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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중일기 일곱째장#
오늘의 부제 : "우린 무슨 운명으로 만난 걸까?"
Top을
향한 나의 머나먼 여정, 그 길은 언제나 외롭다. by J은짱
처음엔 뛰었다.
이하민 놈과
같이 걷는다는 기쁨에 겨워.
그치만 아픈 몸은 제대로 따라와 주질 않았고,
이내 이하민 놈과 나란히 천천히 보조를
맞춰서 걷기 시작했다.
"너 아픈 애 맞냐? 대체 생각이 있는건지
없는건지..."
"헐~시끄러워, 이 자식아! 내가 아픈게 누구때문인데!!!"
"그래서? 너
아픈 거 내탓이라고?"
"........당연한 거 아니야? 어째 뉘우치는 기색이
없다?!"
"그.....그러길래 그때 그냥 돌아갔음 될 거 아니야!!!
그리고! 니가 관리를 잘못해서
그런거다? 거의 다 낫었는데 도진 거잖아!"
푸핫! 말을 해도 도진게 뭐니...
이하민
놈과 이렇게 말을 하고 있자니,
그냥...그냥 내가 궁에 있는 거 같지가 않다.
아주 평범한...내가 꿈꿔오던 일상의
생활을 맛보고 있으니까.
아주 잠시 동안이지만,
궁에 있었던 게 의원의 말대로 내겐
무리였었나 보다.
이렇게 이하민 놈과 사소한 말을 주고받는 거 조차,
즐겁고 편안하고.....그리고 아주
행복하니까...........
"그건 그렇고 지금 어디 가는
거냐?"
"글쎄.........? 무작정 발길이 닿는 대로...?"
"뭐? 너 미쳤어?
지금 밤 10시가 넘었다고, 너 진짜........"
"....크큭....그걸 또 믿냐? 이하민, 너 꽤
순진하다?"
가만 보면 순진한 것도 같다.
딱! 이럴 때만...말이다. 입만 안열면 귀공자
스타일인데.
그냥 가기 따분한 길거리를 이하민 놈과 투닥이며 가다 보니,
어느 새 내가 가고자 했던 곳으로
와버렸다.
"다 왔어............음....짜잔! 우리
집이야!"
"여기가 어디.....뭐야! 기껏 온다는 데가 여기냐?
얼씨구? 그러고 보니
너.........그냥 집에 와보고 싶어서 나랑 같이 간다고 뻥친거지?"
이제 장난모드는 끝났어,
이하민.
후...난 진지하게 너한테 나에 대해서 털어놓고 싶어서 데려온거야.
그냥.......서로 같이 살게 될
사이인데 모르는 게 있으면 안될 거 같아서..........
"안 들어가냐? 장인장모님 집에서 물
한잔이라도 얻어먹고 가자."
"............................"
"야!
왔으면 들어가야 할 꺼 아니야! 왜 옷은 붙잡고..............."
내 예상이 맞다면, 이하민
놈이 말을 멈춘 이유는...
내 눈물을 봤기 때문일 거다.
들어갈 수가 없어,
이하민.
나도 들어가고 싶은데...그럴 수가 없어...
여긴 내 집이 아니니깐, 그냥...그냥 단지 엄마가 머물고 있는
집이니깐...
"...........그냥 와 본 거야. 여기서..여기서 꼭 하고 싶은 말이
있어서........"
"....................조용하게 하고 싶은 말이면
따라와라."
이하민 놈은 이 곳을 잘 알 것이다.
대한민국의 고위관직을 맡고 있는 사람들이
모여사는 동네니깐.
그래서 이하민 놈의 별궁도 이 근처에 있는
거니깐.
"......우와~여긴 어디야?"
"내가 만들어 달라고 해서
만들어진 언덕. 내 쉼터."
".................기특하네...? 이런 생각도
다하고......."
동네 뒷편으로 빠져 나가니 자그마한 언덕이 보였다.
작아서 그런지
올라가기도 쉬웠고,
그렇지만 동네는 한 눈에 볼 수 있는게 매우 실용적인 거 같았다.
한참을...그렇게 아무 말이
없었다.
"......사실...음.......거기 우리 집 아니야."
"뭐?
말이 되는 소리를 해라. 그럼 거기가 무슨 거지 집이냐?"
"음.........아빠 집이잖아, 그래서 내 집이
아니야.........."
"..............................."
내
진지하고 사뭇 떨리는 목소리를 이하민 놈이 알아챈 것 같다.
밤이라 그런지 하늘도 어둡고,
꼭 이 세상에 이하민 놈과
단둘이 사는 것 같은 느낌.
그래서 이하민 놈에게 내 얘기를 빨리 들려주고만
싶다.
"아빠는......엄마를.....엄마를 사랑하지 않았어.
근데 엄마가 아이를
가져버린 거야. 그래서 아빠는 엄마를 그래도.....
그래도......잠시나마
돌아봐줬어."
"..............................."
"근데, 아이를
낳고 보니까 여자인 거야.
아빠는 엄마가 아이 낳은지 하루도 지나지
않아서......쫓아냈어."
"..............................."
근데
신기하지?
엄마는 그런 아빠를 원망하지 않았다는 거....참 신기하지?
