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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사
오건영 (『인플레이션에서 살아남기』 『부의 대이동』 저자)
연준의 결정이 시장을 뒤흔드는 이 시기, 한국의 독자들이 이 책 『돈을 찍어내는 제왕, 연준』을 통해 미국 중앙은행을 한층 가까이에서 심층적으로 들여다보는 좋은 기회를 갖기를 바란다.
월스트리트저널
다음 페이지를 궁금하게 만드는 탁월한 역작. ‘이해 불가능’으로 빠지기 쉬운 난해한 주제를 다루면서 이보다 더 명확하고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만들어낼 수는 없다.
파이낸셜타임스
이 책의 여러 장점 중 하나는 호니그를 통해 복잡한 반세기의 금융 역사를 손쉽게 파악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것이 진짜 현실이라는 점이 새삼 놀랍다.
모하메드 엘 에리언 (케임브리지대학 퀸스 칼리지 학장, 『코로나 이후의 세상』 『새로운 부의 탄생』 저자)
눈을 틔워주는 책이다. 치밀한 취재를 바탕으로 흥미롭게 서술되었으며, 대다수 미국인의 경제적 후생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그리고 앞으로도 미칠 문제들을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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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호니그는 연준이 안전한 투자처에 있던 모든 돈을 위험한 투자 쪽으로 밀어내면 어떤 세상이 펼쳐질지를 우려했다. 돈이 수익률 곡선의 바깥쪽으로 점점 더 이동하면 호니그가 2010년에 경고한 두 번째의 커다란 문제로 이어질 수 있었다. 바로 자산버블이다. 2008년에 붕괴한 주택 시장이 자산버블이었다. 2000년에 폭락한 닷컴 주식도 자산버블이었다. 버블이 터지면 대중은 재앙의 현장에 있는 사람들을 비난하기 마련이고, 그들은 으레 탐욕스러운 월가의 사람들이었다. 주식시장에서 단기적 이익을 위해 자꾸만 가격을 높여 거래한 중개인이나 주택 버블에 기름을 부은 부정직한 모기지 브로커 같은 사람들 말이다. 하지만 이 두 번의 자산버블과 뒤이은 붕괴의 시기에 호니그는 FOMC에 있으면서 그 버블들을 일으키는 데 연준이 핵심적인 역할을 했음을 직접 목격했다. -「1장 제로 아래로 가다」 중에서
1970년대에 연준은 은행들이 점점 더 위험한 대출을 하도록 사실상 부추겼다. FOMC는 금리를 굉장히 낮은 수준에서 유지하고 있었다. 부분적으로는 1970년과 1975년, 두 차례의 침체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연준은 일자리를 창출하고 투자를 진작하고 경제 전반의 성장을 촉진하고자 하면서, 너무 많은 돈이 풀리는 것의 부작용이 매년 더 명확해지는 상황에서도 낮은 금리를 계속 유지했다. 이 정책의 가장 명백한 부작용은 식품, 연료, 전자제품 등 소비자 물가의 상승이었다. 1973년에 소비자 물가 인플레이션율이 3.6%였는데, 사람들이 일상에서 구매하는 물건들이 1년 사이에 3.6%나 비싸졌다는 뜻이다. 1979년에는 인플레이션율이 무려 10.7%에 달했다. 이 정도의 물가 상승은 누구라도 체감하지 않을 수 없었다. 식료품 가게에서도, 주유소에서도 명확히 드러났고, 노동자들이 생계를 유지할 수 있게 임금을 올려주어야 해서 기업들의 급여 지출에서도 명확히 드러났다. -「2장 중요한 숫자들」 중에서
