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는 말>
언젠가부터 워낙 조던과 르브론의 비교 등에서 과거미화와 현역버프를 극단적으로 하는 주장들을 꽤나 많이 보았습니다. 코비 때도 조던과의 비교가 심했던 기억이 나구요. 다음은 현역버프에 대해 상당히 자세히 설명한 것입니다.
<현역버프>
2020년대인 지금이야 르브론 제임스가 마이클 조던의 그나마 유의미한 비교대상으로 인정받지만, 사실 이 문서가 생겼던, 즉 르브론이 3우승에 머물러있던 시점에서만 보더라도 둘은 냉정하게 비교될만한 시기가 아니었다. 비슷한 예시가 바로 르브론 이전에 가장 인기가 많은 슈퍼스타이자 2000년대 최고의 선수 중 하나였던 코비 브라이언트. 코비 역시 "뛰어넘을 가능성"이 아닌 "누가 더 나은가?"로 비교됐다. 지금에 와서는 마이클 조던 > 코비 브라이언트가 너무나 당연시되어서 상상하기 힘들겠지만 당시 팬들은 물론 언론에서도 정말로 진지하게 둘의 우열을 논했다. 특히 코비의 5번째 우승을 기점으로 이 논란은 폭발했는데, 일부 항목인 외곽슛에서의 우위가 마치 결정적인 요소처럼 논의됐으며 오닐, 가솔과 원투펀치를 이룬 코비가 팀동료랑 동반 올스타 출전이 커리어 통틀어 6회인 조던보다 동료운이 없는 선수가 됐다. 심지어 조던의 득점왕 7연패 시절 5시즌이나 그를 제외하면 30점을 넘긴 선수가 단 한명도 없었음에도 "조던 시대엔 득점하기 더 쉬웠다."나 "슈팅가드진이 빈약해 조던이 유리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현재까지 남아있는 "페이스 조정한 조던의 득점" 운운하는 주장들이 그 증거이다. 2005-06 시즌 당시 35점을 넣은 코비가 1986-87 시즌에 37점을 넣은 조던보다 더 득점력이 뛰어나단 얘기를 하려는 과정에서 나온 것. 참고로 당시 조던은 득점 2위가 29점, 코비는 2위가 33점, 3위가 31점, 4위가 29점이었다. 블리처 리포트에 실린 이 글을 보면 "코비가 이미 조던보다 뛰어난 이유" 중 몇가지로 플레이스타일 중 일부인 자유투와 3점슛, 더 빡센 시대, 코비가 최고의 선수였음에도 NBA MVP를 놓친 적이 있기 때문에 NBA MVP는 의미없다, 샤크보다 코비가 더 대형스타이다, 코비가 역대 최고의 레이커스 선수이다 등등. 현역버프가 빠진 현재, 코비는 역대 10위권 정도의 선수로 평가받는다.
구글을 검색해보면 이런 진지한 개소리들의 흔적이 남아있다. 게다가 본인이 지도할 당시 "재능만 따지면 조던보다 뛰어나다"고 코비를 은근히 띄워주던 필 잭슨 역시 은퇴한 후 발간한 책 Eleven Rings에서 조던의 우월성을 못박아버렸다. 물론 코비가 완전히 말년이 된 시점에서 전문가들이나 언론에서 이런 비교들은 사라지기 시작했으며, 현재 (Lil Wayne같은 비전문가 팬들을 제외하면) 진지하게 코비가 조던보다 낫다고 하는 여론은 전혀 없다. 물론 두 선수 모두 위대하다, 식의 비교는 있지만.