아빠와 같이 사는 그 기생 아주머니를 욕하거나
질투하지 않는다는 거....
엄마가 존경스러워. 그래서 아빠가 더 미운 걸지도 몰라......
그런 엄마에게 상처를
주었으니까,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그 아이 이름은 하은비고, 아빠는 사람들 이목이
있으니까
차마 이혼은 못하고 서울 변두리 쪽에 집 한채를 마련해서 살게
했어."
"..............................."
"나....그렇게
컸어. 아빠 얼굴도 못 본채로.
근데 그렇게 평범하게 컸는데도 평범해지고 싶었다?"
맞아,
그랬어.
난 평범해지고 싶었어.
이상하게 나한테 자꾸 교육을 시켰던 엄마가 이상했었어.
어쩌면 엄마는,
이런 내 운명을 알고 있었던 걸지도....몰라............
"엄마가 학교 끝나면 교육이라는 걸
시키는데,
그거 받느라고 친구들하고 놀지도
못하고.....흡.....흐흑..........."
"..............................."
결국은
울고야 말았다.
엄마가 살고 있는 집에 왔을 때부터 흘러내리려는 눈물을,
눈을 크게 뜨고 어떻게 해서라도 안흘리려고 꾹
참았었는데...
"흐흑......으..으.......어쩌면........나도 알아챘는지
몰라.
내가 흑.....이렇게 되버릴 것을 말이야. 항상 평범해지기를...하....원했어,
나는."
"..............쿡, 너도 내
신세냐?"
"...................응? 흐..흑.....그게.....무슨
소리야?"
"아니야, 아무 것도."
너도 내
신세냐니.....?
니 신세가 어떤데 나한테 그런 소릴 하는 거야?
내 생각에 말이야, 여자의 직감을
믿어보자면.......
너도 무언가가 있는 거 같아.
그 비밀......나한테 털어놔주었으면
좋겠어................
"위로는.....못해주겠다..........
그냥
운명이라고 생각해..............그냥 궁에
적응해봐........"
운명.....운명.............
운명이라고
생각하라고....? 유민이랑 똑같네.
근데 뒤엣 말은 너가 하면 안되는 거잖아.........
나하고 잘 지내지도
않으면서 정작 날 돌봐줘야 하는 건 너면서,
바람이나 피면서.......그런 남편을 둔 내가 어떻게 적응을
해...........
"말....도 안되는 거
알지?"
"......미안..........하.............다.............."
음...너도
알긴 아는구나...
그치만 말이야, 내 욕심은 너무 작나봐.
널 이해할 수 있대. 사랑하지도 않는 나와
결혼해야하는........
그런 너를 이해할 수 있대.
"참 이상하지,
이하민?"
"........뭐가?"
이미 눈물은 차가운 가을 바람에 의해
말라버렸다.
어느 정도 감정을 추스린 내가,
이하민 놈에게 물은 말.
참
이상하지?
"우리 있잖아, 너 말대로 이게 운명이라면 말이야...
우린 무슨 운명으로 만난
걸까?"
"글쎄.......? 엇갈린 운....명? 아니면, 무슨........"
"난
말이야, 우리가 이런 운명이었으면 좋겠어.
어차피 사랑하지 못...할 사이라면.....말이야, 음...
평생을 함께할
동반자라도 되었으면 좋겠어."
"동반자........?"
그래, 동반자
말이야.
어차피 너와 나는 함께 궁에서 살아가야 할 처지잖아.
그러니까 친구라도, 삶을 함께 할 수 있는 친구라도
되었으면 좋겠어.
"응, 우리 친구하자구. 어차피 니가 나 사랑해주긴
글렀으니까."
"................좋....아.........(손을 내밀며) 뭘 그렇게 멍하니 보냐?
악수하자구."
"응! 오늘부로 우리는 친구다! 잘 부탁할게."
그래.
이하민, 이하민...? 이제 우리 친구하자.
이하민이 내밀어준 손을 잡고, 악수를 했다.
영원히.....영원히 우리
친구하자...........약속.....이다???
"그나저나 장모님은 안 보고 가도
되겠냐?"
"쿡, 니가 장모님 하니까 느낌이 이상해."
"얼씨구? 너 많이 기어오른다?
어떡해 할거야, 보고 갈래?"
아니요, 안보고 갈랍니다.
오늘은 그냥 돌아가는 게
좋겠어.
너와 친구가 되어서 좋았던 기분 오늘 하루 동안은 그대로 유지하고 싶은걸.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내 행동에 이하민 놈은 한숨을 포-옥 쉬더니,
나를 일으켜
세우며...
"그럼, 가자. 날씨 춥다? 병아, 이런 날씨에 감기 들린 애가 외출을
하냐?"
".......다 너 때문이잖아! 너가 일찍만 왔어도 빨리 나왔었을거
아냐!"
엄마 생각 때문에 다시금 눈에 고인 눈물을,
꾸역꾸역
삼키고..............
괜히 이하민 놈에게 신경질을 부려본다.
내 마음을 안 걸까? 아무 말 없이 내 손을
잡고 별궁으로
향해준다.
..........
..........
..........
..........
..........
그
시각, 사정전에서는 어전 회의가 열리고 있었다.
