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밤부터 내리는 비가 그치지 않고 계속 내립니다.
시장조합에 말씀 드렸더니 시장 안에서 수료식을 해도 괜찮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시장안에서 수료식을 한다? 어떤 모습일까 상상이 안갑니다.
일단 점심을 민수집에서 먹고 동훈이와 익상이형은 철암초등학교 행정실에서 현수막을 빌리러 갔습니다.
지윤이와 진열이형은 아이들과 함께 돌구이에 쓸 돌들을 개울에서 주우러 갔습니다.
미영이는 시장안에서 아이들과 전시할 사진들을 꾸몄습니다.
문화와 현정이는 이젤에 사진을 놓았습니다.
아이들은 수료식에 들떠서 뛰거나 자기들끼리 할 얘기가 많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오신 부모님, 할머니들은 활동사진을 유심히 보시며 흐뭇해 하십니다.
또 장보러 오셨다 지나가시는 어른들도 사진을 유심히 보시면서 " 참 잘배웠어. 수고했다."
하시니 기분도 좋아 어깨가 으쓱합니다.
아이들이 자랑스럽고 동료들이 고맙습니다.
이젤을 물건 파시는 좌판 양옆으로, 물건들 사이사이로 놓으니 묘하게 조화를 이룹니다.
행여 물건파시는 데 방해될까 노심초사했지만 시장어른들께서 오히려 공간을 만들어 주시고
아예 일찍 정리하시고 구경하시는 분도 계셨습니다.
가져온 현수막도 간판 앞에 달도록허락해 주셨습니다.
정말 고마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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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식사로 구워 먹을 것을 준비해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감자, 고구마, 삼겹살... 자기 먹을 것 가져오면서 1인분만 더 챙겨달라고 말씀드렸습니다.
백연이 어머니는 오셔서 아이들과 먹으라고 삼겹살을 주셨습니다.
규빈이 어머니는 직접 재배하신 옥수수를 가지고 오셨습니다.
소영이 어머니와 아버지, 기남이 할머니도 오셨습니다.
광활팀도 냉장고에 있는 옥수수를 가져왔고 공부방 김현애선생님도 감자를 가져 오셨습니다.
불판은 박진네 집에서 하나, 민이네 집에서 하나, 대균이집에서 하나, 유진횟집 사장님이
하나 가져 오셨습니다.
민이와 대균이는 자기집에서 가져온 불판이라 흐뭇해하고 자랑스러워합니다.
잔치집에 온 것 같습니다.
시장주차장에 빌려온 천막을 치고 불판을 벌였습니다.
곱창, 삼겹살, 고구마, 옥수수, 감자.. 잔뜩 올려 놓고 구워도 아이들이 먹는 속도를
당해내지 못합니다.
규빈이 어머니께서는 옥수수를 쪄주시고 소영이 어머니와 아버지는 고기를 구워 주셨습니다.
조금 늦게 백연이 어머니, 기남이 할머니, 마을 어른들께서 오셔서 아이들과 선생님을 대접해 주셨습니다.
수고하셨다 격려해주시고 광활팀을 챙겨주시니 송구스러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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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를 먹다말고 남자 선생님들은 스크린을 설치하러 시장안으로 들어갔습니다.
'그 큰 스크린을 어떻게 설치할까? 사다리가 필요하나?' 고민이 됐습니다.
그러다 시장조합원들이 모여서 시장통로만한 스크린을 설치하고 있는 광경을 보고
놀랐습니다.
빌려주시는 것만 해도 고마운데 어른들께서 직접 설치해 주시니 참 고마웠습니다.
마음에 감동이 밀려 왔습니다.
시장안이 영화관이 됐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시장안으로 돌아온 아이들의 입이 벌어질 정도로 멋졌습니다.
시장을 양분하는 거대한 스크린을 바라보는 것만으로 신이 납니다.
마을에 어른들, 가족들이 모였습니다. 시장안의 불이 다 꺼지고 가게 안의 불도 다 꺼졌습니다.
영화보는데 방해될까 가게문도 닫으시고 불도 끄시고 옆으로 새어 나오는 가로등까지 꺼주셨습니다.
시장안의 영화관.. 말할 수 없이 감동적이었습니다.
아이들이 찬 바닥에 앉을까 신문지, 박스를 꺼내주셨습니다.
어른들의 배려에 아이들이 신이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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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가 끝나고 수료식이 시작됐습니다.
사회를 맡은 태리, 도영이가 앞으로 나왔습니다.
흰 스크린 앞이 어느새 무대가 되어 버렸습니다.
축사는 시장 조합 유진 횟진 사장님께서 해주셨습니다.
마을 어른들 앞에서 진행된 수료식, 여기저기에서 플래시가 터지고 꼭 시상식장에
온것 같습니다.
선생님들이 앞으로 나와 쭉 서서 아이들에게 수료증을 줬습니다.
특히 1:1로 관계 맺었거나 짝궁이었던 선생님이 여름나기 활동을 함께하면서 아이에게 감사한 일, 강점, 장점을 담아 줬습니다.
' 별빛상, 율동왕 상, 진지상, 사랑하는 친구상, 언어의 마술사상,..'
아이 한명 한명을 생각한 상과 개인파일에 그동안에 활동들을 담아 줬습니다.
함께 참석하신 부모님, 할머니께서 무척 자랑스러워 하셨습니다.
다음에는 아이들이 선생님께 드리는 상을 받았습니다.
각 선생님들은 짝궁아이로 부터 상을 받았습니다.
백연이에게 으뜸이상을 받았습니다. 참 고마웠습니다.
이후로 실장님께서 나오셔서 '아이들이 살기 좋은 마을을 만드는 분'에 대한 감사장을
읽어주셨습니다.
한분 한분 발표될 때마다 어른들은 고개를 끄덕이셨고 아이들과 선생님들은 환호성을 질렀습니다.
감사장 수여는 시장 조합장이신 삼방약국 약사님이 나오셔서 받으셨습니다.
무척이나 고마워하셨고 자랑스러워 하셨습니다.
광활팀은 월요일부터 감사장을 가지고 마을 인사를 다닐 것입니다
아이들과 몸짓을 하고 안아주고 활동을 정리했습니다.
아이들의 눈물에 선생님도 울었습니다.
첫댓글 행복한 하루를 보내신것 같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한규빈 어머니께서 모닥불 피우라고 트럭에 뗄감을 실어오셨고, 안씨상회 어머니께서 구워먹기 할 때 입가심으로 사과 한 광주리를 가져오셨어요. 성구어머니, 박진어머니, 형주네 할아버지, 시장에 계신 어른들... 지지와 격려 감사.