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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용이 길어요. 정독 부탁드립니다.
끈적한 재즈의 선율이 분위기 있게 울려퍼지고 있는 양주바.
정윤호는 홀로 테이블에 앉아 독한 양주를 마시고 있었다.
정말 술을 마시지 않고는 맨정신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갈수가 없을 지경이다.
잊어야지. 포기해야지.
그렇게 수없이 마음먹고,또 다짐하지만,어느새 그는 무언가에 홀린듯 그녀의 집근처에 와있었고
몰래 그녀의 모습을 훔쳐보며 한숨만 내쉬고 있었다.
차라리 모르고 살았다면 그랬다면,이만큼 아프진 않았을까
다시 되돌릴수 없는 잔인한 현실이 안타까워 또다시 독한 양주가 그의 목을 타고 넘어간다.
"웬일이야. 당신이 날 부르고."
"왔어?"
차갑게 한마디를 건네며 희진이 그의 옆에 앉았다.
"같은걸로 한잔 주세요."
희진은 빽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으며 그에게 시선을 돌렸다.
시름이 가득 담긴 얼굴. 느낌상 그렇게 보이는건지 아니면 정말 살이 빠진건지,
그의 턱선이 더욱 날카롭게 도드라져 보인다.
"언제까지 이러고 있을거야? 어머니도 아셨어. 당신 아직도 한국에 있다는거."
"상관없어."
"아직도 그여자 때문이야? 서주연을 닮았다는 여자."
"서주연 맞아. 내가 다 확인했어. 4년전 우리에게 무슨일이 있었는지도 알았고."
희진은 그의 말에 술잔을 들다 너무 놀라 떨어트릴뻔한걸 간신히 잡았다.
그 한마디에 심장이 산산히 조각 난듯 욱신거렸고,그의 눈을 똑바로 쳐다볼수조차 없을 지경이었다.
'설마...그일을....다 알고 있는건가.'
"음모가 있었어. 주연이는 버젓이 살아있는데 죽은걸로 되어있었고,납치까지 당했었데.
어떻게 이런일이 일어날수가 있지? 넌 뭐 아는거없어? 설마 우리집에서 꾸민일이니?"
"...정말...그게 다 사실이야? 어떻게 그럴수가 있어? 정말 서주연이 살아있어?
나도 직접 봐야 믿을수 있을것 같은데..."
희진은 떨리는 목소리를 들키지 않기위해 더욱 힘주어 말했고,손가락이 미세하게 떨려왔다.
금방이라도 어지러워 정신을 놓을것만 같은데,무서운 정신력으로 버티고 있는 그녀였다.
'다 끝났다고 생각했는데,또다시 시작인가.
도대체 서주연 당신은 언제까지 나의 발목을 잡을 생각이지?
참 질기다. 우리의 악연도.'
"그래서 앞으로 어떻게할 참이야?"
그녀는 미친듯이 뛰는 심장을 안고 그에게 물었다.
어떤 대답을 해줄지 입술이 바싹바싹 말라왔고,목이 타 양주를 한모금 들이켰다.
"글쎄."
"..계속 한국에 있을거야?"
"이 문제는 해결하고 가야지. 우릴 이렇게 만든 사람이 누군지 그건 밝혀내야 속이 후련할것같아."
"....."
"참 간도크지? 어떻게 산사람을 죽었다고 위장을해?
납골당까지 버젓이 만들어놓고 사람을 병신으로 만들다니.
절대로 가만두지 않을거야. 내 인생 전부를 망가트린 사람이 누군지 꼭 찾아낼거야."
"..그래...윤호씨...꼭 잡아야지."
독한 양주가 그녀의 목을 타고 거침없이 흘러들어갔다.
흔들리는 눈빛은 매우 불안정해 보였고,호흡조차 불규칙해
현기증이나 금방이라도 쓰러져버릴것처럼 위태로웠다.
이젠 정윤호를 갖는 일만이 남았다고 생각했는데..또다시 제자리였다.
