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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이전에 나는 자신이 뭔가를 한 결과로 자기혐오를 느끼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이것이 제일 중요한 발견이었습니다. 자기혐오란 뭔가의 결과가 아닙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 자기혐오가 먼저 존재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문제의 본질입니다. p.15
자기혐오로 힘들어하는 사람은 자신이 갖고 있지 않은, 즉 자신에게 결여된 부분을 무의식중에 신경 씁니다. 그래서 자신이 갖지 않은 부분을 상대방을 동경함으로써 커버하려고 합니다. 가능하면 그것을 손에 넣고 싶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p.33
자기혐오의 구멍은 타인에게 승인받는다고 해서 메워지지 않습니다. 자기 자신과 마주하는 것 외에 자기혐오에 대처할 방법은 없습니다. 그러므로 아무리 동경하는 사람에게 승인을 받아도 자기혐오는 사라지지 않습니다. p.38
자기혐오에 고통 받는 사람끼리의 연애의 본질은 처음부터 ‘서로가 싫다’는 것입니다. 상처가 있으므로 서로 끌리지만, 그와 동시에 상처가 있으므로 서로 미워하는 비극적인 관계로 나아가고 맙니다. 자기혐오에서 출발한 연애는 서로가 마음대로 만든 상을 좋아하는 것뿐이지, 있는 그대로의 상대를 좋아하는 것이 아닙니다. p.47
진짜 연애를 하려면 자신의 마음을 전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이것은 무서운 일입니다. 상대방의 반응은 컨트롤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컨트롤할 수 없는 상황에 몸을 던지는 것이야말로 중요합니다. p.60
바쁘게 일하는 것 또한 자기혐오와 관계가 있습니다. 자기혐오에 빠진 사람은 바쁘지 않은 자신을 용서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자신을 더 바쁘게 만듭니다. 일종의 ‘알리바이 만들기’입니다. p.127
일을 주지 않을수록 더 한가하게 있어야 합니다. 기회는 생각지도 못한 방향에서 찾아옵니다. 일이 떨어지고 돈이 없어지는 것 또한 나쁜 일만은 아닙니다. 돈이 없어지면 가짜 인간관계가 자동으로 끊깁니다. p.148
자기혐오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자기혐오로부터의 탈출’을 목표로 해서는 안 됩니다. 자신의 행동이 자기혐오에서 나온다는 사실을 자각하고, 자기혐오에 의거하지 않는 행동, 능력, 타인과의 관계를 늘여야 합니다. p.157
자신의 시점, 자신의 감각은 살아가기 위한 나침반입니다. 그것을 손에서 놓으면 인생은 뒤틀립니다. 그러면 어떻게 이 뒤틀림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요. 그것은 ‘부모를 죽이는’ 일입니다. 당연한 말입니다만 실제로 부모를 죽이지는 않습니다. 부모로부터 떨어져 ‘자기 안의 부모’를 죽이는 겁니다. p.171
부모는 종종 자신의 무의식적 욕망을 아이에게 강요함으로써 자식을 컨트롤하려고 합니다. ‘착한 아이’의 삐뚤어진 행동은 아이의 신체가 목숨을 걸고 자기를 표현하려고 하는 궁극의 SOS인지 모릅니다. p.195
https://www.youtube.com/watch?v=48te1vNGmX8
우리는 마법을 사용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마법 없이는 싸울 수 없습니다. 예를 들면 예술이라든지 음악이라든지 사람의 마음을 흔들어대는 뭔가는 실은 ‘마법’입니다. 자기혐오로 가득한 세계에서는 마법을 사용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p.210
자신이 노를 저을 필요는 전혀 없습니다. 흐름에 몸을 맡겨서 흐름 속에서 자유롭게 춤을 추면 됩니다. 그러나 키를 쥐고 있는 것은 어디까지나 자신이라는 사실은 잊지 말아야 합니다. p.233
“도와주세요”라고 말할 수 있는 관계를 만드는 것, 자신이 곤란할 때 도움 받을 수 있는 관계성을 가꾸는 것이 자립입니다. 많은 사람에게 올바르게 의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p.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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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왜 이렇게 일하는 게 괴로울까”
“왜 연애가 뜻대로 안 될까”
저자에 따르면 현대사회는 가정과 학교에서 ‘양육’과 ‘교육’이라는 명분으로 사람들 사이의 소통과 성장을 가로막는 은밀한 폭력을 행사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폭력은 각 개인에게 자기 책임을 다하고 있지 않다는 자책과 자기혐오를 심어놓기에 이르는데, 이 책은 우리를 힘들게 하는 자기혐오의 본질을 짚어냄으로써 모두가 자유롭고 기분 좋게 사는 길을 탐색한다.
