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교회 하늘 청년들이 3박 4일의 일정으로 지난 31일 아침, 여름 수련회를 떠났다. 아침 7시. 10여명의 국토 순례팀이 먼저 출발했다. 밀집 모자를 쓰고, 선탠 오일을 바르고, 수건을 목에 두른 모습이 비장하기까지 하였다. 이들을 떠나 보내며 우리에 앞서 하나님의 거룩한 일을 위해 헌신하신 선배들이 걸어가신 믿음의 발자취를 밟으며 그 분들의 눈물과 아픔과 기쁨과 감격도 경험하길 난 소원했다. 뜨거운 아스팔트를 밟을 때나, 땅을 밟을 때나, 그 분들이 섬겼던 교회를 방문하여 기도할 때나 하나님을 누구보다도 사랑했던 그 분들의 뜨거운 심장의 고동 소리를 듣기를 난 소망했다. 믿음의 선배들에 의해 안동 땅에 뿌려진 복음의 씨앗이 자라 열매맺고 있는 기적의 현장을 향해 이들은 3일 동안 무더위와 싸우며 걸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영해로 출발한 청년들은 역시 3일 동안 그 땅을 복음화하는 복음의 전도자들로 쓰임을 받을 것이다. 복음의 씨앗을 심을 뿌릴 것이고, 이들은 폭염 속에서 물 대신 엄청난 땀을 흘릴 것이다. 물을 대신할 이들의 땀은 비록 많은 염분을 포함하고 있지만 하나님의 전능하신 능력을 보여줄 생명수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 하늘 청년들은 폭염 속에서 하나님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여름 휴가를 반납하고 떠났다는 사실을 난 안다. 현장에서 살아계신 하나님을 만나기 위해, 주님께서 주신 지상명령을 수행하기 위해, 선배들이 걸어가신 믿음의 발자취를 걷기 위해 이들은 화려한(?) 휴가를 포기했다. 그래서 그런지 우리 하늘 청연들이 더 이뻐 보인다.
지난 2주일 동안 우리는 가슴을 졸이며 저 멀리 아프가니스탄에서 들려오는 소식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벌써 2분의 아까운 생명이 이 세상을 떠났다. 억류되어 있는 21명의 앞날도 한치의 앞을 내다 볼 수 없을 정도로 캄캄하기만 하다. 대다수 국민들은 염려와 걱정을 하지만 일각에서는 냉소적인 시각도 있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생명이 소중하다는 사실을 모두는 공감한다. 죽음 앞에 있는 사람들을 향해 잘잘못을 따지며 돌을 던지며 비난하는 것은 인간의 도리가 아니다. 더욱이 이들 젊은이들은 직장에서 혹은 학교에서 분주하게 생활하며 땀을 흘린 지난 반년을 보상할 휴가기간 반납했다. 비록 2주일도 채 되지 않은 짧은 기간이지만 세상적으로 마음껏 즐길 수 있는 시간을 반납하고 힘들고 어렵게 생활하는 사람들에게 사랑을 전하기 위해 섬김의 길을 떠났다는 사실을 우리는 잊어서는 않된다. 아프가니스탄은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국가 중의 하나에기도 하지만, 세계에서 가장 도움이 필요한 나라 중에 하나이기도 하기 때문에 이들은 위험을 무릎쓰고 그곳을 향해 떠났음을 우리는 잊어서는 않된다.
달콤한 즐거움의 휴혹을 뒤로 하고 절실하게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조금이라도 돕기 위해 휴가를 반납한 사람들을 우리가 어찌 비난할 수 있으랴. 휴가를 반납하고 봉사라는 뚜렷한 목적을 가지고 떠난 사람들의 띠거운 심장을 우리가 어찌 조소할 수 있으랴. 서로의 가치관과 세계관의 차이는 인정하지만 자신을 위해 시간과 물질을 투자하는 것보다는 남을 위해 봉사하고 섬기기 위해 자신이 누려야할 것을 아낌없이 투자하는 일은 어떤 것보다 거룩하고 숭고한 일임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어느 누구도 부인하기 힘든 인류의 가치라고 난 믿는다. 이들과 같이 헌신하는 사람들의 크고 작은 희생을 통해 세상은 보다 아름다운 모습을 갖게 된다고 난 확신한다. 자기의 이익만을 추구하고 희생과 헌신을 모르는 사람들로 구성된 사회는 삶의 터전을 질식하게 만들지 않는가?
지난 주일밤부터 화요일 밤까지 3일동안 경안노회 의성시찰의 청년연합회 수련회에서 말씀을 전했다. 주일 밤부터 수련회를 시작한 이유는 청년들이 수련회를 마치고 곧 이어서 시작될 2박 3일의 중고등부 연합 수련회에 청년 대부분이 교사로 봉사해야하기 때문이란다. 직장인들이기에 자신들이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이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부득이하게 주일 밤부터 시작한 것이다. 이들은 먼저 하나님의 말씀으로 은혜로 영적인 재충전을 원했다. 그리고 나서 교회학교 교사로서 사용되기를 원했다. 무더운 여름, 다른 청년들은 산으로, 강으로, 바다로 떠나지만, 이들은 1년의 긴장과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휴가를 반납하고 말씀의 잔치와 헌신을 위해 모인 것이다. 이들의 자세는 너무도 진지했다. 진정으로 말씀을 사모하였다. 비록 50여명의 청년들의 모임이었지만, 500여명이 모인 듯 찬양은 뜨거웠고, 기도는 간절했으며, 말씀을 듣는 태도 역시 흩으러짐이 없었다. 3일동안 난 행복했다. 휴가를 반납하고 땀을 흘리는 청년들이 여기 저기에 있기에 한국교회에 소망이 있음을 난 다시금 깨달았다. 휴가를 반납한 하늘 청년들의 헌신은 앞으로 한국교회 침체의 구름을 날려 버릴 성령의 바람이라고 난 믿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