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주보 연중 제2주일/1월19일
<창조세계를 돌보는 희망의 순례자들>
- 토종씨앗이 주는 가치 / 대전교구 생태환경위원회
한국 토종연구회에서는 토종은 “한반도의 자연생태계에서 대대로 살아왔거나 농업생태계에서 농민에 의하여 대대로 사양 또는 재배되고 선발되어 내려와 한국의 기후풍토에 잘 적응된 동물, 식물 그리고 미생물”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그리고 또는 토종종자는 오랫동안 농민들의 손에 의해서 최소 30년 이상 땅에 심겨진 종자를 말한다. 최근 유전자변형농산물(GMO)과 종자주권 등의 이유로 의미가 많이 주목받은 토종종자가 이상기후로 인한 기후 위기 속에서 다시 한번 그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인간의 절제되지 못한 욕망과 폭력으로 흙과 공기와 물은 오염 되어 가고 있다. 토종 씨앗을 보존하는 일은 자연의 순환과 생물다양성을 회복하고 우리의 종자주권을 지키는 길이다. 이런 인식들이 사회 곳곳에 확대되면서 토종 씨앗을 찾고 직접 심고 돌보며 종자를 보존하는 일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점점 증가하는 추세이다.
그중 한 분으로 토종 씨앗과 전통 농법으로 생명을 지키고 이웃과 나누고 계신 변현단님은 현시대가 “씨앗을 상품으로 쓰고 버리는 것이 되었습니다. 씨앗에 대한 권리를 씨앗을 상품으로 취급하는 사람에게만 맡기지 않고 지구의 대지에 뿌리를 내린 씨앗과 직접 대면하는 모든 사람에게 돌려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다시 이웃에서 이웃으로, 현세대에서 미래 세대에게로 씨앗이 널리 퍼져야 합니다. 우리는 씨앗을 중심으로 사회 곳곳에 다양성의 꽃이 활짝 피도록 씨앗을 심어야 합니다. 기후가 급변하는 지금 다양성이 살아 있는 토종 씨앗이 더욱 절실한 때입니다.”라고 말한다. 그리고 그는 “씨앗은 농민에게서 다른 농민에게로 부모 세대에서 자식 세대로 자연스럽게 씨앗을 전하고 나누는 대물림이었습니다. 그리고 씨앗은 소중한 식량자원이자 문화유산 이었습니다.” 라고 이야기 한다. 우리는 이런 내용의 중요성을 잘 인식하고 하느님께 부여받은 각자의 소명의 자리에서 아주 작은 화분이나 작은 텃밭을 활용하여 가능한 씨앗부터 심고 가꾸고 돌보며, 종자를 보존하고 나누고 증식하고 또 누군가에게 전수하면서 세대를 이어주는 역할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삶으로 전환이 창조 질서를 돌보는 희망의 순례자로서 시대적 사명을 사는 신앙인의 길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자신이 먹을 음식을 할 수 있는 것부터 생산해 가는 것과 가공된 음식, 깨끗하게 세척하여 포장된 농산물을 구매하지 않으며, 외식을 자제하고, 육식을 피하고, 지역에서 생산된 유기농을 구매하여 직접 요리하고 가족과 함께 식사하는 문화로 변화를 추구해 가야 한다. 이런 생활양식이 건강하게 자리 잡아 간다면 공급망도 변화를 시도하고 기존 방식의 소비문화에 지각 변동이 시작될 것이다. 우리의 작은 실천들이 많은 곳에서 다양하게 실행되어간다면, 그 작은 움직임들이 지속 가능한 농업 발전으로 이어지는 단초가 될 수 있다. ‘천리 길도 한 걸음부터’라는 선조들의 지혜가 담긴 속담에서 알 수 있듯이 일상의 작은 실천을 조금씩 살아 낼 때 거대한 자본에 휘둘리지 않고 하느님의 창조 질서에 협조하는 단순하고 소박한 생태적 삶으로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