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한 시의 제목 : 비망록-문정희
사람에겐 누구나 닮고 싶은 모습이 있다. 선행을 하고, 자비를 베풀고, 남을 위해 헌신하는 모습을 원하지 않는 사람이 있을까. 그러나 이런 행동을 실천하는 것은 가능할지라도, 진심에서 우러나온 행동이라기보다는 사람들의 선망과 관심 같은 것을 바라고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모든 사람들은 허물을 쓰고 살아가기 마련이다. 겉으로 보여지는 행동은 그저 자신의 마음속에 검게 타들어간 이기심을 감추려는 화려한 껍데기일 뿐이다. '비망록'에서 우리는 이러한 모습으로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본성에 대해 생각할 수 있으며, 겉과 속이 다른 인간의 모습에 환멸을 느끼면서도 한편으로는 이 모습에 대해 공감하게 된다.
'비망록'의 의미는 '잊지 말아야 할 것을 적어놓은 글'이다. 글로 적어놓은 것은 진심이 아닌 겉으로 드러나는 것들이다. '비망록'이라는 제목의 의미는 겉으로 드러난 허물을 의미한 것이라고 생각된다. 적어놓은 글은 처음에는 계속 볼지 몰라도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꺼내어 보지 않기 마련이다. 가장 중요하고 가장 잊지 말아야 하는 것은 비망록, 즉 보여지는 허물이 아닌 마음속에 새겨야 하는 것이다. 세상을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에게 이렇게 묻고 싶다. "단 한번이라도 진심으로 이타적이었던 적이 있나요?" 이 질문에 "네"라고 답한 사람은 거짓말을 하거나, 자신의 진심을 잘 모르고 있는 것이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그리고 필연적으로 이기적인 존재이다. 이기심은 누군가의 잘못이 아닌 자연스러운 생존 본능으로 인해 발생한 하나의 결과물일 뿐이다. 우리 사회는 이기심을 비판한다. 사람들은 항상 진실된 배려와 선행을 강조하고 강요한다. 그러나 나는 이 작품을 감상한 후 이러한 사고방식에 의구심을 품게 되었다. 시인을 포함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이기적인 진심을 경멸한다. 그러나 완벽한 이타심은 존재하지 않는다. 완벽한 이타심을 흉내내는 허물만 있을 뿐. 결국 타인에게 '나'라는 존재는 내가 만들어낸 허물이며, 모두가 이 허물을 쓰고 살아간다. 나는 시인에게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 "이기적인 자신의 진심과 타협해 보세요." 이기심을 온전히 버릴 수 없기에, 나는 이것과 타협하려 한다. 마음속의 이기심을 지울 수 없다면 이를 억누르고 사는 법을 익혀야 한다. 보여지는 껍데기를 보충하는 것 보다는 우리의 내면을 가꾸고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시인이 말한 '별', 즉 우상화되는 모습도 결국 누군가의 허물이다. 허물을 내보이는 것을 부끄러워하고 박힌 별에 아파하기 보다는 자신의 진실된 모습을 사랑할 줄 안다면 남도 그만큼 더 사랑하게 될 것이다.
나도 한때 완벽해 보이던 한 사람을 닮고 싶어했고 질투심에 휩싸여 괴로워했던 경험이 있었다. 그러나 이 시를 읽고, 또 세상을 더 살아가면서 나의 우상은 내가 만들어낸 이미지에 불과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완벽한 겉모습은 있지만, 완벽한 진심은 존재하지 않는다. 나를 포함한 모든 사람들에게는 결점이 있기 마련이다. 따라서 나의 결점을 남과 비교하기보다는 이기심을 최대한 억누르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성찰을 거친다면 타인에게 보여지는 별이 아닌 나 자신의 별이 될 수 있다.
첫댓글 우와 올려주었구나! 수고 많았어. 덕분에 다른 학생들에게 좋은 예시가 될 수 있을 듯. 수업 때 잊지 말고 올렸다는 이야기 해 주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