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데리코 펠리니 영화제가 열리고 있사오니 많은 참여를...

[김성하]

페데리코 펠리니 영화제

컬러 | 이탈리아 | 35mm | 영화등급 : 전체관람가

행사개요


마술적 리얼리즘의 새로운 길을 연                       
펠리니의 시적이고 내면적인 모험에 여러 분을 초대합니다. 

시네마테크 부산은 2004년 7번째 기획영화제로 전후 이탈리아 영화감독 중 가장 논쟁의 대상이 되었던 감독이자 주관적이며 혁신적인 영화언어를 구사한 현대 영화계의 거장 페데리코 펠리니의 대표작을 소개하는 영화제를 오는 8월 부산에서 개최합니다.  1950년 알베르토 라투아다 Alberto Lattuada와 공동 연출한 <바리에테의 등불 Luci del Varieté>로 감독 데뷔 후 1989년 <달의 목소리 La voce della luna>에 이르기까지 약 40여년에 이르는 활동 기간 동안 총 20편(공동 연출작·에피소드 4편 제외)의 작품을 발표한 펠리니는 네오리얼리즘에서 출발해, 5·60년대에는 모더니스트 영화제작의 탁월한 전형들을, 70년대에 포스터모던의 세계에까지 죽은 신화를 거부하는 폭넓은 예술 경향들을 대표했고, 발표하는 작품마다 특별한 주제와 양식을 추구하며 끊임없이 새로운 영상언어의 길을 탐색해나간 감독입니다.

“펠리니의 상징주의에는 전혀 끝이 없다.”는 앙드레 바쟁의 평가에서 입증되듯 이탈리아 영화 역사상 마에스트로로 추앙받는 펠리니는 네오리얼리즘의 계보에서 출발했지만 차츰 내밀한 자전적인 이야기와 상상의 세계가 축조해낸 다의적 실험의 세계로 나아갔습니다. 동시대의 금욕적이었던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나 역사나 문화적 이슈에 집착했던 루키노 비스콘티와는 달리 해체와 데카당스에 매료되었고, 서커스, 뮤직홀 등 개인의 추억과 무의식에서 비롯된 창조적인 상상력의 내적 모험에 기초한 판타지를 꿈꾸며 개인적인 신화를 일궈냈습니다. 동시대에 활동했던 작가들에 비해 펠리니만큼 모든 작품을 관통하는 예술의 일관적 목적과 철저하게 영화계를 지배한 인물은 찾기 힘들 것입니다.  펠리니는 1950년대부터 국제적인 성공작을 만들어냈고, 세계 유수 영화제에서 거듭 수상하며 우디 앨런 등 후대 영화감독들에게 미친 영향 또한 넓고도 지대합니다.

이번 <페데리코 펠리니 영화제>에서는 베니스영화제 은사자상을 수상하며 새로운 영화감독의 탄생을 예고했던 <비텔로니>를 비롯해 줄리에타 마시나의 호연이 돋보이는 작품이자 펠리니에게 국제적인 명성을 안겨준 작품 <길>, 칸 영화제 대상 수상작이자 펠리니를 논쟁의 중심으로 이끌었던 현대의 거대한 벽화 <달콤한 인생>, 네오리얼리즘과 결별을 선언한 펠리니의 자화상 <8 1/2>, 미국 아카데미 최우수외국어영화상 수상작인 <카비리아의 밤>과 <아마코드>, 모든 가치의 전복을 시도한 <사티리콘>, 음란한 상상력과 젊음에 대한 탄식이 뒤섞인 걸작 <카사노바> 등 주목받는 펠리니의 대표작 14편이 소개됩니다.  삶과 영화에 대한 끝없는 열정을 보여준 창조적인 상상력의 소유자 펠리니 감독의 대표작 상영회에 많은 관심과 성원 바랍니다.

□기간_ 2004년 ０8월 27일(금)~09월 10(금)  
□장소_ 시네마테크 부산(해운대 요트경기장 내, 영화관람자 무료 주차)
□주최_ 시네마테크 부산
□예매·문의_ 051-742-5377, 051-742-5477
□관람료_일반-6,000원, 정회원-4,500원, 준회원-5,000원, 피플스-5,400원
*예매를 원하시는 분들은 은행으로 계좌송금 후 연락바랍니다.
 부산은행, 032-01-044422-6, (사)부산국제영화제, 당일 예매는 받지 않습니다.


