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무르익으면서 전국 곳곳에선 축제가 한창이다. 우리농산물로 김치를 직접 담그는 김장축제부터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없는 고품격 도자기를 감상하는 축제까지 그 주제도 다양하다. 각 축제에선 풍성한 볼거리와 함께 맛있는 먹을거리도 즐길 수 있어 여행객의 눈과 입을 즐겁게 한다. 이 모든 축제를 즐기고 싶지만 축제기간이 한정돼 있어 아쉬울 따름이다. 이런 고민을 덜어주고자 골라 가는 재미가 쏠쏠한 지역축제를 소개한다. 각자 취향에 맞는 축제장을 찾아 전통문화·예술을 즐기고 자연을 온몸으로 느껴봄이 어떨까.
절임배추에 맛있는 양념 버무리기만 하면 끝…참 쉽죠?
평창 고랭지 김장축제
강원 평창군 진부면 오대천서 11월2~11일 다채로운 행사
인근 관광 명소도 둘러볼만
“고소한 맛이 일품인 평창 고랭지배추로 김장하세요.”
김장철이지만 아직 김치를 담그지 못했다면 이 축제에 주목하자. 바로 11월2~11일 강원 평창군 진부면 오대천 축제장에서 열리는 ‘2018 평창 고랭지 김장축제’다. 이 축제는 우리의 김장문화를 살리고 평창 고랭지배추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자 2016년 탄생했다.
해발 600m 이상의 고지대에서 생산된 평창 고랭지배추는 속이 노랗고 단단한 것이 특징이다. 이 배추로 담근 김장김치는 시간이 지나도 무르지 않아 오래도록 싱싱한 맛을 즐길 수 있다.
행사장에선 이 고랭지배추와 맛있는 양념을 구입해 손쉽게 김장김치를 담글 수 있다. 절임배추 8㎏과 양념 3㎏이 4만5000원, 절임배추 16㎏과 양념 6㎏이 8만5000원이다. 기호에 따라 추가 양념은 직접 사면 된다. 절임배추만 살 수도 있다. 가격은 20㎏짜리 한상자에 3만5000원이다. 김장 직후엔 보쌈과 두부김치 등을 곁들여 갓 만든 김치를 맛볼 수 있다.
김장 체험 외에도 행사장에는 가족·연인·친구와 함께 즐길 수 있는 다채로운 부대행사가 마련된다. 문화예술 공연, 목공예 체험, 전통 떡메치기, 오대천길 걷기 등이 그것이다. 또 축제장 한쪽엔 지역농민들이 정성껏 기른 농특산물을 판매하는 장터가 운영된다. 맛있는 농특산물을 저렴한 가격에 믿고 구입할 수 있는 기회니 놓치지 말자.
김장축제를 즐겼다면 인근 관광 명소를 둘러보는 것도 좋다. 평창엔 이효석 문학관, 허브나라 농원, 오대산 전나무숲길 등 놓치기 아까운 관광 명소가 많다. ☎033-335-1577.
◇사진제공=평창 고랭지 김장축제위원회 홈페이지
최문희 기자 mooni@nongmin.com
김해분청도자기축제(~11월4일)
올해로 23회째를 맞은 김해분청도자기축제는 경남 김해시 진례면 김해분청도자기박물관과 클레이아크 김해미술관 일원에서 개최된다. 분청도자기는 청자 그릇에 하얀 분칠을 한 자기(瓷器)로, 형태와 문양이 자유로워 도자기 중 가장 한국적인 미(美)의 원형으로 평가받는다.
축제장에선 전국 최고 수준의 도예 명장들이 빚어낸 우수한 작품을 감상하는 것은 물론 개성 있고 품질 좋은 도자기를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 ☎055-345-6036.
순천만갈대축제(11월2~4일)
가을이면 황금빛 파도가 넘실거리는 전남 순천의 순천만 습지. 이곳은 세계 5대 연안 습지로 손꼽히는 자연의 보고이자 국내 최대 규모의 갈대 군락지다. 갈대밭 규모는 무려 5.4㎢(160여만평).
올해로 20회를 맞은 축제는 순천만 잔디광장에서 열리는 ‘갈대음악회’를 시작으로 화려한 막을 올린다.
여행객은 황금빛 갈대숲을 거닐며 가을 낭만을 만끽하는 동시에 축제장에서 펼쳐지는 플리마켓(벼룩시장)과 아침 선상투어, 달집태우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다. ☎061-749-6081.
지리산 피아골 단풍축제(11월3~4일)
단풍 절정기를 맞아 지리산 피아골 단풍축제가 전남 구례군 직전마을과 피아골 일원에서 열린다. 이곳의 단풍은 산(산홍·山紅)과 산을 비추는 맑은 계곡(수홍·水紅), 그 풍경을 바라보는 사람의 마음(인홍·人紅)마저 붉게 물들인다고 해 ‘삼홍(三紅)’이라는 별칭을 갖고 있다.
등산객들은 아름다운 단풍 감상은 물론 단풍 부채 만들기, 오색 향초 만들기, 농촌 들녘 가을걷이 등 다채로운 체험을 즐길 수 있다. ☎061-780-2227.
서울빛초롱축제 (11월2~18일)
올해 10주년을 맞은 서울빛초롱축제가 청계천에서 열린다. 이번 축제는 ‘서울의 꿈, 빛으로 흐르다’라는 주제로 서울의 역사와 문화를 담은 다양한 테마를 빛으로 표현한다.
오후 5~11시 청계광장에서부터 수표교까지 약 1.2㎞ 거리를 수놓은 빛의 향연이 눈을 황홀하게 한다. 소망등 띄우기, 전통 좌등 만들기 등 시민 참여프로그램도 함께 마련된다. ☎02-2133-0934.
화성 햇살드리축제(11월9~11일)
경기 화성 농민과 소비자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 마련된 축제다. 화성 오산동 한국토지주택공사 동탄사업본부 맞은편에서 열린다.
주요 프로그램은 김장체험이지만 아쉽게도 신청이 마감됐다. 하지만 김밥 만들기, 도정체험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남아 있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특히 축제 둘째날인 10일엔 ‘농업인의 날’을 기념하는 행사가 진행된다.
아이들에게 농업의 소중함과 우리농산물의 우수성을 알려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031-369-6365.
빛깔찬 영양김장축제(11월16~19일)
고추 주산지인 경북 영양에서 열리는 축제다. 체험비 1만2000원만 내면 감칠맛 나게 매운 영양 고춧가루와 무공해 고랭지배추로 1.5㎏ 정도의 김장김치를 직접 담글 수 있다. 백김치·총각김치 등을 시중 가격보다 저렴하게 살 수 있는 장터도 마련된다. 노래자랑과 각종 김치 시식 등 부대행사도 풍성하다. ☎054-683-7300.
보성차밭빛축제(12월14일~2019년 1월13일)
전남 보성군 한국차문화공원 일원에서 펼쳐지는 보성차밭빛축제는 겨울밤을 찬란한 불빛으로 물들인다. 은하수 터널, 빛 산책로 등 아름다운 빛 조형물은 추위를 뚫고 방문한 여행객에게 화려한 볼거리를 선사한다.
부대행사로는 소망을 적어 은하수터널에 다는 소망카드 달기와 지역 특산물을 판매하는 장터, 화덕체험 등이 준비돼 있다. 점등시간은 오후 6시부터 10시까지다. ☎061-850-52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