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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 박진표
출연 : 전도연, 황정민, 류승수
개봉일 : 2005년 9월 23일
장르 : 멜로, 애정, 로맨스, 드라마
인터뷰
박진표 감독 은 "실화에서 50% 정도 반영을 했다. 그들의 진심이 전달되도록 노력했다"며
"실제 인물들 역시 잘 살고 있고, 여자 분도 건강하게 잘 살고 계신다. 나머지는 비밀이다.
보호해드려야 할 분들"이라고 말했다.
전도연 은 "한꺼번에 너무 많은 것으로부터 외면을 당한 은하의 두려움을 표현하는 것이
어려웠다"며 "촬영하면서 석중의 사랑을 받는 은하가 매우 부러웠다.
은하같이 한 남자에게 끝까지 사랑을 받아보고 싶다"고 말했다.
전도연은 영화 상영 뒤, "은하는 에이즈 환자가 아닌 보균자"라며 "보균자도 환자처럼
격리시켜 생각하는데 보균자는 보통 사람과 똑같다. 죽을 때까지 에이즈에 걸린지 모르고
살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황정민 은 "석중이라는 인물은 몸무게 만큼이나 마음이 넓은 친구"라며 "사람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착한 사람"이라고 설명한 뒤, "영화를 오늘 처음 봤는데, 잘 살아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좀 더 열심히 사랑하고 특히 집사람에게 더 잘 하며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웃음)"고 말했다.
기사
한국 에이즈 재평가를 위한 인권모임에서 퍼온 글입니다.
너는 내 운명’은 실화가 아닌 판타지 2
‘너는 내 운명’은 실화가 아닌 판타지.
언론에 난도질 당한 HIV 양성인 K씨의 비극 못다뤄
2002년 6월 두 명의 20대 여성이 언론의 도마 위에 올랐다. ‘에이즈에 감염된 매춘 여성’이란
타이틀로. 나중에 문화일보에서 ‘마녀사냥’이었다고 규정한 이 사건은 여수와 진도에서
나란히 발생했다. 대중의 뇌리를 순식간에 충격과 공포로 뒤흔든 이들 여성 중 한 명인
K씨는 경찰조사 결과 유부녀로 밝혀졌다.
특종을 찾아 나선 기자들의 눈은 이제 속도전 양상. 누가 먼저 K씨 남편을 인터뷰하느냐가 그것이다.
월간중앙21의 프리랜서 기자가 첫 테이프를 끊었다. 그는 B씨가 살던 마을 주소와 사진까지
대문짝하게 찍어 기사화했다. 박진표 감독이 만든 영화에서 그 기사의 제목은 ‘너는 내 운명’이었다.
너는 내 운명
지난 6일 나는 회원들과 함께 ‘너는 내 운명’ 시사회장을 찾았다. 우리 모임(한국 에이즈 재평가를
위한 인권모임)의 회원들은 K씨의 운명에 대해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사이. 그런 그들도 영화를 보며
저절로 웃고 또 울었다. 참 잘 만들어진 신파극이었기 때문. 그러나 나는 웃지 못했으며, 울지도 못했다.
3년이란 세월이 흘렀지만, 아직도 현재 진행 중인 여수 에이즈 사건. 어느새 눈물마저 메말랐던 탓이다.
영화를 보고 난 뒤 나는 회원 게시판에 이 영화에 대해 과한 점수를 줬다. 50점. 골수마저 눈물로
짜내는 사랑의 판타지 자체에 대한 점수다. 사회적 책임으로서 본 ‘너는 내 운명’은 0점이다.
혹자는 박진표 감독이 HIV 양성인에 대한 닫힌 시각을 열게 하는 데 큰 공헌을 했다고 평가한다.
그러나 이 평가는 현실에 대한 몰이해에서 비롯된다. 그가 한 일은 올 가을 많은 연인들에게
기쁨과 감동을 선사했다는 것 이외에 아무 것도 없다. 또한 이 기쁨의 뒷면에는 실화의
주인공이었다는 HIV 양성인 K씨와 B씨의 절망감이 더 깊다.
