 현재는 많은 품종이 육성되어 많이 재배되고 있다. 종자를 갈아 향신료로 쓰이고 있다. 갓(B. j. var. integrifolia)이 겨자의 한 품종이다. 그러나 와사비는 고추냉이의 땅속줄기를 갈아 만든 매운 맛의 향신료이다. 고추냉이(Wasabia koreana)는  울릉도, 일본 사할린 등에 분포하는 십자화과의 다년생풀이다. 일본에서 많이 대중화되어 있고 국내에도 재배하는 곳도 많아지고 있다. 울릉도에 자생하는 고추냉이는 서늘한 계곡 가에 자라고 있는데 특정한 계곡에서 보호를 받고 있다.

2. 귀화식물이란 무엇인가?

귀화식물이란 우리나라 非토착종으로 인위적 또는 자연적인 방법으로 들어와 야생상태에서 스스로 번식하는 식물이다. 그러나 외래식물은 사람의 관리가 없으면 스스로 번식할 수 없는 식물로 귀화식물과는 다르게 분류한다. 바꾸어 말하면 외국산 식물이 사람, 동물, 화물에 묻어 들어오거나, 의도적으로 수입되어 작물로 재배되다가 야생화(野生化)하여 자생하게 된 것을 귀화식물이라 한다. 이런 식물 중에는 언제 귀화하게 된 식물인지 알 수 없는 것들이 많다. 귀화식물을 크게 구한말 개항기(1876년 강화도 조약)이전과 이후로 나누어 생각해 볼 수 있다. 개항 이전 귀화식물은 대부분 우리가 흔히 잡초라고 하는 것이 여기에 해당된다.  개항 이전은 중국과의 교류가 빈번하여 중국원산의 식물과 함께 유럽식물들도 일부 중국을 경유하여 들어왔을 것으로 추측된다. 개항 이후는 유럽식물이 일본을 경유해서 또는 유럽식물이 북미에 귀화된 후 이것이 다시 북미 및 중․남미식물과 함께 일본을 경유하거나 직접 국내에 들어온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이들 귀화식물의 종별 이입 경로를 밝히기는 극히 어려운 상태이며, 개항 이전의 국내 식물자원에 대한 연구가 없는 상태에서 벼나 보리 등 곡류의 수입과 함께 들어와 논이나 밭 잡초를 이루고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개항 이후의 귀화식물들은 국내외학자들의 연구 기록을 통하여 알 수 있다. 개항 이전은 舊歸化植物, 개항 이후는 新歸化植物로 말할 수 있는데 개항 이전에 들어온 구귀화식물들은 우리의 토양과 민족정서에 스며들어 토착화되었기에 귀화식물이라 하기에는 곤란한 점이 많다. 따라서 개항 이후에 들어온 식물들이 대부분의 귀화식물의 범주에 들어간다고 볼 수 있다. 개항 이후 대부분의 귀화식물은 목재나 곡물류 수입 때 씨앗 상태로 섞여 들어왔거나, 연구용 또는 상업용(목초용, 섬유용 원예용 등)으로 반입됐다가 잘못 관리돼 자연으로 흘러나간 사례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1995년도에 박수현 선생이 한국귀화식물원색도감을 펴내어 30과 176종 5변종 1품종을 수록하였다. 이후 박수현 선생은 계속적으로 발견되는 귀화식물들을 한국식물분류학회지에 발표하고 있다. 최근 해외 여러 나라들과 교류가 활발해지고 국외 여행객 수가 급증하고 또한 국토의 도시화 확대에 따라 귀화식물의 수가 급증하여 아마 21세기 초에는 그 종수가 300여종에 달할 것으로 추측된다. 귀화식물로는 망초, 개망초, 돼지풀, 서양민들레, 토끼풀, 코스모스, 달맞이꽃, 미국자리공, 미국미역취 등이 있다. 

3. 나무 중에 진짜 나무는 참나무일까 ? 

도토리를 맺는 나무 종류를 참나무라 한다, 일반적으로 상수리나무를 말한다. 참숯을 만들 수 있는 나무이다. 상수리, 굴참나무와 신갈, 떡갈, 갈참, 졸참나무가 기본종이다. 상수리와 굴참나무는 밤나눔 잎모양으로 생겨 옆맥 끝이 가시 같이 뾰족하다. 그러나 신갈, 떡갈, 갈참 종류는 잎 가장자리가 파도무늬(파상)이다. 상수리는 잎 뒷면이 깨끗하나, 굴참나무는 잎 뒷면이 백색털로 덮여 있어 희게 보이고 줄기에 코르크층이 발달한다. 상수리잎은 밤나무잎과 닮았으나 옆맥끝이 엽록체가 없어 갈색을 띠나 밤나무잎의 옆맥끝은 녹색을 띠고 있다. 신갈과 떡갈의 구별은 옆병에 털이 많고 잎이 보다 크면 떡갈나무이다. 그리고 신갈은 능선이나 능선 가까이에 많이 자라고 떡갈은 산 아래쪽으로 많이 자란다. 무엇보다 열매종지(열매아래부분)를 보면 쉽게 구별이 간다. 갈참은 신갈에 닮았으나 잎이 보다 크고 대체로 혁질이나 엽병이 아주 길고 전체적으로 녹색이 짙다. 졸참은 참나무류 중에서 잎이 가장 작고 잎 가장자리가 상수리와 신갈의 중간형질을 띠는 것이 많다.

4. 노래가사와 시, 소설에 잘못 알고 있거나 잘못된 내용은?