폴 볼커의 연준 의장 경력은 유쾌하게 마무리되지 못했다. 그는 인플레이션을 때려잡았고 그다음에 야인으로 돌아갔다. FOMC 회의에서 위원들은 현대 연준 역사상 어느 의장에게보다도 그에게 반대표를 많이 던졌다. 1987년에 그의 두 번째 임기가 끝났을 때 그는 세 번째 임기의 재지명을 사양했다. 볼커의 공로는 한참 나중에 경제사학자들이 인플레이션 종식을 위한 그의 노력이 독립적인 기관을 운영하는 지도자로서의 결정이었고 독보적으로 효과가 있었다는 평가를 했을 때에야 인정받았다. 하지만 그는 미국 권력의 중심 무대에 평생 다시 돌아오지 못했다. -「3장 대인플레이션(들)」 중에서
그린스펀의 연준어 사용은 길고 중대한 영향을 남겼다. 이것은 화폐 정책이 경제에서 점점 더 중요해지던 시기에 화폐 정책이 미국 공공 담론에서 제거되는 긴 과정을 가속화했다. 평범한 시민이 그린스펀의 발언을 들으면 연준이 하는 일이 무엇이든지 간에 평범한 사람은 비판은커녕 논의조차 언감생심일 정도로 복잡하고 알 수 없는 무언가인가보다 하고 생각하게 되는 게 당연했다. 그린스펀의 발언은 연준이 천재 수준의 의사결정자들이 모인 집단이라는 이미지를 강화했다. 올림푸스의 천상계에서 지상의 사람들을 위해 지극히 복잡한 문제들을 이해하고 다루는 사람들이라고 말이다. -「4장 연준어」 중에서
호니그는 그의 표결이 아무것도 바꾸지 못하리라는 것을 모르지 않았다. 회의가 시작되기도 전에 FOMC는 양적완화를 이미 결정한 상태나 마찬가지였다. 그가 반대표를 던진 이유는 자신의 의무라고 생각해서이기도 했지만 또 다른 이유도 있었다. 그는 미국 대중에게 메시지를 보내고 있었다. 그의 표결은 연준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연준 내부에 반대 의견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신호였다. 이 문제를 두고 내부에 논쟁이 있었다는 점, 그리고 적어도 한 명은 양적완화가 정당성을 갖기에는 위험이 너무 크다고 생각한다는 점을 말이다. -「6장 통화 폭탄」 중에서
워런 버핏은 살로몬 사건에 대해 브레이디에게 직접 전화해 사정했고, 재무부는 곧 결정을 번복하고 살로몬의 프라이머리 딜러 자격을 유지했다. 벨은 이러한 성공과 살로몬이 구제된 것이 제이 파월 덕분이라고 생각했다. “저는 제이가 브레이디 재무장관이 결정을 내리는 데 필요한 정보를 얻는 데서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이 결정으로 버핏은 살로몬에서 해야 할 청소 작업에 필요한 시간을 벌 수 있었다. -「8장 해결사」 중에서
몇 년이 지나고 되돌아보는 시점에서 위험한 기업 부채의 탑을 쌓았다고 월가의 트레이더들을 손가락질하기는 쉽다. 하지만 이들은 연준이 인센티브를 준 대로 했을 뿐이었다. 이러한 현상 중 어느 것도 연준의 의사결정자들에게는 놀라운 일이 아니었어야 한다. FOMC가 가장 큰 규모의 양적완화를 진행하던 2013년에 댈러스 연은 행장 리처드 피셔는 명시적으로 이 정책이 주로 사모펀드에만 득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제이 파월이 있었던 칼라일그룹 같은 곳 말이다. 피셔는 높은 자산 가격이 버냉키가 기대한 방식대로 ‘자산 효과’를 일으켜[즉 주식, 주택 등 자산 소유자들이 부가 증가했다고 느끼게 되면 이들의 소비가 촉진되어] 이것이 노동자들에게 더 많은 일자리와 더 높은 임금으로도 이어지리라는 전망에 의문을 제기했다. -「9장 리스크 생성 기계」 중에서