실화의 주인공은 절망감에 젖어
영화는 에이즈 이데올로기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공포, 두려움, 슬픔, 죽음, 괴로움, 소외, 배척, 이별
등등. ‘너는 내 운명’의 주인공인 석중과 은하가 맺은 사랑의 관계와는 달리 실제 인물들은 에이즈에
대한 공포, 두려움이 없이 단지 언론의 마녀사냥이 빚어낸 사회적 소외와 배척으로 인해 이별해야 했다.
이들 두 사람의 지능 수준은 정신지체 3급 수준이다. 에이즈가 뭔지 몰랐고, 설명은 귀찮을 뿐이었다.
하지만 두 사람은 분명 서로를 사랑했다. K씨가 구속된 후 남편 B씨는 큰 교통사고를 당한 후에도
치료를 받지 않고 피를 흘리며 재판정까지 절룩거리며 찾아왔다. 경찰들까지 숙연하여 피 닦을
휴지를 건넬 정도로.
그런데 K씨가 출소 후 남편 B씨와 함께 살기 위해 마을로 찾아갔을 때부터 비극은 시작되었다.
주인들은 분노하고 있었다. 전국적으로 에이즈 마을이 되었지 않은가. 결국 타향으로 이사를
가야했으나, B씨가 추산한 이사자금 600만원이 수중에 있을 리 만무했다. 소작하며 끼니를
때우는 가난한 농부에게 600만원은 천문학적 금액.
K씨 어머니의 권유로 두 사람은 이혼을 해야 했고, 결국 K씨는 지금도 당뇨병에 얼굴이 퉁퉁 붓고,
관절염에 시달리는 어머니의 보호와 감시 속에 살고 있다. K씨 어머니는 이렇게 말했다.
“K는 우울증에 걸려 하루 종일 창문만 보고 지내요. 이 얘를 지켜봐야 하는 나는 죽겠고요.”
창문만 보고 지내는 K씨
‘너는 내 운명’에서 은하는 티켓 다방에 일하는 와중 HIV 양성 판정을 받은 것으로 나온다.
이러한 묘사는 K씨에 대한 엄청난 명예훼손이자 사실 왜곡이다. K씨는 두 번째 아이를 임신한
과정에서 HIV 양성 반응을 보였다. 두 번째 임신 상태는 HIV 검사에서 소위 위양성(가짜 양성) 반응을
일으키는 주요한 원인이다. 이 중요한 과학적 사실은 희한하게 대중에게 알려지지 않았다.
에이즈 과학에 대한 주요한 과학적 사실이 은폐되고 있는 것처럼.
어쨌든, ‘너는 내 운명’은 실제 사건에서 단지 모티브만 따왔을 따름이다. 그러나 실제 사건은
드러나지 않는다. 여수에서 그녀가 매매춘에 종사하게 된 것은 인신매매를 당했기 때문이며,
사실 순박한 신발공장 노동자였던 그녀를 매매춘에 끌어들인 건 첫 번째 남편이었다.
그리고 매매춘 노동을 하면서 임금은 단 한 푼도 지급받지 못한 채 무한정 착취를 당했다.
또한 K씨가 구속된 이유는 그녀를 인천 집창촌에 팔려다가 실패한 인신매매범의 신고 때문이었고,
이 신고를 받은 공무원들은 K씨에게 수갑을 채우고 두들겨 패서 경찰서로 넘겼다. 경찰들은
K씨가 “섹스에 미친 년”이라고 호들갑을 떨었고, 여수 시장은 K씨 사진을 공공장소에 전시할 것을
계획하기까지 했다. 그야말로 범죄의 추악한 사슬이 아닐 수 없다.
