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캄브리아 시대 중 원생누대인 19억년 전에 생긴 바위로서 연천에서 가장 오래된 암석인 선바위
[선(先)캄브리아 시대는 지구가 탄생한 약 46억 년 전부터 최초로 눈으로 보일 정도의 껍질을 가진 생물(Small Shelly Fossil)의 출현으로 시작된 캄브리아기, 즉 5억 4천만 년 전까지의 시기로서 지구 전체 역사의 약 88 %를 차지하는 긴 시기이다. 명왕누대(Hadean eon), 시생누대(Archaean eon), 원생누대(Proterozoic eon)를 모두 포함하는 기간을 지칭하는 말로, 공식적인 용어는 아니지만 학계에서 편의상 널리 사용된다. 원생누대는 25억년 전부터 5억 4천 100만년 전까지를 가리키는 지질시대이다.]
연천군 전곡읍 은대리에 소재하는 선바위
경기도 연천군 전곡읍 은대리에 ‘선바위’ 또는 ‘선암’, ‘입암(立岩)’ 등으로 부르는 곳이 있다. 선바위가 소재하는 은대리는 전곡리 북쪽에 위치하며, 은대리 서쪽으로는 ‘황대리’가 위치한다. 은대리는 본래 양주근 영근면 지역으로서, 고려가 멸망한 이후에 ‘김양남(金揚南)’이 두 임금을 섬기지 않는다며 ‘음터(隱垈)’에 은거했기에 지명이 형성되었다. 특히 은대2리에는 대략 둘레 50m, 높이 15m 정도의 독특한 지형이 있는데, 그곳을 마을 주민들은 ‘선바위’라 부른다.
이시랑과 선녀와의 만남
옛날 송화가루가 날리던 어느 봄날, 옥색 저고리에 다홍치마로 단장한 한 선녀가 선바위 꼭대기에 앉아, 바느질 바구니를 놓고 바느질하고 있었다. 선녀는 바느질하다가 잠시 쉬는 틈에 주위 경관을 바라보았는데, 그때 마침 은대리에 사는 힘이 세고 용모가 단정한 ‘이시랑’이라는 젊은이가 그 근처를 지나는 중이었다. 이시랑은 바느질하다가 잠시 쉬고 있는 선녀를 보고는 발길을 멈추었다. 그리고 선바위에 올라가 “선녀를 만나보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이시랑이 아무리 장사라고 하더라도 십여 미터나 되는 바위 꼭대기에 올라갈 수는 없었다. 이시랑이 바위에 오르려 하면 미끄러지고, 또 오르려고 하면 미끄러졌다. 아무리 애를 써도 바위에 오를 수가 없었다.
도끼로 바위를 찍어 오르려는 이시랑
이시랑은 바위에 오르는 것을 멈추고, 바위에 오를 수 있는 방법을 골똘히 생각하였다. 그리고 마침내 바위에 오를 수 있는 한 가지 묘책을 생각해 냈다. 그는 자신이 죽는 한이 있더라도 선녀의 아름다운 모습을 가까이에서 보고 싶은 마음에 '도끼로 바위를 찍어서' 올라가기로 작정하였다. 이시랑은 집으로 돌아가서 도끼를 가지고 와 도끼로 바위를 찍으면서 올라가기 시작하였다. 이시랑이 반쯤 바위에 올랐을 때, 선녀도 이시랑을 보았다. 그런데 바위에 오르려는 이시랑을 보고 선녀는 위험을 느끼고, 그만 바느질 그릇도 둔 채 하늘로 올라가 버리고 말았다.
선녀를 만나지 못하고 죽은 이시랑
죽기를 각오하고 도끼로 찍어가면서 바위에 오르던 이사랑이 바위 위를 올려다보았다. 그때 선녀가 바위에서 일어나 하늘로 올라가는 것이 보였다. 순간 온몸에 힘이 풀린 이사랑은 마음이 상해 도끼를 내던지고 하늘을 향해 고함을 질렀다. 그러나 하늘로 올라가는 선녀를 잡을 수는 없었다. 바위에서 내려온 이시랑은 그 일로 정신줄을 놓았다. 그리고는 바위 아래를 흐르는 차탄천[장진천]에 몸을 던져 세상을 뜨고 말았다고 한다. 그 후 시간이 흘러 은대리 벌판 한쪽에 서 있는 바위에는 이시랑이 선녀를 만나기 위해 오르려고 했던 ‘도끼 자국’이 선명하게 남았으며, 바위 아래는 도끼에 깎여 넘어질 듯 서 있게 되었다고 한다. 그 후 마을 주민들은 이 바위가 “위태롭게 서 있다.”라고 해서, ‘선바위’로 부르고, 그 인근 지명도 ‘선바위’, 또는 한자로 ‘선암’이나 ‘입암’ 등으로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연천군 은대리 선바위 위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