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경관이 있는 충북 보은은 가족 단위로 다니기에 참 편한 여행지입니다. 가볼만한 명소들이 서로 가까이 모여 있기 때문입니다. 지방 여행을 하다 보면 동선과 거리가 정말 중요하다는 것을 느끼게 된답니다. 여행 명소들이 많아도 서로 멀리 있으면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런 면에서 보은은 가성비 있는 여행지라고 생각합니다. 보은을 대표하는 관광지인 천 오백 년 사찰 법주사와 정이품송, 아이들과 함께 스릴을 즐길 수 있는 속리산 테마파크, 여름 물놀이장으로 그만인 서원계곡과 만수계곡, 꼬불꼬불 도로 풍경이 있는 말티재 전망대로 이어지는 보은의 가족 여행 코스를 소개합니다.
속리산 법주사, 천 오백 년 고찰 속으로 과거 여행
아름다운 산 속의 사찰 / 충청북도 보은군 속리산면 법주사로 405
태백산맥에서 이어지는 소백산맥에 속한 1,058m 속리산은 보은을 대표하는 산으로 소금강으로 불렸을 정도로 산세가 아름다운 산입니다. 신라 진흥왕 때 의신조사가 나귀에 불경을 싣고서 절터를 찾아 다녔었다고 합니다. 그 나귀가 멈춘 곳에 절을 짓게 되었는데 불경이 멈춘 곳이라고 해서 법주사라는 이름이 되었다는 전설이 지금도 남아 있답니다.
혜공왕 12년 진표율사가 크게 중창을 했을 때가 법주사의 리즈 시절이고요. 정유재란때 소실되었다가 조선 인조 2년에 사명대사가 재건해서 지금의 모습이 되었습니다.
늘 느끼지만 사찰 여행을 하면 초입에서 일주문으로 가는 진입로는 참 운치 있고 아름답습니다. 법주사 가는 길도 예외는 아니었어요. 서늘한 나무그늘과 숲이 있는 세조길은 꼭 추천하고 싶은 코스랍니다.
보물을 간직한 법주사
보은 속리산 법주사는 한때 60여 개의 전각과 70여 개의 암자가 있었다고 알려진 큰 사찰입니다. 왜란으로 많은 전각과 문화재가 소실되었습니다. 아직도 경내엔 많은 국보와 보물, 문화재가 남아서 이곳을 찾는 여행자들을 반겨주고 있답니다.
법주사의 대표 볼거리는 국보 제55호인 팔상전입니다. 부처님의 일생을 8장으로 그린 팔상도는 세월이 느껴지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문화재였습니다. 대웅보전 (보물 제915호), 삼존대불 (보물 제1360호), 원통보전 (보물 제 916호), 석연지 (국보 제64호) 외에도 목조관음보살좌상, 사천왕문, 마애여래의상, 쌍사자석등, 사천왕석등 등 볼거리가 가득한 사찰이랍니다. 3천 명 식솔의 국을 끓였다는 철확도 모두의 시선을 끌기에 충분했습니다.
힐링 산책로 세조길 자연관찰로
속리산 법주사엔 추천하고 싶은 숲길이 있습니다. 조선 7대 임금인 세조가 휴양을 목적으로 법주사를 찾았을 때 복천암까지 오갔던 세조길 자연관찰로입니다.
세조길 초입인 법주사 삼거리에서 마지막 구간인 복천암까지 편도 3.2km의 속리산 탐방로예요. 저수지와 수변데크길, 수변쉼터를 지나면 야자매트가 깔린 계곡길이 나온답니다.
아름다운 속리산 계곡과 숲 풍경을 마주하며 걷기 때문에 마음이 정화되는 느낌을 받았던 길입니다.
몸이 불편하신 분들을 위한 1.8km 무장애 탐방로(저수지둘레길) 정도만 걸어도 하루가 즐거워질 듯 싶습니다.
속리산 정이품송, 700년 전설을 간직한 노송
충북 보은군 속리산면 법주사로 99
속리산 연꽃 단지를 조금 지나가면 법주사와 함께 충북 보은의 상징인 정이품송 공원이 나옵니다. 천연기념물 제103호로수령 600~700년 정도 된 정이품송은 언제보다도 한결 같은 모습입니다.
세조가 속리산 법주사로 행차할 때 스스로 가지를 들어서 가마가 지나갈 수 있게 했다는 유명한 일화가 있는 정이품송은 높이 18.5m, 둘레 5.3미터의 크리스마스 트리를 연상하게 한답니다.
80년대 초에는 솔잎혹파리 피해를 입었고, 93년에는 강풍으로 가지가 부러지고, 몇 년 전엔 벼락을 맞기도 했지만 우리 인생처럼 꿋꿋이 살아가는 모습이 대견스럽기도 한 정이품송이네요.
우리 부모님들이 보셨고, 우리의 아이들이 보고, 또 그 아이의 아이들이 보게 될 정이품송이고요. 가족 여행으로 이 소나무를 보게 된다면 할 이야기들이 참 많을 것입니다.
그리고, 정이품송과 함께 정이품송의 아내인 서원리 ‘정부인송’도 같이 보는 것을 추천 한답니다.
서원계곡, 아이들이 놀기 좋은 계곡
충북 보은군 장안면 서원리
더운 여름 날씨엔 피서지로 해변이나 계곡만한 곳이 없을 것입니다. 속리산 천황봉에서 발원한 물이 속리산 국립공원 내 삼가저수지로 모이고, 이 저수지의 상류에 만수리 만수계곡, 하류에 서원리의 서원계곡이 있답니다. 같은 계곡 라인에 있지만, 청주 상주간 당진영덕 고속도로를 통해서 가면 먼저 만나게 되는 곳이 서원계곡입니다.
