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향기가 살랑살랑 가을바람을 타고 코끝을 간질인다. 이럴 땐 주저 말고 향기의 근원을 쫓아 떠나봄 직하다. 마침 이맘땐 전국 곳곳에서 가을꽃 축제를 여니, 기왕 꽃을 즐기기로 마음먹었다면 수십만·수백만 꽃송이가 물결을 이루는 축제장으로 가보는 게 어떨까. 꽃은 한송이도 예쁘지만 한데 모여 피어 있는 모습이 더 화려한 법이니 말이다. 꽃 무더기에 파묻힌 채 소중한 사람과 잊지 못할 추억을 쌓고 ‘인생샷’도 건지는 즐거움을 가을꽃 축제가 아니면 어디서 누리겠는가. 풍성한 먹거리·즐길거리는 덤이다.
가을의 꽃 ‘국화’ 매력에 흠뻑~
전남 화순국화향연 전남 화순군 화순읍 남산공원 일대
11월11일까지 5만㎡ 부지서 열려 현애국 등 다양한 국화가 한자리에
국화의 계절이다. 봄꽃처럼 화사하진 않지만 단아한 자태와 깊은 향기로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는 꽃이 국화다. 26일 ‘2018 화순국화향연’이 열린 전남 화순군 화순읍 남산공원은 국화의 매력을 만끽하려는 관광객들로 가득했다. 아직 때가 일러 꽃이 만개하진 않았으나 사람들의 눈길과 발길을 사로잡기에는 모자람이 없었다.
화순군은 2013년부터 군화(郡花)인 국화를 소재로 축제를 열어왔다. 올해는 남산공원에 약 5만㎡(1만5125평)의 국화동산을 조성하고 그곳을 현애국·화단국·복조국 등 다양한 종류의 국화 수십만송이로 채웠다. 빨강·노랑·하양 등 다채로운 색깔의 국화로 둘러싸인 공원 산책로는 말 그대로 ‘꽃길’이 됐다. 가족·연인과 함께 이 꽃길을 걷는 이들은 걷다 서기를 반복하며 사진을 찍느라 바빴다. 그도 그럴 것이 산책로 어딜 서도 ‘포토존’이며 누가 찍어도 ‘사진가’가 되기 때문이다.
축제장에 먹거리·즐길거리가 빠질 수 없다. 공원 한편에는 복숭아와 토마토 등 화순 농특산물을 저렴하게 판매하는 부스와 먹거리장터가 마련됐다. 국화 심기 등을 할 수 있는 체험부스도 꾸려졌다. 그중 관광객이 찍은 사진을 엽서로 만들어주는 ‘포토엽서 만들기’ 부스의 인기가 특히 높다. 이 엽서에 하고픈 말과 수신인 주소를 적은 다음 공원 한편에 설치된, 국화줄기를 엮어 만든 우체통에 넣으면 1년 뒤 배달된다.
올해 축제는 11월11일까지 열린다. 축제기간 중 토요일과 일요일엔 국악·인형극·마술 공연 등이 공원 곳곳에서 진행된다. 11월로 접어들면 국화가 비로소 만개할 터. 곧 국화의 고혹적인 자태도, 그윽한 향기도 배가될 것으로 기대된다. ☎061-379-3575.
화순=양석훈, 사진=현진 기자 shakun@nongmin.com
충남 서산국화축제(~11월4일)
충남 서산시 고북면 복남골길 일원에서는 ‘국화, 그 가을빛 추억 속으로’라는 주제로 ‘서산국화축제’가 열린다. 올해 21회째를 맞은 축제는 고북면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동아리를 조직해 서산의 시화(市花)인 국화를 재배하면서 시작됐다. 이번 축제는 빨갛게 익어가는 사과 과수원 안에 국화전시장을 조성한 게 특징이다. ☎041-660-3935.