호니그 규칙의 핵심은 은행 업계에서 더 위험한 부분과 경제적으로 더 필요한 기업 대출 같은 부분을 분리해서, 위험한 투자를 한 은행이 베팅을 잘못했을 때 전체 시스템을 함께 위험으로 끌고 내려가지 말고 혼자 망할 수 있게 하자는 것이었다. 〈포춘〉, 〈워싱턴포스트〉 등에 글을 쓰는 금융 칼럼니스트 앨런 슬론(Allan Sloan)은 호니그의 상원 청문회가 끝나고 쓴 널리 읽힌 칼럼에서 호니그 규칙이 지금 월가가 정확히 필요로 하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매우 간단하고 뛰어나다. 이것[호니그 규칙]은 위험성이 높은 행동과 낮은 행동을 현명하게 분리하자는 아이디어다.” -「11장 호니그 규칙」 중에서
연준이 조치를 취하면 모든 것이 영향을 받았다. 2018년의 시장 요동은 수많은 모습으로 수많은 장소에서 나타났다. 하지만 하나의 중요한 요인이 그것들을 추동했다. 서로 관련 없는 시장 패닉들로 보였던 것들이 실은 똑똑한 투자자들이 연준의 조치에 합리적으로 대응해서 생긴 일이었다. 투자자들은 파월이 하는 말을 들었고 파월의 말을 진지하게 받아들였다. ZIRP의 시대가 점진적으로나마 끝나고 있었다. 거대한 돈은 이 새로운 현실에 적응하기 위해 다른 방향으로 움직여야 했다. -「12장 완전히 정상적인」 중에서
그런데 버냉키 시절에 연준이 수년간 이어질 양적완화와 제로금리를 결정했을 때 이 시스템이 파괴되었다. 양적완화의 부작용 중 하나는 공개시장운영의 섬세한 생태계가 너무 많은 현금으로 뒤덮여버린 것이었다. 연준이 레포시장에 직접 들어가 거래할 때는 피아노 조율사가 정교하게 줄을 당기거나 풀어서 팽팽한 정도를 딱 맞게 유지하듯이 정확하고 정교하게 레포 대출을 사고팔았다. 트레이더들은 가령 60억 달러어치의 레포 대출을 사거나 파는 매우 한정된 거래로 화폐 공급을 정확하게 연준이 원하는 수준에서 맞추었다. 레포 거래를 하면 현금이 주입되고 역레포 거래를 하면 현금이 약간 제거되었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이 현금이 은행들의 준비금 계좌로 들어가고 나온다는 점이었다. -「13장 보이지 않는 구제 금융」 중에서
연준 내부에서는 대중에게 비치는 연준의 이미지에 대해 점점 더 민감해지고 있었다. 제이 파월은 연준이 중산층을 돕는 기구로 여겨지게 하려고 노력했다. 팬데믹 전이던 2019년에 파월은 ‘경청 투어’에 나섰다. 노동 대중의 우려와 생각을 듣고 그들을 연준이 어떻게 도울 수 있을지 논의하는 자리였다. 이러한 행보에는 전략적인 이유가 있었다. 연준의 고위 당국자들은, 다른 사람들은 고통 속에서 고투하는데 매우 부유한 사람들만 돕는 정책이 인기가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2008년과 2009년에 연준이 시행한 구제책은 우파의 ‘티파티’ 운동과 좌파의 ‘월가를 점령하라’ 운동 둘 다를 촉발하는 데 일조했다. 특히 보수 진영의 반발이 맹렬했고, 이들은 연준이 감사를 받아야 하고 더 강하게 규제되어야 하며 심지어는 해체되어야 한다고까지 공격적인 주장을 했다. -「15장 승자와 패자」 중에서
많은 중요한 면에서 2008년의 금융위기는 결코 끝난 적이 없었다. 2008년의 금융위기는 오랫동안 경제에 탈구를 일으킨 ‘긴 붕괴’였다. 금융위기를 야기했던 문제들은 거의 어느 것도 해결되지 않고 그대로였다. 그리고 이 금융 붕괴는 미국의 민주적 기관들이 가진 역량의 긴 붕괴로 한층 더 다루기가 어려워졌다. 미국이 경제 문제의 해결을 연준에 의존했을 때, 이는 근본적으로 오류가 있는 수단에 문제 해결을 의존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연준의 돈은 승자와 패자 사이의 거리를 더 넓혔고 더 큰 불안정성의 토대를 만들었다. 이렇게 해서 취약해진 금융 시스템에 팬데믹의 타격이 닥쳤고 연준은 이에 대한 대응으로 더 많은 돈을 새로 찍어내 이전의 왜곡을 증폭했다. -「16장 긴 붕괴」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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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빵이 없으면 자산을 먹으라고 하세요”
