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집을 나서며
'나 서울 다녀올께'하고 말하자 아내는
'카페 일주년 행사 거창하게 하는구만'하고 말하며
내심 찜찜해 하면서도 마지 못해서 그러라고 하였다. 이렇게 된데에는 며칠간의 공을 들인 때문이다. 사실은 오늘이 우리카페의 일주년이 되는 날이다. 조촐한 인사의 말씀으로 일주년 기념을 했기에
'그것이 아니고 카페 주인장들과의 모임이야 대개 시인들이고... 내가 시를 쓴다고 하는 사람이니 만나는게 여러가지로 좋겠어 또 난 카페 주인장이잖아 내가 어떤 행사를 하게 될때도 참고가 되겠고...' 얼버무리고 사무실로 향했다.
사무실에서 근무하면서도
'나 어디 가볼일이 있어서 조금 일찍 퇴근할테니 내가 못본건 월요일날 보게 해줘' 라는 부탁도 잊지 않았다.
길손낭군님에게는 불확실하다고 그리고 못갈 것이라고 말씀드렸기에 아마 내가 올라가면 놀라시리라. 이런 생각을 하니 즐거워지기 시작 하였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가고 있었다. 여비도 마련했고 준비 끝이었다.
하지만, 일을 하고 가야 했기에 누군가에게 일을 맡기고 가려 했지만 그렇게 하지 못했다. 내가 직접 해야 하는 일이 생긴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직원 하나가 사적으로 피치 못할 일이 있어 어디 가야 한다는 것이다.
끄응 소리를 내며 다녀 오는걸 허락하였고 되는대로 일찍들어 오라했지만 시간의 여유는 없는 것이다.
이젠 초초해졌다. 어떻게 하여야 하나 시계를 들어 시간을 보았다. 열두시 삽십분...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서는 고속도로에서 세시간 네시간은 있어야 하는데... 누군가에게서 전화가 왔다 서울로 가고 있느냐는 것이다. 아내였다. 하지만 나는 사무실에 있고 서울가는 차 안이 아니었던 것이다. 시계를 보니 표시된 전지의 잔류전지는 다 되어 가고 있었다. 지난 초여름 우리 카페모임시(사랑채 음악대표아적심)에 그때 모인 회원들에게도 이야기 한바 있었지만 나들이 할때 휴대전화 전지는 예비전지까지 만으로 채워 놓아야 안심이 되는 성미인데 항상 들고 다니는 가방속 소형 수첩에 보관한 예비 전지가 오늘따라 안보이는 것이다. 에이 이거 안되겠군 억지 일을 부리지 마라는 거로군...생각하며 서울행을 포기 했다.
집에 돌아서와서 내가 서울행을 결정적으로 포기 하게 만들었던 그놈의 예비전지는 어디로 갔단 말인가? 아무리 찾아 보아도 없었다. 이상하다. 귀신이 곡할 노릇이군. 한참을 찾다가 머리를 때리고 간 아침의 기억 ...
서울에 가방을 들지 않고 가려고 내 와이셔츠 윗주머니에 예비용전지를 따로 챙긴 것이다.
'이런 낭패가....'
하지만 시간상으로 여건상으로 분명 서울행은 포기하여야 할 상황이었다.
하지만 못갈거라는 이야기는 하였으므로...위안하며...
오늘 글을 쓰는 이순간
행사의 뒷풀이를 하시는 순간이리라.
즐거운 모임이 되었으리라 의심하지 않는다.
첫댓글마음은 다녀가신 줄 압니다. 그러면 된 것이지요. 고맙습니다. 이리 못 뵌 아쉬움 달래주시니..... 꼭 뵐날 있을 겁니다. 멀리서나마 늘 평안하시길 기도 드리고 있습니다. 언젠가 뵐 때 반가움이 크라고 이 번에 못 뵌 모양이에요. 전주의 가을도 참 아름답겠죠? 비빔밥 먹으로 언제 한 번 또 가야 하는데.......
첫댓글 마음은 다녀가신 줄 압니다. 그러면 된 것이지요. 고맙습니다. 이리 못 뵌 아쉬움 달래주시니..... 꼭 뵐날 있을 겁니다. 멀리서나마 늘 평안하시길 기도 드리고 있습니다. 언젠가 뵐 때 반가움이 크라고 이 번에 못 뵌 모양이에요. 전주의 가을도 참 아름답겠죠? 비빔밥 먹으로 언제 한 번 또 가야 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