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찬솔산악회 시산제에 참여한다.
작은햇반으로 아침을 때우니 조금 부족한 듯하지만 점심 때 많이 먹을 것이다.
벌교 현대의원에서 처방받은 후두 염증약은 효과가 없는지 여전히 목이 아프다.
술을 마시지 않아야 할텐데.
주차장에 도착하니 경기도 오신 중암 선생도 막 내리고 있다.
동양이 짐이 많다고 임도 끝에서 도와 달라한다.
모두 임도를 따라 오르는데 도리포와 신사님 등이 왕대숲 지나 가자고 한다.
나도 연동사를 들렀으면 싶다.
캠핑장으로 내려가다가 묘지보고 대숲으로 들어간다.
왕대가 둘러싼 길이 좋다.
사람다닌 흔적이 많지 않아 헤맬까 염려해 먼저 가 길을 살피려는데 금방 임도를 만나
일행을 만난다.
같이 걷다가 도리포와 다시 대숲길로 들어선다.
왕대숲 햇볕사이를 걷는 맛이 좋다.
내가 걸어야 할 길은 어느 길일까?
몇 백미터 걷지 않았는데 연동사 앞이다.
일주문과 전각이 제모습을 갖추고 아래 서 있고 옛 건물들은 이제 초라하다.
글쎄 내가 뭘 보고 초라하다고 한 걸까?
구비를 올라 절벽 동굴 앞에 서 있는 부천미과 삼층석탑을 본다.
동굴법당은 밖에서만 본다.
묘지와 작은 돌탑을 지나 등산로에 들어서니 후미팀이 올라가고 있다.
부지런히 걸어 추월해 보국문에 이르니 무거운 짐을 들고 온 건장한 남자(보리?)가
땀에 젖어 성벽 위에 앉아 있다.
하얀 안개 위에 떠 있는 무등과 그 앞의 작은 산을 보고 그의 짐을 같이 들자고 한다.
여태 힘든 다 왔는데 하며 사야하지만 같이 든다. 가향님도 작대기를 꽂아 힘을 보탠다.
충용문 앞 광장이 시산제 자리다.
여수 등 몇이 누각에 술자리를 편다.
밖에 서 계시던 고산자님이 내게 맘대로 놀다 막판에 무거운 거 들고 온척 하니 불량하다고 한다.
난 한걸음이라도 보태는게 낫다고 하려다가 웃고 만다.
옥수는 지난 무등산의 일을 두고 사고뭉치라고 한다.
제수 아닌 안주로 쓰일 생선을 가져와 술꾼들이 본격적인 술판을 벌이려 한다.
신사 형님이 보이지 않아 몇 잔 마시고 일어난다.
약수터 앞 동자암 지나 동문쪽으로 걸으니 몇 사람이 걷고 있다.
중암 선생도 망설이는데 동문쪽으로 바로 가시라 하고'난 시루봉쪽으로 올라간다.
시루봉 앞 바위에서 내려가는 암벽엔 술 하나 없다.'다시 되돌아갈까 하다가
조심 내려가 본다.
스릴이 넘쳐 가슴이 졸아들지만 미끌리지 않고 내려왔다.
시루봉 위에 청죽우와 레이서 등이 쉬고 가려다가 내라 올라가자 술을 다시 꺼내 준다.
잡고 올라온 밧줄의 부스러기들이 옷에 가득 붙어 있어 레이서가 털어준다.
운대봉 송락바위 쪽으로 가는 길이 좋다.
성벽길과 시루봉 무등으르 보다가, 앞 아미산 뒤로 반야봉의 줄기들을 보다가
사람들을 보다가, 어느새 송락바위를 거친다.
북문인가 서문쪽으로 가는 약간 내리막길엔 하얀 눈길이다.
올리브와 도톨샘등이 가다가 멈춰 도톨샘이 미끌어졌다 하신다.
한 어른이 다가와 자기가 보겠노라고 하자 난 도톨샘의 빨간 배낭을 앞으로 맨다.
북문 성문에 신사형님 등이 쉬고 계신다.
소주 한잔 마시고 바로 보국사터로 간다. 레이서는 성벽 따라 서문으로 내려간다.
보국사터에 오니 레이서도 금방 온다.
아직 시산제는 시작되지 않는다.
철마봉 쪽으로 성벽 위를 걷는다. 내려오던 이들이 불안한 듯 쳐다본다.
12시가 되자 시산제가 시작된다. 절차가 많다.
술에 취한 도리포가 와 자주 따뤄준다.
나의 통제장치도 다 풀렸다. 지가바에 남아있는 오만원을 꺼내 도리포한데 봉투를 가져오라해 넣는다.
생선이 푸짐하다. 산악회별로 둘러앉아 점심판이 벌어져 걸다.
화정팀에 가 인사한다.
난 에이스팀인가?
서로 짐을 챙겨 내려오는데 난 짐이 없다.
동양의 배낭은 머리에 닿는다.
뒤에서 내려오다 시산제 제주인 선회장을 부축하다 한번 같이 넘어진다.
임도에서 차에 실어주고 주차장에 온다.
이른 시각에 광주로 와 몇은 또 술자리를 찾는데 난 버스정류장에 내려 45번을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