이보다 더 솔직할 수 없는, 매우 인간적인 실수로 가득한
연준의 실체
미국의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에서 펴는 정책이 언젠가부터 우리 일상에까지 깊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연준은 경제가 성장할 때도 칭송을 받았고 2008년에 경제가 붕괴했을 때도 경제의 구원자라고 칭송을 받았다. 하지만 경제 구조를 나쁜 쪽으로 재조직할 수도 있는 고유한 권력을 가지고 있는 연준이 2010년 11월 ‘양적완화’라고 하는 급진적인 시장 개입의 여파는 그로부터 10년도 더 지난 지금까지 남아 있다. 오늘날 전 세계가 겪고 있는 전례 없는 소득 불평등과 금융 리스크를 연준이 불러왔을 거라고 의심하는 사람들이 조금씩 늘고 있다.
연준은 불과 몇 년 사이에 은행과 투자자들이 위험한 대출을 늘리도록 독려하려고 통화량을 무려 네 배로 증가시켰다. 연준의 의사결정자들은 이것이 일자리는 조금밖에 만들지 못하면서 가늠하기조차 어려운 장기적 리스크를 키울 대담한 실험이라는 사실을 알았지만 그대로 진행했고, 곧 덫에 걸려버렸다. 그렇게 많은 돈을 찍어냈지만 퇴로가 없었던 것이다.
연준이 자기도 모르게 놓은 덫은 연준만이 아니라 평범하게 일상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악영향을 주고 있다. 안정된 일자리라고 여긴 렉스노드에 취직해 내 집 마련을 꿈꾸던 존 펠트너는 영문도 모른 채 아무 잘못도 없이 일자리를 잃었고(10장), 수많은 ‘존 펠트너’들은 임금이 지난 10년간 좀처럼 오르지 않아 카드빚, 자동차 대출, 학자금 대출에 잔뜩 짓눌려 있다. 이 모든 일의 주범은 2010년 글로벌 금융위기 소방수를 자처했지만 불과 10년 만인 2022년 글로벌 경제위기를 불러온 ‘연준’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3q1004Hpz78
2010년 글로벌 금융위기에서 소방수를 자처했던 연준,
2022년에는 글로벌 경제위기의 주범이 되다.
지금 내 모습은 그동안 내가 선택했던 거의 최종 결과물이라는 말이 있듯이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글로벌 경제위기의 문제점들은 단순히 코로나19 탓으로 돌릴 수 없다. 미국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10년 이상 양적완화 정책을 시행했고 그 여파가 지금에 이른 것이다. 양적완화는 금융 시스템에 거대한 유동성을 밀어 넣어주는 동시에 장기채권을 대량으로 매입하기에 장기채권 금리가 낮아지면서 장기채권의 투자 매력을 낮춘다. 돈은 넘치는데 장기채권의 매력이 사라졌으니 은행들은 수익을 내려고 만기가 훨씬 더 긴 채권이나 이자를 조금이라도 더 주는 위험한 자산을 찾아 나서게 된다.
연준은 몇 차례 양적완화를 되돌려고 시도했지만 그럴 때마다 시장이 붕괴 조짐을 보이는 바람에 돈의 수도꼭지를 다시 열었다. 코로나19가 닥쳤을 때도 연준은 300년 동안 늘었어야 할 화폐량에 맞먹는 돈을 두 달 사이에 찍어냈다. 그 10년 사이에 부유한 사람과 가난한 사람의 격차가 극적으로 커졌다. 미국 기업들의 부채는 전례 없이 높은 수준이며, 이 부채가 복잡한 금융상품으로 재포장되어 월가의 거대 은행들 사이에서 거래되면서 은행의 불안정성이 높아졌다. 2008년 위기 직전에 모기지 대출이 어마어마하게 활황을 누리던 시기에도 그랬듯이 말이다.
