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y on a Dolphin
(해녀)
1957년 미국영화
감독 : 진 네굴레스코
출연 : 소피아 로렌, 알란 랏드, 클립톤 웹
호르헤 미스트랄, 로렌스 네이스미스
이탈리아 최고의 여배우 소피아 로렌이 헐리웃에 진출한 것은 1957년 이었습니다. 당시 나이 23세로 한창 젊음과
야성을 갖춘 시기였습니다. 육체파 여배우였던 소피아 로렌의 큰 가슴을 빗대어 미국에서는 '두 개의 거대한 산이
넘어왔다'라고 말할 정도였습니다.
헐리웃 진출작인 '해녀(Boy on a Dolphin)' 에서는 불멸의 서부극 '셰인'의 스타 알란 랏드와 공연했습니다.
그리고 이후 출연작들에서 '캐리 그랜트' '존 웨인' '윌리암 홀덴' '클라크 게이블' '안소니 퀸' 등 헐리웃을
대표하는 최고 스타들과 줄줄이 공연할 정도로 이 이탈리아 글래머 여배우에 대한 헐리웃의 대우는 남달랐습니다.
물론 세계적 빅 스타이긴 하지만 아버지뻘 되는 몇몇 배우들과 연인으로 출연했기 때문에 헐리웃 중견스타 라는
명목으로 20대의 이 젊디 젊은 이탈리아 미녀를 품에 안는 행운을 몇몇 배우들이 누린 셈이죠.
유럽 배우들이 헐리웃에서 제대로 자리잡기는 결코 호락호락한 것이 아니었음에도 소피아 로렌은 앞서 헐리웃에
진출했지만 제대로 자리잡진 못했던 선배배우인 지나 롤로브리지다와 비교할때는 꽤 성공적으로 눌러앉았습니다.
'해녀' 출연부터 시작해서 4년간 무려 12편의 헐리웃 영화에 연속으로 출연했으니까요. 그 덕분인지 이탈리아
복귀작인 '두 여인'에서 비 영어권 영화로는 보기 드물게 아카데미 여우 주연상 수상을 하는 영예를 누립니다.
그 이후 소피아 로렌은 헐리웃에 성공적으로 입성한 여배우였음에도 조국 이탈리아와 헐리웃을 넘나들며 꾸준한
활약을 했고 '엘리자베스 테일러'나 '오드리 헵번'과 동급의 전설적 여배우로 남게 되었습니다.
헐리웃 진출작 '해녀'는 영화 자체로는 그닥 수작이라 할 수는 없습니다. 그냥 평범한 오락 로맨스입니다. 상대역인
알란 랏드는 당시 톱스타이긴 했지만 덩치가 큰 소피아 로렌과 비교할 때는 많이 왜소해 보였고, 일단 소피아 로렌의
매력은 충분히 보여주는데 그친 범작이었습니다. 시작은 알랏 랏드라는 작은 배우와 했지만 이후 '존 웨인' '캐리
그랜트' '안소니 퀸' '찰톤 헤스톤' '그레고리 펙'등 소피아 로렌의 덩치와 어울리는 배우들과 공연을 하게 됩니다.
'해녀'는 그리스 바다에서 발견된 고대 유물을 둘러싼 해프닝을 다룬 영화입니다. 소피아 로렌은 그리스 여인으로
출연합니다. 그리스 해안지대 방앗간 처녀인 페드라(소피아 로렌)는 미역을 따러 잠수하다가 우연히 '돌고래를
탄 소년'의 모습을 한 거대한 조각상을 발견합니다. 그런데 이 조각상이 고대 유물이었고, 페드라의 남자친구인
리프와 의사인 호킨스 박사는 그 조각상을 팔아서 큰 돈을 벌려는 계획을 세웁니다. 페드라에게 골동품
밀반업자인 파말리(클립톤 웹) 그리고 고고학자인 제임스(알란 랏드) 두 외국인이 접근해 옵니다.
파말리는 페드라와 리프를 꼬드겨 돈을 줄테니 조각상을 팔라고 하고, 제임스는 유물은 그리스 정부에 기증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돈에 탐이 난 페드라와 리프는 제임스를 따돌리고 파말라의 제안을 받아들입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페드라는 제임스에게 마음이 가고 돈과 양심 사이에서 흔들립니다. 이러한
분위기를 눈치챈 리프는 사악한 본성을 드러내며 조각상을 넘겨줄 계획에 착수하는데.......
평화로운 그리스 해변을 배경으로 조각상을 둘러싼 욕망과 음모, 사랑을 다소 코믹하게 그려낸 낭만적인 영화
입니다. 결국 돈보다 사랑과 양심을 택한 페드라와 미국인 고고학자와의 사랑의 결실로 끝나는 지극히 동화적
이고 일반적인 내용입니다. 영화의 초반, 물에 젖어 속히 훤히 비치는 소피아 로렌의 축축한 의상이 이 영화의
대표적 스틸사진으로 널리 알려졌고, 소피아 로렌을 소개하는 내용에 자주 등장하는 사진이 됩니다. 영화는 크게
걸작이 아니지만 소피아 로렌의 23세 매력발산이 된 작품이 된 셈입니다. 물론 그녀의 매력에 알란 랏드의
존재감은 완전히 죽어 버렸죠. 4년전 출연한 '셰인'으로 큰 명성을 높였던 알라 랏드도 소피아 로렌의 빛나는
존재감앞에서는 그냥 초라하기 짝이 없는 한 명의 출연진에 불과했습니다.
영화의 원제인 '돌고래를 탄 소년'이 아닌 '해녀'라는 제목으로 우리나라에 개봉한 것은 역시 소피아 로렌의 매력을
부각시키는데 더 주력한 느낌입니다. 물론 그녀의 매혹적인 잠수장면이 많이 등장하진 않지만 영화 도입부에서
보여준 잠수복 의상은 수십년동안 소피아 로렌을 상징하는 부분이 되어 버립니다. 소피아 로렌의 매력과 그리스
해변의 평온함을 함께 느낄 수 있는 50년대 고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