1) 대중가요  ‘찔레꽃 붉게 피는 남쪽나라 내 고향/ 언덕 위에 초가삼간 그립습니다’

찔레꽃은 희게 핀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약간 탈색이 되어 붉은빛을 띠기도 한다. 그러나 남쪽 바닷가에서는 해당화를 찔레꽃으로 말하는 지역도 있다고 한다. 해당화는 붉은색이다.

2) 대중가요 ‘립스틱 짙게 바르고’라는 것이 있다. 나팔꽃에 대한 묘사가 있다. 여기서 ‘아침에 피었다가 저녁에 지고 마는’이라는 가사는 ‘새벽에 피었다가 아침에 지고 마는’으로 고쳐야 식물 생리학적으로 맞는 말이다.

3) 옛 대중가요 짝사랑  1절) 아- 으악새 슬피 우니 가을인가요 2절) 아- 뜸북새 슬피 우니 가을인가요 여기서 으악새는 억새를 말한다. 억새가 가을 바람에 흔들리며 소리내는 것을 시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이북 지방의 방언으로 억새를 으악새라고 한다. 그러나 2절에 뜸북새가 나오기 때문에 으악새를 날아다니는 왜가리로 보는 사람도 있다.

4) 동요노래 엄마야 누나야 강변 살자/ 뜰에는 반짝이는 은모래 빛/ 뒷문 밖에는 갈잎의 노래/ 엄마야 누나야 강변 살자  여기서 갈잎은 떡갈나무잎을 말한다. 떡갈나무를 갈잎나무라고 한다. 즉 갈대잎이 아니라 떡갈나무잎으로 뒷문 밖으로 산이 있고 산자락에 서 있는 떡갈나무잎이 바람에 흔들려 부딪치며 소리를 내는 것을 나타낸 것이라 볼 수 있다. .

5)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의 시에 나오는 맨드라미 들마꽃이 나오는 데 이 때 맨드라미는 여름에 피는 맨드라미가 아니고 봄에 피는 민들레의 지방 방언이다. 진짜 맨드라미는 여름에 꽃이 피고 비름과에 속한다. 들마꽃은 메꽃을 말한다. 들에 피는 마라는 뜻이다. 메꽃은 땅속줄기가 길게 뻗어나가 굵어지면서 녹말을 저장한다. 그 형태가 마와 닮기 때문이다.

6) 정선 아리랑에 아주까리 올동백은 다 떨어지고...라는 구절이 나오는데 이 올동백이 바로 생강나무이다. 

7) 김유정의 단편소설 동백꽃에 나오는  ‘그 바람에 나의 몸뚱이도 겹쳐서 쓰러지며 한창 피어 퍼드러진 노란 동백꽃 속으로 푹 파묻혀 버렸다’는 그 노란 동백꽃이 바로 생강나무이다. 소설 동백꽃은 고등학교 교과서에 나오는데  노란 꽃이 피는 생강나무를 남쪽도서 지방에서 자생하는 동백나무와 혼돈해서 안되겠다. 진짜 동백나무는 차나무과 식물로 사철 잎이 푸르고 꽃이 붉거나 분홍 흰색인 꽃이 늦은 겨울이나 봄에 피어난다. 그러나 소설의 동백꽃은 녹나무과의 생강나무라는 것으로 봄에 잎이 나기 전에 노란 꽃이 피는 것으로 열매가 익으면 기름을 짜서 머릿기름이나 등잔 기름으로 사용하였다. 이 기름을 동백기름이라 하였기 때문에 식물이름도 동백나무라 한다.

8) 김동인의 단편소설인 감자를 읽어보면, 내용상 감자는 고구마를 말한다. 이런 대목이 있다. ‘칠성문 밖 빈민굴의 여인들은 가을이 되면 칠성문 밖에 있는 중국인의 채마밭에 감자며 배추를 도둑질하러 밤에 바구니를 가지고 간다’라는 대목이 있다. 가을에 아직까지 남아 있는 것은 고구마이지 감자는 아니다. 감자는 여름에 수확을 하여 밭에 있을 리가 없기 때문이다. 옛날에는 고구마를 감자라 불렀다 한다. 감자는 북감저라고도 부르는데, 남쪽 대마도에서 들어온 고구마를 한자말로 감저라고 불렀으므로 북쪽 중국에서 들어온 고구마 비슷한 것이라는 뜻으로 그리 불렀으리라. 하지만 보통 농사를 지어 본 이들은 고구마를 감자로 부르고 정작 감자는 북감자나 夏至 감자로 불렀다고 한다.

5. 단풍나무란?