셀룰로이드 필름에 기록된 펠리니의 진정한 고백
"나는 한 편의 영화"

자신과 함께 여행을 떠나도록 관객들을 유혹했던 영화의 마법사 펠리니. 
언젠가 펠리니는 자신은 기차역으로 사람들을 데려가기는 하지만 그들을 열차에 태우지는 않는다고 했다.  그 의미는 펠리니 영화를 보는 관객들의 서로 다른 해석으로 채워져야 했다.  펠리니와 함께 떠나는 여행이 관객 자신의 체험이 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것도 역시 그들 내면의 태도에 달려 있는 것이다. 펠리니의 영화에는 줄거리와 말보다 환상과 상상의 볼거리가 펼쳐진다.  펠리니는 관객들을 기억과 꿈, 그리고 풍부한 감상과 일상적인 공포감이 얽히고 설킨 미로로 인도했다.  펠리니는 암시적인 힘을 지닌 이미지와 상징을 창조해냈다.   
-미하엘 퇴테베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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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영작품


1950  백인추장  Sceicco bianco, Lo 
1953  비텔로니  Vitelloni, I 
1954  길  Strada, La 
1957  카비리아의 밤  Notti di Cabiria, Le
1959  달콤한 인생  Dolce vita, La
1963  8과 2분의 1   8½   
1965  영혼의 줄리에타  Giulietta degli spiriti 
1969  사티리콘   Satyricon  
1970  광대들  Clowns, I   
1972  로마  Roma  
1973  아마코드 Amarcord  
1976  카사노바  Casanova di Federico Fellini, Il   
1980  여인의 도시  Città delle donne, La
1985  진저와 프레드  Ginger e Fred


"펠리니의 영화를 보십시오. 나는 모든 영화들 가운데 가장 완벽한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영화에서 취약한 순간이라고는 한 군데도 없습니다.  내가 알고 있는 영화 중에 가장 개성적인 영화입니다.” -라이너 베르너 파스빈더

“놀랍고도 풍부한, 바로크적이고 루벤스적인 그의 스타일은 대가만이 갖는 삶의 열정의 표현이다.  그리고 그의 존재양식의 폭이고 개성의 인상 깊은 개인성이며 또한 그의 정신적 건전함이다.  모든 펠리니의 작품이-전체의 작품이!- 깊고, 삶에 대해 긍정적인 열정으로 가득하다.”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

"한번은 서커스와 관계했던 배우영화감독, 시나리오를 썼고 그림을 그릴 줄 알았던 영화감독은 다른 감독들보다 뛰어난 법이다.  펠리니는 배우, 시나리오 작가, 서커스인, 그리고 화가였다.  그의 영화는 완벽하고 단순하며 아름답고 구이도가 <8 1/2>에서 만들고자 했던 바로 그 영화처럼 솔직하다.“ -프랑수아 트뤼포

“펠리니는 위대한 영화감독일 뿐만 아니라-분명히 그는 우리 시대에 가장 뛰어난 감독이다-진정한 창조자이다.  아마도 무의식적으로 그리고 혼란스럽게 그는 그의 심층심리로부터 그의 전체 작품을 ‘창조’하였다.  내가 보기에 펠리니는 곧 영화이다.  그러나 상업적인 영화는 아니다.  아방가르드 영화도 아니다.  이런저런 기술이 구사되었거나 어떠한 장르에 속하는 영화도 아니다.  드라마, 코미디, 혹은 그로테스크도 아니다.  모든 가능한 수단을 동원하고 가끔은 완전히 예기치 못할 것들로 우리에게 인간성과 또 악몽의 순간을 전해준다.  그리고 그것은 펠리니 자신 내면에서 끓어오르는 것들이다. -조르주 심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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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영작 소개


