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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방저미(五方猪尾)
사방으로 흔드는 돼지의 꼬리라는 뜻으로, 권세가 있거나 돈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를 막론하고 아첨을 잘하는 사람을 말한다.
五 : 다섯 오(二/2)
方 : 모 방(方/0)
猪 : 돼지 저(犭/8)
尾 : 꼬리 미(尸/4)
[용례]
조선왕실록 세종 3년 신축(1421,영락 19)2월18일 (신해)
⚪임군례를 저자 거리에서 다섯 수레로 환형에 처하다
임군례(任君禮)를 저자 거리에서 〈다섯 수레로〉환형(轘刑; 수례에 사지를 메고 찢어서 죽이는 형벌)에 처하였다. 군례의 아비 임언충(任彦忠)은 한족(漢族)인데, 역관(譯官)으로 개국 공신에 참예하였던 고로, 군례도 충의위(忠義衛)에 소속되었는데, 사람된 품이 욕심 많고 야비하며, 역관으로서 여러 번 명나라에 사신을 따라가서 (그것으로 인하여) 큰 부자가 되었으면서, 일시라도 기세 있는 자면 반드시 아부하므로, 사람들이 오방저미(五方猪尾)라고 별명하였으니, 돼지는 꼬리를 잘 흔들므로, 사람이 쫓아다니며 아부하기 좋아하고, 가는 곳마다 아부하지 않는 데 없는 것을 속담에 오방저미라고 한다.
(省略)
轘任君禮於市。 君禮之父彦忠, 漢人也。 以譯語得參開國功臣, 故君禮屬於忠義衛。 爲人貪鄙,以譯語屢使上國, 以致巨富, 一時之有氣勢者必阿附, 時稱五方猪尾。 猪善搖尾, 故人之喜趨附, 無處不比者, 俗謂之五方猪尾。
▶️ 五(다섯 오)는 ❶지사문자로 乄(오)와 동자(同字)이다. 숫자는 하나에서 넷까지 선을 하나씩 늘려 썼으나 다섯으로 한 단위가 되고 너무 선이 많게 되므로 모양을 바꿔 꼴로 썼다. 五(오)는 나중에 모양을 갖춘 자형(字形)이다. ❷상형문자로 五자는 ‘다섯’이나 ‘다섯 번’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五자는 나무막대기를 엇갈려 놓은 모습을 그린 것이다. 고대에는 나무막대기나 대나무를 일렬로 나열하는 방식으로 숫자를 표기했다. 이것을 ‘산가지(算木)’라 한다. 보통 1~3까지는 막대기를 눕히는 방식으로 숫자를 구분했지만 4를 넘어가면 혼동이 생겼다. 이것을 구별하기 위해 막대기를 엇갈리게 놓는 방식으로 표시한 것이 바로 五자이다. 갑골문에서의 五자는 二사이에 X자를 넣은 방식으로 표기했었지만, 해서에서는 모양이 바뀌었다. 그래서 五(오)는 다섯이나 오(伍)의 뜻으로 ①다섯, 다섯 번 ②다섯 곱절 ③오행(五行: 우주 만물을 이루는 다섯 가지 원소) ④제위(帝位: 제왕의 자리) ⑤별의 이름 ⑥다섯 번 하다, 여러 번 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사람이 지켜야 할 다섯 가지의 떳떳한 도리를 오륜(五倫), 한 해 가운데 다섯째 달을 오월(五月), 그 달의 다섯째 날 또는 다섯 날을 오일(五日), 음률의 다섯 가지 음을 오음(五音), 다섯 가지 곡식(쌀 보리 조 콩 기장)을 오곡(五穀), 다섯 가지의 감각(시각 청각 미각 후각 촉각)을 오감(五感), 다섯 가지 빛깔 곧 푸른빛 누른빛 붉은빛 흰빛 검은빛의 다섯 가지 색을 오색(五色), 다섯 가지 계율이나 계명을 오계(五戒), 퍽 많은 수량을 나타내는 말을 오만(五萬), 다섯 가지 욕심이라는 오욕(五慾), 사람이 타고 난 다섯 가지 바탕을 오사(五事), 짙은 안개가 5리나 끼어 있는 속에 있다는 오리무중(五里霧中), 오십보 도망한 자가 백보 도망한 자를 비웃는다는 오십보백보(五十步百步), 오십이 되어 천명을 안다라는 오십천명(五十天命), 다섯 수레에 가득 실을 만큼 많은 장서라는 오거지서(五車之書), 좀 못하고 좀 나은 점의 차이는 있으나 본질적으로는 차이가 없다는 오십소백(五十笑百), 닷새에 한 번씩 바람이 불고 열흘만에 한번씩 비가 온다는 오풍십우(五風十雨) 등에 쓰인다.
