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매년 이맘때 '세계 최고 부자'(THE RICHEST PEOPLE IN THE WORLD) 명단을 발표한다. 모두 이 명단에 따라 '누가 최고 부자인지' 국가 별로 따져본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러시아 최고 부자의 얼굴은 바뀌었다. 국제 유가의 하락과 신종 코로나 사태 등 부자 순위를 바꿀 만한 변수가 많았다. 세계적으로도 최근 주요국 증시가 롤러코스트를 타면서 상위권 이름이 바뀌고, 코로나가 만든 새로운 트렌드인 '언택트(비대면)' 비즈니스에 앞장 선 사람들이 새로 억만장자 명단에 올랐다.
포브스는 지난달 9일 소위 '블랙 먼데이' 당시, 러시아 억만장자들은 총 88억 달러를, 세계 10대 부자들은 380억 달러를 잃었다고 추정했다.
러시아의 최고 부자는 노릴스크 니켈의 블라디미르 포타닌 회장이 차지했다. 그의 재산은 197억 달러으로, 포브스 부자 전체 순위로는 34위권. 그는 2015년에 이미 러시아 최고 부자에 오른 바 있다.
지난해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1위에 올랐던 러시아 민영 가스회사 '노바텍'의 레오니드 미켈슨 회장은 유가 폭락으로 순위가 3위로 떨어졌다. 1, 2위와 재산이 70억 달러 가까이 차이나는 '한참 아래' 3위다. 제철 철강업체 НЛМК (Новолипецкий металлургический комбинат)의 블라디미르 리신 회장은 2위(181억 달러)를 지켰다.
철강업체 '세베로스탈'의 알렉세이 모르다쇼프 회장도 여전히 4위, 루코일의 바기트 알렉페로프 회장은 지난해 3위에서 5위로 떨어졌다. 이어 러시아 석유업체 '군보르' 운영자 겐나디 팀첸코, '큰 손' 투자자 알리쉐르 우스마노프, 알파뱅크 설립자 미하일 프리드만, 유로케미컬 안드레이 멜니첸코, 영국 프로축구 첼시구단 구단주 로만 아브라모비치 등이 그 뒤를 이었다. 9위에 오른 안드레이 멜니첸코 회장은 지난해 부산항에 호화요트를 띄웠던 그 '올리가르히'다.
이번 포브스 억만장자에 처음 진입한 러시아 부자는 5명이다. 눈에 띄는 이는 러시아 비디오 게임업체 '플레이릭스'(Playrix)의 이고르(38), 드미트리(34) 부흐만 형제다. 31억달러로 648위다. 대학을 다니던 20대 초반에 게임 개발에 뛰어들어 2007년에 PC게임을, 2013년 모바일 게임을 출시해 대박의 꿈을 일궜다. 플레이릭스 게임 수입의 65~70%는 대표작 Homescapes와 Gardenscapes에서 나온다. 미국을 중심으로 중국과 일본 등에서 매출이 대부분 일어나고, 러시아 비중은 2%에 불과하다.
또 영국의 핀 테크 기업인 리볼트(Revolut)의 공동 창업자 니콜라이 스토린스키, 러시아 주류 유통체인 '크라스노예 이 벨로에(Красное & Белое, 적과 백) 세르게이 스투덴니코프, 러시아 탄광업자 드리트리 보소프 등이 새로 이름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