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철음식]
졸음 쏟아지는 봄, 꼭 먹어야 하는 음식은?
건강하게 사는 비결을 소개하는 그 누구든지 '제철 음식 섭취'를 강조한다.
영양뿐 아니라 맛과 신선함까지 갖춘 우리나라 봄 제철 음식은 어떤 게 있을까?
구성 및 편집=큐레이션팀
봄에는 살랑살랑 부는 바람에 마음이 들뜨다가도 이내 춘곤증에 시달리기 쉽다. 마음과 달리 몸은 자주 피곤해질 뿐 아니라 소화가 잘 안 되고, 일에 의욕도 잃게 하는 춘곤증을 빨리 이겨내는 데 제철 음식 섭취가 최고의 방법이다. 봄에 나는 제철 음식을 먹고 활기찬 하루를 맞이해보자.
갓 뜯어 싱싱한 봄나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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쑥
쑥은 3월 초에 채취하면 맛이 좋아 요리해 먹고, 5월 초에는 맛이 진해 약용으로 쓴다. 쑥에는 다양한 효능이 있는데, 가장 대표적으로 부인병을 치료한다. 여성의 냉기와 습기를 해소해주고, 생리통·생리불순을 완화한다. 임신이 잘 되지 않을 때 쑥을 달여 먹으면 좋다. 이 밖에도 몸이 차서 소화 기능이 약한 사람에게는 체질 개선 효과가 있다.
조선시대의 연중행사와 풍습을 기록한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에 따르면, "단오는 쑥 잎을 따다가 찌고 멥쌀가루 속에 넣어 초록색이 나도록 반죽하여 떡을 만든다"고 적혀있다. 이순신의 '난중일기'에도 "경상 수사가 쑥떡을 보내왔다"는 부분이 나온다. 쌀에 부족한 칼슘을 쑥이 보충하기 때문에 둘의 음식 궁합이 맞다.
맛탕과 두부 등 쑥 요리법과 팩∙찜질 등 일상 속 활용 방법을 소개한다. ☞ 봄 미각 돋우는 쑥별미 ☞ 쑥 베개에서 쑥차(茶)까지…쑥 활용법 총정리
냉이에는 채소 중 단백질이 가장 많이 있는 데다가 칼슘과 철분, 인 등 무기질도 풍부하다. 따라서 근육을 키우거나 혈액을 튼튼하게 하는 데 효과가 있다. 동의보감에 '냉이는 피를 이끌고 간으로 들어가 눈을 밝게 한다'는 기록이 있다. 이를 토대로 눈이 붓고 침침할 때, 냉이 뿌리로 만든 즙을 안약으로 쓰거나 말린 냉이를 가루로 내어 먹었다고 한다. 한편, 한의학에서는 냉이를 지혈제로 쓰는데, 자궁 출혈∙월경 과다 출혈 등의 증상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새콤한 식초와 냉이가 만났을 때 눈의 피로를 덜어주는 효능이 더 높아진다. 간편하게 만들되 영양가 높은 음식으로 냉이무침이 있다. 냉이를 재료로 한 요리로 된장국도 빼놓을 수 없다. ☞ 냉이무침 ☞ 냉이된장국
달래
입맛이 없을 때는 달래가 특효약에 버금간다. 각종 비타민과 무기질이 골고루 들어 있어 식욕 부진에 좋다. ‘작은 마늘’이라고도 불리는데, 혈액 순환과 정력 강화, 면역력 증가에 효과가 있어서다.
냉이와 궁합이 맞는 음식은 돼지고기와 꿀이다. 돼지고기와 먹으면 콜레스테롤을 낮추고, 꿀과 먹으면 정력제가 된다.