따지고보면 코비의 누적 업적은 2010년대 초반과 크게 다를바가 없다. 끽해야 누적스탯이 조금 늘어나고, 올-NBA 퍼스트 팀 횟수가 늘었을 뿐이다. 그런데 시간이 흐르면서 그의 위대함이 퇴색되었단 말인가? 근본적인 원인은 애초에 비교우위가 명백한 선수들이 비교되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VS놀이를 좋아한다. 또한 시대별 최강자들의 vs라면 말할 것도 없다. 그런데 이 경우 아무리 타당하더라도 반박의 여지가 단 1도 없이 만들기는 힘든 논리이기 때문에 이런저런 얘기가 있을수밖에 없는 것이다. 게다가 이런 여론을 주도하는 것은 언론이고, 언론은 잘 팔리는, 자극적인 얘기를 좋아한다. 코비가 최고인기스타였을 당시, "마이클 조던 vs 코비 브라이언트"는 누구나 클릭할 만한 제목이었다. 르브론이 최고인기스타인 현재 "마이클 조던 vs 르브론 제임스"가 누구나 관심있을 제목이듯이. 게다가 현역스타들은 커리어가 진행중이란 점에서 어느 정도 버프를 받을 수 밖에 없다. 이미 끝나 개선의 여지가 없는 은퇴선수들과 달리 아직 가능성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선수랭킹을 보면 현역선수들은 일반적으로 조금 고평가되었다가, 은퇴 이후 제 자리를 찾아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현재 시대를 막론하고 절대다수의 전문가들과 팬들로부터 역대 최고로 인정받는 선수는 마이클 조던이다. 이 점은 그의 업적을 확실히 뛰어넘는 선수들이 나오기 전까지는 변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현역버프가 있는 이상 코비가 그랬고, 르브론이 그랬고, 아주 잠시동안 스테판 커리가 그랬듯이, 현역들이 더 떨어지는 수치나 업적을 갖고 조던을 벌써 능가했다는 소리는 계속 나올 것이다. 그러나 이전의 코비가 그랬듯이, 현역인 선수에 대해 논할 때는 버프가 들어가는 것이 일반적이란 걸 감안해야 할 것이다.
멀리 볼 것 없이 마이클 조던, 그리고 그의 선배인 래리 버드나 매직 존슨조차도 이런 현역버프를 받은 적이 있다. 1980년대 중반 당시 버드가 3연속 NBA MVP를 수상하며 리그를 씹어먹는 포스를 보이자 "래리 버드가 역대 최고의 선수인가"를 진지하게 논하는 여론이 일어났으며, 1987년부터 매직 존슨이 리그를 씹어먹기 시작하자 이런 여론은 존슨에게 넘어갔다. 1986-87 시즌 당시 발매되었던 Street&Smiths란 잡지에서는 버드, 매직, 조던을 커버로 싣고는 "누가 최고인가?"란 제목을 달기도 했다. 조던은 당시 고작 3년차로 1라운드도 채 통과하기 전이었음에도 후속주자란 이점으로 이런 고평가를 받았던 것이다. https://www.pinterest.co.kr/schelly25125/larry-bird-magic-johnson/ 심지어 1991년에 그가 처음 우승하자 벌써부터 그가 역대 최고가 아니냐는 설레발이 일기도 했다. 물론 시간이 지난 지금 그는 객관적인 커리어로도 최고라고 인정받는 상태.
결국 여론의 특성상 현역, 그리고 후발주자에게 쏟아지는 기대로 인해 약간의 과대평가는 항상 존재해왔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언제나 새로운 영웅을 갈구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업적이 객관적으로 평가받는 건 이러한 버프가 사라진 이후, 보통 은퇴 후나 은퇴가 직전에 온 시점 정도이다.
실제로 만약 르브론이 현재 바로 은퇴한다면 선수랭킹에서 조던보다 높게 평가받기는 불가능하다. 냉정히 말해 르브론의 현위치는 조던과 비교 자체는 성립이 될만한 커리어를 쌓아올렸다 정도일 뿐, 조던의 위는 커녕 옆자리에 올라섰다고 보기도 힘들다. 르브론이 올타임 2~3위 자리를 확정지은 2016년 우승 이후조차도 조던과의 비교는 무리수라는 분위기기 지배적이었고, 2020년 우승 이후에서야 (현재까지의 우열은 마이클 조던 > 르브론 제임스인 것이 명확하더라도) 이리저리 각잡고 비교는 해볼만한 영역에 들어선 것. 그러나 르브론이 아직 현역이고, 나이가 들면서 확률이 줄어들고 있긴 하지만 남은 기간 우승을 더 추가할 가능성이 남아있기 때문에 이런 얘기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참고 : 나무위키
첫댓글 반면에 현역들은 은퇴한 수많은 비교대상들과 비교 평가를 받아야하고, 커리어가 아직 진행중이기 때문에 실패, 좌절을 겪는 순간마다 타인이 바라보는 것 이상의 여러가지 부정적인 것들을 감내해야하기 때문에 현역이라서 뻥튀기 수순으로 평가 받는 케이스는 소수라고 생각합니다.