아니 아예 완전히 끝이 날수도 있을만큼 위험한 상황이었다.
"경찰에 수사를 의뢰해 볼 생각이야."
"경찰까지?"
그녀는 자기도 모르게 술잔을 깨질듯 내려놓으며 큰소리로 말했다.
그로인해 두사람의 눈이 마주쳤고,희진은 그와 똑바로 눈을 마주치지 못해 불안한듯 피하며
차가운 얼음물만 들이켰다.
"왜 뭐 문제있어?"
"아니...벌써 4년이나 지났는데 수사가 가능할까?"
"되던 안되던 의뢰는 해볼생각이야."
"그여자는 어떻게 살고있는데?"
"결혼했어. 애도있고, 뭐 이런 빌어먹을 상황이 다있냐.
다 도둑맞았어.나는 4년전에 아무것도 모르고 다 잃어버렸다고."
윤호는 날카롭게 빛나는 눈으로 희진을 쳐다보며 말했다.
알수없는 미소가 언뜻 스쳐지나갔고,희진은 아무말도 못하고 그저 불안하게 앉아만있을 뿐이었다.
'안돼...이렇게 다 끝낼순없어.
지금까지 어떻게 왔는데....제발..정윤호...미국으로 돌아가.
다 잊어버리고 이쯤에서 끝내줘 제발....'
밀애(密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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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우 할머니 말씀 잘 듣고있어."
"네~엄마 아빠랑 내일 오세요~""
"아이구~ 씩씩해라~ 어머니 그럼 저 모래 저녁때 지우 데리러 그이랑 같이 올께요."
"그래. 애가 못본새 더 예뻐졌구나.그럼 모래와."
"네.지우~엄마 간다."
"웅~ 엄마 빠빠이~"
딸아이를 너무나도 예뻐해주시는 시부모님은 지우를 자주 볼수 없는게 아쉬워 이틀만 데리고 있게 해달라며 부탁을 하셨다.
돌아서는길 싫다고 보채며 울줄 알았는데 오히려 더 어른스럽게 인사를 하는 아이를 보니 웬지모를 서운함이 느껴졌다.
'요 여우. 집에 오기만해봐라.' 괜히 심술을 부리며 집으로 왔지만,보고싶은건 어쩔수가 없다.
차가운 물한잔을 마시고 크게 숨을 내쉬며 소파위에 앉았다.
오늘따라 왜 이렇게 집안이 유독 쓸쓸하게 느껴지는지...
집에 오니 아이의 빈자리가 더욱 크게 느껴져 괜스레 힘이 없었다.
항상 나를 졸졸 따라다니면서 엄마~엄마~ 하며 온갖 애교를 다 부리며 그와 나를 행복하게 만들어주던 아이였는데...
'보고싶다. 우리딸 지우.고작 이틀이야. 뭘 그렇게 오버하고 있어 서주연.'
옷을 갈아입고 머리를 하나로 묶어 올리고는 오랜만에 들어온 번역일에 메달렸다.
차라리 일이라도 해서 그런지 마음은 한결 나아졌고,거실 가득 조용한 음악을 틀어놓은채 일에만 몰두했다.
[행복은 따로 팝니다.]제목과는 다르게 '불륜'을 소재로 하고있는 우울한 내용의 이 책은 번역을 할수록 웬지 손을 떼고 싶게 만들었다.
왜일까. '불륜' 가질수 없는것을 원하는 욕망 때문에 빚어지는 비극.
'나는 어떤가. 정윤호 그와 나는. 어떤 관계지?'
자꾸 이상한 생각들이 머릿속을 틈타는 바람에 더이상 읽어내려갈수가 없어 무작정 책을 덮어버렸다.
안경을 벗어놓고 뻐근한 눈에 안약을 몇방울 떨어트리고는 에라 모르겠다 그대로 테이블위에 엎어져버렸고
그와 동시에 또다시 정윤호 그 남자가 머릿속에 떠올랐다.
