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앳된 외모의 변상일 초단(오른쪽)이 거함 이창호 9단을 침몰시키며 2012 olleh배3라운드에 진출했다. |
여드름이 잔뜩 나 있던 십대였던 이창호 9단도 어느덧 37세, 마흔을 향해 간다. olleh배 2라운드에서 22살 연하의 변상일 초단과 만났다. 이창호가 세계 바둑계를 손아귀에 쥐던 시절에 변상일은 출생했다. 변상일은 현역 프로기사 중 최연소인 이동훈(14)보다 딱 한 살 많다.
워낙 강한 기사들이 많아 나이 어린 기사들과 대국해도 부담을 느끼지 않는다고 이따금 말하는 이창호는 어린 상대를 맞아 그리 부담스럽지는 않은 모양이었다. 14일 서울 성동구 홍익동 바둑TV스튜디오에서 열린 2012 olleh배 바둑오픈챔피언십 변상일과의 대국에서 백을 든 이창호는 마음의 요동 없이 초반을 잘 정리했다.
격렬한 전투가 벌어지지 않았다. 중반으로 접어들 때까지만 해도 이창호는 약간의 우세를 잘 지켜갔다. 그러나 변상일이 우하 백 진영에서 빅을 내자 상황이 역전됐다.
변상일은 올해 입단했지만 다승랭킹 4위, 승률랭킹 2위에 올라 있고 락스타리그 선수로서 6전 전승(1위)를 달리고 있는 등 주목 받고 있는 신예. 스타일은 이창호류로 알려졌다.
olleh배 해당라운드는 50위로서 7위 이창호를 상대하고 있었다.
이창호가 밀리기 시작한 시점은 워낙 판이 결정된 곳이 많았다. 끝내기를 위한 패 공방에서 이창호는 약간 득을 보았음에도 승부를 뒤집을 수 없었고, 변상일은 차분하게 후반을 이끌어 결국 277수 만에 1집반승을 거두면서 3라운드에 진출했다.
복기는 돌을 뜯어내지 않고 손가락으로만 진행됐다. 내성적인 변상일은 복기 내내 고개를 들지 않았다. 바둑TV에서 이 바둑을 해설한 백성호 9단이 대국실을 찾아와 변상일에게 “수가 난다는 것을 미리 보고 있었니?”라고 묻자 조용히 고개를 두 번 끄덕였다.
다음날 15일은 온소진 6단과 최명훈 9단의 2라운드 대국이 벌어진다. 이 대국은 사이버오로 <오로대국실> 수순중계하며 바둑TV에서 생방송한다. 아이폰ㆍ안드로이드폰 등 모든 스마트폰에서도 <오로바둑> 어플을 통해 계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 2라운드 방송대국 일정
이영구-류수항 : 6월07일 류수항,180수 백불계승 홍성지-박지은 : 6월08일 홍성지,291수 백1집반승 이창호-변상일 : 6월14일 변상일,277수 흑1집반승 온소진-최명훈 : 6월15일 바둑TV 오후1시 백홍석-양우석 : 6월18일 바둑TV 오후1시
2012 olleh배 오픈챔피언십은 (재)한국기원과 바둑TV가 주최하며 KT가 후원한다. 우승상금은 1억원이며 상금 총규모는 7억원이다. 제한시간은 각자 1시간에 초읽기 40초 3회를 준다. 랭킹에 의한 차등시드제로 3라운드까지 진행되며 이후는 토너먼트로 총 7라운드까지 치러 우승자를 가린다.
지난 2011, 2012 대회는 이세돌 9단이 주인공이었다. 이세돌 9단은 2010년 결승 5번기에서 강동윤 9단을 3-1스코어로 제압하며 초대 우승을 차지했고, 2011년 대회 결승에서도 이창호 9단에게 3-1로 이겨 대회 2연패를 기록했다.
▲ 22살 차이가 나는 변상일(오른쪽)과 이창호.
▲ 돌을 가렸다. 변상일의 흑번.
▲ 변상일이 좌상귀에 걸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