백인 추장 Lo Sceicco bianco, The White Sheik 
1950년, 83분, 흑백, 코미디, 15세관람가
펠리니 특유의 유머와 대중예술에 대한 옹호가 담겨있는 이 작품은 신혼여행으로 로마를 방문한 어느 부부가 겪게 되는 해프닝을 그린 작품으로 펠리니의 첫 감독 데뷔작이다.  <백인 추장>에는 전통적인 익살의 모티프와 시추에이션 코미디적인 요소가 이탈리아 특유의 헛된 환상, 저급 문화, 가부장적 관습 등에 대한 풍자적 비판과 잘 조화되고 있는데, 네오리얼리즘의 계보 속에서 작업을 시작했지만 네오리얼리즘이 특정한 스타일이나 내용보다는 주로 예술적 정직성에 치중한다고 판단한 펠리니의 시각을 잘 드러내주는 작품이다.  막 결혼식을 마친 이반과 완다는 로마 근교로 신혼여행을 떠난다. 부유한 집안에서 자란 남편 이반은 치밀하게 여행계획을 세우지만, 대중주간지의 사진 소설 시리즈의 주인공인 ‘백인 추장’에게 빠져있는 몽상가이자 로맨티스트인 신부 완다는 로마에 도착하자마자 평소 동경해왔던 ‘백인 추장’을 만나기 위해 몰래 호텔을 빠져 나온다.  그녀는 우여곡절 끝에 ‘백인 추장’을 만나게 되지만, 그녀에게 우상이었던 그는 음탕한 호색한으로서의 정체를 드러낸다. 

비텔로니 I Vitelloni, The Young and the Passionate 
1953년, 103분, 흑백, 드라마, 15세관람가
*1953년 베니스영화제 은사자상 수상

“이탈리아 영화계에 새로운 영화감독이 탄생했다.  그는 인습적인 전통을 따르지 않고도 자신의 신변적인 관념들을 잘 형상화했다.  그는 진정한 예술가이다.  이 작품에는 번득이는 삶의 지혜가 담겨 있고 또 중대한 의미가 담겨 있다” -일간지 『스탐파 La Stampa』 

철늦은 사춘기에 성장이 멈춰버린 무기력한 젊은이들의 세계를 그린 펠리니의 초기 대표작 <비텔로니>는 베니스영화제 출품당시 언론과 대중으로부터 열광적인 반응을 이끌어내며 은사자상을 수상함으로써 펠리니라는 이름을 국제적으로 각인시킨 최초의 작품이다.  “극적인 의미 부여나 서사의 흐름을 위한 논리적 결말을 피한 일상적인 스토리와 등장인물들의 시선을 통해 우리의 감춰진 모습을 드러내 보여준다.”고 평가한 영화평론가 앙드레 바쟁의 언급처럼 이 작품은 환상과 현실, 허상과 실존 사이에서 겪는 젊은 날의 고뇌와 갈등, 삶에 대한 의미를 되새기게 만드는 작품이다.  
이탈리아의 작은 지방 소도시를 무대로 5명의 청년들이 일정한 직업도 없이 하릴없이 유치한 장난과 재미를 쫓으며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들은 단지 삶이 어떻게든 바뀌어 더 넓은 세상으로 나갈 수 있기만을 기대할 뿐이다.  계속 나이가 들어가지만 아직도 그 자리에 머물 뿐, 그들에게 변화는 일어나지 않는다. 


길 La Strada
1954년, 104분, 흑백, 드라마, 15세관람가 
*1954년 베니스영화제 은사자상 수상
*1956년 뉴욕 영화 비평가협회 최우수외국어영화상 수상
*1957년 미국 아카데미 최우수외국어영화상 수상

펠리니라는 작가적 존재를 세계영화사 속에 자리매김시킨 이 작품은 초기 네오리얼리즘의 완고한 유물론적 한계에서 벗어나 영화를 시적이고 주관적인 세계로 열어놓는 전환점이 된 작품이자, 이탈리아 영화가 네오리얼리즘의 외적 현실에서 인간관계의 내적 현실로 초점을 이동하는 과도기의 징후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떠돌이 서커스단과 뮤직홀의 배우였고 열렬한 칭송자였던 펠리니는 유년시절의 체험인 ‘서커스’와 ‘구원’이라는 주제를 통해 삶의 문제를 심도 깊게 고찰하고 있다.  가족의 생계를 위해 떠돌이 곡예사 잠파노에게 1만 리라에 팔려간 젤소미나는 트럼펫을 불거나 그의 성적 욕구를 채워주는 존재로 학대당하다 줄타기 곡예사 마토를 만나면서 자신의 인간적 존재 가치를 깨닫게 된다.  하지만 그마저 잠파노에게 잃게 되자 그녀는 절망에 빠지고, 잠파노는 그런 그녀를 버린다. <길>은 여행, 광대, 서커스, 판토마임, 행렬, 바다 등 펠리니적인 특징이 어떤 작품보다 집약된 형태로 표현된 작품이자 우화적 성격과 종교적 알레고리들을 통해 리얼리즘과 환상, 그리고 정신적 가치를 구현해내고 있는 작품이다. 