HIV 양성인들의 결혼과 삶
‘너는 내 운명’은 오로지 사랑하기에 HIV 양성인과 결혼을 하려는 석중을 비중 있게 다룬다.
박 감독은 말한다. “나도 이런 사랑을 할 수 있을까?” 없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HIV 양성인과 결혼을 하며, 남편이 혹은 아내가 HIV 양성 판정을 받은 후에도 전과 다름없는
결혼 생활을 유지하고 있다.
우리 모임의 회원인 ‘삶의 시작’은 1차 검사에서 HIV 양성 반응을 보였다. 충격에 휩싸였고,
자살을 결심했으나 우리의 만류로 다시 마음을 고쳐먹었다. 그녀는 재검사를 받기로 했고,
재검사에서 HIV 음성 반응을 보였다. 이때 그녀를 가장 든든히 지켜준 사람은 다름 아닌
결혼을 약속한 남자친구였다. “네가 에이즈에 걸려도 상관없어. 난 너와 함께 살 거니까.”
한국에도 많은 사례가 있으나, 외국으로 눈을 돌리자면 미국 LA에서 ‘에이즈에 대한
건강한 대안’이란 인권단체를 운영하는 크리스틴 매기어는 대표적인 인물이다.
그녀의 남편은 매기어가 HIV 양성인 줄 알면서 결혼했으며, 지금은 두 아이를 낳아 건강하게
기르고 있다. 물론, 두 사람은 잉꼬부부다. 매기어의 남편은 영화 감독인데, 그는 이렇게 말한다.
“에이즈는 가설이다.” 그렇다. 사랑만이 실제다. 지면상 더 많은 사례를 소개하지 못해서
안타까울 뿐, 언제나 사랑만이 실제다.
에이즈는 가설이다
에이즈를 일으킨다는 HIV 과학적으로 분리된 바 없으며, 에이즈 과학자들은 ‘분리’가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절대로 증명할 수 없는 HIV가 존재한다는 해괴한 믿음은 과학적 증거(레퍼런스)가 없는
신화를 창조했다.
토끼 실험을 통해 HIV 테스트를 개발했던 게 대표적. 토끼가 에이즈에 걸린다는 비상식적인 주장과
HIV를 증명할 수 없지만 HIV에 대응하는 항체가 있다는 가정 하에서 이 항체를 찾는 검사법이
바로 HIV 테스트다. 개에게 HIV 테스트를 해본 결과 2마리 중 1마리가 HIV 양성 반응을 보인 게
엄연한 과학적 사실이고.
제발, 조용히 있게 내버려 두세요
본질이야 무엇이든 기자들에게 관심은 에이즈에 걸렸다고 발표된 괴물이고, 이 괴물이 굉장히
순수한 사랑을 한다는 놀라운 이야기에 쏠려있다. 나는 남편 B씨의 마을을 공개한 잡지사 기자와
전화로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
나 : B씨의 집 주소와 연락처는 어떻게 알게 되었나요?
기자 : 경찰한테 물어보았어요.
나 : HIV 양성인의 개인정보가 누설되면 징역 3년 이하의 죄를 묻게 된다는 거 알고 있었나요?
기자 : 몰랐어요. 하지만 경찰에게 물어보면 가르쳐주던데요.
나 : B씨가 사는 마을까지 공개하면 어떻게 됩니까? 이건 법률 위반 뿐만이 아니라 당신의 양심을
묻는 겁니다.
기자 : 그건 기사예요. 기사를 어떻게 쓰는가는 기자의 자유고요.
나 : 고발하겠습니다.
기자 : 고발하세요. 어디 마음대로 해보라고요.
그러나 고발되진 못했다. 그 이유는 감옥 안의 K씨가 사건이 더 이상 불거터지는 걸 원치 않기에
"제발, 조용히 있게 내버려두세요."라고 간곡히 말했기 때문. 억장이 무너졌고, 속이 타들어갔지만
K씨의 소원대로 그 기자는 고발되고, 구속되는 불행을 피할 수 있었다.