이제는 아주 자연스럽게 나의 일상속에서 문득 문득 생각나는 그는 점점 더 깊은 혼란속으로 나를 이끌어가고 있었다.
4년전 누군가의 음모만 아니었다면 지금쯤 가정을 꾸리고 행복하게 살고 있었을 그와 나.
차라리 아무것도 모른채 살았다면 오히려 그게 더 나았을지도 모르겠다.
그랬다면, 이렇게 뼈아픈 미련이 남지는 않았을테니...
스르륵 눈을 감았다.
더이상 어떠한 생각도 틈타지 못하도록,차라리 눈을 감아버렸다.
밀애(密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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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언가 몸이 붕 공중으로 떠오르는듯한 느낌에 자연스레 눈을 떴다.
얼마나 잔건지,벌써 거실엔 어둠이 살짝 내려앉아있었고,정신을 차려보니 어느새 퇴근을 하고 집에 온 그가 거실에서 잠든 내 몸을 안아올려 침실로 향하고 있었다.
"아...민재씨..."
"깼어? 편하게 자라고 침대에 눕혀주려고 한건데...미안."
"아니에요. 아우...지금 몇시지?깜박 잠들었는데.."
"5시"
"어? 근데 왜 이렇게 일찍 왔어요?"
그는 나를 침대위에 눕혀주고 옆에 앉아 자켓을 벗어놓고는 하루종일 목을 답답하게 했을
타이를 풀고,셔츠 단추를 두어개 풀어내고는 웃음을 지으며 나를 쳐다보았다.
하지만 썩 좋지만은 않은...무언가 걸리는게 있다는 불편한 표정.
무슨일이 있나?
"내일 출장가 그래서 일찍왔어."
"어..정말요?"
"응.1박2일 부산으로."
"아..."
"자기 지우랑 둘이 자야겠다."
"지우 어머니가 보고싶다고 하셔서 오늘 데려다주고 왔는데,모래 자기랑 같이 가려고 했지."
"정말? 아...그럼 어떡해 혼자 못자잖아."
"내가 뭐 어린앤가.혼자 못자게..."
"....."
애써 그를 안심시키기위해 웃으며 말했지만 역시나 그는 그래도 불안하다는 표정이다.
사실,나도 두렵다. 아직까지도,혼자 있어야 한다는것이.
예전 그 납치사건 이후로 생긴 후휴증이라고 할수 있을것이다.
그 일이후 정신과를 다니며 치료를 받았지만,완전히 그 충격이 가시지 않은건지 밤에 혼자 큰방에서 자는것이 두려웠다.
아니 혼자 있다는 사실 그 자체가...
그럴때면 꼭 가위에 심하게 눌려 잠을 이루지 못해 밤새 두려움에 떨어야만 했다.
하지만,언제나 남편이 든든하게 지켜주고 있어서 괜찮았는데,하룻동안 그가 없을거라고 생각하니 벌써부터 덜컥 겁이났다.
내가 이렇게 이 남자를 의지하고 있구나. 나에게 정말 소중한 존재구나.
그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되는 순간.
하지만 나는 괜찮은척 가식적인 웃음을 지으며 그를 걱정시키지 않기위해 노력했다.
"나 정말 괜찮아."
"그날 친구 한명 불러서 같이자. 아니면 시댁에 가있던가 알았지?"
"응. 알았어. 그러니까 걱정하지마."
나를 바라보는 그의 표정이 너무나도 슬퍼보인다. 왜일까.
그는 아주 가끔,내게 슬픈 얼굴로 안쓰럽게 바라볼때가 있다.
지금도 역시 그랬다.도대체 왜.
나는 침대에서 몸을 일으켜 그의 손을 잡았다.
"왜그래요."
"미안해서..."
"뭐가 미안해..회사일때문에 그런건데..."
"그냥...미안해..."
바보같이 미안하다는 말만 되풀이한다.
언제나 그는 내게 큰 빚이라도 진 사람처럼 해주지 못해 안달난 사람이었다.
