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꽤 힘든 삶을 살았지요,
완전한 거지였답니다.
그동안에 무수한 체험도 하였고요, 그것을 일일히 다 기록할 수는 없습니다.
생각하기도 괴로운 일이고 별로 자랑스럽지도 않아 생략합니다.
그동안에 있었던 중요한 일들을 간단히 욧점만 말씀드릴께요
어느 피아노 학원 앞을 지나다가 피아노 생각이 나서 무조건 들어갔었습니다.
원정선생님이신 여자분이 왜 왔느냐고 하기에
혹시 피아노 강사가 필요하지 않은가 물어봅니다.
"음대 나오셨어요?"
라고 하기에
"음대가려고 다 공부해 두었다가 포기했어요"
라고 하자
"피아노 한 번 쳐 보실레요?"
라고 하기에
"무슨곡을 칠까요 "
라고 묻자 아무거나 쳐 보세요"
라고하여
"하도 친지가 오래되어 틀려도 이해해 주세요"
라고 한 후 베에토벤의 소나타 1번 F단조를 치기시작하였습니다.
1악장을 마치고
"2악장도 칠까요?"
라고 하자
"전악장을 다 외웁니까?"
"예"
"그만 쳐도 됩니다."
라고하며 나에게 몇가지 증명서를 가져오라고 일러줍니다.
그래서 생각지도 못하게 피아노 강사가 되었고 머물곳이 없다니까 학원의 방에서 자라고 합니다.
거기에서 몇년을 가르칩니다.
1970년에 독일의 클래식 기타리스트가 한국에 와서 명동의 시공관에서 연주를 한다고 하여 나는 그의 연주를 구경하였고 그만 클래식 기타에 반하고 맙니다.
그 후 서울 여기저기에는 클래식 기타학원이 많이 생겨 났고 나는 정식으로 클래식 기타를 배우게 됩니다.
나는 카르카시 기타고본을 두번이나 떼었고
명동에 있는 `악보사`에서 일본의 기타명곡집과 교본도 새로 사서 공부하였습니다.
나는 여러작가들의 어려운 곡들을 연주할만큼 실력이 향상 되었습니다.
내가 피아노 학원에서 클래식 기타로 `아람브라의 궁전`을 치자 원장님이 놀라고 좋아하지만 나의 손톱이 길어 피아노 가르치거나 내가 연습할때면 `딱닥닥` 소리가 나서 듣기싫어합니다.
그는 손톱을 깎으라고 몇번이나 말을 하다가 내가 말을 듣지 않자 나중에는
"아이들에게도 좋지 않으니 피아노냐 기타냐 결정하세요'
라는 최후통첩을 내립니다.
나는 피아노 학원을 그만 두고 청주로 내려 왔습니다.
그동안 내가 사랑하던 한 여자가 있었는데 (어느 카페에서는 `박꽃사랑`이란 제목으로 글을 쓰기도 했지만 여기서는 쓰지 않았습니다.)
그여자가 서울대 간호학과를 나와서 명륜동의 서울대 병원에서 일 하다가 독일로 떠나자, 나는 모두 자포자기를 하고 피아노고 뭐고 다 때려치우고 청주로 내려와 클래식 기타학월을 차립니다.
(계속)
첫댓글 형광등등님 참 음악이 다양 하십니다.옛날 사람들은 생각지도 못할
그런 좋은음악 선생님이 되셨으면 대단하십니다.
손제주가 좋으십니다. 배울점이 많습니다. 올리신글 감사히 보고 갑니다.
고생도 많이 하시고 원래 재주많은사람이 고생도 많치요. 수고 하셨습니다.
어서오세요 푸른잔디님 늘 감사하고 반갑습니다.
오늘도 좋은 주일되시고요 ^)*
재주가 참 많으십니다. 글 쓰시는 재주도 많으신데 음악에 는 천부적 재능을 타고나신 것 같습니다.
물론 본인의 피나는 노력의 결과물이겠지만 넘 부럽습니다. 존경합니다.
안녕하세요? 스잔님 !
너무 과찬이세요, 저는 보통 사람인걸요 하하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