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술붕어입니다.
공무원 시리즈 3탄입니다.
86년 아시안 게임과 88년 서울 올림픽이란 나라의 큰 행사에 대비
서울시에서는 대대적인 거리환경 정비에 나섰는데
우리 동 직원들은 아침 출근하면 작업복으로 갈아입고 거리에 나가
쓰레기를 치우고 공터를 정비하여 꽃을 심고 담장을 도색하고
간판을 닦으며 노가다 아닌 노가가 일을 했습니다.
어느 날
시흥대로에서 환경정비 사업을 하고 있었는데
중국집 연통이 누런 물이 흐르고 낡아 보수 권유를 하다가
시비가 붙어 몸싸움이 벌어져 남부 서에 고발을 당했습니다.
첫날 동장이 불려가 조사를 받고 차례차례 불려갔는데
마지막으로 내가 불려갔습니다.
피의자 신문조서를 받는데
인정심문에서 군 필 여부를 물었습니다.
그래서 전경대 출신이라고 했더니
자기도 전경대 출신이라며 몇기냐고 물었습니다.
13기라고 했더니 자기가 한참 후배라고 하면서 누구를 불렀습니다.
“ 신형사님! 이분 모르세요?”
“ 어! 너 이리경찰서에 있어야 할 놈이 여긴 왠 일이냐?”
103전경대에서 같이 분대장 근무를 했던 동기 신형* 이였습니다.
조금 있자 13기 동기들이 모여 들었는데
“ 어! 너 그림 잘 그리고 술 잘 마시던 놈 아녀?”
모두 나를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남부 서에 동기가 총 5명이 근무하고 있었습니다.
감식계 허기* 경무계 이종* 석수 검문소 박흥* 파출소에 강세*
동기들이 머리를 짜내어
적극적으로 행정을 하다 실수한 사건은 문제를 삼자 말라는
박정희 대통령 시절의 구닥다리 조항을 찾아내어
방면을 해주었습니다.
동기생들 덕에 빨간 줄 올라가는 걸 면한 셈입니다.
다음 날 바로 업무가 바뀌어 건설담당이 되었습니다.
건설담당은 동 최고 노른자위 보직입니다.
그 친구들 모두 퇴직 제2의 2막 인생을 살고 있습니다.
신형*은 경감을 달고 보령경찰서 형사과장을 하다
관악서에서 퇴직 천안 두정동에서 살고 있고
허기*는 경감으로 금천서 감식계장을 하다
퇴직 우리 집 인근 금천구에서 결혼상담소를 하고 있고
이종*은 몸이 안 좋아
찐빵으로 유명한 안흥지서로 지원 전출 갔다가 퇴직을 했고
박흥*은 로또가 되어 벼락 부자가 되었고
강세*은 목욕탕에서 넘어져 뇌진탕으로 사망했습니다.
아! 세월.
첫댓글 지난날 이야기 재미있게 쓰셨습니다.
공직자로서 보람있으셨습니다.
ㅎㅎ
그렇습니까?
고맙습니다
즐거운 하루 되세요
@술붕어 저도 공직자로 청춘을 보냈기에 더 공감합니다.
@신미주 알고 있습니다
이 카페에도 몇 있습니다
@술붕어 네
예전에는
학연 지연 혈연이면
다 통하던 시대였네요
짤언니~ 어제 꽃단장 하고 가셔서 미모를 만방에 알리셨나요? 보통 미모가? ㅋㅋ
요즘도 알게 모르게 그 세개로 돌아갑니다^^
@몸부림 몸부림이 안와서 흥이 안나서 한쪽구석에 찌그러져있다가 고개를 떨구고 돌아왔어요
책임졍
@짤수니 너무 가슴이 아파서 지금 저~ 울고 있어요 흑흑흑~~
병어회만 잘드시더만
누가 속을줄 알고? ㅋㅋㅋ
지금도 알게 모르게
그 힘이 작용하고 있을 겁니다
즐거운 하루 되세요
@몸부림 난 원래 회 절대 안먹는데
몸부림 생각해서
이건 몸부림 대신이다 생각하고 억지로 먹었슴
목욕탕에서 비누밟아서 자빠링 별세했다는 이야기듣고 그럴수가 했는데
그분도 그와 비슷한가 봅니다 애도를 표합니다
예전에 우리 조직 새까만 후배녀석 애기를 들어보니
경찰과 공무원 동시합격했는데 경찰을 포기했다기에
왜 넌 경찰이 어울릴거 같고 끗빨도 좋잖아? 했더니
도저히 체질이 아니라서 못할거 같더라 하더군요
사람은 외형과 심성은 다른가 봅니다^^
맞습니다
경찰 당연 적성이 중요하다
생각합니다
마음이 여리면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감식계장을 하다가 결혼중개소,,,,
적성을 살려서 인생2막을 여신 친구분 잘하실듯하군요..
요즘들어 세월앞에 장사없다는 말을 자주
되뇌며 지냅니다.
그러게요
언제 세월이 그렇게 흘렀는지?
삭제된 댓글 입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