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고, 고(高, 高, 高)…베트남, 한국식품 인기
베트남, 최저임금-식품 지출비중-한국식품 호감도 모두 높아
네트워킹, 저관세 혜택으로 현지 식품시장 공략해야
베트남에서 한국 식품은 높은 품질과 세련된 패키징, 한류 등으로 좋은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특히 한국 식품은 한-아세안 자유무역협정(AKFTA)과 한-베트남 자유무역협정(VKFTA)를 통한 관세 인하 혜택이 기대돼 수출이나 현지 투자를 고려할 만하다. 그렇다면 9000만 먹거리 시장을 공략할 좋은 방법은?
◇ 베트남 식품 시장의 잠재력
글로벌 시장조사 기관인 BMI에 따르면 베트남의 식품 소비는 올해 295억 달러에 이르고 2010~2016년 동안 연평균 8%의 성장률을 보일 전망이다. 또한 베트남의 1인당 연간 식품 소비는 연말까지 316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이런 높은 식품 소비 성장률은 베트남 식품산업의 잠재력을 반영하고 있다. 도시화의 진전과 최저임금 상승으로 베트남인들의 소득수준 역시 개선되고 있다.
베트남 소비자의 지출에서 음식이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크다. 유로모니터 보고서는 저소득 계층의 경우 소득의 절반 이상, 중산층은 1/3 이상을 식품 구매에 쓰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지 언론은 베트남인의 음식 소비가 대개 쌀, ‘느억맘’으로 불리는 생선소스 같은 생활필수품에서 일어난다고 언급하고 있지만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의 증가와 외국 식당의 번성으로 현지인들의 음식 습관도 점차 변하고 있다.
◇ 한국 식품기업 성공사례
베트남 제과 시장에서 점유율 1, 2위를 다투는 오리온은 2005년 베트남에 첫 지사를 오픈하고 2006년 호찌민시 미푹 공장에서 생산을 시작했다. 2009년에는 베트남 북부 박린성 옌퐁에 제2공장을 설립했는데 현재 이 공장은 오리온의 전략적 생산기지로, 전 세계 60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오리온은 베트남에서 최초로 초코파이 제품을 선보였으며 강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현지 생산 및 판매망 확충에 주력해 최대의 초코파이 생산업체로 떠올랐다. 현지 생산을 통한 생산비용, 인건비, 유통비 절감을 통해 단순 수입판매에 주력하는 다른 제과업체보다 우위에 설 수 있었으며 소규모 재래식 점포에도 제품을 진열하는 등 베트남 전역에 유통망을 구축했다. 이런 장기적인 비즈니스 전략을 통해 오리온은 지난해 ‘베트남 500대 기업’에 선정됐으며 2009~2013년 중 연평균 성장률이 20%에 달했다.
오리온은 초코파이 외에도 ‘카스타드’, ‘오스타’, ‘고소미’ 같은 스낵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오리온 제품의 시장 점유율은 23%로, 1위 스낵 업체인 오이시 베트남(26%)을 바짝 뒤쫓고 있다.
대상은 베트남에 진출한 최초의 한국 식품회사다. 1994년 비엣찌와 떠이닌 지역에 5만3000톤의 화학조미료(MSG), 식품, 전분, 엿당 공장을 설립해 운영 중이다.
대상 베트남의 제품들은 현지 전역에 퍼진 160여 식료품 유통망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전달되고 빅씨, 메트로 등 대형 마트와 하이퍼마켓을 통해서도 유통되고 있다. 전분과 엿당은 다른 식품업체에 공급하거나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지로 수출된다. 작년 12월의 BMI 보고서에 따르면 대상의 MSG 제품 ‘미원’은 베트남 MSG 시장에서 9.3%의 점유율을 보였다.
이처럼 베트남 식품 시장에서 한국 기업들은 강력한 지위를 갖고 있다. 특히 한국 설탕과자(HS 1704)의 베트남 수출은 2010~2014년 중 연평균 16% 늘었고 2014년 수출액은 약 300만 달러로 베트남 전체 수입의 6.3%를 차지했다.
◇ 베트남에서 인기 끄는 한국식품
베트남에서 한국 식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높지 않지만 인삼, 김·미역, 김치, 라면 등은 수입 식품 중에서도 확고한 지위를 갖고 있다.
우선 한국 인삼 제품은 베트남에서 ‘짝퉁’이 유통될 정도로 유명하다. 가장 유명한 브랜드는 한국인삼공사의 ‘정관장’이며 이외에도 많은 한국 중소기업 제품들이 있다. 인삼뿌리에서부터 인삼차, 인삼캔디, 인삼캡슐 등 다양한 관련 제품을 찾아볼 수 있다. 중요한 비즈니스 미팅 때 많은 베트남 바이어들이 한국 홍삼 제품을 찾는데 베트남 소비자들의 인삼, 홍삼의 효능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수요는 계속 증가할 전망이다.
김치는 한류 열풍으로 현지에서도 인기 있고 친숙한 음식이 됐다. 특히 채소를 많이 먹고 건강을 중시하는 베트남 소비자들의 특성과도 맞아 김치 담그는 법을 배우는 가정도 생겨나고 있다. 현재 대형 마트와 슈퍼마켓에서 판매되는 브랜드 가운데 가장 유명한 것은 ‘옹킴스’다. 한국에서 수입되는 김치 제품은 현지에서 생산되는 제품에 비해 가격이 2배 이상이어서 점유율이 낮으며 한국 교민을 중심으로 판매되고 있다. 한국산 김치 제품의 가격이 ㎏당 15만~20만 동인데 반해 현지 생산 제품은 6만~11만 동이다.
김과 미역은 혈압을 낮춰주고 심장 기능을 향상시키며 높은 영양소를 제공한다고 알려져 있다. 또한 몸에 활력을 불어넣어주는 등 김, 미역의 효능에 대한 베트남 소비자들의 인식 증가로 한국산 소비가 증가하고 있다. 베트남 소비자들이 한국산 김과 미역을 구매하는 주된 이유는 식품의 품질 및 안전성 때문이다. 이들 제품은 현지 전통 시장과 슈퍼마켓에서도 쉽게 구할 수 있지만 품질을 보장할 수 없다 보니 한국산을 찾고 있다.
베트남의 인스턴트라면 시장은 현지 및 외투 기업의 시장 점유율이 높은 편이지만 한류에 따른 한국 식품 인지도 상승, 한국 식품의 높은 품질에 대한 인식 증가 등으로 한국산 라면 소비가 늘고 있다. 특히 한국산 라면은 현지산보다 가격이 비싼데도 많은 베트남인이 한국산 라면을 먹어보고 싶어 한다. 맛이 좀 더 신선하고 안전하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KOTRA 호치민 무역관은 “시장성을 염두에 두고 베트남에서 개최되는 여러 국제 식품 박람회에 참가해 현지 바이어와 접촉해볼 만하다”고 밝혔다.
<주간무역>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