달래 무침을 비롯해 달래전, 달래 양념간장 등 ‘밥도둑’ 레시피. ☞ 달래무침
씀바귀
씀바귀는 양지 또는 반그늘 어느 곳에서도 잘 자라 매우 흔한 식물이며 맛이 쓰다. 하지만 위염·장염부터 전립선염·자궁염·방광염까지, 각종 염증 치료에 씀바귀만 한 것이 없을 정도로 약효가 뛰어나 우리 조상들은 귀한 나물로 여겼다. 섬유소질도 풍부하므로 다이어트를 계획하고 있다면 눈여겨본다.
씀바귀의 찰떡궁합 음식은 배즙으로 요리할 때 쓴맛을 잡아준다.
씀바귀를 데쳐 먹는 것 말고도 색다른 조리법이 있다. ☞ 육전봄나물무침과 해물가득 소면 샐러드
취나물
취나물은 약 100여 종이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60여종이 자라고 있다. 그중 먹을 수 있는 것은 24종으로 참취·곰취·개미취·각시취·미역취 등이 대표적이다.
취나물 100g당 칼슘 124mg이 들어 있다. 참고로 우유의 100ml당 칼슘 함량은 100mg이다. 이에 따라 뼈를 튼튼하게 할 뿐 아니라 혈액순환에도 좋다. 칼륨 함량은 같은 양(100g)의 바나나보다 134mg 더 들어 있다. 칼륨은 과다 섭취한 나트륨을 배출하는 데 도움을 준다. 취나물은 검게 탄 고기에서 발생하는 발암물질을 억제하는 효능도 갖고 있다.
취나물의 영양분을 극대화하려면 들깨와 함께 먹는다. 들깨 속 단백질과 지방이 만나면 우수한 보양식이 된다.
취나물은 절대 생으로 먹지 말아야 한다. 몸속 칼슘과 결합해 결석을 유발하는 '수산(Oxalic Acid)'이라는 물질이 많기 때문이다. 수산은 열에 약해 끓는 물에 살짝 데치기만 해도 모두 분해된다. 아래 링크를 통해 취나물 조리법을 알아본다. ☞ 향긋한 취나물밥·무침이 입맛 돋우네 ☞ 면역력 높여주는 음식, 3월 제철음식 레시피 ①
두릅
두릅은 두 가지 종류가 있는데, 땅에서 재배한 ‘땅두릅’과 나무에 달리는 새순인 ‘나무두릅’이 바로 그것이다. 인삼의 대표적인 영양 성분인 사포닌이 두릅에도 풍부하다. 사포닌은 혈당치를 낮추고 인슐린 분비를 촉진해 당뇨병 치료에 쓰인다. 두릅에는 모발을 건강하게 하는 철분과 비타민C가 있어 탈모를 예방하기도 한다. 한편, 특유의 향은 정신을 맑게 하고 잠을 편안하게 자도록 하는 효과가 있다.
두릅과 궁합이 맞는 음식으로 초고추장이나 겨자즙을 꼽는 것은 비타민 파괴를 막는 최선의 방법이기 때문이다. 끓는 물에 살짝 데쳐 찍어 먹으면 맛이 더할 나위 없이 좋다. 이 밖에 별미를 맛보고 싶다면 아래 링크를 참고한다. ☞ 입 안 가득 봄기운을 전한다! 두릅·죽순 뉴 레시피
단백질 보충해주는 어패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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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지락
바지락 속 풍부한 철분은 빈혈을 예방하고, 아연은 성장기 어린이들의 발육에 도움을 준다. 또한, 간 해독 작용과 피로 회복에 좋은 타우린 성분이 들어 있다. 고단백 저지방 어류에 속하므로 다이어트에도 효과적이다.
브로콜리 속 비타민C가 철분의 흡수를 도우므로 바지락과 음식 궁합이 맞다.
