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여성시대 오랜세월매만진돌맹이
안녕 사랑하는 여시들
말머리를 뭘로 해야할까 고민하다
아무래도 우울증에 관한게 주가 될 것 같아서
헬스보디정보로 했는데
아니라면 알려줘
최신글에 자주 우울이나 극단적 선택을
하려는 여시들이 보여서
나 역시 나락으로 떨어질 때
자주 우울을 검색해 보는 사람으로서
우리 같이 우울을 펼쳐놓으면 어떨까- 싶어서
0. 병원을 가자
뭐야 너무 당연한 이야기 아냐? 싶겠지만
정신과를 선뜻 가긴 어렵잖아
찾아봐도 전부 비댓이고 해서
금액이나 효과가 궁금할거 같아서
잠깐!!! 일단 실비를 들자
그렇다고 합니다
나는 정신과 가기로 맘 먹었을 때
보험 1도 몰라서 실비가 없어 당장 들자..!
(실비관련 글은 많고 여시들이 다 설명해둠)
정신과는 실비거절될 확률이 높고
내 경우 2월부터 우울증, 공황장애 장기치료를
받고 있어서 치료종결 후
유병자는 2년, 일반실비는 5년 뒤 가입된대
그러니 5년+치료종결까지 아프면 안되겠지?
자, 여시들이 궁금해 할 진료비
지극히 내 기준이라 나이, 보험에 따라 다를수도 있어
2/6일 첫진료 19500원
문답형 설문지를 하고 선생님과 대화 후 약을 탔어
하루 2번 아침 저녁약
그 뒤 일주일에 한 번씩 내원해서
상담받고 약타고 (대략 10분)
예약이 안되는 곳이라 사람 많으면 기다려야해서
한시간 기다리는 일도 잦아
그만큼 아픈사람이 남녀노소 많더라구
보통은 6700원, 8800원 정도 나오고
한달에 두번 만성관리질환요금이 붙어서 금액이 달라
그래도 만원 안된듯 한번 갈때!
비급여 (보험기록안남게)하면 *3.5배 정도래
정신과는 감기같은 거라고 하는데
내 생각엔 달라 무슨 감기가 이렇게 오래 아파
오래 아팠으니 치료도 오래 걸리겠지?
일주일에 한번씩 가서 약을 받고
그 주의 상태를 보고 약을 조절해서 처방해줘
정신과 관련 글도 많으니 이만 줄이고
하고싶은 말은 여시들 참지말고 병원부터 가
(실비들고)
1. 샤워와 산책을 하자
또 뻔한 소리네 싶지만
많은 사람들이 똑같이 말하는건
알아 당장 일어날 힘도 샤워할 힘도 없는거
눈 딱 감고 아무것도 안해도 되니까
세수만 해보자
그러다보면 샤워도 할 수 있고
산책도 할 수 있지 않을까
집에 있다고해서 내내 안씻고 누워있는 거보다
일정이 없어도 씻고 동네 한 바퀴 돌면
뿌듯하더라구
햇빛이 비타민D를 준다고 하잖아
우린 식물이야 빛을 쐬주고 물을 주자
식물 이야기가 나왔으니 내가 돌보는 식물 보여줄게
예전엔 집도 작은데 식물은 사치라고 생각했는데
이 작은 생명을 돌보면서
내가 얘 물주는 토요일까진 살아야지
그 다음 토요일에 또 물줘야지
생각하고 있더라구
꼭 식물이 아니라도 좋아
산책을 하며 길냥이 밥주는 일을 하는데
내가 책임질 수는 없지만 내 덕에 오늘 이 녀석은
굶지 않고 살았다는 생각이 들더라구
우리동네 애기들!
츄르 들고다니며 하나씩 짜주고 있어
*추천 책 '공존을 위한 길고양이 안내서'
츄르 '공존 동네고양이' (몇개 이상사면 유기묘 기부)
2. 끼니를 챙기자
하루 한 끼만이라도 제대로 먹어보자
일하고오면 지쳐서 밥 먹기도 싫고
아침엔 바빠서 먹을 시간도 없고
그러다보니 배달 시켜먹고 공허해지고
만들어먹는게 제일 좋지만 일이 많으니
용기를 가져가서 테이크아웃 해보는건 어떨까?
걸어가며 운동 겸 용기이용하는 환경운동도 되구
그것도 힘들다면 배달이라도 먹자
대신 좀이라도 덜 자극적이고 건강한걸로!