오늘의 회의는 순조롭게 진행되었고,
이제 국민의례를 마치고 회의가
파하려고 하고 있었다.
그 때, 예조판서가 말문을 열었다.
"주상전하- 소인이 한 말씀
올려도 되겠사옵니까?"
"무슨 일이오, 예판?"
"왕세자 저하의 문제로 건의드릴 것이
있사옵니다."
예조판서의 입에서 하민이 거론되자,
안좋은 일임을 직감하고 전하의 안색이
흐려졌다.
"그래, 무슨 일인데 그리 심각하게 말을 꺼내는
것이오?"
"전하, 소인 교육을 담당하는 예조판서로서 왕세자 저하의 행실에 대하여 한
말씀
올리겠사옵니다. 괜찮겠사옵니까?"
"해 보도록 하시오, 예판. 내 경청해
보리다."
말은 그렇게 해도 이미 예판의 입에서 무슨 말이 나올지는
대충 예상이 가는
주상전하였다.
하민의 행실에 관한 것이라면 잘못된 것이 어디 한둘이던가?
"저번 인터뷰
사건 일도 그렇고 제가 알아본 바로도 그렇고,
왕세자 저하께서 민초연이라는 규수를 너무 가까이 하시는 듯
싶사옵니다."
"빈궁의 인터뷰 식 때에는 사건이 잘 무마되지 않았소."
"허나 그것이
문제가 아니질 않사옵니까, 폐하?
왕세자 저하께서 그 때 일을 전혀 뉘우치지 않으시고 있다는
점이........."
"알았소. 과인이 잘 타이르리다. 섣불리 이른 걱정은 하는 것이 아니오,
예판."
하민을 사랑하는 전하로서는,
조정 신료들로부터 하민에 대한 비판을 받는 것이
유쾌하지 못했다.
더욱이 틈만 나면 하민을 쪼아대는 조정 신료들의 모습은
전하의 눈에 좋게 비춰지질
않았다.
"하오나, 전하, 소인의 말을 잘 귀......."
"그만하시오,
예판! 그것은 과인이 알아서 하겠다 하지 않았소!"
급기야 주상전하의 진노가
터져나왔다.
잘 흥분하지 않으시는 전하께서 목청을 톺이고 계셨다.
그러자 상황을 파악한 조정 대신들은 입을
다물었고,
사정전 내실은 잠시 고요해질 수 있었다.
그 고요함을 깨는 좌의정의 한
마디.
"한 말씀만 드리겠사옵니다, 전하.
저희는 다만 왕세자 저하께옵서,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 되지 않으시길 바라는
것이옵니다."
좌의정의 그 말에는 많은 의미가 내포되어
있었다.
그 의미를 어렴풋이나마 알아채신 주상 전하는,
더 이상 아무 말 없이 대신들을 쏘아보다가
그대로
사정전을
나가버리셨다.
..........
..........
..........
..........
..........
유민이는
매우 가라앉은 기분을 하고 궁으로 돌아왔다.
엄마에게 다녀왔다는 말을 하기 위해 후궁 처소로 가는 유민이.
현빈은
유민이가 아직까지 오지 않은 것을 걱정하고,
후궁 처소 밖에서 유민이를 기다리며 서성이고
있었다.
"......어? 엄마? 왜 나와 계셨어요?"
"우리 유민이
왔구나. 유민이가 안들어오길래 마중 나왔지."
"많이 기다리셨나봐요? 볼이 빨가세요. 들어가서
계시지......."
"아니야. 이렇게 밖에 나와 있으니 옛날 일도 생각나고
그래서...후후."
현빈이 말하던 옛날 일이란,
지금의 주상전하께서 왕세자셨을 때의 일을
말하는 것이었다.
그 때는, 가슴졸이고 살지 않은 날이 없었었는 듯 싶은 현빈이다.
단 한 순간을 빼고. 지금처럼
이렇게 누군가를 기다리는........
그 때는 주상전하를 기다렸던.....그 순간을
빼고...........
"엄마, 뭐하세요? 날씨 추운데 계속 서 계실 꺼에요?
들어가요."
"으응? 아..그래.....들어가자."
잠시 과거 생각을 하느라
멍해있던 현빈은,
그런 현빈을 흔드는 유민이의 행동에 생각을 접고 말았다.
아쉬움이 남는 눈길, 짙은 향수가 배어있는
눈길은 여전한 채로.......
"현빈마마, 다과상을
차려오겠사옵니다."
"그러게. 이왕이면 야참으로 하게 푸짐하게 차려오게."
"예,
현빈마마."
현빈의 전속 상궁이 다과상을 차리러 사옹원으로 향하였다.
한참을 뜸을 들이다
유민이에게 말을 하는 현빈.
"유민아, 오늘 무슨 일이 있는 거니?
안색이...안좋구나....."
".........엄마, 사실은 있잖아요. 나랑 똑같은 앨
찾았어요."
"응? 똑같은 애라니?"
"나처럼......나처럼 무지 슬픈
애..........궁을 싫어하는 애를요..................."
유민이의 말에 현빈의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대체 누가 궁을 싫어하고,
대체 누가 유민이처럼 슬픈 운명을 타고났단 말인가.
그
아이가 벌써부터 가여워지고, 안타까워지는 현빈이다.
