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은이 추 수호(190317)
죽은 줄 알았던 나무 가지에 새싹이 움트는
2월에(음력 2월 1일 양력 3월 초순경 우리명절 2월 일명: 머슴의 날이라고도 함)
보리 죽 한 그릇도 나눠 먹던 시절
동네 부끄럼 많고 웃음 많은 처자들이
손에는 쌀 한 홉씩 들고 마실 나선다(그 당시 쌀 한줌은 대단한 거였음)
오늘은 말리지마 자유의 몸이다
년 중 공식적인 저녁 마실 이 허가되는 날 2월(저녁에 처녀의 외출은 상당히 어려움)
마당 한 가운데 떡시루 자리 잡고
불 지핀다, 보란 듯이
김이 모락모락 밀가루 반죽 옆에 두고 새는 김 땜질 한다
불 조절, 김 조절 들락날락
방 안의 호롱불은 춤추고
웃음소리 수다소리 담을 넘는다.
담 넘어 총각들 호시탐탐 떡시루 노리는 줄 아는 듯 모르는 듯
눈치를 보니께 이제 다 되었는 가벼
장갑들 단단히 껴 무지하게 뜨거워
돌격 앞으로
시루 들고튀어
초승달도 서산으로 가며 윙크한다.
어차피 같이 모여 나눠 먹을 것
애태울 것도 없다 만은
그땐 왜 그랬을 까이
뻔한 장난도
그 장난기가 떡 고물이 되어 떡을 완성시키는 것처럼
그때 그 2월의 모둠 떡
아! 옛날이여∼∼
만약에 말인데요,
그때 시루 도둑 없었으면
재미가 있었을까요
늙어나 젊어나 여자들의 내숭이란.............
그때 욕먹은 거 생각하면 진짜 억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