▶️ 方(모 방/본뜰 방, 괴물 망)은 ❶상형문자로 양쪽에 손잡이가 달린 쟁기의 모양이다. 두 사람이 가지고 갈기 때문에 '좌우(左右)', '한 줄로 늘어 놓다', '비교하다'의 뜻에서 다시 '방향(方向)', '방위', '방법(方法)' 등 여러 가지 뜻으로 변하였다. 方(방)자의 기원(起源)은 통나무배 두 척을 나란히 한 모양이라고도 하며, 또 십자가에 못박은 모양이라고도 일컬어진다. 그러나 하여간 方(방)과 万(만)이 붙는 글자와의 뜻에는 좌우(左右)로 넓어진다는 점이 닮았다. ❷상형문자로 方자는 '네모'나 '방위', '방향', '두루'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方자는 소가 끄는 쟁기를 그린 것으로 방향을 조절하는 손잡이와 봇줄이 함께 그려져 있다. 밭을 갈 때는 소가 일정한 방향으로 나아가기 때문에 方자는 '방향'이라는 뜻을 갖게 되었고 밭이 사각형이었기 때문에 '네모'라는 뜻도 파생되어 있다. 주의해야 할 점은 方자가 부수로 쓰일 때는 우측 변에 위치한다는 것이다. 만약 좌측 변에 方자가 있다면 이것은 '깃발'을 그린 㫃(나부낄 언)자가 생략된 것이다. 상용한자에서 方자가 부수로 지정된 글자들은 대부분이 㫃자가 생략된 것이다. 그래서 方(방, 망)은 (1)일부 명사(名詞)에 붙이어 방위(方位)를 나타나낸 말 (2)편지에서 어떤 사람 이름 아래 붙이어, 그 집에 거처하고 있음을 가리키는 말 (3)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모, 네모 ②방위(方位), 방향(方向) ③나라, 국가(國家) ④곳, 장소(場所) ⑤도리(道理), 의리(義理) ⑥방법(方法), 수단(手段) ⑦술법(術法), 방술(方術) ⑧처방, 약방문 ⑨법(法), 규정(規定) ⑩쪽, 상대방 ⑪목판(木板) ⑫둘레 ⑬바야흐로, 장차(將次) ⑭두루, 널리 ⑮모두, 함께 ⑯본뜨다, 모방하다 ⑰바르다 ⑱견주다(어떠한 차이가 있는지 알기 위하여 서로 대어 보다), 비교하다 ⑲대등하다, 동등하다 ⑳나란히 하다 ㉑떳떳하다 ㉒이삭이 패다 ㉓차지하다 ㉔헐뜯다 ㉕거스르다, 거역하다 그리고 ⓐ괴물(怪物)(망) 따위의 뜻이 있다.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둥글 원(圓)이다. 용례로는 일을 처리해 나갈 방법에 관한 일을 방안(方案), 앞으로 일을 치러 나갈 방향과 계획을 방침(方針), 어떤 곳을 향한 쪽을 방향(方向), 일이나 연구 등을 해나가는 길이나 수단을 방법(方法), 일정한 방법이나 형식을 방식(方式), 어떤 지역이 있는 방향을 방면(方面), 사방을 기본으로 하여 나타내는 그 어느 쪽의 위치를 방위(方位), 그때그때의 경우에 따라 일을 쉽고 편하게 치를 수 있는 수단과 방법을 방편(方便), 방법과 꾀를 아울러 이르는 말을 방책(方策), 일에 대한 방법과 도리를 방도(方道), 일을 해 나갈 방법과 계략을 방략(方略), 바로 이제나 지금을 방금(方今), 모난 것과 둥근 것을 방원(方圓), 어느 방면의 땅을 지방(地方), 병의 증세에 따라 약재를 배합하는 방법을 처방(處方), 나라의 경계가 되는 변두리 땅을 변방(邊方), 중심의 뒤쪽을 후방(後方), 이제 방금이나 지금 막을 금방(今方), 가까운 곳을 근방(近方), 사람이 어디로 갔는지 어디에 있는지에 대한 사실을 행방(行方), 예로부터 우리나라에서 발달한 의술의 방법을 한방(韓方), 온갖 방법이나 갖은 방법을 백방(百方), 공평하고 올바름을 공방(公方), 네모난 자루에 둥근 구멍이라는 뜻으로 사물이 서로 맞지 않음을 이르는 말을 방예원조(方枘圓鑿), 바닥이 네모난 그릇에 둥근 뚜껑이라는 뜻으로 일이 어긋나고 맞지 않음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방저원개(方底圓蓋), 한창 자라는 나무는 꺾지 않는다는 뜻으로 앞길이 창창한 사람을 박해하지 말라는 말을 방장부절(方長不折), 방형에나 원형에나 다 잘 들어맞다는 뜻으로 갖가지 재능이 있어서 어떤 일에도 적합함을 이르는 말을 방원가시(方圓可施) 등에 쓰인다.
