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국보훈의 달 마지막 날을 보내며, 경주시 유족 중에 아름다운 삶을 사신 분에 대한 글을 올립니다.
경주에서는 지난 6월 26일에 6.25 전몰군인 최석두님의 미앙인 일국당 김봉학 여사님의 효열비.각 제막식이 경주보훈지청장님을 비롯한 기관장님들과 유림 그리고 많은 친지 시민들이 참여한 가운데 있었습니다. 저가 유자 최해암 안강역장님의 청을 받아 거룩하게 살다가신 일국당 여사님의 비문을 지어 올렸습니다. 여사님의 삶이 너무나 거룩하고 모든 6.25전몰군경 미망인의 모범이 되실 뿐아니라, 유자 최해암 역장님의 삶 역시 유자녀로서 어머니의 삶을 이어받아 사회사업이며 봉사활동을 전개하고 있는 효자입니다. 제가 재주 없음을 무릅쓰고 [비각건립추진위원장]이라는 직을 맡아 제대로 역할을 못했습니다만, 주위의 많은 분들이 수고해 주셔서 행사를 잘 마무리했습니다. 비문을 아래에 올리오니 유자녀 동지들께서는 우리의 어머니이시기도 한 일국당 여사님의 향기로운 삶을 함께 추모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일국당김봉학여사효열추모비문
一國堂金鳳學여사는 1935년(乙亥年)음5월12일 경주 외동읍 제내리 沙日에서 부친 金海金公在龍님과 모친 密陽朴氏鳳錫님의 1남4녀중 3녀로 태어나 엄격한 가정교육 속에 성장하시더이다 여사께서는 16세에 부친을 여의시고 6.25전쟁으로 국민의 삶이 어렵던 때 경주외동읍냉천리 거산마을의 慶州崔公錫斗님과 결혼하시니 부군은 명문가후예로 준수한 용모의 선비이시더이다 그러나 참전하신 부군께서 53년1월 백마고지전투에서 산화하셨다는 전사통지서만 받았을 뿐 유품 한 점 돌아오지 않았으니 슬프고도 애닯더이다 여사께서는 단정한 용모와 현숙한 품행으로 주위 사람들의 재혼권유를 받았으나 단호히 거절하시고 시부님의 종가살림으로 늘어난 시댁어른들을 모시며 대가족식솔들을 그릇됨이 없이 거느리시는 한편 하나뿐인 유자녀海巖군을 엄격하게 키우시더이다 부군의 역할을 대신하기 위해 여사께서는 집안의 대소사는 물론 산과들에서 안 해본 일이 없으시더니 그나마 59년 사라호태풍으로 삶의 터전을 모두 잃어버리고 원호청지원금 5천원으로 시작한 화장품행상으로 가사를 겨우 꾸려 가시는 고단한 삶에서도 아들의 초등중등고등 그리고 철도학교 입학과 졸업에 이어 철도공무원으로 입신하는 모습을 지켜보시는 즐거움은 샘물 같은 보람으로 위안이 되기도 하였더이다 투철한 국가관과 이웃사랑을 여사께서 몸소 실천해 보이심으로써 아들을 훌륭한 사회사업가로 키우셨으니 이로써 97년6월16일에는 대한민국전몰군경미망인회로부터 장한어머니상을 받으시더이다 여사의 어른공경은 남다른 바 있으니 함께 모시던 시모님 친정어머님 후사 없는 시숙모님 작은시모님을 차례로 보내시면서 수의를 손수지어 입히시고 삼년상을 연이어 모시니 소복이 십년을 이으시더이다 특히 후사 없는 시숙모님을 평생 봉양하셨는데 중풍으로 누우시니 산천에 좋은 약은 모두 구해 병구완하다가 아니 되시니 마침내는 아들을 장가들여 며느리를 보면 시숙모님의 병환이 쾌차하리라는 어느 점성가의 말을 따라 慶州金氏基香을 며느리로 맞으면서 시숙모님의 병환이 쾌차하시어 曾孫女賢珠 曾孫龍聖까지 안아보게 되셨으니 이로써 63년9월30일에는 월성군수효행상과 77년1월31일에는 삼성문화재단효행상을 받으시더이다 여사께서는 야학으로 국문을 깨치시어 문자생활에 불편함이 없으신 영재로서 어려운 생활 속에서도 평생 향토의 발전과 불우이웃돕기 사회사업을 전개하셨으니 이로써 77년6월에는 대구지방원호청장표창을 80년6월에는 국무총리표창을 93년6월에는 경주군수표창을 받으셨으며 98년6월에는 제25회한국보훈대상을 받으시더이다 이러한 여사의 이웃사랑운동은 아들과 자부에게 이어져 마침내 아들이 모범공무원표창과 대한민국근정포장을 수상하게 되니 국가유공자유족으로서 만인의 귀감이 되신 여사의 고귀한 삶의 향훈이 어찌 비범타 아니 하리오 여사께서는 유골을 받지 못한 부군의 전사를 못내 믿을 수 없어 언젠가는 부군께서 돌아오시리라는 신념으로 해마다 섣달그믐밤이면 집안을 청소하고 불을 환히 밝히며 부군의 귀소를 간절히 기다리시더니 시어른들 삼년상을 차례로 마치시고 2000년1월19일 庚辰음1월15일에 평화로이 잠드시듯 홀연히 가시니 참으로 안타까울사 여사의 한생의 삶이여 이제 여사께서는 부군과의 의리를 지키시며 그토록 올곧게 달려오신 숨 가쁜 삶의 무게를 모두 내려놓으시고 한 생애 오매불망 기다리시던 부군과 함께 한도 끝도 없는 광영의 동산에서 평안히 잠드소서
서기2006년3월10일 동국대학교 교수 문학박사 장영길은 글 짓고 쓰다
자해암 자부경주김씨기향 손자용성 손녀현주 미진 은진 손서강헌구 질녀해숙 질녀서백승중 양녀차지원 양녀서라청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