“나는 내가 싫지 않아.”
눈에 보이지 않는 내밀한 자기혐오
이에 대해 “나는 꽤 성공도 했고 주변 사람들도 나를 인정해줘. 나는 이런 내가 싫지 않아.”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저자가 말하는 자기혐오는 자신의 특정 행동 때문에 자신이 싫어지는 의식적인 상태가 아니다. 그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 보다 내밀한 자기혐오로서 그 원류는 어린 시절 부모와 사회에 의해 심어진 ‘지금의 나로는 안 된다. 지금보다 더 나은 내가 되어 사람들의 칭찬과 인정을 받아야 한다’는 무의식적 강박에 있다,
성공, 자기혐오를 잊기 위한 마약
사실, 대부분의 현대인이 주변의 인정을 갈구하고, 사회적 성공을 향해 질주한다. 그러나 저자가 보기에 성과와 지위로 무장한 ‘성공’은 자기혐오를 뒤집어 놓은 것에 불과하다. 성공한 사람일수록 자기혐오의 구멍이 더 크다. 뻥 뚫린 자기혐오의 구멍을 메우기 위해 그는 가열 차게 성공을 향해 내달린다. 또 자기혐오에 빠진 사람은 내밀한 자기혐오를 상대방에 대한 동경으로 덮으려 하며, 상대의 마음에 들 것 같은 ‘가짜 자신’을 연기한다. 이로써 그는 자기애, 즉 나르시시즘에 빠져 연인과 친구관계, 회사 등의 인간관계에서 문제를 겪는다.
자기애가 아닌 자애로
그렇다면 자기애(自己愛)가 아닌 진정한 자애(自愛)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저자는 성공을 향해 질주하는 ‘영토 확장 모드’에서 벗어나 ‘자신의 분수에 맞는 일’을 하자고 제안한다. 분수에 맞는 일이란, 우선 가족과 친구, 이웃 등 평소에 만나는 친한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는 일이다. 반경 5백 미터 이내에 불쾌한 일, 무서운 사건, 위험한 시설이 없게 하자고 한다. 자신의 기분과 신체에 관심을 기울이고 풍요로움을 음미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일하자고 한다. 이렇게 해서 자애하는 사람은 ‘성공’하지 않음에도 풍요로운 삶을 누릴 수 있다.
마법, 자애의 회로를 여는 강력한 방법
경직된 현실을 다른 시점에서 보는 ‘마법’이야말로 자애의 회로를 여는 가장 강력한 후보다. 저자는 마법을 일으키기 위해 서로가 직감에 따라 움직이고, 서로 재미있다고 생각하고, 함께 배우고 작용하는 ‘소용돌이’를 일으키자고 한다. 주위의 평가에 신경 쓰는 것을 그만두고, 마음에 떠오른 것을 그대로 실행해보자고 한다. 자기 안에 들려오는 ‘뭔가 이상하다’ ‘잘 모르겠단 말이야’ 같은 작은 소리를 무시하지 말자고 한다. 또 자신의 틀에서 나가 ‘흐름’을 만들고 흐름 속에서 자유롭게 춤을 추자고 한다. 직감으로 자신이 좋아하는 스타일을 관철해보며, 상식과 어긋나더라도 일단 움직여보고 거기서부터 발생하는 상호작용을 즐겨보자고 한다. 그것이 세상의 축과 어긋나면 어긋나 있는 만큼 ‘마법’으로 바뀔 것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