차량 한 대가 지나갈 수 있는 다리를 건너면 캠핑 할 수 있는 공간이 있는 서원리 서원계곡은 속리산에서 시작된 계곡물이 투명할 정도로 깨끗하고 주변 풍경이 아름다워서 여름 물놀이 공간으로 많이 찾는 계곡입니다.
여기가 계곡이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잔잔하게 물이 흐르는 것이 특징인 서원계곡입니다. 또 다른 계곡에 비해서 넓어서 아이들과 함께 하는 가족 피서지로 많이 찾는 계곡이기도 합니다.
허리까지 들어가서 물놀이를 즐길 수 있는 일부 구역을 제외하고는 종아리 정도의 수심이 펼쳐지기 때문에 아이들이 놀기에 좋은 계곡입니다. 조금 깊은 곳은 안전요원이 지키고 있어서 안심할 수 있었던 것, 보은시에서 구명조끼를 무료로 대여해 준다는 것, 그리고 깨끗한 이동식 화장실이 있어서 위생적이라는 것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시릴 정도로 차가운 계곡물에 발을 넣으니 여름 무더위가 남 일처럼 느끼지기도 했답니다. 서원계곡은 물놀이할 수 있는 공간이 넓어서 일행이 많을 경우 추천하고 싶은 계곡입니다. 주차는 계곡으로 진입하기 전 입구 부근에 세워 두면 편합니다.
속리산 테마파크, 즐길거리가 한가득인 떠오르는 SNS 핫플장소
모노레일 백두대간 속리산을 시선 속에 담다 충북 보은군 속리산면 속리산로 600
속리산 말티재 주변에 조성된 이 테마파크는 숲 속 공간에 만들어진 익스트림 스포츠 공원으로짚라인, 모노레일, 스카이 트레일, 스카이 바이크 등 다양한 즐길 거리가 있는 가족 체험공간입니다.
속리산 모노레일은 866미터 길이로 최대 경사는 30도, 20인승 캐빈 2대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20분 간격으로 운행을 하기 때문에 사전예약을 하면 시간 낭비 없이 이용할 수 있습니다.
모노레일 승강장은 모두 3곳입니다. 매표소에 있는 승강장에서 모노레일을 타고 2번째 승강장인 목탁봉 전망대로 올라가는 것이 일반코스랍니다. 아쉽지만 현재 마지막 승강장까지는 갈 수 없고 카페가 있는 목탁봉까지만 운행하고 있답니다.
천천히 움직이지만 경사 30도의 모노레일은 스릴 만점입니다. 소나무 숲을 지나갈 땐 솔향기가 캐빈까지 전해질 정도로 가깝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모노레일의 즐거움도 잠깐.
두들기면 소원을 들어주는 목탁, 차 한 잔의 여유를 가질 수 있는 카페, 작지만 운치 있던 인공폭포와 함께 속리산을 시선 속에 담아 둘 수 있는 목탁봉 정상 전망대에 오르면 저절로 탄성이 터져 나옵니다.
소나무 숲 향기가 머무는 목탁봉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속리산 국립공원 풍경이 참 아름답습니다. 파노라마 화면처럼 펼쳐지는 천왕봉과 그림 같은 주변 산세들, 여행지에 맛집이 있다면 목탁봉은 뷰 맛집이랍니다.
목탁봉 주변으로 길이 잘 만들어져 있어서 산책하기도 좋았습니다. 그리고 산과 풍경을 더 즐기고 싶은 마음이라면 모노레일을 편도로 이용하면 된답니다. 도보로 내려가는 것도 좋은 경험일 것입니다.
말티재 전망대, 꼬불 고갯길이 이국적인 풍경으로 다가오던 곳
충북 보은군 장안면 장재리 산 4-14
속리산 테마파크에서 1.2킬로미터 자동차로 2분 거리인 말티재 전망대입니다. 79미터 터널, 전시실과 휴게실이 있는 '백두대간 속리산 관문'과 함께 보은의 새로운 명소가 된 곳이기도 합니다. 꾸불꾸불 말티재를 조망할 수 있어서 랜선에서 자주 언급되는 SNS 핫플입니다.
말티재는 조선 세조가 속리산으로 가다가 여기에서 말을 갈아탔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말티재 전망대는 높이가 20m에 이르는 2층 조형물로트인 공간과 주변 풍경을 즐기면서 올라가는 전망대랍니다.
꾸불꾸불 12굽이 도로가 있는 말티재. 낮 풍경도 이국적이고 아름다운데 노을 질 시간이나 밤 야경은 또 얼마나 아름다울까 상상해 보기도 했답니다. 말티재는 인생샷 사진 명소라는 말도 필요 없을 듯 싶어요. 누구라도 스마트폰을 꺼내서 사진을 찍게 됩니다.
가족끼리 혹은 연인끼리 여름에 가볼만한 충북 보은의 명소 5곳을 소개했습니다. 지금 이 순간이 여행 떠나기 좋은 계절이랍니다.
★ 충북 보은 여행 TIP
속리산 테마파크에서
자동차로 이동 시 거리 및 소요시간
말티재 전망대 : 1.2km / 2분
정이품송 : 2.6km / 3분
법주사 : 4.7km / 7분
서원계곡 : 8.4km / 9분
만수계곡 : 7.5km / 8분
여행 작가 샤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