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초 2009년 시작 약속 뒤 입장 번복만 계속해와 철거 중단 곳곳 쓰레기 가득 - 시, 도시계획 수정해야 할판
경남 양산시 동면 사송택지개발사업 착공이 또 연기될 전망이다. LH(한국토지공사)는 올해 초 발표했던 연내 착공을 사실상 포기한 상태다. 그동안 LH는 내년 말 완공하기로 했던 계획을 수차례 연기해와 주민 불만을 사고 있다.
LH 경남지역본부는 사송택지개발사업과 관련, 연내는 물론 내년 착공도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고 27일 밝혔다.
LH 측은 지난 2월 지역 국회의원인 박희태 국회의장 집무실에서 올 하반기 단지조성공사에 착수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주택 수요가 있을 경우'라는 단서 조항을 단 만큼 연내 착공을 연기하는 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LH 측은 당초 2009년 착공을 1년 미룬 데 이어 지난해 무기한 사업연기를 결정했고 다시 2013년께 사업추진 여부를 재논의하기로 하는 등 방침을 계속해서 번복하고 있다.
이에 지역 주민 불만은 폭발 직전이다. 주민 이주로 텅 빈 집은 철거하다가 중단돼 폐허처럼 방치돼 있고 부지 곳곳에는 쓰레기가 수북하게 쌓여 심한 악취가 진동하는 등 집단 민원대상으로 전락하고 있다. 철거작업은 이날 현재 2535가구 가운데 40% 수준인 722가구 철거에 그치고 있다. 보상금액에 불만을 품고 민원을 제기한 24가구 역시 집을 비우지 않고 있다.
사업이 갈팡질팡하면서 피해도 발생했다. 한국지역난방공사는 2008년 택지개발지구 내 에너지 공급을 위해 민간기업과 합작투자 했지만 사업이 무기한 연기 되면서 10억6000만 원의 손실을 입었다. 양산시도 LH 개발계획을 믿고 수립했던 도시 계획을 전면 손질해야 할 판이다. 양산시 동면 주민 홍성택(53) 씨는 "공공기관이 시행하는 개발과 투자, 그리고 시기결정은 지역경제의 중요한 축"이라며 "그런데도 LH가 수시로 계획을 손바닥 뒤집듯 번복하는 바람에 주민만 피해를 입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LH 관계자는 "공사 내부의 재정여건과 부동산시장의 침체가 맞물려 사업추진에 난항을 겪고 있다"며 "사업 조기착공을 위해 다양한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2005년부터 추진된 사송택지개발사업은 사송·내송리 일대 276만여 ㎡ 부지에 국민임대아파트 5600가구를 포함해 모두 1만2000여 가구의 주택이 들어서는 '미니 신도시' 사업이다. 당초 LH 측은 모두 1조1000억 원을 들여 보상금 지급과 철거작업을 거쳐 내년 12월 말까지 택지개발사업을 완료한다는 계획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