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 태어나 프렌치 팝의 아이콘이 된 유일무이한 인물. 프렌치 팝의 아이콘이면서 동시에 영화배우 겸 모델. Je T’aime…Moi Non Plus, Di Doo Dah, Ex-Fan Des Sixties, Baby Alone In Babylone, Amours Des Feintes, Yesterday-Yes A Day, Ballade De Johnny Jane등 그녀가 히트시킨 음악을 들어 본 적이 없더라도 많은 여성들은 끊임 없는 인기를 누리고 있는 명품 가방 ‘버킨백’을 알고 있을 것이며, 두 명의 셀러브리티 샬롯 갱스부르(Charlotte Gainsbourg, 가수/영화배우)와 루 드와이옹(Lou Doillon, 모델/영화배우)에게 빼어난 감각을 전수시킨 어머니로도 잘 알려져 있다. 그녀가 출연한 영화를 본 이들도 많을 것이다.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 감독의 걸작 “욕망(Blow-Up)”을 포함해 세르쥬, 혹은 이국이었던 프랑스와의 인연을 만들어 준 “슬로건”, 그리고 “나일 살인사건”과 “누드모델”, “우리들은 그 노래를 알고 있다.”, “아무도 모르게” 등에 출연했고, 85년에는 베니스 영화제 여우주연상도 수상했다. 각본 집필과 연출 능력까지 겸비한 제인 버킨은 한마디로 동시대에 존재하는 전설적인 아티스트로 요약될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제인 버킨을 얘기하는 데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은 프랑스 대중문화 뿐 아니라 전세계 대중문화에 크나큰 영향을 끼친 세르쥬 갱스부르가 될 것이다. 20년 전에 세상을 떠난 그와 제인 버킨은 삶의 동반자이자 음악적 동반자적 관계였는데, 그들이 함께 만들어 낸 히트곡은 69년 (영어가 아닌 곡으로는 가장 많이 팔린 싱글로) UK차트 역사를 바꿔 놓으며 외설시비까지 불러 일으켰던 “Je T’aime…Moi Non Plus”를 포함해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으며, 그들이 함께 만들어 낸 작품들은 오늘날 후대 뮤지션들에게 크나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세르쥬 갱스부르의 곡들을 다시 부른 커버 앨범에 프란츠 퍼디난드, 포티시헤드, 프랑소와즈 아르디, 파이스트, 마이클 스타이프(REM), 자비스 코커(PULP), 칼라 브루니, 제임스 이하, 트리키 등이 참여했다는 사실이나 아케이드 파이어, 닉 케이브, 카일리 미노그, 메데스키 마틴 & 우드, 베이루트, 벡, 드 라 소울 등 다양한 음악 스타들이 그들의 곡을 리메이크 했다는 사실만으로도 그 영향력은 입증되고도 남을 것이다. 특히 제인 버킨이 커버 모델과 보컬로 참여한 세르쥬의 앨범 “Histoire de Melody Nelson”(1971)은 오늘날 수많은 아티스트와 디제이, 그리고 전세계 음악 팬들이 추앙해 마지 않는 걸작 앨범인데, 작년부터 시작된 이 제인 버킨의 월드투어는 바로 이 앨범의 발매 40주년을 기념하는 의미도 지니고 있다.
나이를 잊은 무대 매너와 음성, 언제 다시 재개될 지 모르는 단 한 번의 투어, 그리고 열정적인 자선사업가이자 박애주의자인 그녀가 일본의 대지진 이후 자선 공연을 시작하면서 자연스럽게 결성된 (일본 최고의 음악인들로 구성된) 투어 밴드, 그리고 전성기 프렌치 팝의 분위기는 물론 복고적인 재즈 밴드의 느낌을 재현해내는 이들의 탁월한 편곡과 연주.. 이번 투어를 놓치면 안 되는 이유는 여러가지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제인 버킨의 주옥 같은 히트곡 외에도 국내에서는 라이브로 결코 만나볼 수 없었던 세르쥬 갱스부르의 곡들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이다.특히 피치포크미디어에서 10점 만점을 부여 받고 플라시보의 브라이언 몰코, 벡, 에어, 펄프의 자비스 코커, 션 레논, 비치 하우스, 그리즐리 베어, “500일의 섬머”의 영화배우 죠셉 고든 래빗 등의 기념 공연 참여를 이끌어 내며 그 지속적인 영향력을 과시하고 있는 명반 “Melody Nelson”의 수록곡은 물론, La Chanson De Prevert, Comic Strip, Marilou Sous LA Neige, Requiem Pour Un Con, Ces Petits Riens, Les Amours Perdues 등 세르쥬의 수많은 히트곡들이 제인과 밴드에 의해 연주된다.
제인 버킨의 친숙한 히트곡 역시 들을 수 있다.Baby Alone In Babylon, Di Doo Dah, Amour Des Feintes, Ballade De Johnny Jane, Fuir Le Bonheur, Jane B, 평소 공연에서 만나기 쉽지 않았던 앨범 Ex Fan Des Sixties의 수록곡 L'aquoiboniste, Classe X, Vie Mort Et Resurrection..., 등이 이번 투어에서 그녀가 불러 온 노래들이다. Ex Fan Des Sixties 같은 히트곡도 언제든 추가될 수 있는 곡들. 그 어느 때보다 많은 노래를 부르고 많은 얘기들을 나누는 이번 투어에서 어쩌면 다시는 라이브로 들을 수 없는 프렌치 팝의 명곡들 다수를 만나게 될 것이다.