내가 무슨 잘못을 해도 절대 화를 내는 일이 없었고,언제나 이해해주고,언제나 참아주며
언제나 내편에 서서 무조건 나에게만 맞춰주며 살아왔다.
이런 남자가 또 있을까.
어쩌면 이렇게 맹목적으로 오로지 나에게만 맞추어 사랑을 쏟아주는지...
하지만 아주 가끔 이유모를 그의 슬픈 눈빛이 나를 아프게 한다.
밀애(密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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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출장을 가고,혼자 남아버린 난 친구들을 불러볼까 하고 핸드폰을 손에든채 거실에 앉아있었다.
하지만,아무리 목록을 뒤져봐도 다들 결혼을 한 친구들이라 불러낼수가 없는 상황이었고,
그나마 있는 친구라고는 유학을 가거나,멀리 살아서 포기할수밖에 없었다.
'서주연 이젠 그날의 악몽에서 벗어날때도 됐잖아...왜 아직도 두려워하고 있는건데...'
이런 내모습이 참 바보같으면서도 이겨내지 못하는게 나 스스로도 안쓰러워 눈물이났다.
'이렇게 남편과 아이의 빈자리가 클줄은 몰랐는데....보고싶다.'
핸드폰을 꺼내어 남편과 아이의 사진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는데 귓가에 비가 오는듯한 소리가 들려왔다.
놀라서 얼른 일어나 창가로 걸어가 커튼을 걷었다.
갑작스레 쏟아져 내리는 굵은 빗방울.
하늘은 먹구름이 잔뜩끼어 금새 어두워져있었고,빗줄기는 한여름의 장마처럼 세차게 쏟아붓고 있었다.
간간히 들려오는 천둥소리와 함께.
왜 하필 비까지 내리는건지...창문을 꼭 걸어잠그고 커튼을 다시 쳐놓고는 거실에 앉아 TV를 틀었다.
시간은 벌써 밤 10시.
남편의 전화가 와서 걱정할까봐 괜찮다고 안심시키며 말했지만,나는 벌써부터 겁에질려 있었다.
씻고 침실로 들어와서는 방안 가득 환하게 불을 밝혔다.
그리고 방문을 잠그고 빗소리가 들리지 않도록 음악을 틀어놓고는 침대위에 누워 억지로라도 잠을 청하려 노력했다.
하지만 간간히 크게 들려오는 천둥소리에 몸이 움츠러 들었고,
급기야는 정전까지 되어 온 사방이 어둠에 휩싸여버리고 말았다.
온통 암흑으로 변해버린 방안과 들려오는 소리라고는 천둥소리와 세차게 쏟아지는 빗소리 뿐이었다.
귀를 틀어막고 괜찮다 괜찮다 나 스스로를 위로하려 노력했지만,어느새 두눈에는 고여있던 눈물이 흘러내렸고,
바보처럼 어린아이처럼 울고 있었다.
'왜 아직까지도 그 기억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는거야.
이젠 괜찮아. 아무렇지도 않아. 이겨낼수있어. 대체 왜 이렇게 바보같이 구는건데...'
나 자신을 탓하고 또 탓해보지만,그 두려움앞에서는 온전할수가 없었다.
♩♬♪♩♬♪♩♬♪
♩♬♪♩♬♪♩♬♪
칠흙같은 어둠속에서 불빛이 반짝이기 시작했다.
빗소리에 묻힌 핸드폰의 벨소리는 오래도록 울리고 있었고,
나는 모르는 번호임에도 불구하고 무작정 통화버튼을 누르며 전화를 받았다.
"네.."
하지만 상대방이 아무런 대답이 없다.
무슨 말이라도 해주었으면 좋겠는데,그럼 이 두려움이 한결 가벼워질수도 있을것 같은데...
나는 울음이 터져나오려는걸 억지로 참고 입술을 깨물며 다시 한번 말했다.
"말씀...하세요..."
"나야."
그 한마디에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나야...그 짧은 한마디 만으로도 나는 그사람이 누군지 알것 같았고,
심장은 또다시 그를 향해 격렬히 반응하기 시작했다.