일반적으로 단풍나무라고 하면 가을에 단풍이 곱게 드는 모든 나무를 총칭한다. 황색, 적색,  갈색으로 단풍이 드는 나무를 말한다. 그러나 식물학적으로 단풍나무는 단풍나무과 중에서 아케르(Acer)속을 말하고 그 중에서도 잎이 손바닥모양으로 갈라지는 것을 말한다. 단풍이 곱게 물 드는 나무가 아주 많지만. 그 중에서도 붉게 물 드는 단풍나무를 최고로 친다. 옛적 학생들은 책갈피 속에는 항상 노란은행잎과 붉은 단풍이 꼭 들어 있었다. 그래서 이것으로 편지를 쓸 때 이용하기도 하였다. 또 미술시간에는 여러 가지 단풍잎으로 모자이크를 만들기도 하였다. 붉게 단풍이 드는 나무로는 단풍나무, 복자기, 복장나무, 붉나무, 개옻나무, 회잎(화살)나무 등이 있고, 노랗게 물 드는 나무로는 은행나무, 생강나무, 고로쇠나무 낙엽송 등이 유명하다. 갈색잎을 가지는 것은 참나무 종류가 그렇다. 단풍나무잎은 가을 서리를 맞고서 아름다워진다. 잎에 단풍이 드는 이유는 온도가 알맞은 여름철에는 수분 공급이 왕성해짐에 따라 엽록소의 생성이 활발하여 식물이 녹색을 띠다가 온도가 떨어지는 가을이 되면서 차츰 생육이 중지되고, 수분 공급도 약해져 엽록소가 분해되고, 크산토필과 카르티노이드색소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이 때 각 식물이 어느 색소로 표현되느냐에 따라서 단풍색이 결정된다. 빨갛게 물드는 단풍은 카로티노이드 색소가 생성된 것이고, 노란색 단풍이 드는 것은 크산토필 색소가 나타난 것이다.

그러면 정작 단풍나무에 대해서 알아보자. 단풍나무科에는 단풍나무屬 하나만이 있다. 많은 원예적 품종이 만들어져 있다. 일본사람들은 단풍나무를 크게 모미지(紅葉, 척)와 가에테(楓, 蛙手)로 나눈다. 모미지는 잎이 5-7갈래(때로는 9갈래) 깊게 갈라지는 단풍나무로서 넓게 분포하는 일반종이다. 가에데는 개구리손을 일본말로 표현한 것으로 개구리손바닥처럼 얕게 갈라지는 종으로 우리나라의 경우는 고로쇠나무, 복장나무, 신나무, 산겨릅나무, 중국단풍나무 같은 종류를 말한다. 또 새싹이 나올 때부터 계속 붉게 단풍이 드는 홍단풍(노무라단풍)도 많이 심는다.

6. 대나무는 나무인가? 풀인가?

나무의 조건은 목질부가 발달하고, 줄기가 굵어지면서 다년생이어야 합니다. 대나무는 줄기가 굵어지지 않고 속이 비어 있고, 목질부가 발달하지 않습니다. 이러한 점에서 엄밀히 말해 풀종류(초본류)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대나무재질을 목재라하지 않고 죽재라고하고, 대나무죽(竹)자는 풀초(艸)자를 거꾸로 세운 한자로 보아 풀종류로 보는데, 일반인들은 부르기 쉽게 편의상 나무라고 합니다.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대나무무리(왕대속)는 왕대, 솜대, 죽순대 등이 있고, 조릿대, 이대를 포함하여 모두 벼과에 속하고 벼과 중 드물게 다년생이다. 우리가 흔히 보는 굵은 대나무는 왕대(참대)인데 마디가 이륜상으로 되어 있습니다. 그에 비해 죽순대(맹종죽)은 일륜상입니다. 이것의 새순을 죽순으로 먹습니다. 왕대죽순은 쓴맛이 납니다.

7. 산에 가면 흔히 산죽이라고 부르는 조릿대가 있습니다.

조릿대(산죽)는 높이가 1-2m이고 지름이 3-6mm정도로서 흔히 말하는 대나무 무리(왕대, 솜대, 죽순대 등)와 비교해 보면 키도 작고 굵기도 역시 가늡니다. 대나무 죽순은 껍질 모양의 죽피에 사인 채 땅 위로 얼굴을 내밀지마는 단기간(약 3개월) 내에 줄기가 자라서 키가 결정되며 그 이상은 자라지 않습니다. 그리고 처음부터 줄기를 감싸고 있던 죽피는 대나무는 빨리 떨어져 나가고 조릿대 죽피는 오랫동안 줄기를 감싸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대나무 무리는 60-120년에 한 번 꽃이 피지만 조릿대는 4-6년마다 6월 경에 꽃이 핍니다. 조릿대로 조리를 만들었습니다. 옛날 복조리가 생각이 나지 않습니까?

8. 도산서원의 회화나무 죽다(1천원지페 뒷면에 그림이 있음)

1천원짜리 지폐 뒷면에 그려진 도산서원의 회화나무가 말라 죽은 것이 확인이 되었다. 2001년 8월 17일 한겨례신문 14면에 기사가 있다. 지폐 뒷면의 그림은 경북 안동시 도산서원 정경이 그려져 있는데 뒤쪽 큰 나무가 바로 회화나무이다. 위치로는 광명실 앞에 서 있고 높이 15m, 밑둘레 2.5m이고 나이는 350-400살로 추정이 되고 있다. 최근 이 나무가 죽은 것이 확인이 되었는데 도산서원관리사무소 김정인 소장은 “몇 년전부터 나무가 약해지기 시작하여 올 봄부터 가지에 잎이 돋아 나지 않았다”고 하며 “지난 겨울 추위로 나무의 기력이 너무 약해졌기 때문인 것으로 짐작된다‘라고 말했다. 최근 현장조사 결과 완전히 죽은 것으로 판명이 났다.