공연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다. 흔히 볼 수 있는, 언제든 다시 볼 수 있는 공연과 보기도 어렵지만 다시 만나기도 어려운 공연.제인 버킨의 이번 공연은 분명 후자에 속한다. 50대 이후에도 30~40대와 크게 다를 바 없는 매혹적인 라이브를 선보이는 제인이지만, 전세계를 순회하는 투어는 드물었다. 뿐만 아니라 세르쥬의 곡과 자신의 곡들을 동시에 선사하는 무대는 두 번 다시 없을 지도 모른다. 무려 8년만에 내한이면서 두번째 내한공연을 하게 되는 제인 버킨의 이번 무대를 놓치면 안 되는 가장 중요한 이유다.
BIO. 제인 버킨 Jane Birkin
1967년 칸느 영화제의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의 영화 “Blow Up” (국내 출시명은 “욕망”)에 출연하면서 얼굴을 알리게 된 제인 버킨은 프랑스어를 하지 못하는 상태에서도 프랑스 영화 “슬로건”에 캐스팅되면서 이국땅인 프랑스에서 새로운 스타로 부상하기 시작한다. 여기서 만난 세르쥬 갱스부르와의 로맨스는 전세계적인 화제를 낳게 되고, 그들이 만들어 낸 듀엣곡 “Je T’aime…Moi Non Plus”는 당시 엄격한 심의 잣대를 갖고 있던 BBC 등 다수의 방송국에서 노래가 들려지지 않았지만 순식간에 백만장 이상의 싱글 판매고를 올리며 최고의 히트곡으로 떠올랐다. 그들의 딸 샬롯 갱스부르는 1971년에 태어났고 그녀는 훗날 “귀여운 반항아”등의 영화출연은 물론 앨범 작업으로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제인 버킨의 첫 솔로 앨범 “Di Doo Dah”는 73년에 발매되었고, 프랑소와 트뤼포의 사랑을 받은 영화 “Je T’aime…Moi Non Plus”
(그들이 69년에 발표한 곡을 제목으로 만들어 낸 영화)가 나왔을 때에는 Lolita Go Home이라는 앨범을 발표했다. 여전히 세르쥬가 같이 작업한 앨범 Ex Fan Des Sixties는 78년에 발매된 앨범. 제인 버킨은 이 기간에도 수많은 영화에 출연했다. 아가사 크리스티의 추리소설을 원작으로 한 “나일 살인사건”은 대중적으로도 많이 알려진 작품. 영화감독 자끄 드와이옹과 82~83년에 새로운 삶을 시작했을 때 (루 드와이옹은 그들 사이에서 태어난 딸) 갱스부르가 제인을 위해 쓴 곡이 바로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Baby Alone in Babylone”다.
유명 감독들은 여전히 그녀를 영화에 출연시키고 싶어 했다. 자크 리베트나 아네스 바르다, 혹은 장 뤽 고다르의 새로운 영화에 출연하면서 제인 버킨은 80년대에 영화배우로도 성공적인 경력을 쌓았다. 그리고 85년에는 “Dust”로 베니스 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딸 샬롯과 함께 출연한 “아무도 모르게”는 많은 이들의 뇌리에 강렬한 인상을 심어 준 영화.
세르쥬는 제인에게 그의 마지막 작품을 선사한다. 그것은 제인이 90년에 발표한 앨범 “Amours Des Feintes”이었고 이 타이틀 곡은 세르쥬가 91년 세상을 떠나기 1년 전에 만든 곡이었다. 세르쥬가 세상을 떠나자 제인은 그를 추모하는 파리 공연에 참여했고, 월드투어를 가졌지만 그 이후 오랫동안 공백기를 갖는다. 그녀는 이 기간 동안 국제 인권과 AIDS 퇴치를 위한 각종 자선 활동에 전력을 기울이는데 특히 앰네스티를 위해 많은 활동을 벌였다
그녀가 레코딩 스튜디오로 돌아온 것은 96년이다. 고란 브레고비치가 참여한 앨범 “Versions Jane”으로 가수 활동을 다시 시작한 그녀는 2002년 무려 400회의 공연을 진행한 투어 “Arabesque”로 새로운 정점을 맞이한다. 이후 그녀는 브라이언 페리, 프랑소와즈 아르디, 카에타누 벨로주, 파이스트, 브라이언 몰코 등이 참여한 듀엣 앨범 “Rendez-Vous”를 2004년에 발표했으며 스미스 출신의 기타리스트 조니 마(Johnny Marr)와 포티쉐드(Portishead)의 베스 기븐스가 참여한 2006년 앨범 “Fictions”는 디바인 코미디, 루퍼스 웨인라이트, 닐 영, 톰 웨이츠 등의 곡을 새롭게 해석한 작품이었다.
동시에 그녀는 영화 연출도 하고 출연도 했으며, 동시에 프란츠 퍼디난드와 듀엣곡을 부르고 벡과 무대에 함께 서는 등 다양한 활동을 펼쳤다. 영화 출연을 하는 틈틈이 그녀는 아웅산 수지 여사를 지지하고 불법 체류 이민자들을 돕고, 아이티와 일본의 재해의 희생자들을 돕는 등 자선사업가로도 열정적인 활동을 펼쳤다. 84년에 등장한 에르메스의 가방 버킨백은 여전히 브랜드 최고의 스테디셀러이며, 두 명의 딸과 함께 여전히 전세계 패션지를 장식하는 스타일 아이콘으로도 남아 있다. 제인은 성공한 가수, 영화배우, 모델, 그리고 작가이자 연출자이며 자선사업가이다. 그녀가 이번에 일본 밴드와 함께 벌이는 월드투어 Jane Birkin Sings Serge Gainsbourg via Japan은 세르쥬 갱스부르를 기리는 아주 특별한 공연으로 북미와 유럽, 일본을 거치며 진행되어 왔으며 전세계적인 호평을 얻어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