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와 산나물다래끼 몹시 가난했던 내 유년의 시절은 허기진 흰 구름 구병산허리 돌고 어머니의 산나물 다래끼 속에선 늘 뻐꾸기 울음소리만 들렸습니다 보리밥 한술에 곰 취 참 취 원추리나물에 조선고추장이 달던 그 섧던 시절 어머니 얼굴처럼 누렇게 뜬 낮달이 해찰하는 개여울 물로 골은 배 채우시고 해질 무렵 긴 그림자 안고 돌아와 노을이 서러운 사립문틀에 뻐꾹채꽃 한 송이 걸어두고 말간 한숨으로 아궁이 가득 차마 내려놓지 못하는 고된 삶의 불을 지피시던 어머니 그 시절 어머니의 산나물 다래끼 속 뻐꾹새 울음소리 가득히 지울 수 없는 기억의 낡은 창가 이 아들의 새벽 잠 꿈에 번집니다 -옮겨온 글- 비온뒤에 더 푸르고 더 향긋한 산나물의 맛을 아시는지요? 이른봄부터 초여름까지 시골 5일장을 장식하는 산나물에는 배고프던 시절의 한이 서려있답니다 산과 들에는 산나물이 지천이고 보릿고개의 계절이 오면 멀건 나물죽으로 끼니를 떼웠다던 어머님 세대를 압니다 돌아서면 배고프던 시절에 쉽게 구할수있는 산채의 맛과향을 이제서야 조금은 알것같습니다 웰빙음식이란 이름아래 건강을 위해 찾아 다니는 산나물은 현대인들의 사랑을 독차지 하지만 산나물은 산에서 자라야 제맛이건만 대량생산을 목표로 재배하는 농가가 많습니다 봄이면 싸릿대로 얽어 만든 동그스름한 다래끼는 엄마의 허리춤을 떠날날 없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식구들의 먹거리 배달의 수단 그속에는 배고픔의 한 매운 시집살이의 한이 서려있지요 봄산을 누비며 다래끼속을 채우기위해 그렇게 뼈골이 닳토록 산을 헤메셨습니다 기름진 음식들로 질병이 늘어나는 현실에 엄마가 해주시는 시래기나물 산나물로 배를채우고 자라서 그나마 이만큼 건강하게 잘 자랐다는'인사를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것들이 보약이였다고 남들처럼 맛난것 못먹이고 키운게 못내 미안한 표정을 보았지요 그때는 먹기싫어 투정을 많이 했던걸 기억합니다 옛시절이 생각나 이맘때면 몇차례 산나물 채취하러 갑니다 종류가 다양해서 알지못하는 산나물이 더 많지만 산속에서 맡아보는 산나물의 향은 어머님의 냄새입니다 산새가 짙어 예전보다 산나물이 줄었다지만 산을 헤메며 채취한 한줌의 산나물에 엄마의 모습이 있고 웅장한 산속의 향과 정기가 있으니 해매다 산나물에 대한 애착은 이어지겠지요 ♬하얀민들레 -진미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