바지락은 제철에 먹는 것이 가장 좋고, 여름철은 피한다. 산란기인 7~8월에는 독소가 들어 있어 자칫 입이나 혀, 안면 등에 마비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 관련기사 더 보기
주 산지인 당진에서 배워온 두 가지 바지락 레시피를 공개한다. ☞ 산지의 신선한 맛! 바지락 요리
주꾸미
한국식품영양과학회지 제28권 1호(1999년) 논문 ‘시판 우유와 육류·해산물 중 타우린 함량’에 따르면, 주꾸미 100g당 1305mg의 타우린이 들어 있는데, 이는 오징어(358mg), 꼴뚜기(733mg)보다 많다. 앞서 설명한 바지락(867mg)과 비교해도 월등히 많다. 타우린은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고, 혈액순환을 높여 정력에도 좋다. 간 해독 작용 및 피로회복을 돕는 역할도 한다. 이러한 효능 때문에 콜레스테롤이 높은 돼지고기와 함께 먹으면 좋다.
100g당 칼로리는 47kcal로 다이어트 음식으로도 손색없다. 다음은 주꾸미를 맛있게 요리하는 방법이다. ☞ 탱글탱글한 육질에 화끈한 불맛 듬뿍, 주꾸미
소라는 여성과 아이가 주목할 만하다. 껍질과 가까운 살 부분에 콜라겐이 풍부해 피부 건강에 좋다. 단백질을 구성하는 필수 아미노산 성분이 있어 성장기에 도움을 준다. 다만, 소라에 테트라민(tetramine)이라는 독성이 있어 타액선을 제거하고 먹어야 한다. 테트라민은 식중독을 동반한 급성 신경마비를 일으키는 독소로 알려졌다. ☞ 관련기사 더 보기
소라는 두부와 음식 궁합이 맞는데, 두부에 없는 아연∙엽산 등의 무기질을 소라가 보충해서다.
단백질과 식이섬유의 완전체인 ‘소라 모둠 꼬치 구이’를 만드는 방법이다. ☞ 4월 제철재료 요리 레시피 ‘소라모둠꼬치구이’
미더덕
몸 안에서 생성되지 않아 음식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는 불포화 지방산인 EPA와 DHA가 미더덕에 있다. 이와 같은 불포화 지방산은 고혈압, 뇌출혈, 동맥경화를 예방할 뿐만 아니라 뇌 기능을 높이고 세포 노화 속도를 늦추는 효과도 있다. 또한, 미더덕은 봄 제철 해산물 중 가장 열량이 낮아 다이어트에 좋다.
미더덕이라고 하면 아귀찜이 떠오른다. 속 재료인 ‘아삭아삭’한 콩나물과 ‘오도독오도독’한 미더덕을 함께 먹으면 씹히는 맛도 좋지만 비타민C 함량을 높여 영양적으로 궁합이 맞다.
아귀찜 외 미더덕을 넣은 매콤하고 시원한 해산물 찜요리 레시피. ☞ 아귀찜, ☞ 오징어찜, ☞ 낙지찜, ☞ 황태요리
참다랑어(참치)
등 푸른 생선 중 하나인 참다랑어의 DHA(불포화 지방산의 일종) 함량은 34.6%이다. 연어(16.1%)의 2배, 고등어(11%)보다는 3배나 많다. DHA는 뇌를 위한 최고의 영양소로 성장기 아이 또는 수험생의 학습 능력을 높인다. 30대 이상 성인이 먹으면 치매∙ 당뇨병∙심근경색 등 노화로 찾아오는 각종 질환을 예방한다. 등 푸른 생선은 정력에 좋은 음식으로 꼽히는데, 정자 생성에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날것일 때는 살균 작용을 하는 생강과 함께 먹는다. 스파게티를 만들 때 참다랑어를 곁들이는 것도 좋은 음식 궁합이다. 스파게티의 탄수화물과 만나면서 뇌를 활성화하는 효능이 높아진다.