카비리아의 밤 Le Notti Di Cabiria, Nights Of Cabiria
1957년, 110분, 흑백, 드라마, 15세관람가
*1957년 칸 영화제 여우주연상 수상
*1957년 칸 영화제 OCIC상 수상, 특별언급
*1958년 미국 아카데미 최우수외국어영화상 수상

피폐한 인간 영혼의 구원을 그린 <카비리아의 밤>은 <길>, <사기꾼>과 함께 구원의 주제를 다룬 ‘3부작’ 중 하나이자, 로마 매춘부들의 삶에 기초해 사회 속 여성의 정체성 문제를 고찰한 작품으로 펠리니의 영화 중 뛰어난 격조와 내밀한 완성도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소박한 영혼의 어린 창녀 카비리아(줄리에타 마시나)는 성모 마리아를 향해 사랑을 통해 자신의 삶이 변화되기를 열망하며 구원을 갈구한다.  카비리아에게 기적과도 같은 사랑이 찾아오고, 그녀는 행복을 꿈꾼다.  영화평론가 앙드레 바쟁은 <카비리아의 밤>을 ‘고행’과 ‘자포자기’와 ‘구원’의 이야기로 그리고 어떤 극적 연결 없이 등장인물들의 현상학적인 기술에 입각해 시나리오를 혁신함으로써 네오리얼리즘의 혁명을 마무리한 “거장의 솜씨가 느껴지는 작품”이라 평하며 일반적인 영화문법과는 다른 영상을 창조해낸 펠리니의 천재성에 주목했다.
초기 기획단계에서 카비리아역에 안나 마냐니(Anna Magnani)를 염두에 두었던 펠리니에게 줄리에타 마시나는 매혹적인 내면연기와 칸영화제 여우주연상으로 화답했다.


달콤한 인생 La Dolce Vita
1959년, 174분, 흑백, 드라마, 15세관람가
1960년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 
1961년 아카데미 시상식 각본상, 감독상 노미네이트, 의상 디자인상 수상
1961년 뉴욕영화비평가협회 최우수외국어영화상 수상

단테의 <신곡>을 패러디한 <달콤한 인생>은 로마 사회의 퇴폐적인 치부와 바티칸에 대한 적의 등으로 개봉 당시 상영금지 요청과 수많은 논란에 휩싸인 작품이었던 반면에, 1960년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 수상과 함께 수많은 관람객을 불러 모으며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작품이기도 하다.  <달콤한 인생>에서부터 펠리니는 특이하고 초현실적인 세계의 이미지와 판타지를 창조했고, 이는 전통적인 영화적 리얼리즘과는 완전히 다른 길을 걷게 된다.  펠리니는 이전부터 꾸준히 추구해 온 ‘인간 영혼의 구원’의 테마를 반영하며, 물질세계에 빠져있는 퇴폐한 현대인들의 인간성과 도덕성 상실, 센세이션에만 의존하는 매스미디어에 대한 비판 등 달콤한 인생 너머에 있는 위기의식을 다루고 있다. 비유와 상징으로 가득 찬 이 작품은 풍부한 내면적 풍경의 투사와 무의식의 영화언어를 구사하며 이후에 만들어진 대작 <사티리콘>과 <카사노바>의 원형이 되었다.  로마의 하늘을 날고 있는 헬리콥터가 거대한 예수 그리스도의 조각상을 매달고 어디론가 날아간다.  예수가 떠난 현대의 로마에 더 이상 신의 구원은 존재하지 않는다. 기자 마르첼로는 술과 여자 그리고 향락만을 추구하는 상류 사회의 타락한 삶 속에서 인생의 의미를 되묻는다.  