도산서원의 회화나무는 선비의 지조를 나타내는 나무로 퇴계 이황을 기리는 이 서원의 상징이 돼 왔다. 경북 지방에서는 이 회화나무를 홰나무라고 부르면서 동네 어귀나 서원 등에 많이 심어 그늘수로 많은 사람들이 이용 해왔다. 이 나무가 죽음으로서 1천원짜리 지폐의 그림이 달라지게 되었다고 볼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은 이 죽은 나무를 다시 살릴 수는 없더라도 다른 큰 회화나무를 심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1천원짜리 지폐 뒷면 왼편 아래쪽에 그려진 높이 12m를 웃도는 일본 금송은 지금도 잘 자라고 있다. 일본이 원산지인 이 금송은 지난 1970년 박정희 대통령이 도산서원 중수 기념으로 심었으나, 일본에서는 일왕을 상징하기 위해 왕궁 조경수로 심는 것으로 알려져 여러 시민 단체에서 이 문제를 제기하고 있으나 시정이 되지 않고 있다. 이러한 곳에 우리나라 수종이 아닌 그것도 일본원산인 조경수들이 서원이나 충렬사 등에 벗젓이 심어져 있다. 예를 들어 일본목련(후박나무라고 부른다), 일본 철쭉종류, 금송, 삼나무, 편백 등이 해당된다. 앞으로는 민족정체성 훼손 등을 이유로 이러한 곳에서는 자생수종이 심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2001년 8월 25일 도산서원을 찾아가다. 서원입구 정원 오른쪽에는 이팝나무, 잣나무, 주목, 화백, 일본목련이 심어져 있고, 담장 가까이에 일본목련이 1그루가 서 있고, 그 바깥쪽으로 화백 1그루가 서 있다. 오른쪽 편에는 은행, 목련, 일본목련이 있는데 끝쪽으로 일본목련이 2그루가 담장 가까이 서 있다. 계단을 올라 서원 안으로 들어서면 오른쪽에 도산서당 별채가 있다. 별채 현판은 암서헌(巖栖軒)이라는 글씨가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새겨져 있다. 도산서당 문 아래 계단 왼쪽에 금송과 매실이 한 그루씩 서 있다. 왼쪽이 박정희 대통령이 기념식수한 금송으로 아주 높게 자라고 있고, 오른쪽에 매실 한그루가 붙어 서 있다. 계단 오른쪽에는 1000원 지폐에 그려져 있는 나무는 죽었고, 나무 그루터기만 흔적으로 남아 있었다. 서원 뒤쪽 왼편에 있는 회화나무는 완전히 죽지는 않았다. 줄기 2m 높이에 회초리 같은 가지가 하나 살아 남아 잎을 달고 있다. 줄기에 관다발 한가닥은 살아 남아 있으나 살리기에는 힘들 것 같다. 도산서원 안에 일본원산인 금송, 일본목련, 화백이 심어져 있어 두고두고 사람들 입에 오르내릴 것 같다.

9.. 두릅, 땅두릅, 땃두릅, 개두릅의 차이.

두릅나무의 싹을 두릅이라 하는데, 맛과 향이 좋아 ‘산에서 나는 버터’라고도 한다. 두릅은 산지의 전석지(커다란 바윗돌이 깔린 곳)에서 자라는 관목이다. 높이 3-4m까지 자라며 원줄기가 계속 성장하는 것보다 뿌리 근처에서 어린 싹이 돋아나 새로운 포기를 형성해 간다. 완전히 자란 잎은  엽맥에 가시가 있다. 요즘엔 가시가 없는 두릅나무를 찾아내어 재배하는 곳도 있다. 봄철에 돋는 싹을 채취해 끓은 물에 데쳐 초고추장에 찍어 먹는데 이것을 두릅강회라 한다. 최근에는 겨울에 자생지에서 줄기를 잘라 온실에서 싹을 낸 것이 시장에 나오고 있는데, 값이 좋아 농가의 부업으로 각광받고 있다.

독활은 키 1-2m로 자라는 다년초로 잎의 길이가 80-100cm나 되는 대형 초본류이다. 땅에서 올라오는 새순이 두릅과 비슷하다고 하여 땅두릅이라 부른다. 지하에 남은 뿌리로 겨울을 나는 다년초로 봄에 줄기가 솟아 오르는데 이 때 어린 싹을 뜯어 나물로 한다. 돋아 오르는 어린 싹은 연하고 맛과 향이 두릅과 비슷하여 예로부터 귀한 산채로 여겨온 식용식물이다. 요즘 농가에서 독활을 대량 재배하고 있는데, 맛과 향이 뛰어나 인기 산채로 도시인의 미각을 북돋우고 있다. 독활의 뿌리를 심고 가을철에 뿌리 근처에 톱밥이나 왕겨를 쌓아 놓으면 노란 싹이 길게 돋아나는데 이것을 잘라 나물로 한다(연화재배).

땃두릅은 두릅나무과의 낙엽활엽 관목으로 깊은 산의 숲속에서 자란다. 전체에 가시가 밀생하며, 높이는 2-3m이다. 잎은 어긋나고 단엽(單葉)으로서 손바닥 모양으로 5～7가닥 얕게 갈라지며 가장자리에 톱니가 있다. 7～8월에 꽃이 핀다. 강원도에서는 봄철 새순을 채취하여 김치로 담그어 먹는다고 하나, 요즘 보기 힘든 식물에 해당된다.

엄나무는 두릅나무과의 낙엽교목이다. 높이 25m에 달하며, 크고 밑이 퍼진 가시가 있다. 잎은 어긋나고 둥글며 가장자리가 5～9개로 깊게 갈라진다. 갈래조각에 톱니가 있으며 잎자루는 잎보다 길다. 꽃은 7～8월에 피고 황록색이며 열매는 둥글며 10월에 검게 익는다. 농촌에서는 잡귀의 침입을 막기 위하여 엄나무의 가지를 대문 위에 꽂아 둔다. 지방에 따라서는 개두릅나무, 음나무라고 부르기도 한다. 봄의 어린순을 엉개나물(개두릅)이라 하여 초장에 찍어 먹기도 한다.

