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이 심훈 기념관으로 초우 문학 기행을 가는 날이라서 심훈의 작품과 심훈에 대해 가르쳐 주셨다. 심훈의 대표적 시인 '그날이 오면'을 읽고 해석해 주셨다.
그날이 오면
심훈(1901~1936)
그날이 오면, 그날이 오면은
삼각산이 일어나 더덩실 춤이라도 추고
한강 물이 뒤집혀 용솟음칠 그날이,
이 목숨이 끊기기 전에 와 주기만 할 양이면,
나는 밤하늘에 나는 까마귀와 같이
종로의 인경을 머리로 들이받아 울리오리다
두개골은 깨어져 산산조각이 나도
기뻐서 죽사오매 오히려 무슨 한이 남으오리까
그날이 와서 오오 그날이 와서
육조 앞 넓은 길을 울며 뛰며 뒹굴어도
그래도 넘치는 기쁨에 가슴이 미어질 듯하거든
드는 칼로 이 몸의 가죽이라도 벗겨서
커다란 북을 만들어 들쳐 메고는
여러분의 행렬에 앞장을 서오리다
우렁찬 그 소리를 한 번이라도 듣기만 하면
그 자리에 거꾸러져도 눈을 감겠소이다
<1930년, 시집 '그날이 오면'>
이 시는 항일(저항)시로 주제는 '조국 광복에 대한 간절한 염원'이다. 희생적이고 의지적인 표현이 나타나며 남성적인 작품이다. 의인법과 과장법의 사용, 역동적 이미지를 통해 불가능한 것이 가능해진다. 1연에서는 조국광복의 염원과 희생적인 자신의 모습이 잘 나타나고, 2연에서는 조국 광복을 상상하며 대의(大意)를 위해서 어떤 고통도 감수하겠다는 결연하고 강인한 의지가 드러난다. 그날이 다가오는 것을 신성하게 나타내기 위해 경어체의 종결어미를 사용했다.
심훈의 본명은 심대섭이고, 일제 강점기 독립운동가, 시인, 소설가, 언론인, 영화감독이며 영화배우이기도 했다. 1901년 지금의 서울 흑석동에서 태어났고, 경성고등보통학교에 입학 3학년 때 만세운동에 가담했다가 퇴학당했다. 17세에 15세인 왕족 이해영과 결혼했다. 24세에 이해영과 이혼 후 2번째 부인과 재혼했고, 36세 장티푸스에 걸려 사망했다.
1935년 싱록수가 동아일보 창간 15주년 특별 공모전에 1등으로 당선되어 1935년 9월~1936년 2월까지 연재되었다.
문학 기행과 관련된 일정과 공부를 하다보니 1교시가 끝나 간식 시간이 되었다.
오늘은 토요일에 아들을 결혼시킨 김종근샘이 갖가지 빵을 사오셔서 풍요로운 시간이 되었다.
거기에 박경자표 포도, 채기병표 토마토를 먹으니 주식같은 간식이 되었다.
2교시는 이번 여름에 화백문학 시부문에 당선된 홍긍표샘과 김영주샘의 시를 살펴보았다.
옹관(甕棺)
홍긍표
종착역은 또 다른 출발이다
길고 둥근 항아리는
누군가 타고 와서 버려둔 비행선
주변을 맴돌던
하얀 나비 한 마리
수평선 너머 멀리멀리 날아간다
기울다 차고 또 기우는 달의 숨결
밤새 깜빡이는 별들은
맘 속 깊이 자리한 어머니의 눈빛이다
봄이 오면 새싹 돋듯이
소생할 거라는 누이의 말에
새 생명이 잉태되는 전설의 한 조각
우주를 접어 넣은 항아리에
노을빛 긴 물결이 반짝일 때
어디선가 아이 울음소리가 들려온다
*옹관 : 시신 또는 화장한 뼈를 담아 매장하는 토기
천년의 숲
김영주
천년의 세월을
한 눈에 담은
나무들의 나이테
어제가 오늘 같고
오늘이 어제 같다
쭉쭉 뻗어 하늘을 가린
해안 레드우드*
발을 디디기 시작하자
피톤치드에 빨려 들어간다
거목들의 소리 없는 숨소리
빽빽한 나뭇가지 사이로
비집고 들어온 햇살을
가슴에 안고 떠난다
천년의 숲 앞에서
숙연해지는 시간
샌프란시스코 해안만은
눈을 감지 않는다
*샌프란시스코 해안 지역에 마지막으로 남아있는 코스트 레드우드(이 지역에 서식하는 나무 종류의 일반적인 이름이라고 함)
두 분은 꾸준하게 좋은 시를 써 오시다 보니 이렇게 등단하게 되었다. 축하의 박수를 치고 멋진 시를 읽고 감상했다.
수업을 마치고. 내일 문학 기행에 가는 사람들에게 늦지 말라는 당부의 말을 했다.
문학 기행에서 가천시창작반에서 간식을 계란으로 하기로 했고, 내일 문교수님 생신이라서 축하 선물을 총무님께서 준비하기로 했다.
간식을 잘 먹어서 합평회를 바로 하기로 하였다.
오늘은 6명이 남아서 5개의 작품을 읽고 얘기를 나눴다. 언제나 그렇듯이 박경자샘이 좋은 말을 많이 해 주셨다. 심양섭샘의 수필 '좋은 회식, 나쁜 회식', 채기병의 '말의 결', 김종근샘의 '가족 여행', 이정원샘의 '고향의 봄', 박경자샘의 '나를 가엽게 생각하지 말라' 순으로 합평회를 하였다. 합평회 후에는 최영희 샘이 점심을 사주셔서 맛있게 먹고, 내일 문학 기행에서 보기로 했다.
첫댓글 방학이 없는 가천시창작반의 행진...멋지십니다.
도여 채기병 선생님과 홍금표 선생님의 수고에 감사하며...
감사합니다. 문학기행이 참 좋았습니다.
나에게도 6월의 그날이 오는듯합니다
잊혀진 그대를 생각해보는 아름다운
6월이면 좋겠습니다~
좋은 말씀입니다. 총무님 고생많으셨습니다.
꼭 참석해야 할 수업이었네요~
교수님 강의 듣고 문학기행 갔으면 좀더 심훈의 작품세계를 잘 알고 왔을텐데요~
어쨌든 결석하면 아쉬워요~
그렇지요. 빠지지 않는 것이 남는 것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