어떻게 내번호를 알고 전화를 했을까.
확실히 그어놓지 못한 나의 잘못으로 인해 우리는 이미 위험한 선을 넘어
아슬아슬하게 버티고 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고 있었다.
"네.."
하지만 나의 입술은 그를 밀어내지 못한다.
이러면 안된다고 나를 다그치면서도 자꾸만 그에게 향하고있는 심장을 도저히 멈출수가 없다.
"우는거 아니지?"
그 목소리에 나는 더욱 눈물이 복받쳐올라 입을 틀어막아야만했다.
어떻게 알았을까. 내가 울고 있다는걸,혼자 그 아픔에 허덕이며 바보처럼 떨고 있다는걸.
"무슨일 있어?"
"...남편 출장가고..혼자 있어요..."
결국,말해버렸다.
왜 이말을 한걸까.
어쩌자고 이렇게 위험한 말을 서슴없이 해버린걸까.
나에 대해서 뭐든 다 알고있는 그는 내걱정에 당장에라도 달려올 사람인데...
그걸 알면서 일부러 다 말해버린 나였다.
"내가 갈까?"
"...."
나는 숨을 죽이며 그의 말에 귀기울였다.
극도의 공포에 휩싸여 있던 나는 다정한 그의 한마디에 모든것이 무너져 내렸고,이성마저 흐려졌다.
마음속으로는 안된다고 절대로 안된다고 소리치고 있었지만,
머리와 가슴은 판단력이 흐려진지 오래였고,나의 입술은 제멋대로 말을 하고 있었다.
"네.와줘요."
'미쳤다. 나는 정말 미친거다.'
"알았어. 금방 갈테니까 조금만 기다려."
'지금 뭐하고 있는거니 서주연.'
나도 모르게 그에게 끌려가고 있었다.
거부할수없는 운명처럼.
아주 강렬히 다가오는 그를 도저히 밀어낼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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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왔다.
강민재과 내가 살고있는 집안에 그가 발을 들여놓았다.
비에 살짝 젖은 그의 머리칼과 옷깃을 보며 급하게 왔다는걸 알수 있었고,
눈이 마주친 순간,묘한 분위기에 휩싸여 애써 그를 피해버렸다.
왜 이렇게 가슴이 뛰는걸까.
"미안해요."
"아니야."
그는 제일 먼저 정전이 되었다는걸 알고는 차단기를 고쳐 방안에 전기가 들어오도록 해주어 불을 켤수 있었지만
천둥이 너무 심하게쳐 전기를 차단하고 작은 스탠드 하나만 밝혀두기로했다.
심장이 터질듯이 뛰었다.
그가 우리의 침실로 들어온 후에야 나는 제정신을 차린듯 지금 이게 뭐하는 짓인가 하는 마음에 후회를 하고 있었지만,
이미 다 엎지러진 물이었다.
그에게나 나에게나 모두에게 잔인한 짓.
그의 것이 될수없는 나와 침실.
그는 이곳을 보며 더 아픈 상처를 받게 될텐데...
나는 지금 무슨짓을 하고 있는걸까.
침대에 함께 앉아있는 우리 둘 사이에 묘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밖에서는 빗소리가 요란하게 들려오고 있었고,그 빗소리에 묻혀 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주연아."
나직히 나를 부르는 아련한 목소리.
나는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보았고 슬픈 눈맞춤이 오래도록 계속되었다.
정말 키스라도 해버릴것처럼 아슬아슬한 순간.
그가 나의 얼굴을 한손으로 부드럽게 감싸며 더 가까이 다가왔다.
나는 마른침을 꿀꺽 삼키며 온몸이 굳어진채 가만히 앉아있었고,
그의 얼굴은 더욱 더 가까이 입술이 닿을것처럼 그만큼 아찔하게 다가오고 있었다.
미묘한 이 분위기 속에서 나는 판단력이 흐려지고 있었다.