8과 2분의 1 Otto E Mezzo, Eight and a Half 
1963년, 138분, 흑백, 드라마, 15세관람가
*1964년 미국 아카데미 최우수외국어영화상 수상, 각본상 & 감독상 노미네이트
*1963년 모스크바영화제 최우수영화상 수상
*1963 뉴욕영화비평가협회 최우수외국어영화상 수상

“나의 두 번째 데뷔작, 혹은 진정한 첫 번째 영화”라고 칭한 <8 1/2>은 펠리니가 8편 반째 만든 영화이자 네오리얼리즘과 완전히 결별을 선언한 작품이다.  내면의 혼란과 불확실성을 담은 독백 <8 1/2>은 일정한 서술구조 없이 다양한 관점의 변화를 기술적으로 구사하며 모더니스트의 전통에 놓인 의식의 흐름, 혹은 내적 독백의 영화로 펠리니가 모더니즘 영화에 첫 발을 내딛은 작품이기도 하다. 크리스티앙 메츠가 언급한 “이중으로 이중적인” 다층적 자기 반영성을 지닌 이 작품은 창조적인 일에 종사하는 자의 무력감을 주제로 창조적 문제들의 근원을 밝혀내려는, 스스로를 자신의 영화에 반영시킨 감독에 관한 영화이다.  <달콤한 인생>에서부터 후속작 <여인의 도시>, <진저와 프레드> 등 여러 작품에서 펠리니의 분신이었던 마르첼로 마스트로얀니가 펠리니의 또 다른 자아 '구이도'로 분해 과거와 현재, 환상과 현실, 기억이 혼재된 현실 등 여러 층위들을 넘나든다.  흥행감독 구이도 안젤미는 핵전쟁 이후 사람들의 경험을 다룬 SF 영화를 제작하려고 하지만, 창조력 고갈로 구상했던 영화가 진척되지 않자 슬럼프에 빠진 후 의사의 권고에 따라 휴양을 떠난다. 그러나 그가 도착한 지 몇 시간도 안 돼 그가 새로 시작하려는 영화의 제작자, 스크립터, 배우들, 그의 정부, 아내, 적들 심지어 이미 고인이 된 부모까지 나타난 그의 휴식을 방해한다. 구이도의 유년시절의 모습, 어린 구이도에게 죄악의 본질을 가르쳐주었던 신부, 그리고 자신이 연기에 질식해 죽는 악몽까지 잇달아 나타난 구이도는 한 순간도 마음 놓고 쉴 수가 없다.  


영혼의 줄리에타 Juliet of the Spirit
1965년, 137분, 컬러, 드라마, 15세관람가
1966년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미술감독, 장치상, 의상디자인상 노미네이터
1965년 뉴욕영화비평가협회 최우수외국어영화상 수상

펠리니 특유의 서커스적 유쾌함이 가득한 첫 컬러 영화 <영혼의 줄리에타>는 실험적인 형식적 변화 뿐 아니라 인간의 욕망과 의식의 흐름에 대한 탐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음을 알리는 작품이다. 펠리니의 자기 패러디적 영화 <8 1/2>이 한 남성의 내면에 대한 이야기였다면, 이 작품은 구이도와 입장이 바뀐 중산층 여성 줄리에타의 환각과 악몽에 대한 영화이자, 상상과 현실의 세계를 넘나들며 억압적이며 남성 중심적 사회 속에서 자신의 내면을 찾아가는 한 여성에 대한 이야기이다. 펠리니는 평생 동반자였던 부인 ‘줄리에타에 대한 영화이자 줄리에타를 위한 영화’를 만들었고, 이 속에서 의식의 흐름, 내면적 질서, 몽상을 매우 현란하고 인공적인 색채 속에 펼쳐 보이며 다채로운 컬러의 세계를 형상화하고 있다. 
결혼한 지 15년이 된 줄리에타는 어느 날 남편 조르지오가 자신을 배신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녀는 자신이 성적으로 매력적이도 않으며, 아름답지도 않다는 사실에 열등감과 회의를 느낀다. 줄리에타는 어린 시절의 기억과 욕망, 환상과 상상의 세계와 현실의 세계를 옮겨 다니면서 자신의 정체성을 찾는다. 