10. 들국화란 식물이 따로 있는가?

들국화는 우리나라에 자생하는 국화과 식물 중 구절초 무리와 쑥부쟁이 무리 및 산국을 말한다고 볼 수 있다. 구절초류는 흰꽃이 대부분이고 약간 붉은 빛을 띤 흰꽃이 섞여 자라기도 한다. 그러나 품종에 따라 붉은꽃도 있다. 쑥부쟁이류는 하늘색꽃이 무리지어 피어나고, 산국(감국)은 노란꽃으로 국화의 원종에 가깝다고 보면 된다. 구절초를 부인병에 많이 쓰고, 산국의 말린 꽃잎은 여러 용도의 약으로 널리 쓰이는데 국화주라 하면 이것으로 술을 담은 것을 말한다. 일반인들은 심지어 귀화식물인 개망초도 들국화라고 부른다.

11. 리기다소나무는 외래식물이다.

침엽으로 된 솔잎의 수를 보면 소나무, 해송은 2엽송이고, 리기다와 백송은 3엽송이고, 잣나무 종류는 5엽송이다. 1엽송도 있으나 우리나라에 도입된 적이 없다. 리기다소나무는 자생종이 아니고 60-70년대에 사방조림용으로 북미에서 들여온 종이다. 해방 이후에 많은 나무를 심었지만 그 중 조림에 성공한 대표적인 나무로 리기다소나무를 들 수 있다. 각지 야산에 심어져 상당한 분포면적을 차지하고 있다. 소나무의 해충인 솔잎혹파리는 리기다에게는 해를 주지 못한다. 오히려 애벌레가 잎을 갉아 먹고 죽는다. 오히려 솔잎혹파리의 번식을 억제한다고 볼 수 있다. 각지에서 가로수로도 식재하고 있는 곳도 있다. 잎이 세 개이고 줄기에서 움이 돋아 잎이 터져 나오는 것으로 다른 소나무와 구별할 수 있다.

12. 모란(목단)과 작약의 차이는?

작약은 풀이고 모란은 나무이다. 모란은 줄기가 목질화 되어 있고 손가락 굵기 정도이고 겨울이 되어도 줄기가 죽지 않고 그대로 있다. 작약은 겨울이 되면 뿌리만 남아 이듬해 봄에 뿌리에서 새싹이 나온다. 작약을 함박꽃이라고도 한다. 그러나 함박꽃나무는 목련과의 산에 자라는 산목련을 말한다. 이북의 국화는 진달래가 아니고 산목란(함박꽃나무)이라고 한다. 북한은 1991년 4월 10일에 국화를 진달래에서 산목란으로 바꾸었다.

13. 무궁화에 대한 잘못된 이해

태극기는 나라의 상징이며, 무궁화는 우리 민족혼의 표상이다. 사실 ‘나라꽃’인 무궁화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이 많다. 나라꽃이란 무엇인가? 나라꽃은 한 나라, 한 민족의 상징으로서 온 국민의 사랑을 받는 꽃이나 식물을 말한다. 뿐만 아니라 나라꽃이 되기 위한 요건으로는 그 나라의 국민성을 상징하는 꽃으로서 그 곳에서 자생하는 식물, 그리고 그 나라의 흥망 성쇠와 직결되는 사건과 전설에 관련되거나, 법이나 또는 제도적으로 지정된 꽃이어야 한다. 그러나 무궁화의 경우, 법이나 제도적으로 지정된 바가 없다는 사실이 특기할 만하다. 무궁화는 오랜 역사 속에서 우리 겨레의 관심과 애정을 통해 자연스레 나라꽃이 되었다. 그 이야기는 먼 옛날 단군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 당시 무궁화는 통치자가 무궁화 동산을 만들었다는 기록이 남아있을 정도로 권위의 상징이었다. 또한 13～15세의 낭도들은 심신을 수련하기 위한 모임에서 그들의 신분을 뽐내고자 저마다 머리에 꽃을 꽂았는데, 그것이 무궁화였다는 사실은 「신단민사」,「규원사화」,「신단실기」, 「단군제47대」 등 상고사를 기록한 저서에서 찾아볼 수 있다. 기록에 보면 무궁화를 하늘을 가리키는 꽃이라 해서 ‘천지화(天指花)’라 했으며, 이 꽃을 머리에 꽂은 무리들을 일컬어 ‘천지화랑(天指花郞)’이라 불렀다. 신라 삼국 통일에 큰 기여를 했던 ꡐ화랑ꡑ 역시 여기에서 유래됐다.

우리의 조상들이 남긴 사서의 기록 못지 않게 중국의 문헌에도 군자의 나라 ‘조선’에는 무궁화가 많이 피었다는 기록들이 남아 있다. 동양 최고의 지리서(地理書)인 「산해경(山海經)」에는 ‘군자의 나라에는 무궁화가 많이 있어 아침에 피고 저녁에 진다’는 기록이 있으며, 신라 김춘추가 보낸 국서의 답신에는 당 태종이 ‘군자의 나라는 지방이 천 리인데 무궁화가 많이 피어 있다’는 이야기가 명시돼 있다. 이것을 보더라도 우리가 ‘무궁화의 민족, 무궁화의 나라’라고 일컬어졌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고려 시대에 들어서면 나라의 별칭을 ‘근역(槿域)’, ‘근원(槿源)’, ‘근화향(槿花鄕)’이라고 했을 만큼 무궁화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꽃이었다. 특히 무궁화라는 이름은 고려말의 학자인 이규보의 저서 「동국집」에 무궁화가 언급된 데서 비롯됐다. 특히 조선시대에는 왕조 이씨를 상징하는 문양인 ‘이화(李花)’가 존재했음에도 불구하고 과거에 장원급제한 선비에게 친히 임금이 ‘어사화’라 하여 무궁화를 내려 복두(幞頭:모자)에 꽂게 했다.

