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을 삼킨 블랙홀, 수년 지난 뒤 ‘트림’
블랙홀 절반이 별 찌꺼기 뱉어내
김효인 기자 입력 2023.09.14. 03:00 조선일보
강한 중력으로 별을 집어삼키는 블랙홀이 시간이 지난 뒤 별의 일부를 분출한다는 관측이 나왔다. 사진은 별의 잔해를 뿜어내는 블랙홀을 묘사한 상상도. /게티이미지뱅크
별을 삼킨 블랙홀이 수년 후 마치 트림처럼 삼켰던 별의 찌꺼기를 뿜어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하버드대학과 스미스소니언 센터 공동 연구진은 오랫동안 블랙홀을 관찰한 결과 24개의 블랙홀 중 10개가 조력에 의해 별을 끌어들인 후 2~6년이 지나 폭발적인 세기의 전파를 방출하는 현상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최근 온라인 논문 공개 사이트인 아카이브에 게재됐다.
‘블랙홀의 트림’은 블랙홀이 주변을 지나던 별을 끌어들여 파괴하는 ‘조석 파괴 현상’이 발생한 이후 관측됐다. 별이 블랙홀의 영향을 받는 범위인 조석 반지름보다 가까워지면 블랙홀의 조석력(潮汐力)에 의해 파괴되면서 별 질량의 절반가량이 블랙홀로 서서히 빨려 들어가게 된다. 블랙홀로 빨려 들어가는 별의 잔해들은 블랙홀 주변에서 강한 빛을 뿜어내고, 학자들은 이를 관측해 조석 파괴 현상이 발생했음을 알게 된다. 1990년 첫 관측 이후 지금까지 천문학자들은 약 100건의 조석 파괴 현상을 관측했다.
센디스 박사 연구진은 이 같은 조석 파괴 현상이 발생한 블랙홀을 지속적으로 관측하다가 이상한 현상을 발견했다. 조석 파괴 현상 이후 수년이 지난 블랙홀이 삼켰던 별의 일부를 뱉어낸 것이다. 통상 학자들은 하나의 조석 파괴 현상을 발견한 후 더 이상 같은 블랙홀을 관찰하지 않는다. 관측 장비가 한정되어 있으니 같은 현상을 또 다시 기다릴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연구를 이끈 센디스 박사는 “폭발이 일어난 현장에 어떤 일이 생기는지 살피기 위해 다시 관찰을 시작했다”며 “그러자 조석 파괴 현상이 끝나고 난 후 전파 방출이 없던 블랙홀에서 갑자기 전파를 켠 것 같은 현상이 관측됐다”고 했다. 연구진은 “조석 파괴 현상을 겪은 25개의 블랙홀을 관측한 결과 이 중 10개에서 이런 현상이 발생한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그러나 왜 이런 현상이 발생하는지에 대해선 아직 알지 못한다”고 했다. 연구팀은 이 현상에 ‘블랙홀 트림’이라는 별칭을 붙였다. 별이 블랙홀로 빨려 들어가는 것과 부서진 일부가 튕겨 나오는 것 사이에 시간 차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름이 ‘트림’이라고 해서 실제로 블랙홀 안에 있던 물질이 밖으로 나왔다고 보긴 어렵다. 블랙홀의 중력은 너무 커서 빛조차 밖으로 새어 나올 수 없다. 연구진은 “우리가 관측한 강력한 전파가 블랙홀에 빨려 들어가고 난 후 남은 별의 잔해에서 나온 것인지 아니면 블랙홀 근처에 그런 에너지가 저장되어 있었던 것인지 아직 알 수 없다”고 했다.
테크부 과학팀 김효인 기자입니다.
21세기 영어교육연구회 / ㈜ 파우스트 칼리지
전 화 : (02)386-4802 / (02)384-3348
이메일 : faustcollege@naver.com / ceta211@naver.com
Blog : http://blog.naver.com/ceta211 21세기 영어교육연구회
Cafe : http://cafe.daum.net/21ceta 21세기 영어교육연구회
Web-site : www.faustcollege.com (주)파우스트 칼리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