"그......그래..........그래서 그
아이가 누구니?"
"새로 오신.......빈궁마마요............."
"뭐?
빈궁....마마? 유민아, 빈궁마마께서 슬프시다니...그런 말을 하는 게 아니야."
현빈은 유민이와
함께 목숨을 연명하기도 바쁜 터라,
궁궐 돌아가는 사정을 잘 알지 못했다.
혹 바쁘지 않다 하더라도 중전의 감시가
있는데
어떻게 궁을 마음대로 돌아다닐 수 있단 말인가.
"아니에요, 엄마. 빈궁마마 눈을
보면, 눈을 보면........저랑 너무 닮았어요."
".........그러면 궁을 싫어한다는 얘기는 무슨
얘기니?"
"왕세자 저하께서 빈궁마마께 잘 해드리지를 않아요.
여태까지 궁에 들어오셔서 빈궁마마께서는
항상 우시기만 한 걸요."
현빈도 며칠 전에 봤던 빈궁의 모습을 어렴풋이 떠올리기
시작했다.
왕실 가족이 다 같이 모인 자리에서,
새로운 세자빈을 소개해 주셨던 대비마마.
그 때의 빈궁을
생각하니, 유민이의 말이 맞는 것도 같았다.
"그.......래.............우리 유민이가
그럼 빈궁마마께 잘해드리거라."
"......근데요, 엄마. 자꾸 빈궁마마가 좋아지려고
해요."
"으...응? 그게 무슨 말이야, 유민아?"
유민이의 말에 다시 한
번 철렁 내려앉은 가슴을 부여잡는 현빈이다.
빈궁에게 마음을 주고 있다니...
유민이가, 후궁의 자식이 감히 빈궁에게
마음을 주고 있다니...
있어서도 안 되고, 말도 안 되는 이야기에 현빈의 목소리가
떨려나왔다.
"그냥, 그냥 처음에는 불쌍하다는 느낌
뿐이었어요."
"...........그런데???"
"그런데 첫날 밤에, 향원정에서 만나서
친구가 되기로 약속했어요.
친구가 되어주기로 했는데.....그런데 자꾸 마음이........이상해요,
엄마............"
아직은 아니구나, 유민아.
아직은 사랑이 아닌가 보구나,
유민아.
빈궁마마에 대한 너의 사랑이 깨어나기 전에,
그 사랑의 싹을 지워버려야
한다............
속으로는 이런 말을 하고 있었지만,
차마 입 밖으로 유민이에게
말해 줄 수는 없는 현빈이다.
왕실 자손으로 태어난 유민이가 얼마나 가슴앓이를 하는지 알기 때문에......
더 이상
유민이에게 제제를 가하기도 싫었고, 구속하기도 싫은 현빈이었다.
"엄마는 유민이를 믿을게. 그렇지만
너무 마음가는 대로 하지는 말아야 한다..."
"네, 엄마. 아! 시간이 너무 오래되었나 봐요. 이만
가보겠습니다."
"벌써....? 아직 다과상도 안
나왔는데.............."
엄마에게 은비에 대한 말을 털어놓으면,
무언가 내
마음이 정리될 것만 같았다.
그런데 더욱 더 복잡해지고 심란해져버린 내 마음.
차라리 조용한 향원정에 가서 생각을
정리하는 게 나을 듯 싶었다.
"현빈마마, 소인이옵니다. 다과상
들이겠사옵니다."
"그래, 들여라."
유민이와 조금이라도 더 얘기하고픈
현빈이었다.
마음대로 궁에 나다니지 못하고, 항상 방에만 틀어박혀 있어야하는 현빈으로서는,
그나마 유민이와 얘기하는
시간이 가장 행복한 시간이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간다는 유민이를 만류하고, 급히 다과상을 들이게 한
것이었다.
"유민아, 다과라도 먹고 가. 밥은 제대로 먹고 있는
거야?"
"네, 엄마. 걱정하지 마세요."
"....아직도 교육.......받고
있니?"
"네. 아직도 적응이 안되요, 엄마. 어쩌죠? 17년동안 받아오는
교육인데.........."
학교가 마치면 조금 쉬다가 궁으로 와서 교육을 받아야만 하는
유민이에게,
항상 미안한 마음과 안쓰러운 마음을 감출 수 없는 현빈이다.
"엄마가 전하께
말씀드려 볼까? 이제 교육을 쉬엄쉬엄 받게 해달라고...?"
"아니에요, 엄마. 괜히 중전마마께 찍힐지도
모르잖아요?"
"그래도.......아! 그럼 오늘은 교육 못받아서 어떡하니?"
"오늘은 좀
그런데.....헤헤, 내일 보충으로 들어야겠어요."
내일 보충으로 들어야겠다는 유민이의
말에,
가슴이 미어지는 현빈이다.
보충교육은 그만큼 더 힘들고 고된 훈련이 함께 하기
때문이었다.
"엄마도 드셔보세요. 햇과일이라 그런지 정말
맛있어요."
"그래. 밥 남기지 말고 다 먹도록 해. 음....학교는 어떠니?
괜찮아?"
"후후...엄마 학교 괜찮냐는 말 벌써 10번은 넘게 들은 거 같아요.