그렇다면 무궁화가 나라꽃으로서 세계에 이름을 날리게 된 역사를 살펴보자. 우리 민족의 지도자였던 남궁 억 등 선각자가 열강의 침탈을 이겨내고 민족 자존의 상징으로서 무궁화를 ‘나라꽃’으로 결의한 것을 시작으로 해서 상해임시정부가 세계를 놀라게 했던 독립선언서의 문양으로서 우리 태극기와 무궁화를 선보였다. 어디 그뿐인가. 1896년 서재필 등이 주축이 되어 치욕의 역사현장인 ‘영은문(迎恩門)’을 헐어내고 독립문의 기초를 세울 때 배재학당의 학생들이 양악대에 맞춰 ꡐ무궁화 삼천리 화려 강산……ꡑ이라고 애국가를 목놓아 불렀을 때, 명실공히 무궁화는 우리의 국화(國花)가 되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상해임시정부가 1919년에 발행한 ‘대한독립선언서’에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태극기와 무궁화 문양을 비롯해 임시정부의 각료명단, 임시헌장, 선언문 등이 실려있다. 또한 1945년 해방이 되고 1948년 정부가 수립되자 문교부령으로 입법․사법․행정 3부의 배지를 무궁화로 통일하면서 마침내 무궁화는 겨레 모두가 예찬하는 완전한 국화가 되었다. 이외에도 국기 봉을 무궁화 꽃봉오리로 정한 것이나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화폐․우표 등에 등장하는 많은 도안에 무궁화를 사용한 것을 보더라도 다시 한번 무궁화가 대한민국을 상징하는 나라꽃임을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항상 무궁화가 우리 민족의 국화로서 예찬만 받아온 것은 아니었다. 우리 민족의 꽃이었기 때문에 수난의 시대도 없지 않았다. 특히 일제 36년 간이 그러했다. 일제는 잃어버린 이 땅, 이 나라를 되찾는 독립정신을 ‘무궁화정신’에 있다고 보고, 겨레의 뿌리를 송두리째 뽑아버리겠다는 일념 하에 제일 먼저 무궁화 말살정책에 들어갔다. 

무궁화 꽃을 보이는 대로 뽑아버리고, 있는 대로 불지르고, 가지고 있는 사람은 잡아 감옥에 가두었다. 이런 일제의 만행에 견디다 못한 오산학교와 대구사범 학생들이 시위에 들어갔다. 또한 이를 시작으로 해서 춘천 등 전국 방방곡곡의 학생들이 일제의 비인도적 만행을 규탄하기 위해 일어났다. 이 사건은 ‘무궁화동산 운동’으로 지금까지 우리의 기억 속에 남아 있다. 이 사건 후에도 일제의 무궁화 박해정책은 계속되었다. 무궁화를 만지면 부스럼이 나고, 진딧물이 많이 붙어 지저분한 꽃이라 하여, 우리의 국화를 볼 품 없고 쓸모 없는 나무로 인식되게 만들었다. 이렇게 무궁화는 수난의 시대를 거쳐 지금까지 우리 민족과 함께 그 생명을 유지해오고 있다. 특히 지금은 우리의 꽃인 무궁화를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기관들이 많이 생겨서 무궁화에 대한 연구뿐만 아니라 무궁화의 신품종 육성에도 힘을 쏟고 있다.

무궁화에 대한 연구가 지속되면서 100여종에 달하는 무궁화가 발견됐다. 그 이름도 화랑․배달․아사달․영광․산처녀․심산 등 각각이 우리 민족의 성향을 반영하고 있다. 더욱이 지금까지 무궁화는 꽃이 피고 하루가 지나면 똑 떨어져 버리는 결점이 있었으나, 좀더 오래 개화가 지속되는 새로운 품종을 개발하였고, 진딧물이 붙지 않는 품종도 계속 만들어지고 있다. 또한 꽃의 크기와 색깔, 겹꽃 등 품종을 다양하게 만들었다. 무궁화의 수명이 하루에 못 미친다고 하여도 한 그루에서 매일 피어나는 꽃송이들이 무려 수천 송이에 달하여 꽃이 부족한 여름철에도 항상 볼 수 있는 꽃으로 유명하다.

현재 우리 삼천리 금수강산에는 2500～3000만 그루의 무궁화가 70년대부터 지금까지 심어졌다. 이제 우리에게는 무궁화를 심는 것 못지 않게 잘 가꾸는 운동이 필요하다. 나라꽃이라는 막연한 생각보다는 우리 민족과 고락을 함께 한 우리 꽃으로서 따뜻한 관심과 배려가 필요한 지금이다. 무궁화가 가지는 ‘은근과 끈기’라는 ‘무궁화정신’을 다시 한번 깊이 있게 생각해볼 때인 것 같다.

14. 문경새재는 새재(조령)가 아니고 벼과식물의 새고개이다.

