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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내향적인 사람이 사람을 싫어한다거나 낯을 가린다는 건 분명한 오해입니다. 내향성이냐 외향성이냐에 상관없이 누구나 자신의 자원이 허락하는 선 안에서는 타인과 사이좋게 잘 지내고 싶어 합니다. 단지 내향적인 사람은 외향적인 사람에 비해 외부에 쓸 사회적 자원이 적을 뿐입니다. 대신 내면에 충분하게 집중할 수 있지요. 그래서 자기 시간을 갖는 동안 스스로를 성찰하고 세계를 통찰합니다. 홀로 있는 시간을 통해 집중력을 얻으면 다시 세상에 나와 열심히 일할 수 있고요. 아마 직장 생활을 하는 분들 중에는 내향적인 성격이 많을 거예요. 기업의 입사 시험을 치르는 게 얼마나 어렵습니까. 홀로 있는 시간의 집중력을 이용하여 그처럼 높은 장애물을 잘 넘어서는 것 또한 내향적인 사람들의 장점이니까요. p. 26~27
큰 고민이 해결되지 않아 스트레스를 받다가도 아이를 안고 있으면 충만해지고, 쏟아지는 일을 쳐내느라 정신없는 와중에도 동료의 진심 어린 감사 인사에 눈물이 핑 돌며, 오늘 있었던 화나는 일에 분개하다가도 술잔을 기울이며 내 이야기를 들어주는 친구가 있다는 데에 가슴이 찡해집니다. 그렇게 좋은 순간은 어느 곳에나 있고 우리는 날마다 행복을 경험합니다. 행복에 대한 정의도 어렵고, 행복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행복은 ‘나쁜 게 없는 상태’가 아니라 무언가 ‘좋은 게 있는 상태’라는 것입니다. p. 54
우리 주변에는 다른 사람보다 많은 일을 처리하는데도 지치지 않고 언제나 활기를 유지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들의 특징은 마치 스위치를 켜고 끄듯 일의 종류를 자주자주 바꿀 줄 안다는 것입니다. 인지심리학자들은 그 능력을 ‘voluntary switch’, 즉 자발적 전환이라고 부릅니다. 자발적 전환에 능한 사람은 번아웃과 관련된 무기력에 쉽게 빠지지 않습니다. 반면, 출근해서 퇴근할 때까지 한 가지 일만 꾸준하게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멀리서 지켜볼 땐 마치 꽤나 심지가 굳은 인물 같아 보여요. 그러나 심리학자인 저는 그의 상태가 걱정됩니다. 그가 일하는 시간은 고통을 누르는 과정일 테니까요. 매일 저녁, 일이 끝나면 물에 젖은 솜처럼 몸과 마음이 지쳐버리나요? 그땐 내가 일을 대하는 방식을 고민해 보세요. 한 우물만 파는 게 늘 좋은 건 아닙니다. 가끔은 자발적으로 스위치를 켜고 끄는 지혜도 알아야 하니까요. p. 113
우리가 누군가와 꽤 오랜 시간 알고 지낼 때, 상대가 나에게 주는 좋은 점 때문에 이 관계가 유지된다고 믿곤 합니다. 그런데 막상 면밀하게 들여다보면 그는 나에게 좋은 것을 가져다주는 게 아니라, 나쁜 일을 막아주는 존재인 경우가 아주 많아요. 하지만 사람들은 좋은 일이 생길 땐 크게 고마워하고 기억해 주는 것에 비해, 나쁜 일을 막아주는 것은 대부분 기억해 주지 않습니다. 누군가가 회사를 떠나야 한다면, 설사 해고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해도, 아름답고 품위 있는 이별을 준비할 수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그 사람 덕분에 막아낼 수 있었던 일, 그 사람의 존재로 조직이 걱정하지 않아도 되었던 일들을 꼭 언급해 주기를 바랍니다. 이별은 슬프고, 퇴직은 섭섭하지만 최소한 오랜 시간 몸담았던 공동체가 나를 제대로 기억한다는 느낌은 줄 수 있으니까요. p. 155~156
저는 최근 누군가로부터 성공에 대한 아주 재미있는 정의를 들었습니다. ‘내 소리에 대해 항의받지 않는 것.’ 이 말을 처음 들었을 때는 ‘층간 소음에서 자유롭고 싶다는 얘기인가?’ 하고 생각했어요. 물어보니 그것도 포함되는 거래요. 하긴, 내가 내는 소리 때문에 남들이 불편해하지 않을 정도로 독립된 공간을 소유했다면 성공이 맞는 것 같습니다. 다른 뜻도 숨어 있습니다. 내가 낸 의견에 대해 ‘당신 틀렸어’, ‘조용히 해’라는 소리를 듣지 않을 정도의 위치를 가졌다는 것. 이 역시 성공의 다른 모습이지요. 주변 사람들과 내가 정의한 성공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보면 어떨까요? 서로 다른 목적과 가치관을 가진 사람들이 그것을 이루기 위해 노력한다는 사실만으로도 앞으로 나아갈 힘이 생길지도 모르니까요. p. 265
4차 산업혁명, 메타버스, 인공지능 등 우리가 꿈꿔온 미래 기술은 이미 빠른 속도로 다가왔습니다. 복잡하고 난해해 보이지만 결국 이 모든 것은 ‘피드백’이라고 정의내릴 수 있습니다. 피드백 사이언스가 게임이 되었고, 피드백 시스템이 4차 산업혁명을 이끌었어요. 미래 시대의 소통은 사람과 사람 간의 피드백이고 단순히 좋은 결과를 주는 게 아니라 진행 과정과 방법을 잘 공유하는 것이 좋은 소통의 방식으로 요구될 것입니다. 아직도 길고 긴 인생이 남아 있습니다. 좋은 인생을 살기 위해 게임을 즐기듯 나의 인지와 행동, 상대의 마음을 깨우며 성장하시길 바랍니다. 우리 각자가 위대한 인간은 못되더라도 좋은 사람은 될 수 있을 테니까요. p. 395
