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사상에 올리는, 三色果(棗·栗·枾)의 의미는?
“한국인에게 무엇이 있는가.”
(전 고려대학교 총장 홍일식 박사 지음/정신세계사; 1996년)에
소개된 내용을 각색해서 아래에 소개합니다.[카페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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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추];
대추나무는 꽃 하나가 피면 반드시 열매 하나를 맺고서야 떨어진다. 아무리 비바람이 치고 폭풍이 불어도 열매를 맺기 전에는 절대로 꽃으로만 지는 법이 없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사람으로 태어났으면 반드시 한 가정을 이루어 자녀를 두고(그것도 많이) 그 자녀를 통하여 조상에게 효를 실천하고 가문이 끊이지 않고 이어지는 영원성을 의미한다.
[밤];
밤나무는 밤 한 알이 뿌리를 내리고 가지가 나서 아름드리가 되어도 씨 밤은 절대로 썩지 않고 남아있다. 오랜 세월이 흘러도 애초의 씨 밤은 그대로 남아 있다는 것이다. (이 부분은 저자가 직접 확인한 것이라고 한다.) 그러므로 밤은 아득한 조상과 나, 그리고 먼 후손과의 영원한 연결성을 의미한다. 자손이 몇 백대를 내려가도 조상은 언제나 후손과 영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것이다. 밤나무로 신주를 만드는 것도 밤나무의 상징성 때문이다.
[감];
감나무는 한강 이북에서는 대체로 서식하지 못한다. 그런데도 한국인은 함경도건 평안도건 제사에는 반드시 감(곶감)을 올린다. 왜 감을 꼭 쓰는가. 감의 묘한 생리 때문이다. 속담에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고 하지만 감 심은 데서는 절대로 감이 나지 않는다. 아무리 튼실한 감 씨를 심어도 고욤나무가 나온다. 감나무가 되려면 3~5년쯤 뒤에 고욤나무의 가지를 째고 감나무를 접목시켜야 한다. 만약 장난으로 줄기가 아닌 가지에 접을 붙이면 한쪽 가지엔 감이, 다른 가지엔 고욤이 열린다. 감나무의 상징성은 사람으로 태어났다고 모두 사람이 아니다. 가르침을 받고 배워야 모름지기 사람이 될 수 있다. 그러나 가르침을 받고 배우는 데는 가지를 째고 접을 붙이는 것처럼 커다란 고통이 따른다. 이를 극복해야 비로소 진정한 사람이 될 수 있다.
이것이 제사상에 대추, 밤, 감을 올리는 의미라고 합니다. 우리 조상들은 제물 하나를 차리는 데도 이토록 자손에 대한 가르침을 염두에 두었습니다. 이러한 조상의 슬기를 낡은 것이라며 외면해 버릴 수는 없습니다. 이 이야기는 어른들의 입을 통해 가정마다 전승되던 조상의 슬기이자 전통이기도 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