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활동한 날 : 2024년 11월 29일 (금) 오후 2시30분 ~
* 읽어준 책 : 《우리 가족 납치 사건》 (김고은 지음, 책읽는곰)
《으라차차 큰 일꾼》 (정해왕 글, 이승현 그림, 국민서관)
《파랑 오리》 (릴리아 지음, 킨더랜드)
* 함께 한 친구들 : 1학년 8명
지난 주에는 감기 때문에 목소리가 잠겨서 활동을 한 주 쉬고, 2주만에 돌봄터에 갔습니다.
중흥 친구들 중에도 아픈 친구들이 많았어요.
감기 때문에 컨디션이 몹시 안 좋아 보이는 서후, 다리가 불편한 가희, 머리가 아프거나 어딘가 조금씩 불편한 친구들이 있었어요.
환절기인데다 기온 차가 커서 그런 것 같아요.
로아, 연서, 준우, 가희, 서후 등 기존 친구들과 함께 최근에 들어온 주헌이, 해성이, 주하까지 모처럼 1학년 친구들 8명이 다 모인 날입니다.
오늘은 제일 먼저 《우리 가족 납치 사건》부터 읽었어요.
제목에 '납치'라는 단어가 들어가니까 로아는 지난 번에 읽었던 《망태 할아버지가 온다》가 떠올랐나 봅니다.
"아, 맞다! 망태 할아버지도 아이들을 잡아 간다고 했었지. 할아버지는 어떤 아이들을 잡아간다고 했었더라?"
"우는 아이요."
"밤에 안 자는 아이요."
"말 안 듣는 아이도요."
생각지도 못했는데 한 달 전에 읽어 준 책을 연상했다는 사실도 놀라웠고, 자세한 내용까지 다 기억하고 있었다는 게 너무 신기했습니다.
가족들이 한 명씩 다 납치되어 바닷가에 떨어져서 회사 일도 학교도 잊고 신 나게 논다는 내용이 엉뚱하지만, 친구들은 장면마다 전부 깔깔 웃으며 재미있다고 합니다.
두 번째 읽은 책은 《파랑 오리》입니다.
해성이가 알고 있는 책이라고 말했지만, 다른 친구들을 위해서 내용을 이야기하지 않기로 약속하자, 진짜로 끝까지 입을 다물고 참는 모습이 참 대견했어요.
표지그림을 본 로아가 "악어랑 오리가 참 친해 보인다"고 말했어요.
이 둘이 왜 친한지, 어떻게 친한지, 함께 보기로 하고 읽기 시작했어요.
후반부에 '파랑 오리의 기억들이 도망갔다'는 표현이 나오고, 이후 오리의 행동이 이상한 걸 느낀 친구들이 갑자기 왜 그러는지 궁금해 했어요.
"파랑 오리가 나이가 많이 들었잖아. 그래서..." 하는데, 몇몇 친구들이 TV에서 본 치매 노인들 이야기를 꺼냈어요.
나이가 들어 머리가 고장난 어른들이 2, 3세 아기들처럼 말하고 행동한다는 이야기를 자기들끼리 주고 받고, 또 이해하는 모습이 참 신통했습니다.
다 읽고 나서 책을 덮고 다시 표지로 돌아와서 "둘이 왜 친해 보이는지 이제 알겠어?" 물었더니, 다들 너무 잘 알겠다는 표정으로 머리를 끄덕였어요.
마지막으로 읽은 책은 《으라차차 큰 일꾼》입니다.
옛날 이야기 그림책은 늘 그렇듯이 재미가 없을 수가 없죠.
친구들 모두 힘만 센 총각이 어떻게 바뀌어 가는지 집중해서 열심히 들었어요.
아이들은 '이'가 뭔지 잘 몰랐는데, 매우 작은 벌레인데 예전에 머리를 잘 안 감으면 생겼었고... 하는 설명을 하자, 직접 눈으로 본 적은 없지만 뭔지 알겠다고 했어요.
손톱으로 톡 눌러 죽이면 되는 벌레를 돌멩이, 바위를 갖고 덤비는 총각이 "처음에는 좀 웃겼는데 나중에 정신을 차려서 다행"이라고 합니다.
중흥 돌봄터에는 몸이 아파 컨디션이 안 좋은 친구도, 학원에 가야하는 시간을 조금 미루고서도, 책 읽어주는 시간에 꼭 참여하는 친구들이 있어요.
새삼 이 친구들이 대견하고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