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시마네현(島根縣)에서 24일 열리는 ‘
다케시마(竹島·독도의 일본식 이름)의 날’을 맞는 경북 울릉군 독도리 명예이장 최재익(52)씨의 각오는 예년과 다르다.
올해도 행사를 규탄하러 대한해협을 건너가지만 투쟁 방식은 과거와 달리할 작정이다.
“할복, 혈서와 같은 과격한 투쟁은 자제하고 역사적 사실을 중심으로 차근차근 설명하겠습니다. 일본 국민을 직접 만나 뭐가 옳고 어떤 것이 틀렸는지 일일이 손을 잡고 홍보할 생각입니다.”
지금까지는 독도 관련 행사에서 혈서를 쓰고, 2005년 시마네현의 다케시마의 날 조례 통과 땐 현 청사에서 할복을 시도하다 현지 경찰에 연행되는 등 과격 투쟁을 해왔지만 새해에는 전략을 바꿔 대화와 토론에 주력키로 작심했다.
“무조건 강경한 것만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는 그는 “독도와 관련해 별 감정이 없는 일본 국민에게는 온건한 홍보전, 국민을 속여 문제를 만드는 정치인들에겐 강력한 규탄 작전을 쓰겠다”며 강온 양면술을 구사할 계획임을 밝혔다.
시마네현이 ‘독도의 날’로 지정한 2월22일을 기념해 주민과 정치인을 초청해 24일 큰 행사를 연다는 소식을 듣고 일행 4명과 함께 23일 일본으로 건너가 현지에서 ‘독도침탈 음모 규탄대회’를 여는 것도 이런 전략의 일부다.
최씨는 “시마네현이 행사를 키우려고 날짜를 22일에서 토요일인 24일로 미뤘다”며 “행사장에서 애국가 제창, 일제강점기 순국선열을 위한 묵념, 규탄서 낭독, 만세삼창을 하고 독도의 날 폐기 촉구를 위한 시가행진, 길거리 홍보전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오겠다”고 말했다.
“일본은 1905년 독도를 시마네현으로 편입시킬 때 우리가 묵시적 동의를 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적극적인 이의 제기가 필요하고 당연히 항의해야 하기에 일본의 태도가 변하지 않는 한 매년 시마네현을 찾아가겠습니다.”
‘무보수 독도관리인’으로 자처하는 최씨는 99년 12월 3대 가족 전원의 본적을 독도리 산 30번지로 옮기고 독도수호전국연대 대표의장을 맡은 데 이어 2004년 2월에는 독도에 호적을 둔 20세 이상 성인들의 투표로 독도 명예이장에 뽑혔다.
포항=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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