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해상자위대가 창설 70주년을 기념해 6일 가나가와현 사가미만에서 역대 두 번째 국제관함식을 개최했다. 관함식은 군 통수권자가 함대와 장병을 사열하는 의식으로, 국제관함식은 해군의 대표적인 군사 외교의 장으로 평가된다. 이번 관함식에는 일본을 포함해 14개국이 참가했다.
한국 해군은 박근혜 정부 때인 2015년 이후 7년 만이다. 앞서 한국 해군은 2002년 구축함 광개토대왕함, 2015년 구축함 대조영함을 각각 일본 관함식에 파견했는데, 이번엔 전투 함정 대신 군수지원함인 소양함을 보냈다. 우리나라는 2018년 제주도 해상에서 열린 국제관함식에 일본 해상자위대를 초청하면서 해상자위대기가 아닌 일본 국기를 사용해 달라고 요청했고, 이때 일본은 불참했다.
이날 오전 11시경 본격적으로 시작된 관함식에서 한국 소양함은 12개국 중 9번째 순서로 항해했으며, 다른 나라 해군들과 마찬가지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탑승한 이즈모함을 향해 거수경례를 했다. 그런데 일본 해상자위대의 자위함기가 욱일 모양을 쓰고 있어 여론이 좋지 않은 상황이다. 자위함기는 욱일기와 다르다는 우리 정부의 해명과 달리, 일본 외무성은 해상자위대 자위함기와 유강자위대 자위대기는 1954년 제정된 자위대법 시행령에 따라 욱일 모양을 사용하도록 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이수진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에서 "윤석열 정부가 국민의 반대에도 기어코 우리 해군이 일본 욱일기에 거수경례하도록 만들었다"며 "윤석열 정부는 해상자위대기는 욱일기와 '모양은 비슷하지만 빨간색 원의 위치가 다르다'는 황당한 궤변을 펼치고 있지만 일본 외무성도 자위함기를 범욱일기로 인정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김영만 전 친일청산시민행동 대표는 "말도 안 된다. 큰일이다. 일제 침략을 상징하는 깃발이 욱일기인데, 거기에 대고 우리 군대가 경례를 하는 것이 우리 국민 정서에서 볼 때 용납이 되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한미일 합동군사훈련을 떠나 일본 관함식 참가는 우리 국민 정서에 전혀 맞지 않다며 대한민국 대통령이 일본 총리인지 구분이 안 될 정도라고 말했다.
한편 경남 지역 시민단체들은 창원진해 북원광장 이순신 장군 동상 앞에서 "윤석열정권 사대매국‧친일국방 규탄한다."를 외쳤다. 곧이어 일본 군국주의의 상징으로 불리는 욱일기를 밟고 서 있다가 찢었다. 우리 해군이 일본 해군 관함식에 참가하기 위해 29일 진해항을 출항하자 이를 규탄하고 나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