잘 다니고 있어요.
친구들도........좋구요.................."
힘든가 보구나,
유민아.
말끝을 흐리는 게 엄마는 보지 않아도 알 수가 있어...
엄마가 미안하기만 하구나.
전하를
사모해서 후궁으로 들어올 때는 좋았는데...........
막상 자식을 낳아보니 너에게 몹쓸 짓을 한 것만
같구나..............
"배불러요, 엄마. 이제 그만
가볼게요."
".......그래................조심해서 가거라."
"네,
엄마. 안녕히 주무세요."
드르륵-
문을 열고 유민이
사라졌다.
앞에 놓인 다과상을 멍하니 쳐다보는 현빈.
현빈의 눈에서 눈물 한 방울이 툭
떨어졌다.
내 아들, 내 아들,
유민아..........미안하구나...................
지난 세월이 후회되기만
해................
너에게 너무나도 큰 짐을 맡긴 것만 같아
미안하구나..............
..........
..........
..........
..........
..........
(부비부비~부비부비~)
내
눈을 따갑게 내리쬐는 햇살 때문에,
곤히 자고 있던 나는 눈을 부비부비 비비고 살며시 눈꺼풀을 들어올렸다.
그러자 내
눈 앞에 보이는 건 이하민 놈.
"으악!!! 니가 왜
여깄어!!!!!!!"
"아, 짜증나. 기억 안나냐? 너 나한테 업혀 놓고 바로 잠들었잖아,
병신아."
"어? 내가 그랬나......?"
기억을 더듬어
보니......
어제 저녁 돌아오는 길에 열이 나서 머리도 아파오는 거 같고,
걸어가기도 귀찮아서 이하민 놈한테
업어달라고 했었다.
그리고 나서 바로 잠이 든.........?!!!
"헉쓰! 미안...
그나저나 이건 다 뭐야?"
"간호도구다. 어때? 몸은 괜찮냐?"
"간호도구? 우와~ 열이
싹 내렸내? 크큭, 괜찮은 거 같아."
"당연하지. 잠탱이가 잠만 잘 자더라?
잠도 푹 잤겠다, 내
정성어린 간호도 받았겠다, 당연히 괜찮겠지."
이 녀석, 알고보니 왕자병 끼도 살짝 있는 듯
싶다.
그나저나 지금 시계를 보니......헐~낮...낮...2시다, 젠장.
그럼 이하민 놈이 밤새도록 날 간호해준
건가?
"나 이래뵈도 양심은 있는 놈이다?"
"응, 고마워. 무지무지
쌩유해. 근데....배고파........"
"......크큭........당연하지, 여태까지 잠만 자댔으니. 나가자,
밥먹으러."
"어? 정말? 진심이야?"
"넌 속고만 살았냐? 빨랑 텨나와. 우리 학교도
빠졌는데 놀기라도 열심히 놀아야지."
그러고 보니 학교를 안갔다.
미쳤구나, 하은비. 학교
다니기 시작한지 하루밖에 안됐는데.
친구를 하고 나니 이하민 놈을 대하기가 더 편해졌다.
이제 장난도 치고, 웃기도 할
수 있는...그런 사이가 된
듯하다.
..........
..........
..........
..........
..........
내가
스파게티를 먹자고 강력추천을 하는 바람에
시내에 있는 깔끔한 스파게티 집에 들어가게 되었다.
나란히 손을 잡고
들어갔는데, 뭔가 사람들 눈초리가 이상하다...?
"어머! 왕세자 저하하고 빈궁마마
아니야?"
"선남선녀신걸? 완전 부럽다. 나도 저렇게 태어났으면 얼마나
좋을까..."
"야, 꿈깨라 꿈깨. 정신이나 차리고 스파게티나
먹으셔."
아차! 전국민에게 이하민 놈과 내가 얼굴이 팔려있다는 것을
깜빡 잊어버리고
말았다.
옆쪽 테이블들에서 들려오는 소리 덕분에
왜 사람들이 우리에게 집중을 하나 알 수
있었다.
"하..하..하..이하민아, 우리 자리 옮기는 게 어때?"
"쿡,
왜? 부끄럽냐? 그냥 여기서 먹자, 배고프고 기운도 없다."
"알았어....여기요! 스파게티 기본으로
2개요!"
종업원을 불러 스파게티 기본 2개를 시키니,
나를 빤-히 쳐다보는 이하민
놈.
왜 그러지? 내가 뭐 잘못했나?
"맛없게 스파게티 기본이
뭐냐?"
"아......그냥, 난 원래 친구들이랑 먹을 때 이렇게
먹었는걸...???"
"그러냐? 그럼 말아라."
하은비, 너 그거
아냐?
넌 내가 여태까지 알아오던 애들이랑 딴판이라는 걸.
내가 볼 땐, 넌 궁에 들어오기 전에 밝고 명랑한 애였던 거
같은데,
이제 어쩌냐.......궁에 들어와 버려서...............
"스파게티
나왔습니다. 맛있게 드세요."
"아, 감사합니다.
수고하세요."
"네......."
아침에 자기 바빴으니, 이게 아침 겸
점심이라 말할 수 있었다.