미국 부채 디폴트 위기 등
민주적 기관들이 기능 마비를 겪을수록
각국 중앙은행들이 전면에 나서서 벌여온 일
미국 의회에서 종종 빚어지는 의회 갈등과 ‘국가 디폴트 협상’을 보면서, 전 세계인이 최강국 미국의 부도 위기를 우려 하는 상황이다. 정치적 갈등이 첨예해져 의회나 행정부가 제 기능을 못할수록, 전문성으로 빛나는 연준이 전면에 나서서 불편부당한 해법을 제시하는 듯이 활동하고, 각계각층의 여러 이견이나 조율 과정은 생략되는 일이 빈번해지고 있다. 연준이 어려운 경제 용어들로 장막을 드리운 채 실제로는 매우 정치적인 의사결정을 집행했다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이는 전 세계적인 현상이기도 하다.(7장)
“세계 각국에서 민주적 책무를 지니는 기관들이 점점 더 기능 마비를 겪으면서 중앙은행들이 경제 발전의 중심추 노릇을 하고 있었다. 문제는 중앙은행이 이 일을 하라고 만들어진 곳이 아니라는 점이었다. 중앙은행이 할 수 있는 일은 더 많은 돈을 만드는 것뿐이었다. 어쩌다 보니 당면한 과제에 쓰기에는 가진 수단이 매우 협소한 것 하나밖에 없는 기관인 중앙은행에 세계가 의존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러한 정책이 더 오래 지속될수록 비용과 위험이 이득을 능가할 가능성이 더 커질 것’이었다.”(12장)
사모펀드에서 연준으로 ‘엘리트 순환 경제’-
버냉키, 파월 의장은 앞으로 어떤 결정을 내릴 것인가
『돈을 찍어내는 제왕, 연준』은 이렇듯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를 펴낸 저자가 미국에서 가장 베일에 싸인 기관의 하나인 연준의 내부를 들여다보면서 지난 10년간 연준이 펼쳐온 정책이 어떻게 소득 불평등을 악화시키고 경제의 안정성을 위험에 빠뜨렸는지 추적한다. 그리고 우리는 대부분 의사결정을 만장일치로 하는 연준에서 모두가 찬성한다고 할 때 “정중히 반대합니다”를 외친 캔자스시티 연은 행장 토머스 호니그가 있었음을 새로이 알게 된다. 호니그는 자신의 반대표가 FOMC의 선택을 되돌릴 수 없음을 알면서도 정면으로 연준 의장 벤 버냉키에게 도전한다. 이런 무모함에도 ‘내가 던지는 반대표가 연준 내에서도 이런 돈 풀기 정책의 위험성을 충분히 고민하고 있다는 점을 대중에게 알려주는 것이 필요하다’는 호니그의 생각은 상당한 울림을 준다.
저자는 또한 현재 연준 의장인 제롬 파월이 연준에 등장하기 전 대형 사모펀드 칼라일그룹에서 일할 때 존 펠트너가 근무하던 렉스노드를 엄청난 이익을 챙기며 매각한 일 등 그의 삶의 궤적을 훑어본다.(15장) 그리고 그가 연준에 들어오기 전의 경험이 코로나19 이후 위기 대응 방식에 상당한 영향을 주었음을 상세히 설명하며 언론에서 다루는 연준 이야기를 뛰어넘는 비하인드 스토리까지 책에 담았다.(7장) 세계의 경제 대통령으로 칭해지는 제롬 파월이 역대 연준 의장 중 미국인의 신뢰도가 가장 낮다는 수모 아닌 수모를 겪는 것은 연준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이 냉정해지고 있다는 증거일 것이다. 연준의 긴축이 세계 시장을 뒤흔드는 이 시기에 이 책으로 연준을 더 가까이에서 들여다보는 좋은 기회를 얻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