https://www.youtube.com/watch?v=OvDoo1cLzKI
출판사 서평
“우리가 꾸역꾸역 살아가는 이 순간에도
행복은 차곡차곡 쌓이고 있습니다”
긴 인생을 살아가야 하는 이들에게
삶의 이정표가 되어줄 지혜와 통찰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유대인의 무덤과도 같았던 아우슈비츠 수용소. 나치 독일의 잔혹한 만행으로 수많은 유대인들이 그곳에서 목숨을 잃었지만, 이곳에서도 끝까지 살아남은 사람들이 있었다. 도대체 어떤 이들이 이처럼 강한 생명력을 갖고 있었던 걸까? 이들의 생존력에 대해 연구한 학자들은 신체적으로 건강하고 나이가 어릴수록 생존 확률이 높았을 거라고 생각했다. 물론 부분적으로 맞기는 했지만 완전한 조건은 아니었다. 오랜 시간 조사를 거듭한 끝에 생존의 중요한 요인 중 하나가 밝혀지게 되었는데, 바로 ‘행복’이었다. 수용소에 끌려들어가기 전까지 얼마나 행복한 삶을 살았는지가 살아남는 데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는 것이다. 행복을 자주, 또 많이 경험했던 사람은 행복을 되풀이하고자 하는 욕구가 강했으며, 그것이 위기와 고난을 이겨내는 데 강력한 심리적 에너지로 작용했다는 게 학자들의 결론이었다.
그렇다면 행복을 자주, 또 많이 경험하기 위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20년 넘게 인지심리학자로 살아오며 전 국민의 마음 멘토로 불리는 김경일 교수는 이 책 『마음의 지혜』에서 “행복은 크기가 아니라 빈도”라고 힘주어 이야기한다. 1년에 100점짜리 커다란 행복 하나를 경험하는 것보다 10점짜리 행복 10개를 경험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다시 말해 “좋아하는 사람과 맛있는 것을 먹는 게 나의 행복이야”라고 인지하고 있는 사람은 “로또 복권에 당첨되는 게 나의 행복이야”라고 생각하는 사람보다 생존할 확률이 높아진다.
김경일 교수는 다시 행복의 빈도를 높이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으로 ‘기록’에 대해 이야기한다. 우리에게는 분명히 작고 소소하지만 행복을 느끼게 했던 경험이 존재했을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경험은 자신에게 닥친 시련을 이겨내는 힘으로 작용했을 것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우리 뇌는 이러한 연결고리를 기억하지 못한다. 결국 우리 스스로 기록을 통해 행복의 알고리즘을 만들어내야 한다는 뜻이다.
인간은 환경과 상황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존재다. 온도와 질감, 천장의 높이, 빛의 밝기, 무겁거나 가벼움을 느끼는 사소한 감각 등 이 모든 것이 뇌에 영향을 끼쳐 생각과 기분을 바꾸게 해준다. 기억하자. 사소한 식사, 소소한 수다, 별 의미 없어 보여도 기분 좋아지는 장난, 심지어 매일 같은 길을 발 딛고 걷는 행위까지도 우리 마음속에 희미한 바를 정 자로 남아 행복의 씨앗으로 자라나고 있다는 것을.
“나에게 감탄하는 삶을 사세요!”
우리가 간절히 바라던 마음속 지혜를 향한 유쾌한 여정
혹시 이 광고를 기억하는가? 깔끔하게 정장을 차려입은 두 남자가 건물 앞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잠시 후 그중 한 명이 차량 리모컨을 누르자 삑 소리와 함께 헤드라이트에 불이 들어온다. 그 모습을 본 다른 한 명의 조금 놀란 표정과 함께 차분한 내레이션이 흘러나온다.
“요즘 어떻게 지내냐는 친구의 질문에 ○○○로 대답했습니다.”
이 광고에는 ‘타인의 감탄’이라는 심리학적으로 중요한 메시지가 숨어 있다. 우리는 대부분 어른이 되면서 인간관계를 줄여나간다. 대신 매일 마주치는 소수의 사람을 좋은 사람이라고 믿고 그들의 기준에 맞추기 위해 노력한다. 그런데 자칫 이러한 관계 속에서 우리가 원하는 삶, 우리가 세운 목표 그리고 노력하고 있는 수많은 것들이 다른 사람들의 감탄을 얻기 위한 행동으로 이어지기 쉽다. 그리고 ‘나’보다 ‘남’의 시선에 따라 사는 삶은 궁극적으로 만족과는 멀어질 수밖에 없게 된다.
김경일 교수는 이 책에서 타인의 시선과 평가에서 해방되는 방법으로 “나에게 감탄하는 삶”을 제안한다. 그리고 다양한 사람을 만나 그들에게 조금씩 도움을 주며, 그들로부터 받은 감사를 나 스스로에게 감탄하는 도구로 활용하라고 조언한다. 나를 향한 감탄이 진실된 자기 만족으로 이어질 수 있다면 비로소 우리가 간절히 바라던 마음속 지혜에 한 걸음 다가설 수 있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