향긋한 스파게티 냄새가 내 후각을 자극시켰고,
포크에 면을 돌돌 말아 입에 쏘-옥
집어넣었더니 느껴지는 달콤한 맛.
".......우? 애 아머거?" (........왜? 왜
안먹어?)
"드럽게......좀 삼키고 말해라. 근데 너 진짜 배부르게 먹는다,
큭큭."
배부르게 먹는다는 게 무슨 뜻일까?
당연히 먹으면 배가 부르는
현상인데......
그걸 모를 이하민 놈은 아니고...
큭큭, 너가 하도 맛있게 먹어서
말이야.
너가 먹는 모습을 지켜보기만 해도 배가 부르다, 하은비.
그거 아냐? 우리 벌써 엄청 많이 친해진 거
같은거.
어제 이후로 편한 친구가 되어버린 거 같다.
"쳇! 무슨 말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런
말 숙녀한테는 실례다?"
"너가 숙녀기나 하냐? 쬐끄만 게 눈물만 질질
짜대서..."
"야! 아씨, 빨리 스파게티나 먹어! 너가 보고 있으니까 부담된단
말이야."
남자라서 그런가?
이하민 놈 말빨이 나보다 한 수 위인 걸 절실히 깨닫게
된다.
할 말 없어진 나는 결국 큰 소리로 스파게티나 먹으라고 닥달을 해댔다.
스파게티를
다 먹고 시내에 나왔다.
이왕 시내에 나온 김에 놀다 가자고 해서,
지금은 이리저리 거리를 구경하는
중이다.
"우와~사고 싶다..........."
최신형
핸드폰이 즐비한 핸드폰가게.
알이 다 떨어져 내 처소에 아무렇게나 놔 두었었는데,
이 가게를 지나다 보니 내 핸드폰이
생각나 버렸다.
바꾸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히 든다.
"쳐다보면 떡이 생기냐? 이리
와봐."
"으..응? 야! 어디 가!"
갑자기 내 손을 잡고 가게 안으로
들어와 버린 이하민 놈.
설마 핸드폰을 사주려는 걸까?
아니면 나를 약올리려는
걸까?
"골라봐. 내가 친구 된 기념으로 사 줄게."
"정말? 아싸~
음...음..."
이하민 놈이 나에게 처음으로 사 주는 선물.
좋은 걸로 골라서 예쁘게
간직하고 싶다.
그래서 그런지 더 고민하게 된다.
"아! 이거 좋다, 이거
어때?"
"아무거나 골라. 핸드폰이 다 거기서 거기지. 그걸로 할 꺼야?"
"응! 나
이걸로 해줘~"
".......이거 결제해 주세요."
가게 종업원은 이하민
놈을 부담스럽게 쳐다봤다.
그럴 만도 하지, 이 나라 왕세잔데.
굽신굽신하며 이하민 놈이 꺼낸 카드로 결제를 해
주고는,
두 손을 모아 정성스럽게 핸드폰을 건넨다.
"받아. 우정의 선물이랄까? 잃어버리면
죽음이다."
"후후후, 고마워. 앞으로 니 돈 많이 뜯어먹어야 겠다."
말은
그렇게 해도 내심 고마웠다.
나한테 이것저것 신경써주는 이하민 놈의 자상함에,
사람이 이렇게 변할 수 있구나 하는
생각도 들고
친구가 되서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도 든다.
잃어버리지
않을게.
절대로 이 핸드폰 잃어버리는 일은 없을 거야.
너가 너무 미워지지 않는 이상, 너가 너무 싫어지지 않는 이상은
말이야.
"나 소원 있어, 이하민!"
"야, 핸드폰 사줬으면 됐지, 뭘 더
바라냐?"
"그런 거 말고, 우리 노래방 가자. 나 따라와~"
핸드폰 가게를
나와 다음에는 어디로 갈까 고민하는 중에
내 눈에 띄인 노래방.
굳어버린 이하민 놈을 질질 끌어 노래방으로
갔고,
알바생 오빠의 말에 따라 3번 방으로 들어가 자리를 잡았다.
"너 자꾸 막무가내로
나올래? 나 노래 아는 거 없단 말이야."
"뭐........?
에이~설마..."
"진짜야! 내가 한가하게 노래 듣고 있을 시간이
어딨냐?"
이하민 놈 한가하게 보였는데 아닌가?
하긴, 나처럼 교육도 받았을
테고...아니다, 나보다 더 힘들게 교육을 받았을 테고...
민초연이라는 애랑 놀러도 다녀야 했겠고...
또,
음...... 모르겠다, 헤헤.
"그럼 내가 실컷 부를게. 넌 듣기나 해.
됐지?"
"야, 니 노래 실력 젬병이면 어쩔려구 큰소리를 뻥뻥 쳐대냐?"
"나 사실, 전
학교에서 보컬이었거든."
예지고등학교를 다닐 무렵, 나는 YJ밴드부의 보컬이었다.
학교
간판이라서 그런지 특별한 부서에 들어야 했는데,
내가 자신 있는 부분이 그나마 노래였기
때문이었다.
우연의 일치였을까?
아니면 내 감정을 넣어서 작곡하고, 불렀던
까닭일까?
선배 언니들과 오빠들의 칭찬이 잇따라 이어졌고,
엄마를 졸라서 한동안 음악을 배우러 다니기도
했었다.