이러면 안된다는것을 알고 있었지만,온몸이 마비라도 된것처럼 손가락하나 까딱할수가 없었고,
어느새 그는 숨결이 느껴질만큼 아주 가까이 다가와 있었다.
곧 나의 입술에 닿을것만 같은 위험한 순간.
'안돼...이러면 안돼...'
"나...잠들면 그때가요...."
가까스로 놓고있던 이성의 끈을 냉정하게 다시 깨우며 그를 피했다.
나는 너무 당황스러워 어떻게 해야할지를 몰라 무작정 그와 등지며 침대위에 누웠고,
터질듯한 심장은 쉬이 가라앉지 않을것처럼 아주 빠르게 뛰고 있었다.
퍽퍽 귓가에서 심장뛰는 소리가 고막이 터질것처럼 크게 들려왔고,손끝은 피리하게 떨려왔다.
"그래.알았어."
허탈한 그의 목소리와 함께 그가 내몸을 반듯하게 눕히고는 손을 잡아주었다.
나는 너무 떨려 눈을 뜨지 못했고,온몸이 미세하게 떨려와 도저히 잠을 이룰수가 없었다.
조금전, 너무나도 위험했다
나는 강한 혼란을 겪고 있었고,
정윤호 라는 남자는 갑자기 내앞에 나타나 나의 모든것을 송두리째 뒤흔들어 놓고 있음을 이제서야 느끼고 있었다.
"편안히 자."
다정한 목소리와 함께 그의 손길이 나의 머리칼을 조심스레 쓸어넘겼다.
나는 그 다정한 손길 하나에도 너무 떨려서 주체할수없을만큼 심장이 뛰었고,
그가 곁에 있다는 안도감에 다시 편안해질수 있었다.
여전히 밖에는 천둥과 함께 비바람이 거세게 내리치고 있었다.
잔잔하던 나의 마음에도 폭풍이 몰아치고 있었고,
나는 곧 그 폭풍 가운데 휩쓸리고 말거라는 강한 예감이 들었다.
이미 위험한 사랑을 시작해버렸다는걸 알아버렸으니까.
TALK
밀애(비밀스러운 사랑) 제목이 암시하듯 두사람은 사랑에 빠져버렸어요.
아슬아슬하고 위험한 사랑에 빠져버린거죠.
과연 이 위태로운 사랑의 끝은 어디일까요?
윤호와 주연이에게 돌을 던지지 말아주세요 T_T 나름 불쌍한 영혼들입니다 T_T
완결을 어떻게 맺을지 끝까지 지켜봐주시기를 부탁드려요^^ 감사합니다.
★ 예쁜 언니들 댓글 하나 쓰고가요~^^
첫댓글 민재가 좀 불쌍하기는 하지만 왠지 저는 윤호랑 주연이랑 잘됐으면 좋겠는데
흑흑 이번 댓글엔 윤호가 대세인걸요~저번 댓글에서는 압도적으로 민재편이 우세했는데 아아 감사합니다!
주연아 이러지마ㅠㅠㅠ불륜이라구!!!ㅜ
아슬아슬한 불륜이죠 케케 감사합니다!
전 윤호가 넘 안타까워요...죽은줄만 알았던 연인이 바로 코앞에 있는...그것도 남의 여인이 되서...ㅠㅠ
으허헝 여기 윤호 사랑해주실분이 또있군요 엉엉 왜케 님 댓글이 와닿는거죠? 맞아요 죽은줄만 알았던 그의 여자가 바로 눈앞에 있는데................. 것도 음모로인해 헤어져...ㅜㅜㅜ 흑흑 진짜 불쌍해요 엉엉 저같으면 미칩니다 ㅜㅜㅜ 댓글 감사해요!
아,난 윤호가 좋은데...두사람 잘됐으면 좋겠어요!!
꺄!! 오늘은 윤호사랑하시는 분들이 많군요 좋은현상이에요 ㅋㅋㅋㅋ 감사합니다!