전북 익산천만송이국화축제(~11월4일)
이맘때면 전북 익산 익산중앙체육공원에는 전국 최고 규모의 국화정원이 조성된다. ‘익산천만송이국화축제’가 바로 그것. 이곳에선 오색 국화와 국화분재를 비롯해 다양한 국화조형물을 만나볼 수 있다. 또한 화려한 조명과 발광다이오드(LED) 음악분수도 더해져 관람객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한다. ☎063-859-4977.
경남 거창국화전시회(~11월4일)
경남 거창군은 거창사건추모공원에서 ‘제11회 거창국화전시회’를 개최한다. 올해는 100여종, 10만본의 국화로 꽃가마·엿장수·헬리콥터·동물 등의 모형을 만들어 선보인다. 또한 분재·다륜대작(한포기 국화의 가지를 사방으로 퍼뜨려 커다란 구모양으로 만든 작품) 등 다양한 국화도 전시된다. 전시회장을 7개로 나눠 구간별로 주제를 부여하고 국화로 만든 여러가지 조형물도 감상할 수 있다. ☎055-940-8513.
경남 거제섬꽃축제(~11월4일)
‘거제섬꽃축제’는 경남 거제시농업개발원에서 열린다. 2018년 경남 대표축제로 선정된 이 축제는 형형색색의 꽃들이 바다를 이루며 방문객들에게 향긋한 꽃향기와 가을날의 추억을 선사한다. 행사장에는 100여종의 국화·초화류로 꾸민 농심테마파크, 250여종의 국내외 동백으로 꾸민 세계동백원, 거제도의 야생화들로 꾸민 거제섬꽃동산 등 다채로운 볼거리가 가득하다. ☎055-639-6443.
경남 마산가고파국화축제 (~11월9일)
‘마산가고파국화축제’는 경남 창원의 대표적인 가을꽃 축제다. 축제는 마산가고파수산시장 장어거리 앞과 창동·오동동 일대에서 진행된다.
올해로 18회째를 맞은 축제는 ‘가을, 국화로 물들다’라는 슬로건 아래 11만본의 국화로 꾸며진다. 또 창원 축제·먹거리 등을 주제로 한 국화작품 9500여점이 전시된다. 철새 탐조 명소인 주남저수지도 가까운 거리에 있다. ☎055-225-2341.
전북 고창국화축제 (~11월11일)
‘고창국화축제’는 전북 고창의 고인돌 유적지와 운곡람사르습지를 함께 즐길 수 있어 이색적이다.
고인돌공원 일대에서 열리는 축제에서는 900m 길이의 산책로를 따라 조성된 오색 국화를 만끽할 수 있다. 거기다 나무나 돌에 국화분재를 키운 목부작·석부작 등 다양한 분재가 눈길을 잡아끈다. ☎063-560-8863.
전남 월출산국화축제 (~11월11일)
깊어가는 가을을 맞아 전남 영암에서는 ‘월출산국화축제’가 열린다. ‘가을여행! 국화향기 가득한 영암으로’라는 주제로 월출산 기찬랜드에서 열리는 축제에는 17만여점의 국화작품이 들어찬다.
이곳에선 영암도기·큰바위얼굴 등 영암만의 국화조형물을 관람할 수 있다. 또한 11월3·4·10일에는 ‘월출산 마스코트 퍼레이드’도 진행하니 놓치지 말고 챙겨볼 일이다. ☎061-470-2347.
경기 아침고요수목원 국화전시회 (∼11월25일)
축령산의 품에 안긴 수목원에서 한폭의 수채화 같은 가을풍경이 펼쳐진다. 특히 수목원 안 산수경온실을 가득 메운 다양한 국화들이 눈길을 끈다. 이번 전시회는 국화향기를 맡으며 풍류를 즐기는 ‘가을소풍’을 주제로 꾸며졌다.
주제에 걸맞은 형상작과 다륜대작·국화분재·대국 등을 느릿느릿 감상하며 여유를 즐기기가 좋다. ☎1544-6703. ◇사진제공=각 지방자치단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