사티리콘 Fellini Satyricon
1969년, 138분, 컬러, 드라마, 18세관람가
*1970년 뉴욕영화비평가협회 감독상 노미네이트
*1970년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감독상 노미네이트

“내가 지난 주 펠리니의 영화 <사티리콘>을 두 번이나 볼 수 있었던 것은 행운이었다.  나는 그때마다 압도되었노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  그것은 나에게 있어서 항상 커다란 사건이었다.  나는 영화가 우리에게 그런 충격을 전달해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지 못했었다.  나에게는 단지 ‘충격’일 뿐만 아니라 승리의 순간이었다.  펠리니는 자기 자신을 뛰어넘은 것이다.” -헨리 밀러

펠리니의 표현을 빌자면 “고대에 대한 꿈의 문헌”이며, "우리의 마음속에 깊이 감추어져 있는 전혀 알려지지 않은 어떤 것"을 영화화한 <사티리콘>은 페트로니우스 아르비테르의 소설에 근거한 <달콤한 인생>의 후속작이다.  단편적이고 불완전한 고전 텍스트 『사티리콘』을 펠리니는 자신의 풍부한 판타지와 상상의 영역 안에서 다시 재건했고, 18세기 유럽의 방탕한 생활과 광기, 성적 문란 등을 쾌락과 혼돈에 휩싸인 현 시대에 비유해 암시하고 있다. 실제 로마의 몰락과정은 오늘날의 세계와 무척 닮아 있고, 삶의 쾌락을 향한 어두운 욕망, 폭력, 상식의 부재, 절망, 경박함까지 닯아 있다. 사티리콘의 영웅 들은 현실의 문제를 외면한 채 육체의 본능에 따라 마약에 몰입하는 현대의 히피들과 비슷하다.  펠리니는 이전작에서 보여줬던 특유의 영화적 스타일에서 급진적으로 변화해 등장인물과의 동일시보다는 거리와 단절을 지향하고 특유의 역동적인 카메라 기법을 대신해 정적인 쇼트들을 활용하고 있다.  작품이 발표되었을 당시 『뉴욕 타임즈』는 비틀즈의 앨범 제목을 본떠 <사티리콘>을 "펠리니의 마술 같은 비밀의 여행 "라고 명명했고, 비틀즈의 멤버였던 존 레논은 자신의 현실을 이 역사 영화에서 깨닫게 되었다고 말하며 공개적인 지지를 표명하기도 했다.
지토네를 사랑하고 있는 엔콜피우스는 친구인 아실트를 추궁하여 지토네를 돌려달라고 강요한다.  하지만 아실트는 이미 지토네를 광대에게 팔아넘긴 후였고, 엔콜피우스는 광대에게서 간신히 지톤을 데려오지만, 다시 아실트가 그를 데려가 버린다. 


광대들 I clowns
1970년, 128분, 컬러, 드라마, 15세관람가
*1970년 베니스국제영화제 상영

TV용으로 제작된 <광대들>은 서커스와 광대에 대한 유년시절의 기억에 기초한 자서전적인 작품이자 상상력이 현실보다 더 ‘사실적’이라는 암시를 담고 있는 패러디이다. 펠리니는 소멸한 체제에 집착하는 자신의 어리석음을 비웃으며 ‘현실을 초월한 세계’에서 상상력이 소멸해가는 광대들의 세계를 영화 속에서 다시 부활시키고 있다.  현실을 초월한 세계는 펠리니가 이상으로 생각하는 예술적 영역과도 같을 것이다. 르포르타주와 회상, 역사적인 탐사와 잊혀진 과거의 사적인 추적이 서로 조합된 이 작품을 펠리니는 “별나고 기괴한 인물들, 그의 어린 시절 기억 속에 비합리성, 폭력성과 유별난 기질로 자리잡고 있었던 인물들”에게 바쳤다.  어느 날 밤, 집 앞 광장에서 갑자기 부풀어 오른 거대한 천막에 소년은 놀란다.  서커스가 온 것이다.  다음 날  소년은 다른 차원의 세계인 서커스의 천막 속으로 들어간다.  괴력을 가진 남자, 마술사, 인어, 난쟁이 등. 이 속에서 등장한 광대가 멋진 자기의 재주를 과시한다. 