길긴무슨!!!!(건방진?) ㅋㅋㅋ 윤호가 안타깝지만... 난 그래도.. 미..미..미...미..민재?
네 좀 건방지셨네요 ㅋㅋㅋㅋ 전 길어서 지루하실줄 알았는데 ....;; ㅋㅋㅋㅋㅋ
난윤호라니까
꺄!!!!!!!!님 댓글 왜케 귀여운겁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윤호 무조건 윤호인데 ㅠㅠ 민재도 좋긴 하지만 윤호가 좀더 좋아요 불쌍한건 윤호잖아요;;;
엄머머 오늘 윤호 지지자가 많은데요~ ㅋㅋㅋㅋㅋ 맞아요 불쌍한건 윤호 ㅜㅜㅜㅜㅜㅜ
불륜 안되는데 전 민재
와우 여기 민재 지지자 한분~ 헤헤 저두 솔직히 둘다 불쌍해요 ㅜㅜ
민재민재민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민재를 외쳐주시는~ㅎㅎㅎㅎ
사랑했던 사람들이 다시 만나 사랑에 빠진다면 그 두사람을 갈라놓을 수는 없을거란 생각이드네요. 민재와 결혼한 이유가 사랑보다는 배신당한 마음을 따뜻하게 보살펴주는 편안함때문이였다면 더더욱 윤호와 주연의 사랑은 어쩔 수 없는 운명이 아니겠는가 합니다. 지금은 민재에 대한 미안함때문에 망설이겠지만 나중에 민재가 한 일을 알게 되었을땐 아마 민재완 같이 할 수 없을테죠. 사랑이란 이유로 설명하기엔 민재가 한 일은 명백한 범죄행위니까요.그래도 몇년동안이라도 사랑하는 여자와 아이도 낳고 살았다면 민재로선 충분한 보상이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와!!!!!!!!!이렇게 긴댓글을 받아본적이 있던가 엉엉 감사합니다 진짜 이런 댓글 큰힘이 되어요 흑흑 T_T 어쩔수없는 운명이다 저도 그말에 동의해요. 어쩔수없이 헤어진거니까요 T_T 어쩌면 진짜 사랑은 윤호겠지요? 다만 지금 가정이 있고 아이도 있기에 어쩔수없이 억누르며 눌러담고 있을뿐 .... 휴.. 그렇죠 민재가 한짓은 명백한 범죄행위 죄의 댓가는 받아야겠죠? 휴.. 참 둘다 불쌍한 운명이에요.. 사랑하면서도 억지로 참고 있는 주연이도 엉엉 T_T 정말 뭔가 생각하게 하는 멋진 댓글 감사드립니다.!
윤호 윤호 윤호 둘이 꼭 되길 빌어요ㅠㅠ잘보고갑니다!
꺅 여기도 우리 윤호를 지지해주시네요 헤헤 어떻게 될런지는 마지막까지 지켜봐주시면 알게 되실거에요 너무 감사합니다!
흑흑흑 ㅜㅜ 이제 어떡하니 ㅜㅜ
정말 어떡하나요 ㅜㅜ 저는 윤호도 민재도 둘다 불쌍하거든요... 사랑이 죄지 사람이 무슨 죄가 있겠습니까 ㅜㅜㅜ
민재랑 제발.!!!!
으컁컁 역시나 우리 민재 인기도 많아요 ㅋㅋㅋㅋ 감사합니다!
