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 하원의원에 선출된 최초의 흑인 여성 공화당원이었던 미아 러브가 공격적인 유형의 뇌암과 싸움 끝에 스러졌다고 유족이 23일(현지시간) 밤 엑스(X)에 알렸다고 CNN 방송이 다음날 전했다. 마흔아홉 한창 나이였다. 고인은 2015년부터 2019년까지 연임해 유타주 제4 선거구를 대변했다.
러브의 가족은 고인의 X 계정에 올린 성명을 통해 “미아가 우리 삶에 깊은 영향을 준 것에 대해 넘치도록 감사하는 마음으로, 우리는 그녀가 오늘 평화롭게 세상을 떠났다는 것을 알았으면 한다”면서 “고인은 자택에서 가족에 에워싸여 있었다. 그녀의 삶을 찬양하고 행복한 기억들이 쏟아지는 가운데 미아는 조용히 죽음의 끈을 놓아 버렸다. 그리고 그녀의 말들과 전망이 해낸 것처럼, 천국으로 올라갔다. 우리는 많은 기원과 기도, 애도를 보내준 데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스펜서 콕스 유타 주지사도 고인의 죽음에 대한 포스트를 통해 고인을 “진정한 개척자이며 전망 있는 지도자”였다면서 무척 그리울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콕스 지사의 수석 고문이며 솔트레이크 카운티 이사회 멤버인 에이미 윈더 뉴턴, 데이드레 헨더슨 부지사 등이 추모했다.
고인은 지난해 5월 CNN의 잭 태퍼와 대담을 통해 2022년에 교모세포종 뇌암(glioblastoma brain cancer, GBM) 진단을 받은 사실을 털어놓았다. MD 앤더슨 암센터에 따르면 GBM 진단을 받은 이들은 보통 1년 반이나 2년을 사는 게 고작이며, 오직 10%만이 5년을 연명한다.
당시 고인은 2023년 8월부터 3주에 한 번씩 듀크 대학의 프레스턴 로버트 티시 뇌종양센터에서 임상실험의 일환으로 면역요법을 받기 시작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녀는 10~15개월 밖에 못 살 것이란 진단에도 기한을 넘겼다며 모르몬교 믿음이 버틸 힘이 됐다고 덧붙였다.
러브는 “내 믿음과 과학 안에서 치료를 찾고 있다. 재미있는 일은 네가 공직에 남아 있기로 결정하는 한, 나의 가부장적 축복은 네가 길고 번영하는 삶, 풍요롭고 보람 있는 삶을 살게 될 거라고 말했다”고 말했다.
고인은 하원을 떠난 뒤 CNN 정치 해설위원으로 전향했으며, ABC 방송의 '더 뷰'에 순회 게스트로 출연했다.
지난 11일 고인은 데저트 뉴스에 공개 서한을 보내 자신의 암이 더 이상 치유에 반응하지 않는다고 공표했다. "작별의 인사가 아니라 여러분에게 감사하고 여러분과 내가 아는 미국을 위해 소원을 표현하고 싶다"고 적었다. 세 자녀를 뒀는데 딸 애비게일이 어머니가 살아돌아오기 힘들다고 소셜미디어에 올렸다.
고인의 부모는 아이티 핏줄이었다고 자서전 '퀄리파이드'(Qualified)를 통해 털어놓았다. 부모가 미국에 도착한 뒤 그녀는 1975년 12월 6일 뉴욕에서 태어났다. 하트포드 대학에 입학해 뮤지컬 연극으로 학위를 땄다. 데저트 뉴스의 부음 기사에 따르면 항공사 승무원으로 일하다 유타주로 이사했고, 나중에 남편 제이슨 러브와 자녀들이 뒤따라 새러토가 스프링스의 새 집으로 이사했고, 정계에 입문했다.
모든 것은 그들의 집에 깔따구(midge)가 우글거렸을 때 시작됐는데 한 건축업자가 그 부동산 다루길 거부했기 때문에 그녀는 잠재 구매자들에게 해충에 대해 경고하는 단체를 이끌었다. 2003년 처음으로 새러토가 스프링스 시티 이사회에 선출됐고 나중에 시장으로 2010~14년 재임했다.
영국 BBC에 따르면 고인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16년 대선에 나섰을 때 공화당 경선 상대였다가 몇 달 뒤 사퇴했던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텍사스)을 지지했으며, 트럼프 현 대통령에 대해서도 비판적이었다. 2018년 트럼프 대통령이 아이티를 비하하는 발언을 하자 공식 사과를 요구하기도 했다.
고인이 세 번째 도전에 나섰다가 민주당 라이벌 벤 맥애덤스에게 간발의 차(7000표 남짓)로 지자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회견 도중 "미아 러브는 내게 사랑을 주지 않았다. 그래서 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