옛적 고구려와 신라의 접경지역인 백두대간에는 큰 고갯길이 셋 열렸는데 영주에서 단양으로 넘어가는 죽령, 김천에서 대전으로 넘어가는 추풍령 그리고 문경에서 괴산으로 넘어가는 새재가 있었다. 그리고 새재가 생기기 전에는 계립령이라는 고개가 지금의 새재 동쪽에 있었다. 이 고개를 지금은 하늘재라고 하고 현재 남쪽에서 고개까지는 포장이 끝났고, 북쪽은 확포장이 계획중이라고 한다. 하늘재를 넘어 산자락에 닿으면 유명한 미륵사가 있다. 조선시대에는 새재로는 양반들이 말과 가마를 타고 지나가고, 그 보다 조금 거리가 먼 하늘재로는 평민이 소달구지를 끌고 주로 넘어 다녔다고 한다. 그러다가 해방 후 새재가 폐쇄되고, 이화령(伊火嶺)이 서쪽에 생겼다. 그러다가 지금은 터널이 뚫려 이화령도 인적이 드문 산길이 되어 버렸다. 새재는 억새풀의 일종인 한해살이풀인 새가 많았다고 하여 새재라고 하였다. 새는 그냥 새가 있고, 억새, 큰기름새, 기름새, 억새 등 종류가 많다. 따라서 문경새재는 새(鳥가)가 넘어다니던 새재(鳥嶺)가 아니라 풀이 무성한 새재가 되겠다.

15. 미국자리공이 토양을 산성화 시킬까?

90년 초반에 미국원산의 자리공이 토양을 산성화 시킨다는 연구 논문이 나온 적이 있다. 그 이후 전국적으로 돼지풀처럼 대대적으로 뽑아 버려야 된다고 난리를 친 적이 있다. 공해가 심한 울산이나 온산공단의 불모지에서 유독 이 식물만 번성하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의 연구 결과로는 이 식물이 토양을 산성화 시키는 것이 아니고 산성화된 토양에 다른 종보다 번식을 잘 한다는 설이 유력해 졌다. 즉 토양오염이 심한 지역에 나타나는 하나의 지표식물로 보면 되겠다.

이미 1950년대에 들어온 중국 원산의 자리공과 울릉도 토종인 섬자리공과 함께 상륙이라는 한약으로 사용되고 있었다. 특징을 찾아보면 섬자리공과 자리공에 비해 꽃대와 열매가 밑으로 축 늘어진다는 것과, 수술과 씨방이 10개라는 점이 다르다(앞의 것은 8개). 열매와 꽃이 다닥다닥 붙어있지 않고 엉성하게 모여 있다는 점도 구별법이다. 섬자리공은 울릉도에만 자라며 자리공은 미국자리공에 밀려 한적한 시골이나 지리산 자락에서 겨울 볼 수 있을 정도이다.

미국자리공은 자리공처럼 줄기가 적자색을 띠며 6-9월에 하얀꽃이 피며 8월부터 열매가 익는데 포도처럼 검은색에 가까운 자주색으로 익어간다. 그래서 열매로 자주색 염료를 만드는 데 쓴다.  풀 전체가 유독성을 띠며 한방에서는 뿌리를 특히 상륙근이라 하여 수종, 이뇨, 하리, 신장염 등에 약재로 처방한다. 지나다가 이 열매에 닿아, 옷이나 운동화에 물이 들면 색이 잘 안 빠지지 않으니 조심하여야한다.

16. 부석사 조사당 처마 아래에 있는 선비화는 무슨 식물일까?

의상대사의 지팡이를 꽂아 살아난 나무라한다. 이 나무는 골담초이다. 골담초(骨擔草)는 콩과의 낙엽활엽 관목으로 마을 부근에 많이 심는다. 줄기에 가시가 뭉쳐나고 높이는 2m에 달하며, 5개의 능선(稜線)이 있고 회갈색이다. 잎은 어긋나고 기수 1회 우상복엽(羽狀複葉)이며 작은 잎은 4개로 타원형이다. 꽃은 5월에 나비 모양의 황적색 꽃이 1개씩 총상꽃차례[總狀花序]로 핀다. 꽃받침은 종 모양이며 갈색 털이 약간 있다. 협과(莢果)는 원기둥 모양이고 9월에 익는다. 관상용으로 정원에 흔히 심는다. 뿌리는 약용으로 쓰는데 생약의 골담근(骨擔根)은 뿌리를 말린 것이다. 한방에서 진통․통맥(痛脈)의 효능이 있어 해수․대하․고혈압․타박상․신경통 등에 처방한다. 한국(경북․경기)․중국 등지에 분포한다.

17. 사철나무란 어떤 식물일까?

흔히 사철나무하면 봄, 여름, 가을, 겨울의 4계절 동안 늘푸른나무를 말한다. 즉 사시사철 푸른나무라는 뜻이다. 그러나 사시사철 푸른 나무 종류가 아닌 사철나무라는 종이 있다. 이것이 Euonymus속의 사철나무이다. 생울타리용으로 많이 심는다. 일반인들은 사철나무라 하면 사철 늘푸른나무 종류를 생각한다. 