로마 Roma
1972년, 128분, 컬러, 드라마, 15세관람가
*1973년 뉴욕영화비평가협회 외국어영화상 노미네이트

로마라는 도시를 주역의 자리에 올려놓은 이 영화는 회상, 픽션, 르포르타쥬의 세 가지 스타일이 혼재된 작품이자, 버라이어티 쇼, 지하철 건설현장, 스페인 광장의 히피족, 성직자의 패션쇼 등 펠리니의 감성을 통해 걸러진 로마에 대한 초상화이다. 
펠리니의 작품에서 재건되는 로마는 상상과 전통, 쇠퇴와 부활이 만나는 창조적 모체로 펠리니 개인의 판타지가 주는 일관성을 제외하고는 연속성이 존재하지 않으며, 도시의 다면적 의미가 수많은 이미지 속에 중첩되어 그려지고 있다.  “리얼리티는 오직 예술가가 창조하는 것으로만 이루어진다.”라는 자신의 선언처럼 버라이어티 극장, 야외 장면, 콜로세움과 로마의 고속도로 까지 펠리니는 사실적인 로케이션은 피하고 거의 모든 대상을 다시 재건했다. 궁극적으로 미래의 새로운 신화를 창조하게 하는 것은 오직 감독의 상상력이며, 창조의 순간과 근원적인 예술적 경험에 대한 감독의 흥분을 관객에게 전달해주는 것을 영화적 이미지라는 것이다.  과거에 대한 펠리니의 집착이 담긴 노트 <로마>는 현실과 환상, 자서전과 역사의 상호작용을 펠리니적 정수로 보여주는  다큐멘터리에 대한 패러디이다. 

아마코드 Amarcord
1973년, 127분, 컬러, 드라마, 18세관람가
*1975년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최우수외국어영화상 수상
*1975년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각본상, 감독상, 각색상 노미네이트

소도시의 일상을 파노라마처럼 보여주는 <아마코드>는 ‘기억하고 있다’라는 뜻의 로마냐 방언으로 펠리니의 유년시절에 대한 향수와 고향에 대한 따뜻한 시선이 녹아있는 작품이자 자신과 가족, 그리고 마을사람들의 소박한 생활을 코믹하고 정겹게 묘사한 작품이다.  비평가들은 이 작품을 자서전적이라는 평가와 함께 펠리니가 초기 작품세계로 다시 회귀했다고 해석했지만, 펠리니 자신은 <아마코드>, <카사노바>,  <여자들의 도시> 등의 작품에는 중요한 사회적, 정치적 시각이 담겨 있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이 작품에는 계절의 변화를 알리며 찾아오는 말불 버섯의 시적인 장면을 비롯해 극장이나 가슴이 풍만한 담배가게 여자를 통해 이제 막 성적 호기심을 눈뜬 티타의 모험,  신경질적인 티타의 엄마와 사회주의자이자 정직하고 근면한 아버지의 모습 등의 시적인 시퀀스는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진한 감동과 함께 따뜻한 웃음을 준다.   금지된 것에의 유혹, 성에 눈뜨게 된 첫 번째 경험, 그리고 그 이면에 드리워진 죄의식 등.  영원히 우리를 지배할 인생의 한 시기,  혼란스럽기만한  불치의 사춘기에 영원한 이별을 고하는 작품이다. 

카사노바 Casanova
1976년, 166분, 컬러, 드라마, 18세관람가
*1976년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각색상 노미네이트

<사티리콘>에 이어 역사적인 소재를 기반으로 한  두 번째 작품 <카사노바>는  음란한 상상력과 노쇠해가는 육신에 대한 탄식을 극도의 인위성과 생명력없는 양식화를 통해 그려낸 펠리니의 후기 걸작이다. 돌이킬 수 없는 자신의 삶을 카사노바를 통해 반추하고 있는 펠리니는 르네상스 시대 부르주아들의 아름답고 엽기적인 호색취향의 세계를 재현해내며 세계를 역설에 가득 찬 풍자의 대상으로 전락시키고 있다.  유럽 각지를 떠돌며 모든 계층의 여성들과 관계를 맺은 카사노바는 열정의 흔적을 찾아볼 수 없는 차가운 여인 편력만을 가진 인물로 마구간지기와의 경쟁을 통해 자신의 정력을 과시해 보여야만 하는 슬픈 명예의 희생자에 불과하다.  