1편부터 지금까지 읽었어요~ 재밋네요 ㅋㅋㅋ 스토리가 very good~! 아 근데 궁금한게 있는데 민재 가상인물이 박유천인가요?ㅜㅜㅜㅜ ........... 사진이 박유천인지 아닌지 헷갈려서요ㅋㅋㅋ 윤호랑 잘 됐으면 좋겠어요........ 민재도 좋긴 하지만T.T
어머나 T_T 1편부터 읽어주셨다니 너무 감사합니다 흑흑 스토리가 베리굿이라뇨 T_T 저 오늘 또 기분좋아 잠 못잡니다~ 앞으로 꾸준히 이쁜 댓글로 힘 주실거죠? 헤헤 민재 가상인물 박유천 맞아요 저사진 보는순간 완전 바로 이거야!! 해가지고 썼거든요 헤헤 정말 이쁘게 나왔죠 ? 제가 동방신기에서 윤호랑 유천이를 엄청 편애해서 두사람을 썼답니다 헤헤 윤호와 잘되길 바라시는군요 헤헤 참고하겠습니다.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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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게요 불륜이 시작되네요. 아니 밀애가 ㅜㅜㅜㅜㅜㅜ
3편이나보고왔어;요!!그동안밀려갔고ㅠㅠ 근데어떡해,윤호도그렇고민재도주연이도전부다불쌍해서어쩌나 나중에민재랑다짜고한거알면주연이가민재한테어떻게할지궁금한데,,아모르겠다
꺄 ㅜㅜ 다 보고 오시느라 수고많으셨어요 감사합니다 엉엉 ㅜㅜ 진짜 나중에 진실이 밝혀지면 어쩌려고 이러는지 ㅜㅜ 흑흑 ㅜㅜ 저도 고민이 많아요 엉엉 감사합니다!
다음편 기대용ㅋ
꺄릉 감사합니다!
읽는 사람의 가슴마저 먹먹하게 하는것 같아요,,,,지금 내 맘처럼,,,,
으앙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먹먹하다는말... 저 진짜루 좋아하는 표현인데 ㅜㅜ 흑흑 정말 감동먹네요 제글이 님의 가슴을 먹먹하게 만들어주었다니 ㅜㅜ 너무 기뻐요 ㅜㅜㅜㅜㅜ 지금 마음이 그러세요? T_T 힘내세요....T_T 너무 힘들어 마시구요 엉엉 T_T 감사합니다.
헉!안돼 주연이 왜저래 우리 민재두고..민재가 나쁜짓을 했잖아..남편잇잖니.......흑흑 답답하다 주연이
인물 헷갈리신거 아니에요? 민재가 나쁜짓한거 맞고 남편인거 맞고 ㅋㅋㅋㅋ 뭔가 말이 안맞는듯 ㅎㅎ ??
끄아아아아아아앙오늘첫편부터열심히달렷네요!!!!!ㅜㅜㅜ손팅독자되겟습니다!! 아.....진짜윤호좋고주연이도좋은데..이건아닌거같아요ㅜㅜ민재랑지우가잇는데..잉윤호는좋지만그래도아직까진행복한가정의모습이더아름다운거같어요ㅜㅜ
꺄!!!!!!첫편부터 달려주시다니 감동입니다 흑흑 감사해요..ㅜㅜㅜ 휴휴 민재랑 지우 생각하면 저도 가슴아프지만, 두사람이 사랑에 빠지게 되는건 어쩔수없는것 같아요 흑흑 이제야 오해가 풀렸으니.. 그토록 사랑했던 사인데 ㅜㅜ 어떻게 이들의 사이가 풀릴지는 예쁘게 지켜봐주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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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에 윤호를 처리해달라뇨 ㅜㅜ 우리 윤호 웁니다 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제발 윤호좀 사랑해주세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감사합니다!
저도모르게 10편을 후다닥 읽어버렸네요... 전... 윤호편입니다!! 윤호 ㅠㅠㅠㅠㅠㅠㅠ 윤호랑 잘되게 돌려주세요!!ㅠㅠ
꺄!!!!!!!!!!!!!!!!! 정말 힘이되는 댓글 ㅜㅜ 정말 감사합니다 윤호를 강력지지해주시는군요 다음편 보시면 쾌재를 울리실지도~ 헤헤 감사합니다!
담편~ 기대할께여^-^
네 고마워요!
잘 읽었어요^^
우호호혹, 어떻게하죠 사랑에 빠져버리면 우리천사 지우는요ㅠㅠ
안데 이건 아니야ㅜㅜ
재밌어요~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