예쁜 브이로그 감성 아니어도 되니까
누구한테 안 보여줘도 접시에 담아
오늘 고생한 나를 위해 대접하자
오늘도 고생했어 넌 이 밥상을 받을 자격있어
3. 운동을 하자
아니 아침에 일어나기도 힘든데
운동을 어떻게 하라는거야
근데 그거 알아 여시들 운동을 안해서
아침에 못일어나는거더라고
운동달글 보면 진짜 세상에 이렇게 많은 운동이
있었어? 싶을만큼 있고 그 안에
엄청난 열정의 여시들이 있더라고
나랑은 달라 나는 못해 생각말고
가볍게 걸어보자, 그러다 뛰어보자
하고싶은게 있나 찾아보고
가벼운 마음으로 일단 해보자 아님 말고
난 운동도 입맛처럼 맞는게 있다고 생각해
나한테 헬스와 필테는 노잼이었어
그래서 생각했지 아 난 운동과 맞지 않구나
아니야 여시랑 맞는 운동 분명 있어
일단 시도해보자
요가
등산
러닝
다 싫으면 소풍어때
밖에서 먹으니까 다 맛있더라고;
4. 주말의 전통을 만든다
이건 쩌리에서 본 글에서 차용한건데
'성공한 사람들의 주말 생활습관 12가지'라는 글에서
주말하면 떠오르는 각자의 의식이나 전통이 있다.
이게 너무 본새나는거야!
토요일 아침은 꼭 팬케이크를 먹는다던가
일요일 점심은 꼭 공원에서 먹는 등
(중략) 주말 의식으로 꼽을 수 있다.
뭐야 그리 어려운거 아니네?
사람에 따라 주말이 다를수도 있잖아
요즘 내 주말은 월화 라서
하루는 술마시며 책보기 / 하루는 영화보기 를
하고있어
*추천 책
실패를 사랑하는 직업
2인조
모순
아무튼 시리즈
우아한 가난의 시대
최유수 단편집
쇼코의 미소
여름의 빌라
영화
프란시스하
레이디버드
벌새
소공녀
eat pray love
델마와 루이스
와일드2014
5. 나라는 사람
여시들 이까지 읽었다면 자기자신을 칭찬해줘
대단한 사람이야 지금을 바꾸고
더 나아가길 바라는 나라는 사람.
우울한건 환경탓이고 남탓이지 내탓이 아니야
한동안 나라는 사람은 무엇일까
왜 살아갈까? 라는 의문에 골몰해 있었어
그러다보니 나는 뭘까 가 되서 자꾸 작아지더라고
좋아하는 유투버 이연님의 책
'겁내지 않고 그림 그리는 법'에 이런 문장이 있어
스스로를 너무 깊이 들여다보면
결국 자신을 부정하게 된다. (중략) 정말 그렇다.
지나치게 깊은 사유는 자아를 병들게 한다.
자 이제 생각해보자
내 앞에 붙이고 싶은 수식어는 뭘까
그냥 이력서 한줄 말고 명함 앞 직함말고 내 것
나는 그림을 그리고
Bad (부족한) 페미니스트이자
플렉시테리언이야 (가끔씩만 베지테리언)
살고자 그림을 시작했어
그림을 그릴 때만 생각의 회전목마를 멈출수 있어서
나도 이걸 알아내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어
그리고 지금도 진행중이야
여시들이 앞에 붙이고 싶은 수식어는 뭐야?
가수가 되고 싶으면 나를 가수라고 소개하자
그러다보면 누군가는 나를 가수라고 부를거야
*추천 유투버
에린남 (미니멀리스트)
이연 (일러스트레이터)
하말넘많 (여성주의)
소그노 (여성주의)
내 글은 여기서 끝이야
현실에서도 누군가는 나를 멋있다고 보고
누군가는 에이 별거없네하고 봐
나는 나를 멋있다고 생각할래
여시들은 에이 별거없네하고
따라할만한데? 아니 나도 해볼까?라고
생각했음 좋겠다
자 이제 일어나서 눈 앞에 눈물 콧물 닦고 바닥에 던진 휴지를 휴지통에 넣고, 창문을 열어보자
안되겠으면 내일, 모레, 그것도 안되면 그 다음날.
살기로 선택했으니 우리는 다시 시작할 시간이 충분해
살아만 있으면 어떤 모습이든 다 괜찮을거야
이 글을 쓰는 나 역시 우울증을 완치했고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면 좋겠는데 여전히 오늘은 괜찮고 내일은 아플지도 몰라.
그래도 그래도 우리 우울을 바닥에 펼쳐두고 놀아보자
놀이터에서 놀다보면 하나 둘 친구가 오는 것처럼.
여시들 아프지마
*이 글에 차용된 문장이 많습니다 어디서 주워듣고 본 것들이라 표기가 명확하지 못한 점 양해바랍니다
문제시 삭제
고마워
고마워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