▶️ 猪(돼지 저, 암퇘지 차)는 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개사슴록변(犭=犬; 개)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者(자, 저)가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그래서 猪(저, 차)는 ①돼지, 돼지의 새끼 ②웅덩이 ③물이 괴다(냄새 따위가 우묵한 곳에 모이다) 그리고 ⓐ암퇘지(차)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돼지 해(亥), 돼지 시(豕), 돼지 돈(豚)이다. 용례로는 돼지의 기름을 저지(猪脂), 암퇘지의 뱃속에 들어 있는 새끼를 저태(猪胎), 돼지와 사슴을 저록(猪鹿), 돼지떡으로 지저분하여 먹을 수 없는 음식을 저병(猪餠), 돼지의 지방에서 뽑아 낸 기름을 저유(猪油), 돼지의 살코기를 저표(猪臕), 돼지의 가죽을 저피(猪皮), 돼지의 쓸개에 생기는 황을 저황(猪黃), 돼지의 털을 저모(猪毛), 돼지의 피를 저혈(猪血), 멧돼지의 입을 저구(猪臼), 멧돼지처럼 앞뒤를 헤아리지 않고 불쑥 돌진함을 저돌(猪突), 어미 돼지를 모저(母猪), 털 빛이 온통 흰 돼지를 백저(白猪), 납일에 잡은 산돼지를 납저(臘猪), 멧돼지를 아저(野猪), 멧돼지를 산저(山猪), 고기로 먹을 어린 돼지를 아저(兒猪), 오래 두어도 썩지 않도록 하기 위하여 내장을 빼고 튀해서 얼린 돼지고기를 동저(凍猪), 돼지의 털로 맨 큰 붓을 저모필(猪毛筆), 돼지의 털로 만든 솔을 저모성(猪毛省), 돼지의 불알을 저석자(猪石子), 돼지의 가죽으로 만든 갑옷을 저피갑(猪皮甲), 돼지 꼬리에서 받아낸 피를 저미혈(猪尾血), 돼지의 염통의 피를 저심혈(猪心血), 순대를 삶지 아니하고 쪄서 익힌 음식을 저장증(猪腸蒸), 돼지 목구명 옆에 들어 있는 구슬 모양으로 된 물질을 저엽자(猪靨子), 돼지의 뼈를 잘게 토막 쳐서 간장에 조린 음식을 저골초(猪骨炒), 별도로 기른 돼지를 별양저(別養猪), 일정한 수를 늘 갖추어 두고 기르는 돼지를 상양저(常養猪), 멧돼지의 털을 산저모(山猪毛), 멧돼지의 가죽을 산저피(山猪皮), 멧돼지의 피를 산저혈(山猪血), 멧돼지 뱃속에 생기어 뭉킨 누른 물질을 산저황(山猪黃), 소금에 절인 돼지고기를 염저육(鹽猪肉), 관가 돼지 배 앓는다는 속담의 한역으로 자기와 아무 관계없는 사람이 당하는 고통을 관저복통(官猪腹痛), 하나는 용이 되고 또 하나는 돼지가 된다는 뜻으로 학문의 유무에 따라 어질고 어리석음의 차이가 아주 심하게 된다는 일룡일저(一龍一猪) 등에 쓰인다.