"보컬? 그게 뭔데?"
"넌....여태 그런 것도 몰랐단
말이야?"
"처음 듣는 단언데 알 리가 있냐? 그게 뭐냐니깐?"
이하민 놈의
말에 벙~ 쪄버렸다.
어떻게 보컬이란 것을 모를 수가 있을까?
그럼 왕실 후원 학교에서는 밴드부가 아예 없는
것일까?
"그건 내 노래 감상하면서 천천히 알아맞춰보시길 바랄게요, 이하민
군."
"야! 야! 너 진짜......."
"안녕하세요? 저는 YJ밴드부 보컬 하은비라고
합니다.
지금부터 은비의 신나는 노래 경청해주세요!"
이렇게 마이크를 잡고, 노래방이라는
조그만 무대이지만 무대에 서게 되니,
예전에 예지고등학교를 다녔을 그 무렵이 생각이 난다.
처음 보컬이었을 때 무대에
섰던 설레는 마음이...
지금도 생생히 내 몸에 전해져
온다.
"음.........(뒤적뒤적) 첫번째 곡은, 소녀시대의 다시 만난 세계가
되겠습니다!"
노래방 책을 뒤적이다 신간 노래에서 눈에 띄인 제목, '다시 만난
세계'
SM에서 키운 아이돌 스타 그룹.
나도 소녀시대처럼 가수가 되고
싶었는데...........
"전해주고 싶어 슬픈시간이 다흩어진 후에야 들리지만
눈을감고
느껴봐 움직이는 마음 너를 향한 내 눈빛을
특별한 기적을 기다리지마 눈앞에서 우리의 거친길은
알수 없는 미래와 벽
바꾸지 않아 포기할 순 없어
변치않을 사랑으로 지켜줘 상처입은 내 맘까지
시선속에서 말은 필요없어 멈춰저
버린이시간
사랑해 널 이느낌 이대로 그려왔던 헤메임의 끝 이세상 속에서 반복되는 슬픔 이제
안녕 수많은 알수없는
길속에 희미한 빛을 난 쫓아가 언제까지라도 함께하는거야
다시만난나의세계
특별한 기적을 기다리지마 눈앞에서 우리의
거친길은
알 수 없는 미래와 벽 바꾸지 않아 포기할 수 없어
변치않을 사랑으로 지켜줘 상처입은 내
맘까지
시선속에서 말은 필요없어 멈춰저 버린이시간
사랑해 널 이느낌 이대로 그려왔던 헤메임의 끝 이세상 속에서 반복되는
슬픔 이제
안녕 수많은 알수없는 길속에 희미한 빛을 난 쫓아가 언제까지라도 함께하는거야
다시만난
우리의~
이렇게 까만밤홀로느끼는 그대의 부드러운 숨결이
이순간 따스하게 감겨오는 모든 나의 떨림
전할래
사랑해 널 이느낌 이대로 그려왔던 헤메임의 끝 이세상 속에서 반복되는 슬픔 이제
안녕 널 생각만 해도 난
강해져 울지않게 나를 도와줘
이순간의 느낌 함께하는거야 다시만난 우리의~"
노래 한 곡을
모두 불렀더니 숨이 가빠온다.
내가 이 노래를 좋아하는 이유는, 가사가 좋아서랄까?
사랑해, 널 이 느낌
이대로..........
꾸미지 않고 솔직담백한 사랑을 말하는 거 같아서 좋아한다.
처음
본다.
누군가가 이렇게 가까이서 노래하는 모습은.
하은비가 이렇게 노래를 잘 부를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보컬이란.......가수를 의미하는
걸까?
"하악.......하악........음, 딴 거 할게. 뭐하지...?
음........."
"......................."
"이거 좋은 거 같아.
다음 곡은 빅뱅의
거짓말이랍니다."
..........
..........
..........
..........
..........
나
혼자 7곡 정도를 불렀나 보다.
중간 중간에 과자도 먹고, 음료수도 마시고, 이하민 놈과 얘기도 하다 보니
7곡을
부르니까 시간이 다 되었다고 화면에 표시가 떠올랐다.
"나 어때?
괜찮았어?"
"무슨 노래가 그렇게 울려대냐? 촌스럽기 그지 없었다."
"쳇! 너
못됐다~빈말이라도 잘해준다 그러면 어디 덧나냐?"
첫인상이 싸가지 없기 그지 없더니,
그
싸가지가 도망가지 않고 이런 대서 툭툭 튀어나오는 모양이다.
맨날 고풍스러운 음악이나 듣고 있으니,
이런 노래를 즐길
줄 모르는 거라구.
내 마음과는 다르게 말이 튀어나와 버렸다.
정말 잘 불렀는데...노래를
부를 때 몰입하는 네 모습 참 보기 좋았는데...
그 말을 꼭 해주고 싶었다. 멋졌다고, 정말 멋졌다고.
그래서 두
볼이 빨개진 상태로 조용히 말하고
말았다.
"멋졌어........."
갑자기 멋졌다고 말하는
이하민 놈.
조용히 말했지만 내 귀에는 똑똑히 들린 멋졌다는 말.
