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마트에 가면 수박이 자주 눈에 띈다. “말복 전 수박”이란 말이 있듯이 수박은 8월 초순 전에 수확한 것이 맛이 좋다.
수박의 종류시트론 수박부터 보통 수박까지
우리가 흔히 먹는 보통 수박 외에 다양한 종류의 수박이 있다.
수박의 종류는 시트론(citron) 수박ㆍ사료 수박ㆍ절임 수박ㆍ종자 수박ㆍ보통 수박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시트론 수박의 과육은 백색이고 주로 절임용으로 쓴다. 사료 수박은 건조지대에서 대개 돼지 사료로 사용되고 단맛이 거의 없다. 절임 수박은 크기가 작고 단맛이 적어 다 익어도 생식하기 힘들다. 종자 수박은 씨를 볶거나 기름에 튀겨 먹기 위한 수박이다. 우리가 흔히 먹는 수박이 보통 수박이다.
국내에서 재배되는 수박 품종은 대부분 둥근 모양이다. 긴 타원형인 품종도 있다. 껍질의 색깔도 짙은 녹색에서 녹색ㆍ노랑ㆍ흰색 등 다양하다. 세로 줄무늬 색깔도 굵은 검정에서, 가늘고 엷은 색에 이르기까지 각양각색이다. 과육 색깔도 빨강ㆍ노랑 외에 진홍ㆍ귤색ㆍ흰색 등 다채롭다.
수박영양분갈증 해소에 좋고 영양소가 풍부한 과일
수박의 당질은 대부분 체내 흡수가 빠른 과당 포도당이어서 민간에선 수박을 읍으로 만들어 열증, 갈증, 불면 치료에 사용하기도 했습니다.
수박은 훌륭한 ‘갈증 해소약’이다. 수분 함량이 91%나 돼 구갈(口渴)을 빠르게 없애준다. 한 입 먹으면 구갈(口渴)이 빠르게 사라진다. 특히 땀을 많이 흘리고 햇볕을 쬐어 속이 메스껍거나 토하려고 할 때는 냉수보다 낫다. 영양소ㆍ열량이 없는 물과는 달리 당질(탄수화물)ㆍ단백질ㆍ라이코펜 등 항(抗)산화 성분ㆍ비타민Aㆍ칼륨ㆍ식이섬유 등 영양소가 풍부하기 때문이다.
수박을 먹으면 피로가 풀리고 금세 힘이 난다(100g당 40㎉). 수박의 당질은 대부분 체내 흡수가 빠른 과당ㆍ포도당이어서 섭취하면 바로 에너지로 바뀌기 때문이다. 민간에선 수박을 즙으로 만들어 열증ㆍ갈증ㆍ불면 치료에 사용했다.
수박의 효능이뇨작용, 변비 등에 좋은 수박
자연의 이뇨제라는 별명이 붙을 만큼 수박을 먹으면 소변이 잘 나온다.
수박을 먹으면 소변이 잘 나온다. ‘자연의 이뇨제’(利尿劑)란 별명이 붙은 것은 그래서다. 이뇨작용을 돕는 시트룰린과 아르기닌(둘 다 아미노산의 일종)이 풍부하다. 시트룰린은 체내에서 요소(尿素) 합성을 도와 이뇨작용을 촉진한다. 부종ㆍ신장염ㆍ방광염ㆍ요도염ㆍ고혈압ㆍ염증ㆍ고열 등에도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수박엔 라이코펜이란 항산화ㆍ항암 성분이 들어있다. 라이코펜은 수박의 과육을 붉게 하는 색소 성분이다. 토마토ㆍ파파야ㆍ핑크빛 포도 등에도 함유돼 있다. 수박엔 식이섬유도 듬뿍 들어있다. 식이섬유는 장운동을 활발하게 해 ‘만병의 근원’이란 변비 예방에 효과적이다. 혈압을 조절하는 미네랄인 칼륨도 풍부하다.
수박 레시피수박 주스, 수박 화채 등 다양한 수박요리
수박은 과육뿐만 아니라 껍질도 사용해 요리를 하기도 했다.
수박은 과육 그대로 생으로 먹거나 주스로 갈아 마시기도 한다. 먹기 좋은 크기로 썰어 수박화채로 먹어도 좋다. 수박껍질은 신장(콩팥) 기능이 떨어지거나 몸이 자주 붓는 사람에게 효과적이다. 중국에선 오래전부터 수박껍질을 피클ㆍ당절임ㆍ껍질차, 심지어 튀김의 원료로도 이용했다. 수박은 나물ㆍ냉채로 만들어 밑반찬으로 먹어도 괜찮다. 말려 뒀다가 물에 불려 요리에 이용하면 좋다.
수박씨 효능수박씨와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들
수박씨에 대한 여러 속설이 있지만 과학적인 근거가 없다.
수박씨는 열량이 땅콩보다 높다. 수박씨의 단백질 함량은 씨앗류 가운데 최고 수준(30%)이다. 원래 수박은 과육보다 씨를 먹기 위해 재배됐다. 지금도 중국ㆍ아프리카에선 수박씨로 짠 기름을 식용유로 쓴다. 수박씨엔 단백질ㆍ지방ㆍ비타민 B군 등 유익한 성분이 많다. 특히 시트룰린이 많이 들어있다. 입이 심심할 때 수박씨를 씹어 먹으면 몸이 붓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 중국인은 콜레스테롤이 많이 든 돼지고기를 섭취할 때 말린 수박씨를 소금과 함께 볶아 먹는다.
“수박씨를 먹으면 배앓이ㆍ맹장염에 걸린다”는 속설이 있다. 일부러 씨를 빼고 먹는 사람도 있지만, 이는 과학적인 근거가 없다. 우리 몸은 수박씨를 분해ㆍ소화하지 못하므로 씨를 삼키면 대변으로 그냥 배설된다. “수박씨를 깐다”는 말은 속이 엉큼해 겉으로 우물쭈물하면서 딴 궁리를 하거나 딴짓한다는 뜻이다.
수박 고르는 법두드렸을 때 맑은소리가 나야
수박은 두들겨 봤을 때 속이 빈 듯 맑은 소리가 나는 것이 잘 익은 것이다.
잘 익은 수박을 고르는 일은 쉽지 않다. 아래쪽 노란색(땅에 닿은 부위)이 진하고, 가볍게 두들겨 봤을 때 속이 빈 듯 맑은소리가 나는 것이 상품이다. 껍질에서 광택이 나고 검은 줄무늬가 선명한 것을 골라도 후회하는 일이 적다. 흔들어 봤을 때 씨가 흔들리는 소리가 나며 손톱으로 껍질을 긁었을 때 손톱에 껍질이 잘 묻어난다면 잘 익은 것이기 십상이다.
수박의 최적 보관 온도는 4∼6도다. 식용 온도론 10도가 적당하다. 가정에선 냉장고에서 꺼낸 뒤 바로 먹기보다는 30분가량 지난 뒤에 먹는 것이 좋다. 일본인은 수박에 소금을 뿌리며 먹기도 한다. 과육이 단단해져서(수분이 빠져나와서) 더 아삭해지기 때문이다.
식품의약품칼럼니스트 박태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