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음식, 냉장고 바로 넣어도 된다?”…갑론을박, 진실은?
음식 상온에 방치 시 볶음밥 증후군 위험↑...식약처가 안내하는 올바른 보관법은?
메리 퓨더(사진)는 먹다 남은 음식은 따뜻한 상태에서 냉장고에 바로 넣는 게 좋다고 주장했다. [사진=틱톡 ‘madamesweat’]
뜨거운 음식을 냉장고에 바로 넣어도 되는지에 대한 논란이 해외에서 화제다.
최근 미국 매체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건강·위생에 대한 콘텐츠를 제작하는 메리 퓨더는 남은 음식을 식히기 위해
바깥에 두고 방치하지 말 것을 주장했다.
따뜻한 음식을 냉장고에 빨리 넣을수록 이롭다는 것이다.
그는 “항상 냉장고에 음식을 넣기 전엔 밖에 두고 식혀야 박테리아가 성장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틀린
정보”라고 말했다.
메리에 따르면 음식을 식히기 위해 바깥에 오래 두기보다는 가급적 빨리 넣는 게 좋다.
2시간 넘게 밖에 놔둔 음식이라면 버려야 한다.
냉장고에 넣을 땐 음식을 얇은 접시에 덜면 냉장고에서도 빨리 식힐 수 있다고 그는 말했다.
틱톡에서 76만 명 넘는 구독자를 보유한 그의 발언은 누리꾼들의 논쟁에 불을 지폈다.
메리의 영상을 본 한 사람은 “난 항상 뜨겁거나 따뜻한 음식을 30분 정도 바깥에 둔다”며 “냉장실 내부 온도에
영향을 주지 않는 방법이다”고 말했다.
또다른 의견으로는 “박테리아 때문에 아니라 냉장고에 있는 다른 음식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식혀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남은 음식을 냄비에 두고 다음날 먹어도 아무렇지 않았다” 등이 나왔다.
음식 상온에 방치하지 않는 주장은 올바른 보관법…볶음밥 증후군 등 피할 수 있어
메리의 주장처럼 조리된 음식을 상온에 방치하지 않는 습관은 올바른 음식 보관법이다.
바실러스 세레우스 등과 같은 세균이 성장하지 못하도록 막을 수 있다.
바실러스 세레우스는 135도 넘는 고온에서 4시간 동안 가열해도 사라지지 않는 독소를 만들어내 식중독을
일으킨다.
심하면 볶음밥 증후군같은 위험한 상황이 벌어지기도 한다.
볶음밥 증후군은 2008년 벨기에 브뤼셀에서 한 대학생이 파스타를 먹고 숨진 사건에 의해 밝혀졌다.
이 학생은 삶은 파스타면을 실온에 5일 동안 보관했다가 다시 조리해 먹었다.
식후 30분 만에 두통, 복통, 구토 등에 시달리다 10시간 뒤 결국 목숨을 잃었다.
현지 수사 당국에 따르면 사망 원인은 바실러스 세레우스 균이었다.
균에 의해 간세포 괴사, 급성 간부전이 발생해 죽음까지 이어진 것이다.
바실러스 세레우스균은 쌀이나 파스타와 같은 탄수화물 식품에서 잘 발견된다.
조리된 음식을 비롯 파스타면, 라면 등 건조 식품도 주의하는 게 좋다.
리스테리아균도 일상에서 노출되기 쉽다.
껍질을 벗긴 삶은 달걀을 따뜻한 온도에서 보관하면 리스테리아균이 번식할 가능성이 높다.
씻지 않은 얼음틀에서도 흔히 발견된다.
리스테리아균은 영하 20도에서도 살아남는 생존력을 지녔다.
식약처도 음식 2시간 안에 먹고 냉장보관 권장…
주변 식품 보호하고 전력소모 줄일 수 있어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조리된 음식은 2시간 안에 먹는 게 가장 좋고, 바로 먹지 않는다면 냉장 또는 냉동
보관해야 한다.
따뜻한 음식은 60도 이상에, 차갑게 먹을 음식은 5도 이하에서 보관할 것을 권장하고 있지만 일반 가정집
냉장고에는 보온 기능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럴 땐 음식을 식혀 냉장고에 넣는 방법이 있다.
여러 용기에 내용물을 나눠 담아 열을 분산시키거나, 싱크대에 차가운 물이나 얼음을 채워 보관용기를 담그면
된다.
음식을 따뜻한 상태에서 냉장고에 넣으면 좋다는 메리의 의견과 달리 국내 대형 가전업체도 충분히 식힌 다음
냉장고에 보관해야 한다고 안내하고 있다.
뜨거운 음식의 열기로 인해 주위 식품이 상할 위험이 크고 냉장고 전력 소모가 많아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최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