이하민 놈을 빤-히 쳐다보면, 얼굴이 붉게
물들어있는게...
흐흐흐...너무 귀여웠다.
마이크를 제자리에
꽂아놓고
노래방을 나오는데 자꾸 눈길이 노래방 쪽을 향해간다.
앞으로 궁에 들어가게 되면 이렇게 즐길 수 있는 시간이
없을텐데.........
아쉽다.......
오랜만에 마이크 잡고 진지하게 부른
노래였는데............
이제 궁으로 돌아오는 길.
1박 2일의 휴양이면 휴양이다
싶을 날들을 보내고 궁으로 돌아간다.
한 번 쉬어버리고 나니, 궁으로 돌아가기가 더더욱 싫어진다.
내 기분 탓일까.
이하민 놈과 한 마디 대화 없이 택시를 타고 가고 있다.
"가버려 너란 사람 지겨워 제발 울지 말고
그냥 떠나가 너를 사랑했단 말 모두 거짓말
이야 지금 가랄 때 그냥
가........"
이하민 놈의 핸드폰이 울렸다.
옆에서 슬쩍 발신자 표시를 건네보니
'민초연'이다.
"여보세요."
"............................"
"어."
"............................"
"어...알았어.
갈게, 조금만 기다려."
민초연의 전화 목소리까진 내게 들리지 않는다.
그렇지만 옆에서
생생히 들려오는 이하민 놈의 목소리.
"초연이한테
가려.......고?"
"응, 아무래도 그래야겠다. 일이
생겨서........."
안가면 안될까?
지금 궁으로 들어가는 길이잖아.
나
궁에 들어가기 싫은데, 내 진짜 집으로 가고 싶은데.
그러니가....그러니까....궁으로 들어갈 때 너가 옆에서 같이
있어줬으면......
그래줬으면 좋겠는데.........
소리 없이 이하민 놈에게 매달려
본다.
가지 말라고, 나와 함께 궁으로 들어가자고.
그런 내 마음을 달래려는 듯이 입을 여는 이하민
놈.
"그럼 내가 초연이 만나고 빨리 돌아올게, 궁에 들어가서 기다리고
있어."
"언제.....올건데?"
"가능하면 금방 올게. 대신 안기다리고 있으면
죽음이다?"
금세 가라앉아버린 내 기분을 알아차린 걸까.
분위기를 띄워보려 애써 농담을
건네는 이하민 놈.
알았어, 기다릴게.
기다릴 테니까
빨리.....빨리..........와줘야 해?
너무 늦게 오면 내가 너한테 실망해버릴지도
몰라.........
"그럼 동궁전에서 기다릴게. 그래도 되지?"
"괜히 내
방 어지럽히지나 마라. 간다."
"그래, 빨리 갔다 와야 해!"
"걱정하지 마. 빨리
올테니깐. 저기요, 세워주세요!"
끼이익-
택시에서 급히 내린다.
크게 손을
흔들어보이고는 금세 저만치 멀어져 가는 이하민 놈.
지금 널 붙잡고 싶은 건 내 욕심인
걸까?
너 없이 궁으로 향하는 내 발걸음이....무겁기만 해............
Top을
향한 나의 머나먼 여정, 그 길은 언제나 외롭다. by J은짱
#writer's
sense#
1. 금요일 날 시험이 끝난답니다. 그 전에 1편 올리겠다는 약속! 지금 지켰습니다~☆
2. 내일이
수능이에요. 고3수능생 언니, 오빠들~수능 대박나세요~☆
3. 이번 편은 분위기를 살짝 up! 해보았습니다.
괜찮았나요~☆
4. 이제 10편까지 얼마 안남았는데요, 11편부터 배경이 확! 달라진답니다~☆
5. 이제 이모티콘 안
넣고 소설 쓰는 거 적응 되었답니다~☆
#ask to my reader#
1. 분위기 밝게
해봤는데 어땠어요?
2. 시간이 너무 빨리 빨리 가고 있진 않은가요?
3. 은비가 밴드부를 한 다는 설정은
괜찮은가요?
4. 다음 편 전개는 어떻게 했으면 좋겠나요? 참고해 볼게요^^;;
5. 중간중간에 바뀌는 인물 심리는 다
알아 보시나요?
#thank you! thank you!#
교소미녀님, 찐빵파는소녀님, 옹알이 냐옹이님, 히밤바녀석들님, 강히로님, 샤랑했나봐v
첫댓글 잘 봤어요~~~~~~~~~~~~~~~
바람이조아님, 처음 보는 분이세요! 코멘 감사합니다^^;; 잘 봐주셔서 감사해요^^;;
안녕하세요!! 히히~ 아..전 악년가봐요.... 왜 막막 싸우고 그런거 .. 울고 그런거..... 좋아하는.. ㅋㅋㅋㅋㅋ 제가 이상한거죠 ?
그럴 때가 더 재미있으니깐요>_<;; 분위기 좋은 걸 좋아하는 분도 계시고 슬프고 싸우고 그런 걸 좋아하는 분도 계시는 게 당연한 거죠ㅎㅎ 코멘 감사합니다!
다음편도 기대~~~~
에휴, 죄송해요ㅠ_ㅠ;; 지금 강등되서 소설을 못올리고 있어요ㅠ_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