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길 곳곳에 낙동강 전망대
소문대로 갈선대의 조망은 환상적이었다. 거의 완벽한 원을 그리며 유유히 흘러가는 낙동강이 발아래 깔렸다. 북쪽으로 이어지는 산줄기 너머로 바위 병풍을 두른 청량산의 실루엣이 펼쳐졌다. 한 폭의 동양화 가운데 서 있는 것 같았다. 돌아가며 기념촬영을 하느라 한바탕 야단법석을 떤 뒤 다시 산길을 따라 이동했다.
- ▲ 1 신세동 벽화마을.
갈선대 이후 바위지대가 수시로 나타났다. 성벽 같은 바위에 올라 주변을 돌아보며 숨을 돌렸다. 왕모산 정상은 생각보다 멀었다. 계단처럼 계속 나타나는 비탈길을 통과해 마침내 꼭대기에 도착했다. 정상의 널찍한 헬기장 왼쪽 구석에 안동 산맥산악회에서 마련한 ‘왕모산 648m’로 표시된 철제 정상팻말이 보였다.
- ▲ 2 동부동 5층 전탑.
왕모산 정상 조망은 헬기장에서 북서쪽으로 조금 떨어진 곳의 두 그루 노송이 있는 장소가 가장 뛰어나다. 나무 아래 평상에 앉아 굽이굽이 휘어지며 흘러가는 낙동강을 굽어보는 재미가 남다른 곳이다. 평상에 둘러앉아 김밥으로 허기를 달랜 다음 하산길을 재촉했다.
북쪽으로 연결되는 내리막 능선길도 아름드리 노송과 참나무가 빼곡했다. 급하게 고도를 낮춰 이정표가 있는 삼거리에 도착했다. 갈선대 바로 위의 삼거리에서 산허리를 가로질러 이어지는 곳이다.
주차장으로 원점회귀하려면 이곳에서 왼쪽 길을 따라야 한다. 하지만 일행을 기다리는 버스가 있는 단천교 방면으로 가려면 오른쪽으로 내려서야 한다. 산허리를 가르는 임도를 타고 굽이굽이 돌아가니 점차 고도가 낮아졌다. 그리고 잠시 뒤 나타나는 한골 입구와 목실마을을 지나니 낙동강을 건너가는 단천교가 모습을 드러냈다. 산행은 이곳에서 끝났다.
- ▲ 3 도산서원 건너편의 시사단. 4 월영교 야경.
[안동의 명소]
신세동 벽화마을 2009년 마을미술프로젝트에 의해 조성된 곳으로 안동시내에 위치하고 있다. 안동역에서 걸어서 갈 수 있는 거리로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는 곳이다. ‘복덩이 할머니’, ‘멋쟁이 아저씨’ 등 유명한 벽화도 있다. 벽화가 그려진 골목을 타고 조금씩 올라가다 보면 어느덧 제법 높은 곳에까지 오른다. 안동시내와 낙동강을 전망할 수 있다.
동부동 5층 전탑 안동역 바로 옆에 숨어 있는 통일신라시대의 전탑으로 높이 8.35m다. 보물 제56호로 지정되어 있다. 이곳은 옛 법림사 터라고 전하는데, 근처에 있는 당간지주가 옛 절터임을 뒷받침해 주고 있다. 원래는 7층이었으며, 금동제의 상륜부가 있었다고 전한다. 6·25전쟁 때 일부 파괴된 것을 1962년에 현재의 모습으로 복원했다.
도산서원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유학자 퇴계(退溪) 이황(李滉, 1501~1570)의 학문과 덕행을 기리고 추모하기 위해 1574년(선조 7)에 지어진 서원이다. 봄과 가을에 향사를 지낸다. 서원의 건축물들은 전체적으로 간결, 검소하게 꾸며졌으며 퇴계의 품격과 학문을 공부하는 선비의 자세를 잘 반영하고 있다.
도산서원은 건축물 구성면으로 볼 때 크게 도산서당과 이를 아우르는 도산서원으로 구분된다. 도산서당은 퇴계선생이 몸소 거처하면서 제자들을 가르치던 곳이고, 도산서원은 퇴계선생 사후 건립되어 추증된 사당과 서원이다. 현재 사적 제170호로 지정되어 있고, 경북 안동시 도산면 토계리에 위치하고 있다.
