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8일 미국에서 페가수스 XL 로켓에 실려 성공적으로 발사된 우주관측위성 갤렉스(GALEX)는 약 3년 동안 지상 670㎞ 궤도에서 자외선 우주관측을 하게 된다.
갤렉스 계획은 지금까지 '우리은하'의 나이만 측정해왔던 것과 달리 '외부은하'의 나이까지도 세계에서 처음으로 측정한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갤렉스의 주요임무도 우주의 나이를 측정하기 위한 자외선 우주관측자료의 수집이다.
연세대 자외선우주망원경연구단(단장 이영욱?연세대 교수)은 이 계획의 핵심부분인 자외선 우주망원경과 관측자료를 분석하기 위한 소프트웨어 개발을 주도하고 있다.
“지금도 오래 된 별들이 사라지는 한편으로는 새로운 별들이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꽃은 피었다가 지면서 씨를 뿌리고,이듬해 다시 꽃으로 피어납니다. 우주도 마찬가지입니다.”
연세대 ‘자외선 우주망원경 연구단’ 단장인 이영욱(42) 교수는 수년째 우주의 나이를 측정하는 일에 매달리고 있다. 이 교수는 그 일환으로 지난달 28일 미국에서 일어난 ‘역사적인 현장’에 직접 참여했다. 이날 플로리다주 케네디우주센터에서 ‘갤렉스’가 발사된 것이다.
이 교수가 NASA가 주도하는 갤렉스 계획에 참여할 수 있게 된 것은 지난 1997년 말 이 교수가 제출한 ‘자외선 우주망원경 연구’ 계획이 과학기술부의 ‘창의적 연구진흥사업’에 채택되면서부터.
이후 이 교수는 남미 칠레에 있는 세로톨로로 미국 국립 천문대에서 입수한 방대한 관측자료를 분석하기 시작했고,마침내 1998년 ‘눈을 의심할 만한 대발견’을 했다.
그것은 우리은하에서 발견된 150여개의 구상성단 중 가장 밝은 ‘오메가 센타우리’가 ‘구상성단이 아니라 별개 은하이며,약 100억년 전 우리은하와 충돌하면서 유입됐다’는 것이었다.
이같은 발견은 은하의 생성이론에 영향을 미치게 됐다. ‘하나의 가스층이 중력의 수축작용에 따라 은하를 형성한다’는 이론보다 ‘소규모 은하 여러 개가 충돌·병합해 은하를 형성한다’는 이론에 무게가 쏠리게 된 것.
그의 이같은 연구성과는 1999년 세계적으로 저명한 과학잡지 ‘네이처’에 소개됐고,국내에서도 천문학과 우주에 대한 관심을 증폭시키는 계기가 됐다.
갤렉스는 대기권 밖에서 자외선 우주망원경을 통해 우주의 나이 등을 측정한다. 이는 나이가 많은 별과 탄생 직후의 별이 상대적으로 자외선을 많이 내뿜는다는 데 착안해 별의 나이를 측정하는 것. 그런데 자외선은 오존층에서 모두 흡수돼 지상에서는 관측할 수 없기 때문에 대기권 밖에서 자외선을 측정해야 하는 것이다.
현재 우리은하의 나이는 120억년 정도라는 게 학계의 의견. 그리고 우리은하보다 더 밀도가 높은 외부은하 중에는 우리은하보다 먼저 생성된 것들도 있을 수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4대째 기독교 집안에서 자란 이 교수의 우주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창조와 과학’에 관한 얘기로 이어졌다.
그는 “과학이란 하나님이 창조한 자연의 법칙을 발견하는 학문”이라며 “기독교와 과학은 대립적인 게 아니다”고 강조했다.
과학자들이 실험과 관측을 통해 진실이라고 밝혀낸 것은 자연의 법칙이고,그 법칙은 바로 하나님이 창조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 교수는 “특히 학계에서 ‘빅 뱅’이라 불리는 우주의 시작시점에서부터 인간이 등장할 때까지의 과정을 보면 아주 교묘한 신의 섭리를 느끼게 된다”며 “이 때문에 우주의 탄생 이전에 아주 정교한 지적 설계가 있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하나님께는 하루가 천년 같고,천년이 하루 같다’는 성경말씀에 대해서도,아인슈타인의 ‘특수 상대성 이론’을 들어 “빛의 속도에 근접해서 움직이는 사람의 하루는 지구상에 있는 사람에게는 수천만년의 시간이 될 수도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가 ‘우주 박사’가 된 계기는 미국 아폴로 우주선의 달 착륙. 초등학교 2학년 때 TV를 통해 이를 접하면서 깊은 충격을 받았다. 그 이후 그의 장래희망은 항상 우주과학자였다. 그리고 고교 3학년 때 집안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단호하게’ 연세대 천문우주학과에 1번으로 입학지원서를 접수시켰다.
그는 연대를 졸업,미국 예일대에서 천체물리학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고,허블우주망원경연구소에서 연구과학자로 있다가 1993년부터 연세대 천문우주학과 교수일하고 있다.
이 교수는 “지난 6년간 이번 연구에 참여한 제자들이 영국 옥스포드대 교수로 진출하는 등 능력을 인정받아 무엇보다 기쁘다”며 “앞으로 갤렉스가 성공적으로 데이터를 수집하고,우리 연구진이 축적한 NASA의 첨단위성기술이 우리나라의 우주개발계획에 기여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 [키워드] 성단과 은하
별들이 뭉치면 '성단'이 되고,성단이 모이면 '은하'가 된다. 성단 중 별들이 오랫동안 서로 잡아당겨 가까와지면서 둥글게 된 것을 '구상성단',별들이 흩어져 보이는 것을 '산개성단'이라고 한다. 나이가 많은 구상성단들은 주로 은하의 중심에 있다. 태양 같은 별들이 성단에는 수백∼수천개,은하에는 약 1500억개나 있다.
태양계가 속한 은하를 '우리은하'라고 하며,반지름이 5만광년이나 된다. 이는 1초에 지구를 7바퀴반을 도는 빛이 무려 5만년간 가야 하는 엄청난 거리. 태양계는 우리은하의 중심에서 3만광년 거리에 있다. 안드로메다 은하,대마젤란 은하,소마젤란 은하 등 우리은하 이외의 은하를 '외부은하'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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