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에는 데이트하다가 막차 끊어지고, 시간 놓치는 게 남자들의 로망이었습니다.
어떻게든 시간을 늦춰보려고 고민하다 보면 벌건 대낮부터 머리에 쥐나고
똥 줄 꽤나 탔습니다. 할 수 없이 방 한 칸짜리 민박에서 옷 입은 채로 밤을 지새우다
깜빡 조는 사이에 산통이 깨지곤 하였습니다. 요즘 늑대들은 여자를 노리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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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드는데 물뽕을 사용한다고 하니 주의를 해야 할 것입니다. 나이트클럽에서 부킹
한 여성에게 맥주를 권하면서 물뽕 서서 방울 또르르 떨어뜨리면 게임 끝입니다.
물뽕의 정식 명칭은 감마 하이드록시 뷰티르산, 물에 타먹는 히로뽕입니다.
프로포폴 같은 마취제가 나오기 전 쓰였던 신경 안정제지만 강간하려고 여성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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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래 먹이는 약입니다. 그래서 레이디 킬러 '데이트 강간 약'으로 더 잘 알려져 있습니다.
물에 타서 마시면 약간 찝질하고 씁쓸한 맛이 나지만 무색무취라서 술에 취한 상태에서
마시거나 향이 진한 와인이나 칵테일, 커피와 섞으면 알아채기 힘들지요. 오래 사귈
여자는 기억이 끊기지 않도록 세 방울 만 타고, 한번 작업하고 버릴 여자면 다섯 방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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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다고 하더이다. 손가락에 묻힌 뒤 술잔에 잠시 담갔다 빼는 것만으로도 마취가 된다고
합디다. 마시고 10-15분 후면 구름 위를 걷는 것 같은 기분이 방방 뜨다 몽롱해지면서
몸을 가눌 수 없어집니다. 졸음이 쏟아지면 이성의 끈을 놔버립니다. 떡실신이 된 채 서너
시간 꿀잠을 자고 나면 필름이 끊겨 그 사이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전혀 기억이 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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않습니다. 말 그대로 '시체부킹'이니 안심하고 할 일을 할 것입니다. 게다가 24시간 안에
약 성분이 소변으로 몽땅 빠져나오니 완전범죄가 가능합니다. 영화 '아저씨'에서도 장기밀매
범이 클럽에서 물뽕으로 성폭행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버닝 썬'게이트에서 유명해진 물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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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을 조심하시라. 약이 들어있는 음료에 담그면 파란색으로 변하는 빨대인 '스마트 스트로'와
매니큐어 바른 손톱을 담그면 색이 바뀌는 '언더 커버 컬러스'가 있다니 기억해두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지는 말고.
2019.3.24.sun. 악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