18. 삼지구엽초의 혼란

중국과 일본에도 있으며, 우리나라에는 경기 이북의 계곡이나 산지 또는 구릉지의 활엽수 밑에서 자란다. 남획과 분포지 제한으로 환경부 특정야생식물로 지정 보호하고 있다. 삼지구엽초는 잎의 배열이 특이하고 잎모양도 다른 식물과는 판이하다. 지하경으로 뻗어 나가며 하나의 줄기가 솟아올라 3개의 가지(三枝)로 갈라지고 그 끝에서 다시 각 3쌍씩 잎이 달리기 때문에 세가지로 갈라진 아홉장의 잎(九葉)이 된다. 그래서 이 식물의 이름이 삼지구엽초이다. 강원도 설악산에 가면 꿩의다리아재비와 꿩의다리 종류를 말려 삼지구엽초로 둔갑하여 버젓이 팔리고 있다. 심지어는 전국의 약초꾼들도 잘못 알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꿩의다리아재비는 약간의 독성을 가지나 삼지구엽초는 독성이 없어서 나물 등 각 종 요리로 해 먹을 수 있다. 남쪽지방에서는 노루오줌풀을 삼지구엽초로 알고 있는 사람이 많다. 서양에서도 삼지구엽초를 사랑의 묘약이라 하여 최음제의 원료로 사용하였다. 한방에서는 음양곽 또는 선령비(仙靈脾)라 하여 강정, 강장제로 널리 쓰이는 귀한 약재이다.

중국 명나라 때에 나온 일종의 백과사전인 삼재도회(三才圖會)에 실린 것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옛날 중국의 서천(西川) 어느 농장에서 많은 양을 키우고 있었다. 그런데 그들 중 숫양 한 마리가 100여 회씩이나 교미를 하더라는 것이다. 이것을 이상하게 여긴 농장 주인이 그 숫양이 주로 먹는 풀을 살펴보았더니, 다름 아닌 삼지구엽초였다. 이 때부터 농장 주인은 숫양이 그토록 정력적일 수 있었던 것이 삼지구엽초를 먹었기 때문일 것이라고 믿고, 이 식물을 음양곽(淫羊藿)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최근 한 TV방송국에서 한 탤런트가 꿩의다리를 가리키며 음양곽이라고도 부른다고 떠들었다. 정력에 좋고, 혈압에 좋고……게다가 차를 끓여 먹는 장면과 이 식물을 먹은 염소 요리도 등장시켰다. 삼지구엽초는 '매자나무과'이고 꿩의다리는 '미나리아재비과'다. 붕어를 보고 토끼라고 하는 셈이다. 세 가지에 세 잎이 달린 식물은 많다. 그렇다고 이들을 다 삼지구엽초라고 할 수 없다. 생긴 모습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금방 다른 것을 알 수 있다. 잎 가장자리를 자세하게 살펴보면 삼지구엽초는 가시 같은 거치가 나 있다. 그러나 다른 것들, 즉 꿩의다리같은 미나리아재비과 식물은 그런 거치가 없다. 잎 형태도 삼지구엽초는 달걀꼴이지만 꿩의다리는 작은 오리발꼴이다. 또 꽃이 피는 것도 사뭇 다르다. 삼지구엽초는 원줄기 중간에 연한 노랑꽃이 매달려 피는데, 꿩의다리는 가지 끝에 흰 꽃이 핀다.

19. 소설 뒤마의 춘희와 오페라 라트라비아타의 주인공 비올레타(춘희)가 들고 나오는 꽃은?

동백을 춘(椿)로 쓰고 있는데 옥편을 찾아보면 참죽나무춘 또는 가죽나무춘이다. 그러나 일본에서는 동백나무춘자로 많이 사용된다 영명은 common camellia라 한다. 카멜리아라는 속명이 생긴 유래는 이렇다. 서양에는 동백나무가 없었는데 지난날 카메르(Kamell)란 사람이 동양을 여행하다가 동백나무를 유럽으로 가져가서 사교계에서 인기를 모으게 되었다. 카메르가 가져갔기에 카멜리아라는 이름이 붙여지게 되었다.  동백꽃이 서양에 소개된 후에 많은 인기를 모았고 정열의 붉은 색으로 많은 노래와 시와 소설의 소재가 되었다. 대표적인 것으로 뒤마의 소설 춘희와 이를 변형하여 오페라로 한 베르디의 춘희가 있다. 라트라비아타라고 부르는 이 오페라의 주인공 비올레타는 한 달가운데 25일은 흰동백을, 5일은 붉은 동백을 들고 사교계에 나오는 창녀이다. 일본에서는 동백나무을 두고 춘(椿)자를 쓰기 때문에 이 오페라의 제목을 춘희라고 불렀다. 즉 춘희는 동백나무아가씨가 된다.

20. 씨없는 수박은 우장춘박사가 처음 만들었는가?

우장춘박사의 회갑 논문집이나 그의 저술 어느 곳에도 씨없는 수박 개발을 자신이 했다는 기록이 없다. 우박사가 동래의 중앙원예원 원장으로 봉직할 때 그를 모시던 김태욱이란 분이 쓴 마음속에 살아 있는 인간 우장춘(1984년판)이란 책에, 우박사가 육종학의 원리를 가르치기 위하여 한국에서 처음으로 씨없는 수박을 만들어 보인 것은 사실이지만 최초로 씨없는 수박을 생산 발표한 것은 일본의 기하라 박사가 주도한 일이며, 우리나라의 많은 서적이 우박사가 씨없는 수박을 처음 만든 것처럼 기술한 것은 수정돼야 한다는 내용이 실려 있다. 우리 민족의 자긍심을 높여주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잘못된 사실을 그대로 인용한다는 것은 아주 큰 잘못에 해당된다고 본다.

[금성]

잘 읽어 보았읍니다 고맙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