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속 경제] 탄소배출권 거래제
유럽에선 1t당 100유로… 3년 새 5배 올랐어요
입력 : 2023.04.13 03:30 조선일보
탄소배출권 거래제
▲ 2015년 탄소배출권 거래소로 지정된 한국거래소의 모습. 한국거래소에서는 탄소배출권을 주식처럼 사고 팔 수 있어요. /조선일보 DB
Q. 올해 하반기 국내 최초로 민간에서 운영하는 '탄소배출권 거래소'가 생긴다는 뉴스를 봤어요. 탄소배출권은 무엇이고 어떻게 거래하는 건가요?
A. 대한상공회의소가 올해 하반기부터 우리나라 최초로 민간 탄소배출권 거래소를 운영한다고 해요. '탄소배출권'이란 탄소를 배출할 수 있는 권리예요. 정부는 각 기업에 탄소배출권을 나눠 줘요. 탄소를 적게 배출해 탄소배출권이 남는 기업은 배출권이 모자란 기업에 돈을 받고 팔 수 있어요. 이처럼 배출권을 사고팔 수 있게 한 제도가 '탄소배출권 거래제'예요. 배출권을 거래하는 시장을 탄소배출권 거래소라고 부릅니다.
탄소배출권 거래소는 전 세계에 있는데, 대부분 정부가 운영합니다. 우리나라도 2015년 한국거래소를 탄소배출권 거래소로 지정했어요. 그러다 올해 처음으로 민간이 운영하는 탄소배출권 거래소가 생기는 거예요.
대체 왜 탄소를 배출할 수 있는 권리를 사고파는 걸까요?
탄소배출권 거래제는 기후변화의 원인인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한 대책 중 하나로 도입됐어요. 온실가스는 태양에서 오는 에너지가 지구 표면에 반사된 뒤 다시 우주로 빠져나가지 않도록 붙잡는 역할을 해요. 지구를 온실처럼 따뜻하게 해줍니다. 온실가스가 없다면 지구는 무척 추워서 우리가 살 수 없었을 거예요.
하지만 산업화 이후 온실가스양이 많이 늘어난 게 문제예요. 석탄·석유 같은 화석 연료를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공기 중 이산화탄소가 너무 많아졌어요. 이산화탄소가 많은 열을 지구에 가두면서 기온이 올라갔고 이전에 없던 이상 기후 현상이 생겼죠. 최근 우리나라를 포함해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대형 산불도 기후변화 때문이라고 해요. 기후변화로 인한 고온 현상과 극심한 가뭄이 땅을 건조하게 만들었고, 산불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많습니다. 기후변화가 지속되면 빙하가 녹고 해수면이 상승해 많은 생물 종이 멸종하게 된다고 해요.
국제 사회는 기후변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각국이 배출할 수 있는 탄소배출량을 제한하기로 했어요. 배출할 수 있는 양보다 탄소를 적게 배출한 국가가 많이 배출한 다른 국가에 할당량을 팔 수 있도록 한 게 탄소배출권 거래제의 시작이랍니다.
우리나라는 그해 배출할 수 있는 탄소의 총량을 정하고 그에 맞춰서 기업들에 탄소배출권을 나눠주고 있습니다. 기업들은 자신이 받은 탄소배출권보다 적은 탄소를 배출하면 남은 탄소배출권을 팔아요. 반대 경우라면 부족한 탄소배출권을 사죠.
탄소배출권 거래는 유럽에서 가장 활발해요. 지난달 유럽연합(EU)의 탄소배출권 거래소에서는 탄소배출권이 1t당 100유로 넘는 가격에 거래됐다고 합니다. 3년 사이 다섯 배나 오른 값이에요. 탄소배출량을 줄이지 못하면 그만큼 기업엔 금전적으로 손해가 된다는 뜻이죠.
김나영 양정중 사회과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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