월영교 안동호 조정지 댐에 설치된 다리. 2003년 개통되었으며 길이 387m, 너비 3.6m로 국내에서는 가장 긴 목책 인도교다. 다리 한가운데에는 월영정(月映亭)이 있다. 호숫가에 벚나무가 많아 벚꽃이 필 때 많은 이들이 찾는 안동의 명소다. 조명이 아름다워 밤경치를 구경하러 오는 사람들이 많다.
[산행길잡이]
자가용 이용자는 원점회귀형 코스가 무난
왕모산 산행 기점은 도산면 원천리 내살미에 위치한 주차장이다. 등산안내도와 정자, 물을 보충할 수 있는 수도시설도 있는 곳이다. 이곳에서 동쪽으로 이어지는 뚜렷한 산길을 따라 570m 가면 왕모당이다. 다시 이어지는 능선길을 따르면 천곡지 삼거리를 거쳐 갈선대에 올라선다.
갈선대를 내려오면 한골로 이어지는 삼거리를 지난다. 이 길은 정상에서 내려오는 하산로와 이어진다. 동쪽으로 이어지는 능선길을 계속 따르면 왕모산 정상에 오른다. 정상 팻말 왼쪽으로 조금 내려가면 노송 밑에 전망이 좋은 평상이 있다.
하산길은 북쪽 능선을 따른다. 제법 가파른 숲길이 한동안 이어진다. 목실 입구를 알리는 이정표 삼거리에 이른다. 주차장으로 원점회귀하려면 이곳에서 내살미, 왕모당 방향의 왼쪽 길을 따른다. 단천교로 가려면 한곡 입구 방향을 선택해 진행한다. 하산 후 이용할 만한 차량이 없다면 원점회귀 산행이 바람직하다.
내살미 주차장에서 갈선대 삼거리를 거쳐 왕모산 정상까지 2시간 남짓 소요된다. 정상에서 북쪽 능선으로 한골 입구 삼거리까지 40분이면 내려선다. 이후 왼쪽 길로 갈선대 삼거리를 거쳐 내살미 주차장까지 1시간 정도 걸린다. 한골 입구 삼거리에서 오른쪽 길을 이용해 단천교까지 갈 경우 50분이 소요된다.
교통 일단 안동까지 간다. 서울 청량리역에서 1일 7회(06:40~21:13) 안동행 무궁화 열차가 운행한다. 3시간 20분, 1만5,500원. 동서울터미널에서 오전 6시부터 오후 11시까지 30분 간격으로 운행하는 직행버스 이용. 2시간 50분, 1만6,500원.
안동역 앞 교보생명에서 1일 3회(06:00, 12:40, 17:20) 출발하는 67번 시내버스로 내살미(왕모산 입구)에서 하차(약 1시간 소요). 내살미에서 나가는 버스편은 07:15, 14:00, 18:40. 안동역 앞 교보생명에서 출발하는 67번 버스는 번호는 같아도 목적지가 내살미, 청량산, 도산서원 등 여러 곳이니 이용할 때 주의해야 한다.
숙박 산행기점인 원천리에 숙식시설이 없으니 안동시내의 시설을 이용한다. 안동역에서 걸어서 5분 거리인 ‘고타야(안동)게스트하우스’(예약 010-4367-0226)를 이용하면 산행과 안동지역 여행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다인실 기준 1인당 1만8,000~2만2,000원. 이곳에서는 안동 필수 여행코스 빅5투어도 운영한다. 안동의 주요 관광지인 하회마을(부용대), 병산서원, 도산서원, 봉정사, 제비원을 하루에 돌아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게스트하우스 숙박객이 아니라도 투어에 참가할 수 있다.
- ▲ 5 안동 찜닭.
맛집 안동의 먹을거리 가운데 가장 유명한 것이 ‘안동찜닭’이라 할 수 있다. 1980년대부터 안동의 재래시장에서 즐겨먹기 시작한 음식이다. 토막 친 닭고기에 각종 채소와 당면을 넣은 안동찜닭은 육류 요리이면서도 저렴하고 푸짐해 시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구시장 내에 찜닭집이 모여 있는 거리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