제발 조용히 있기를 바란 K씨. 그러나 ‘너는 내 운명’은 K씨를 다시 부활시켰다. 그녀의 의도와는
무관하게. 게다가 사실 왜곡까지 하면서. 그래서 내 가슴은 이 판타지 영화에 대해 눈물이 나지 않는
슬픔으로 가득 차 있다. 언제까지 난도질이 이어질지. 다만, 이 영화를 통해 단 한 명이라도
여수 에이즈 사건의 진상을 제대로 볼 수 있다면, 보고자 한다면 그게 천만다행인 것 같다.
이 영화만큼 남기고 싶은 컷이 많은 영화는 없었던 듯 하다
장면장면마다 전도연은 빛이 났고 황정민은 갈수록 깊이있게 다가왔다.
극장에서 울어본게 몇년만인지도 모를 정도로
오래전이었다는걸 마지막 장면에서 흘린 눈물로 깨달았다
울컥하면서 눈가에 맺히기만 하던 눈물은 기어히 나의 뺨을 흘렀고
계속해서 감동은 밀려왔다
마지막을 감동의 최고조로 만든 감독의 의도도 분명했다
실화라는걸 미리 알고 갔었고
내용에 등장하는 기자의 행패도 사실이었다는걸 알면서도
보는 내내 너무 안타까웠다
중간쯤에서는 이세상살기가 너무 무섭다는 생각까지 들었었다
은하의 다른 남편이 찾아왔을때는 지금의 순진한 남편 석중이의 마음처럼 배신감마저 들었다
은하가 사기꾼처럼 보였었다
그만큼 나도 은하에게 푹빠지고 있었던것이다
그러나 정신병자같은 전남편을 보았고,
석중을 위해 떠나는 은하를 보며,
세상은 생각보다 더 두렵다는 생각을 했던것이다.
1년이 넘도록 은하를 잊지못하는 석중의 한결같은 사랑과
다른장소에서 똑같이 석중을 마음에 간직하고 살아가고 있는
은하를 보며 저런게 운명이라고 하는거구나, 인연이 저런거구나 하고 새삼 새로운 것을 알아버린
기분이었다
그 둘이 다시 1년이 넘는 시간을 뒤로하고 면회실에서 재회하는 장면이 과연 클라이막스였다
하필 그때 죽고싶은 마음에 양잿물을 들이켰던 석중은 그토록 은하를 만나면 하고팠던 수많은
말을 하지못하게 되어 모진말만 해대는 은하를 눈물로 바라만 보았고
마지막까지 석중을 위해 마음에도 없는 말로 자신의 슬픔과 아픔을 숨기려 모진말을 하던 은하는
석중의 아픔을 보고 다시 되돌아온다
둘의 인연의 자리로..
그리고 출소하던 날 그 둘은 여느때처럼 만난다
말하지 않아도 서로의 인연이라는 것을 안다
눈빛만 보아도 무슨 말을 하는지 안다
그래서 그 둘은 많은 말을 하지않았다
앞으로 함께라는것이 더 중요하다는걸 알고있었고
또 지금 그 둘은 함께 있으니까.
사랑은 존재한다
이렇게 각박하고 무서운 세상에서도 그 어느것으로도 막을수 없는
사랑이라는 것이 존재한다
내겐 그것을 확인할수 있어서 감동이었다.
- 여기서 중요한 건 영화가 실화를 바탕으로 했지만
절대 실화로 생각하고 영화를 봐서는 안된다는것이다
실화속의 여자가 있고 남자가 등장하지만
결코 여자는 영화속처럼 살지도 않았고
그 둘도 영화처럼 다시 만나 행복하게 살고있지 않다
실화라는걸 알기에 감동이 배로 올테지만
실제 세상속 그녀와 그는 현실속에서 아직도 힘들게
살아가고 있다는걸 영화를 보고나서라도 잊지말아야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