▶️ 尾(꼬리 미)는 ❶회의문자로 엉덩이를 나타내는 尸(시)와 엉덩이에 붙어 있는 毛(모; 털)로 이루어졌다. 尾(미)는 꼬리로 전(轉)하여, 뒤, 끝의 뜻으로 되었다. ❷회의문자로 尾자는 '꼬리'나 '끝'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尾자는 尸(주검 시)자와 毛(털 모)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갑골문에 나온 尾자를 보면 尸자 아래로 긴 꼬리가 달려 있었다. 이것은 축전을 벌일 때 동물의 꼬리를 매달은 모습을 그린 것이다. 尾자는 이렇게 '꼬리'를 표현한 글자이지만, 꼬리는 신체의 끝부분에 있다 하여 '끝'이나 '뒤쪽'이라는 뜻으로도 쓰이고 있다. 그래서 尾(미)는 (1)인삼(人蔘) 뿌리의 잔 가닥 (2)미성(尾星) 등의 뜻으로 ①꼬리 ②끝 ③뒤, 뒤쪽 ④마리(물고기를 세는 단위) ⑤별자리의 이름 ⑥아름다운 모양 ⑦흘레하다, 교미하다 ⑧곱고 예쁘다 ⑨뒤다르다, 뒤를 밟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꼬리 파(巴)이고,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머리 두(頭), 머리 수(首)이다. 용례로는 어떤 사람의 행동을 감시하려고 몰래 뒤를 밟는 일을 미행(尾行), 꼬리뼈를 미골(尾骨), 눈썹을 미모(尾毛), 꼬리나 꽁지가 되는 부분을 미부(尾部), 꼬리가 큼을 미대(尾大), 자동차 따위의 뒤에 붙은 등을 미등(尾燈), 곤충 따위의 꼬리에 실 모양으로 돋아난 것을 미사(尾絲), 원광에서 쓸모 있는 광석을 골라 내고 남은 찌꺼기를 미광(尾鑛), 군진의 행렬에 있어서 그 부대의 뒷부분을 미국(尾局), 비행기의 동체의 끝머리 부분에 달린 바퀴를 미륜(尾輪), 꼬리 모양을 미상(尾狀), 꽁지 깃털을 미우(尾羽), 꼬리 날개로 비행기의 뒤쪽 날개를 미익(尾翼), 말의 끝 부분을 어미(語尾), 한 해의 마지막 때를 역미(曆尾), 책 또는 문서에 끝부분을 말미(末尾), 암수 양성의 교접을 교미(交尾), 사물의 머리와 꼬리를 수미(首尾), 뱀의 꼬리를 사미(蛇尾), 글이나 문서 따위에서의 끝 부분을 결미(結尾), 짧은 꼬리를 궐미(厥尾), 용의 꼬리를 용미(龍尾), 곤충 따위에서 꼬리처럼 돋아난 물건을 일컫는 말을 미상돌기(尾狀突起), 미생의 믿음이란 뜻으로 우직하게 약속만을 굳게 지킴 또는 융통성이 없이 약속만을 굳게 지킴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미생지신(尾生之信), 꼬리가꼬리가 커서 흔들기 어렵다는 뜻으로 일의 끝이 크게 벌어져서 처리하기가 어려움을 이르는 말을 미대난도(尾大難掉), 제사의 제물을 진설할 때 생선의 머리는 동쪽을 향하고 꼬리는 서쪽을 향하게 놓음을 일컫는 말을 두동미서(頭東尾西), 머리와 꼬리를 잘라버린다는 뜻으로 앞뒤의 잔사설을 빼놓고 요점만을 말함 또는 앞뒤를 생략하고 본론으로 들어감을 일컫는 말을 거두절미(去頭截尾), 머리는 용이고 꼬리는 뱀이라는 뜻으로 시작은 좋았다가 갈수록 나빠짐의 비유 또는 처음 출발은 야단스러운데 끝장은 보잘것없이 흐지부지되는 것을 이르는 말을 용두사미(龍頭蛇尾), 머리에서 꼬리까지 통한다는 뜻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또는 처음부터 끝까지 방침을 바꾸지 않고 생각을 철저히 관철함을 이르는 말을 철두철미(徹頭徹尾), 머리는 있어도 꼬리가 없다는 뜻으로 일이 흐지부지 끝나 버림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유두무미(有頭無尾), 꼬리를 진흙 속에 묻고 끈다는 뜻으로 벼슬을 함으로써 속박되기보다는 가난하더라도 집에서 편안히 사는 편이 나음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예미도중(曳尾塗中), 개가 꼬리 치는 것처럼 남의 동정을 받으려 애걸하는 가련한 모습을 이르는 말을 요미걸련(搖尾乞憐)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