다음은 참치 캔을 이용한 세 가지 레시피다. ☞ 감자 속에 참치가 '쏙쏙'~ 공부도 머리에 '쏙쏙' 들어오네! ☞ 고단백 저칼로리 참치에 고소한 검은깨가 팍팍 맛·영양·건강 함께 품었네 ☞ 편식하는 아이 위한 참치 요리 대령이오~
멍게(우렁쉥이)
울퉁불퉁하고 붉은색의 멍게 껍질이 다소 징그러워 보일 수 있으나 알고 보면 천연 식이섬유소가 들어 있는 귀한 부분이다. 천연 식이섬유소는 콜레스테롤과 혈당을 낮출뿐더러 변비를 방지해 비만을 막는다. 또한, 멍게에는 ‘신티올(cynthiol)’이라는 성분이 있다. 이 성분은 숙취를 해소하기도 하고, 인슐린 분비를 촉진해 당뇨병 치료에 좋다.
멍게가 영양가 높은 해산물이더라도 비린내 때문에 먹기 불편해하는 사람도 있다. 이럴 때는 깻잎이나 차조기를 함께 먹는다. ‘페릴라알데히드(perilla aldehyde)’ 성분이 비린내를 잡아줄 뿐 아니라 방부제 역할을 해 날것으로 인한 식중독을 예방한다.
피로 회복에 으뜸 ‘매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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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실의 신맛을 담당하는 ‘시트르산(citric acid)’은 위장 활동을 높여 식욕 부진과 소화 장애에 효과가 있다. 체했을 때 매실차를 마시라는 말이 이 때문에 나왔다. 장 기능을 활발하게 해 변비∙설사 등의 증상을 개선한다. ‘피크르산(Picric acid)’은 간 기능을 높여 숙취∙멀미∙피로로 고생할 때 먹으면 좋은 데다 해독작용도 한다. 따라서 황사로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봄철, 매실은 몸속 해로운 독소를 빼내는 데 도움이 된다. 다만, 위산이 많은 과일이라 속이 쓰리거나 치아가 약한 사람은 많이 먹지 않도록 한다.
매실과 궁합이 맞는 음식은 회와 호두를 꼽을 수 있다. 전자는 날것에 대한 살균작용을 하기 때문이고, 후자는 신맛을 잡아주기 때문이다.
매실은 신맛이 너무 강해 생으로 먹는 것보다 장아찌, 술, 청, 식초 등 다양한 음식으로 만들어 먹는다. ☞ 만병통치약 매실요리&건강법
고소한 맛의 곡물류
율무
중국의 역사서 '사기'에 따르면, "명장 마원이 율무에 몸이 가볍고 병을 이겨내는 성질이 있음을 알고 군량으로 비축했다"고 적혀있다. 율무 속 단백질이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해 기운을 북돋아준다. 율무에 게르마늄·코익셀로라이드·휴진 등 특수 성분이 있는데, 피 속에 섞여 있는 찌꺼기 등 혈관을 청소해주는 역할을 한다. 이는 조상들이 율무를 즐겨 먹은 이유였다. 피가 맑아지면 피부가 윤택하고 아름다워지는 것을 알고 있었던 것이다. 이밖에, '동의보감'에는 "체내 습(濕)을 배출한다"는 구절이 있다. 이뇨에 효과가 있다는 의미로 부종을 제거하고 비만 예방에 좋다.
둥굴레와 함께 먹으면 율무의 피부 개선 효능이 더 높아진다. 둥굴레에 활성산소(유해산소)를 제거하는 성분이 있어서다. 둥굴레차를 끓일 때 율무도 넣으면 된다.
완두
완두콩 껍질에 비타민A·B·C와 식이섬유가 들어 있고, 알맹이에는 단백질, 철분, 칼슘이 들어 있어 영양적으로 우수하다. 이에 따라 면역력·두뇌 활동을 높이는 데 효과가 있어 아이가 먹어도 좋고, 항산화 작용(활성산소 제거)을 하므로 성인에게도 필요한 음식이다. 완두콩 속 식이섬유는 변비를 막고, 대장암을 예방한다. 그러나 지나치게 먹는 것은 삼간다. 혈당 지수를 빠르게 높이는 음식 중 하나다. 한편, 단백질이 풍부한 완두콩은 국수·스파게티 등 탄수화물 식품군인 밀과 궁합이 어울린다.
ⓒ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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