말씀대로 소수인데 그들이 받을 압박감이 상상을 초월할 것 같아요 끊임없이 비교받는 것 자체가 엄청난 스트레스라고 보고 이로 인한 슬럼프나 좌절감 등의 발현도 있을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과거미화의 경향이 더 크다고 보는데, 오히려 논쟁의 시작은 대체로 과거 선수 끌어와서 현역 선수 띄우는게 시발점이 되는 경우가 많는 것 같습니다 ㅎㅎ
그런 경우가 많죠
과거 미화는 점점 줄어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영상자료가 별로 없거나 품질이 낮았던 시대와 달리 지금은 2K, 4K 수준의 영상물이 넘치는 시대라 미화될 부분이 많이 줄것 같습니다.
과거미화는 머리 속 기억에서 나오는 거니까요
말씀대로 상당한 퀄리티의 영상물이 넘쳐난다는 부분이 큰 작용을 하네요
옆집 아빠 직업이 대통령이래... 아빠랑 비교해서 나은 아빠인가???
나 보다 나은 사람인가??
그 옆집 할아버지는 건물주야!!! 너는 집한채 혹은 두채가 있지만 건물주가 되거나 넘어설수 있는가?? 그러면 더 나은 삶을 살았는가???
그 시대의 GOAT로 남겨두고... 존중하고...
인정하고...
저는 개인적으로 현역은 지금 보이는대로 평가하기 때문에 버프 별로 없는것 같은데.... 과거미화는 좀 하게 되는편입니다 ^^
비유가 좋아요
두가지 항목을 모두 아우르는 버프가 "팬심버프" 가 아닐까 싶네요.
그래서, 올드팬, 덕후들 사이에서는 과거미화가 크겠지만,
대부분의 팬들은 현역 선수의 팬이기 때문에 현역버프가 크겠죠.
쪽수에 의해 결정되는 영역에서는 현역버프가 조금 더 영향력이 클테고, 올드팬 비중이 높은 (알럽 같은... ㅠ.ㅠ) 곳에서는 과거미화가 영향력이 클 것 같아요.
그래서 투표는 현역버프로 했습니다.
굉장히 논리적이세요
삭제된 댓글 입니다.
일리가 있는 말씀이네요
과거버프가 더 크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과거 선수들은 운동능력이 최고점인 젊은 시절과 노련해져 단점이 보완된 전성기를 다 한꺼번에 평가할때가 많습니다.
그리고 클라스가 입증이 된 상태라 과거 선수들은 상수로 취급되고 현역들은 아무래도 변수로 취급될때가 많죠(평가하는 사람마다 차이도 많이 나고요)
잘 생각해보지 않은 부분인데 좋은 피드백을 주셔서 고맙습니다
현역버프에 투표를 했습니다
어느것이 맞다 틀리다가 아니라 각자의 관점에서 다른점이 있다는것이니 정답은 없다고 봅니다
다만 현재 리그상황을 봤을때 89,90년대 스타를 제외하더라도 00,10년도 때에 비교하면 전체 포지션에서 스타부족에 대한 갈증이 있다고 봅니다
4대 파포,육성슈가,샼의 시대를 지나 릅-멜로-듀란트-커리까지 이어진 슈퍼스타 계보를 이를만한 스타성을 가진 선수가 보이질 않죠 요-쿤-엠-스가-돈치치는 비미국인이고 저기에 라이벌리라 불릴만한 선수를 그나마 테이텀을 제외하고 아예 없죠
아직도 리그 최고의 슈퍼스타는 릅-커리이니 현 상황이 지속된다면 과거미화에 대한 생각이 더 커질수 있다고 봅니다
분석이 참 좋은 댓글이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