秀景 金喆慶
눈 덮인 숲길이
서서히 초록빛 숲길로
옷을 갈아입는다
하얀 침묵을 덮던 길
봄의 얇은 숨결 받아
빛의 결 달라지고
땅은 생명의 언어로 깨어난다
그 새벽 같은 틈 사이에서
자줏빛 각시붓꽃 하나
고요히, 그러나 단아하게
첫 고개를 든다
겨울의 잔설은
아직 흙 속에 스며 있고
얼음의 기억은 뿌리에 남아 있지만,
각시붓꽃은 그 차가운 시간을 끌어안고
작은 떨림으로 계절을 연다
햇살 한 줄기가
아지랑이의 실로 번질 때,
각시붓꽃은 숨을 고르고
봄의 문을 가장 먼저
은밀하게 연다
우아한 자태는 작고 낮지만
그 뜻은 깊고 선하다
부끄러움 타며
그러나 누구보다 먼저 피어
세상을 깨우려는 세련된 용기
저녁빛 숲을 감싸면
자줏빛 꽃잎은
가느린 물결처럼 흔들리고
숲의 고요함은
그 흔들림 따라
심연으로 빠져든다
나는 그 앞에서
겨울과 봄이 맞닿는 순간을 듣는다
눈의 차가움이 사라지고
초록의 숨이 살아나는 경계에서
각시붓꽃은 말없이
한줄기 빛을 올린다
그때 나는 알았다
해 저무는 숲길에서 만난
이 작은 꽃 하나가
언 땅 속 생명의 언어로
오늘 내 마음에
첫 봄을
은은한 기쁨을
슬그머니 열어주었다
카페 게시글
좋은 글.시
해저무는 숲길의 자주빛 각시붓꽃
지니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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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52
26.03.27 21:03
댓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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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수경 김철경.처음 접하는 시인입니다
각시 붓꽃 늦은 봄에 가끔 보이는앙증맞은 붓꽃
좋은시 잘 읽었습니다.
지기님 댁에도 피었나봅니다, 보라색꽃이 예뻐요^^
@지니맘 늦은밤 살그머니 왔는데
안주무셨어요.?
울집엔 큰 붓꽃만 있고 아직 안피었네요
가끔 산에 다니다 보면 있어요.^^*
@여울목 네, 요즘 들어 잠이 더 늦네요,
지기님은 화원에 사시던걸요~~^^
@지니맘
에구~
두리서 밤에 잠도 안자고,,,
눈꼴 시러바서~ㅠ
ㅋㅋㅋ ~
@초보 초보님도 저랑 눈꼴 시러븐적 있었는데~~ㅎ
그것도 남의집에서~~ㅎ
@지니맘
내로 남불 ㅋㅋ
@초보 잘 아심서~~ㅎ
@지니맘
그러니깐
나랑 밤새운건
로맨스,
고로
초보랑 밤 새워야징~ ^^
@초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