여인의 도시 La Citta Delle Donne 
1980년, 140분, 컬러, 드라마, 18세관람가

여성에 대한 펠리니적 동화인 이 작품은 빠져 나오려 해도 나올 수 없는 여성의 미궁 속을 그린 작품이다. 전작에서와 같이 펠리니는 성적인 공포와 욕망을 다양한 꿈의 장면들을 통해 드러내고 있는데, 이 작품에서도 남성의 환상과 공포, 무수한 자기 반어에서 비롯된 불안감을 묘사하고 있다.  개봉 당시 펠리니는 이 영화를 여성들에 대해 경의를 표한 작품이라고 발표했지만, 실제 이 영화는 여성단체들과 페미니스트들의 강력한 항의와 비난의 대상이 되었다.  새로운 모험을 원했었던 펠리니는 자신이 가지지 않은 것을 이 작품을 통해 구현했고, 결국 자신을 반추하는, 자신에 대한 영화를 만들었다.  나이 든 난봉꾼 스나포라츠는 기차여행 도중 아름다운 여인 엘레나에게 깊이 빠져든다. 갑자기 기차가 멈추는 일이 발생하고 스나포라츠는 엘레나의 아름다움에 이끌려 그녀를 따라 숲으로 향한다. 


진저와 프레드
1985년, 125분, 컬러, 코미디, 15세관람가
*1993년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공로상 수상

은퇴한 탭 댄서의 이야기를 코믹하게 풀어내고 있는 이 작품은 영화가 아직 예술이 아니었고 대목 시장과 같이 화려하고 다채로운 볼거리를 제공해주었던 영화 탄생 초창기를 되돌아보게 만드는 작품이다.  이야기꾼이었고 스펙터클과 볼거리에 치중했던  펠리니는 어린 시절 할리우드 영화에 대한 감상적인 추억과 미국의 댄스 스타에 대한 찬사를 <진저와 프레드>에서 보내고 있다.  
한 텔레비전 방송국 버라이어티 쇼에서 진저 로저스와 프레드 아스테어를 모방하여 인기를 끌었던 과거 인기 탭댄서 아멜리아와 피포의 탭댄스를 방영한다.  그러나 그들은 단지 지나간 과거의 유물로서, 사람들의 호기심 때문에 자신들이 방송 출연에 초대된 것임을 깨닫게 된다.  그들이 쇼에서 보여준 것은 극장 신화의 일부분이자 나이든 사람들을 위한 빛바랜 화려함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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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영시간표


8월 27일(금)
2:30  백인추장
5:00  비텔로니
7:30  길

8월 28일(토)
12:00 아마코드
2:30  카비리아의 밤
4:40  달콤한 인생
7:50  8과 2분의 1

8월 29일(일)
12:00 길
2:30  영혼의 줄리에타
5:00  사티리콘
7:30  광대들

8월 30일(월)
2:30  로마
5:00  아마코드
7:30  카사노바

8월 31일(화)
2:30  여인의 도시
5:00  진저와 프레드
7:30  백인 추장

9월 01일(수)
2:30  비텔로니
5:00  길
7:30  카비리아의 밤

9월 02일(목)
1:50  달콤한 인생
5:00  8과 2분의 1
7:30  영혼의 줄리에타

9월 03일(금)
2:30  사티리콘
5:00  광대들
7:30  로마

9월 04일(토)
11:20 달콤한 인생
2:30  아마코드
4:50  카사노바
7:50  여인의 도시

9월 05일(일)
12:00  8과 2분의 1
2:30   진저와 프레드
5:00   백인 추장
7:30   비텔로니

9월 06일(월)
2:30  길
5:00  카비리아의 밤
7:00  달콤한 인생

9월 07일(화)
2:30  8과 2분의 1
5:00  영혼의 줄리에타
7:30  사티리콘

9월 08(수)
2:30  광대들
5:00  로마
7:30  아마코드

9월 09일(목)
1:50  카사노바
5:00  여인의 도시
7:30  진저와 프레드

9월 10일(금)
2:30  8과 2분의 1
5:00  사티리콘
7:30  비텔로니

9월 11일(토)
12:00 로마
2:30  카비리아의 밤
5:00  길
7:30  영혼의 줄리에타

9월 12일(일)
12:00 광대들
2:00  아마코드
4:30  8과 2분의 1
7:00  달콤한 인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